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박사모' MB 정면 공격 내막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7.03 11: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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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이재오에 '안철수 밀자'고 했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가 아닌 안철수를 민다?' 18대 대선을 6개월여 앞두고 최근에 들리는 풍문이다. 다소 허황되게 들릴 수 있는 말이지만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러한 출처불명의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지고 있다. 수면 아래서 조심스럽게 나돌던 이러한 내용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정광용 회장의 공개서한을 통해 공개되며 정치권의 주요이슈로 급부상했다. '첩보'로 시작된 이번 사건의 진위와 내막을 살펴봤다.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친이계 측근들과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것이냐"며 공개적으로 묻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박사모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께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올린 것이다. 서한의 주요 내용은 '이재오 의원에게 안철수 원장을 밀도록 지시했냐'는 내용이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었다. 정 회장은 "방금 지극히 신뢰할만한 분으로부터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릴만한 첩보(의혹)를 들었다"며 이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서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
MB에 공개서한 올려

정 회장은 첩보의 모든 내용을 소상하게 털어놓으며 "아직 사실 확인이 정확하게 되지 않았지만 사실 여부를 대통령께 여쭤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듯 해 공개서한을 쓴다"면서 "새누리당 전 당원과 국민에게 '그렇다, 아니다'로 간단명료하게 모든 것을 솔직히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지난달 26일 또는 27일 아니면 아주 가까운 최근에 대통령이 이재오 의원과 통화했거나 제3자를 통한 정보전달 또는 원격 협의가 있었냐"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이 의원에게 지시·협의 내지는 정보를 전달해 안 원장을 밀자고 했냐"고 물었다.

정 회장이 공개한 첩보의 구체적인 서한의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내용을 살펴보면 ▲4·11총선 결과 의원 숫자는 새누리당이 이겼지만 전체 표 합산치는 야권이 18만 표 더 많았고 ▲지구촌 전체가 정권이 다 바뀌었거나 바뀌고 있으며 ▲김태호 등 다른 주자들에게도 모두 지시 내지는 정보를 전달해 안 원장을 밀도록 할 것이고 ▲박근혜 전 대표에게 불리한 자료는 박지원(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게 전달할 것이고 ▲조만간 MB의 비선라인이 박지원을 만날 것 등이다.


팬클럽 홈페이지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 공개서한 올려
박근혜에게 불리한 자료는 박지원에게 전달할 것이다?

정 회장은 "이렇게 해 안 원장으로 하여금 대권을 거머쥘 수 있도록 모든 작업은 위에서 다 할 테니 올 9월 또는 10월 시기가 무르익으면 새누리당을 떠나 안 원장에게 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으라는 지시를 했느냐"고 재차 따져 물었다.

또 "안 원장이 다음 달 만들어지는 재단 외에 또 하나의 재단을 만들면서 시간을 벌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냐"고 다그쳐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솔직히 믿기 힘든 첩보지만, 그리고 모두가 잘못된 첩보이기만을 진심으로 바라면서 대통령의 진솔한 답변을 기다린다"고 맺으면서 글을 마쳤다.

정 회장의 공개서한이 퍼지면서 정치권은 술렁거렸다. 지난달 14일 이 대통령이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거부하면 출당조치를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던 정 회장이었지만 사실이 아니라면 자신뿐만 아니라 박 전 위원장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예민한 사안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예민한 사안
대거 포함돼

정 회장은 지난 대선후보경선에서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패배하자 "이 후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역사적 잘못을 뉘우치고 자결하는 방법뿐"이라는 등의 극단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정 회장이 "지극히 신뢰할만한 분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듯 정보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공개서한 형태로 글을 쓴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사실이어서 일까? 아니면 어이가 없어서 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일언반구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서한에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상당히 의외'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박 전 위원장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안 원장과, 현 정부와 선긋기에 나서며 각을 세우고 있는 이 의원이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안 원장의 대변인격인 유민영 전 청와대춘추관장은 "처음 듣는 얘기다. 그런 사실이 없다"며 "제3세력과의 결합설도 사실무근이다"라고 밝혔다. 당사자로 지목된 이 의원 역시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얘기에도 답을 해야 하느냐"며 "박근혜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박사모가 대변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따라서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선 사실이 아니란 것이 밝혀질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은 위험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이러한 글을 남긴 배경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한 친박계 인사는 "사실여부 확인보다는 이러한 루머가 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고, 앞으로도 있을 여러 루머들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함이 아닌가"라며 본격 대선정국을 앞둔 '준비운동'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대선에 개입함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것이다. 

안철수 흠집내기
비열한 정치적 꼼수?

또한 줄기차게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주장하며 박 전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 의원과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을 위협하고 있는 안 원장을 동시에 흠집 내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 풀이하는 정치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은 "아니면 말고 식의 '카더라~' 통신으로 이 대통령과 이 의원, 안 원장 3명을 동시에 여론의 먹잇감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는 구시대적인 정치적 음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정 회장의 서한에 비중을 두는 부류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과 박 전 위원장은 불편한 동거를 해온 앙숙 사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 대통령이 "후계자는 일 잘하는 사람을 밀겠다"고 노골적인 발언을 하자 박 전 위원장은 "일 잘하는 사람의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고 맞선 적이 있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되게 할 수는 없어도 막을 수는 있다"고 거들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처럼 이번 사건은 '막기' 위한 방법 중 한 가지일 수도 있다는 견해다.

그간 정보지(속칭 찌라시)에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이 "좌파정권이 들어서는 한이 있어도 박근혜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막겠다"고 공공연히 말한다는 내용이 돌았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탈당 후 안 원장 측으로 움직이라는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도 서한의 사실관계에 무게감을 더한다는 분석도 있다. 안 원장이 1학기 종강 후 출마를 구체화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으며 2학기 강의까지 신청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대권 거머쥘 수 있도록 모든 작업은 위에서 다 하겠다”
“구태의연한 정치적 술수” vs “고려해 볼만한 첩보” 의견 분분

이를 두고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는 검증을 피하자는 심산도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등판할 수 있는 사전정지작업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이 측근비리와 민간인 사찰 등 수많은 비리에 연루되어 있는데 박 전 위원장이 정권을 잡을 경우 안전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는 듯하다"며 "그럴 바에야 그나마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안 원장을 미는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정권에서 박근혜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말을 덧붙였다.

정 회장의 서한에는 "회장님 잘 하셨어요"라는 박사모 회원들의 수많은 격려성 댓글이 줄을 있고 있다. 한 회원은 "설마~~~요. 아니길 바랍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ㅠㅠ"이라며 걱정하기도 했고, 또 다른 회원은 "이명박 대통령이야 원래부터 초지일관 상종 못 할 인간XXX 아니었나? 캠프에서 이러한 경우의 수도 고려하여 시나리오를 준비해 왔을 것으로 믿는다"며 향후 대응책 마련을 재차 당부하기도 했다.

반면 SNS를 비롯한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안철수 원장을 폄하하려는 뉘앙스가 너무 풍긴다"며 "결국 안철수의 지지세를 떨어뜨리겠다는 의도가 아닐까? 정치적 공작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자작극을 경계하기도 했다.


사실이든 아니든
정치적 파장 커

현재로서는 진위여부를 알 수 없는 이 '첩보'가 만약 조금이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향후 본격 대선정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안 원장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의 실망으로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 자명하고, 이 대통령과 이 의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 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자작극을 통한 정치적 술수로 드러날 경우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역풍과 함께 박사모의 위신이 곤두박질 칠 것으로 보여 대선정국을 요동치게 만들 이번 첩보의 진위여부가 더욱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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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