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2차 성징(사춘기의 신체적인 변화)이 2년 정도 빠른 것을 ‘성조숙증(조발사춘기)’이라고 한다. 2차 성징은 여아의 경우 8세 이전에, 남아의 경우 9세 이전에 시작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인 경우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가 작을 확률이 높으므로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주의깊게 관찰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3~2017년 ‘성조숙증’ 질환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5년간 2013년 대비 42.3% (연평균 9.2%) 증가했다. 남아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12.8%로 여아 환자(연평균 8.9%)보다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키만 걱정?
최근 5년 동안 건강보험 가입자 중 성조숙증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은 매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6만7021명에서 2017년 9만5401명으로 연평균 9.2%(2만8380명) 증가했다.
성별 진료실 인원은 남아는 2013년 5935명에서 2017년 9595명으로 연평균 12.8%(3660명) 증가했고, 여아는 2013년 6만1086명에서 2017년 8만5806명으로 연평균 8.9%(2만472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남아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성별 인원을 살펴보면, 성조숙증 질환 진료인원은 전체 9만5000명 중 약 8만5000명(89.9%)이 여아 환자이며, 이는 남아 환자 9500명 대비 8.9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인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최근 5년간 성조숙증 질환의 진료인원이 연평균 9.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최근 우리나라 환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진성 성조숙은 여아에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발표된 미국 연구와 일부 유럽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원인으로는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 그리고 빠른 사춘기의 가족력 등이 지목된다. 남아의 경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아에 비해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환경오염, 비만 가족력 등이 주 원인이다.”
또한 성조숙증 질환의 진료인원이 여자가 남자보다 약 9배 이상 많은 것에 대해 “앞서 말씀드린 국내외 연구들에서 여아의 경우 성조숙증의 유병률은 같은 기간 조사된 남아에 비해 10~30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왜 여아에게 이렇게 많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설명이 어렵다. 하지만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환경 호르몬이 많이 발견된다는 점, 비만의 경우 지방 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을 분비한다는 점 등이 남아에서보다 여아에게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라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진료인원 2013년 대비 42% 증가
여아 환자가 남아 대비 9배 많아
2017년 기준으로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성조숙증 질환 전체 진료인원 중 5~9세 이하가 5만2000명(55.5%)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10~ 14세 이하가 4만1000명(43.3%)으로 많아 성조숙증 질환의 특성상 대부분의 진료인원이 5~14세 이하 연령대에 요양기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였는데 여아는 5~9세 이하가 59%(5만615명)로 진료인원이 가장 많았고, 남아는 10~14세 이하가 71.1%(6821명)로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적용인구 대비 진료인원 수를 분석한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2017년 기준으로 5~9세 이하 연령대 100명 중 약 2.3명이, 10~14세 이하 연령대 100명 중 약 1.8명이 성조숙증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을 성별로 비교해보면, 2017년 기준 여아는 5~9세 이하 연령대가 4489명으로 가장 많았고, 남아는 10~14세 이하 연령대가 57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남아가 12.3%로 여아 8.3%보다 다소 높았다.
정 교수는 여아는 5~9세, 남아는 10~14세 연령대에서 진료인원이 많은 것에 대해 “여아의 경우 실제 성조숙 증상(가슴 발달, 머리 냄새 변화, 음모 시작 등)이 많아지고 있어 의료 기관을 찾는 경우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나, 남아의 경우 의료 기관을 찾는 주 연령대가 10세 이후로 실제 성조숙증이 아닌 키 성장에 대한 걱정으로 의료 기관을 찾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2017년 한 해 성조숙증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 중 전체의 65%에 해당하는 7만5000여명이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의원 14%(1만6543명), 병원 10%(1만1836명) 순이었다.
환경오염으로 급증 추세
비만, 가족력 등도 원인
정 교수는 성조숙증 질환으로 65% 이상이 종합병원을 이용하는 원인에 대해 “성조숙증 확진을 위해서는 성선자극호르몬 검사와 필요한 경우 머리 MRI 촬영 그리고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며 최종적으로 소아 내분비 전문의 판단이 필요하다. 현재 소아 내분비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은 주로 종합병원 이상으로 최종 판단을 위해 상급 기관으로 의뢰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성조숙증 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성조숙증 당사자는 조기 골단 융합으로 최종 성인 신장이 작아지며, 신체적·정신적 불안의 문제와 성적 학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여아의 경우 초경이 빠를 시에 유방암의 위험이 증가하며 불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성조숙증 질환은 대부분 기질적 원인 없이 기능적 문제로 나타나는 진성 성조숙증이며 원인으로는 환경의 변화, 비만 그리고 가족력 등이 있다. 여아의 경우 8세 이전 가슴 발달과 동반된 사춘기 증세를 보일 경우, 남아의 경우 9세 이전 고환이 커질 경우 성조숙증을 의심하게 된다.
성호르몬 및 갑상선 호르몬 검사 등을 포함해 기본적인 혈액 검사를 진행하고, 신체 나이 측정을 위하여 골연령 X-ray 사진을 촬영한다. 성조숙증이 의심이 되는 경우 혈액 검사로 성선자극호르몬 검사를 실시하며, 추후 머리 MRI 검사 및 가슴 혹은 성기에 대해 초음파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기질적 원인이 발견된 경우 원인에 따라 치료하며, 기질적 원인이 없는 중추성 성조숙증의 경우 일반적으로 성조숙 치료제(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작용제)를 4주 혹은 12주 간격으로 투여해 치료한다(현재 주사제만 있다). 치료를 진행하면서 아이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관찰하며 6개월에 1회 혈액 검사 및 성장판 검사를 실시하여 상태를 관찰한다.
정기적 관찰
성조숙증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경 호르몬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인스턴트 식품 줄이기 등의 노력과 적절한 영양 상태를 유지해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