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토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후보 조대원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2.25 09:59:30
  • 호수 12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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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후보들 중 도움 될 사람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에 혜성처럼 등장한 정치인이 있다. 그는 일부 당원들에게 ‘빨갱이’ ‘주사파’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진짜 보수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일요시사>가 혜성처럼 등장한 자유한국당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를 만났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고 있는 조대원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후보

“여러분이 김진태! 김진태! 외칠 때 제가 속으로 어떤 생각했는지 아는가? 그래, 김진태 데리고 우리 당을 나가달라. 이래서 수권정당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무슨 대한애국당인가?” “얼마 전 전라도 광주가 고향인 후배 하나가 술이 이만큼 돼서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5.18 망언 등에 대해)호남에 계신 여러분, 정말 잘못했습니다. 저희들 용서해주십시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가 2·27전당대회를 앞두고 합동연설회서 연일 ‘간 큰’ 발언을 쏟아냈다. 한국당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조 후보자는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일침을 가했다. 또 한국당의 ‘5·18 망언’에 대해 자신의 고향인 대구서 호남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전당대회 합동 연설서 ‘사이다 발언’
 TK·육사·장교 출신의 이유있는 비판

조 후보의 이 같은 행보는 한국당 내에서 파격 그 자체였다. 이번 전당대회는 극우로 불리는 ‘태극기 부대’가 표심을 잡고 있다. 이들의 지지를 받지 않으면 당선되기 힘든 구도가 형성됐다. 태극기 부대는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여전히 열렬히 지지한다. 또 5·18민주화운동을 북한 소행이라며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후보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조 후보는 이런 표심을 의식하지 않고 그야말로 ‘소신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당원들은 그를 ‘빨갱이’ ‘주사파’라고 비판한다. 그런데 그는 경북 영천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장교 출신이다. 보수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TK(대구·경북) 출신 군인인 셈이다. 일각에선 ‘진정한 보수가 나타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 후보자가 당 내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목소리를 낸 배경은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지난 19일 광화문서 조 후보를 만났다. 

▲하루아침에 벼락스타가 됐다. 
-얼떨떨하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원외 당협위원장 출신 후보를 연일 언론서 언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당 내부서 이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당은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점점 극우화되고 있다. 이건 국민이 바라는 게 아니다. 국민은 ‘진정한 보수’를 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내부에서는 이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언론서 후보자를 주목하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놓고 수구 기득권 세력과 이념투쟁이 시작됐다. 내가 보수 이념 투쟁의 첫 신호탄을 쏴올렸다고 국민들이 평가하는 것 같다. 한국당은 민주당과 싸울 게 아니다. 진정한 보수가 무엇인지 노선을 정하는 게 순서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혁신은 실패했다. 많은 당원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아무도 문제 제기를 못하고 있다.
 

▲ 조대원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후보

그랬다간 극우지지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뿐만 아니라, 여전히 건재한 친박(친 박근혜) 세력에게 견제를 받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보수를 좀먹고 있다. 

지금까지 그 어떤 정치인에게도 빚진 게 없이 홀로 이 자리까지 왔다. 그래서 누구든지 치열하게 비판할 수 있다. 연설을 마치고 내려올 때 3선의 중진 의원이 ‘옳은 말만 했다. 정말 잘했다’고 격려했다. 당 내부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국민들이 보기에는 오죽하겠는가. 

후보 중 5·18 망언 사과 유일
김진태·애국당 대놓고 비난

▲어떤 사람들이 당을 망치고 있나? 
-책임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보수를 망치고 있다. 먼저 친박들이다. 자신들이 모셨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또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때 당을 이끌었던 지도부도 책임지고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다음 총선 때 또 출마할 궁리만 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의 혁신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한국당은 구시대적 인물이 아닌 새로운 정치인이 필요하다. 이들이 정치를 그만두지 않은 이상 한국당은 수구정당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당 대표 후보자들에 대한 생각은?
-솔직히 득표에 도움 될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내년 수도권 총선 때 당 대표 손잡고 돌아다녀서 표가 생길지 의문이다. 세 후보자를 보면서 드는 솔직한 심정이다. 김진태 의원을 손잡고 돌아다닐 수 없지 않느냐.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정권에 부역했다는 낙인이 찍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무상급식으로 실패한 리더십이다. 참 답답하다. 
 

▲그래도 이 중에서 될 텐데, 어떻게 할 생각인가?
-누가 되든 최고위원으로서 싸울 것이다. 다른 최고위원들은 당내 화합을 말하지만, 이건 잘못된 걸 덮고 가자는 것밖에 안 된다. 내가 최고위원이 된다면 그런 거 안 하겠다. 국민은 한국당 의원 90%를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걸 끝까지 관철할 것이다. 대단히 뻔뻔하고 무책임한 사람들이 이 당에는 많다. 끝까지 비판하고 싸울 것이다. 

▲최고위원이 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언행부터 바꿔야 한다. 지금 국민들은 한국당에 대한 거부증이 있다. 말과 행동이 국민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기 때문이다. 품격있고 정의롭게 바꿔야 한다. 그게 ‘한국당 거부증’ 치료의 첫걸음이다. 현재 공천시스템을 뜯어고칠 것이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수 없다.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차기 총선 공천에 있어 당 대표와 공천관리위원장의 입김이 절대 못 미치게 할 것이다. 공정하고, 정의롭고, 과학적인 시스템의 공천을 확립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부족한 사람에게 관심 가져줘서 감사하다. 일부 소수 극우들에게 욕도 먹고 있지만, 수백만 국민들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의치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당내 누구도 두렵지 않다. 두려운 것은 오직 국민뿐이다. 이번 정부의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깨달았다.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지. 국민이 정당과 정치인을 죽이는 건 일도 아니라고 느꼈다. 나에게 가장 만만한 상대는 당내 지도부와 기득권들이다. 


<cmp@ilyosisa.co.kr>

 

[조대원은?]

한국당 조대원 후보자는 1970년 경북 영천서 태어나 대구 덕원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졸업 후 육군 장교로 근무했고 대위로 예편해 2005년 3월3일 한나라당(옛 자유한국당)에 입당, 경북 영천 재·보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후 미국에 건너가 뉴욕대학교 정치학 석사를 거쳤다. 

한국에 돌아와 고양시에 터를 잡았으며 2012년부터 시민운동에 투신했다. 맑은고양만들기 시민연대 대표를 지냈으며 새누리당 부대변인을 지냈다. 지난해 1월 한국당 경기도당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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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당원들의 도움으로 대선후보 지위를 유지했다. 확실한 명분을 쥔 김 후보는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당권 장악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 김 후보가 당내 주도권 다툼서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 등 친윤(친 윤석열)계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를 당원들의 반대로 진압한 후에야 선대위를 구성했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대선후보로 등록했고,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해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을 같은 날 진행된 의원총회서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갑툭튀 위원장 권 전 비대위원장이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의 사퇴도 강하게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했다. 이날 진행된 의원총회엔 의원 107명 중 50명만 참석했다. 후보 교체 시도에 가담한 친윤계 의원들은 대거 불참했다. 이어 지난 12일엔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가 개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서 김용태·주호영·권성동·나경원·안철수·황우여·양향자 등 7인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를 발표했다. 김 후보는 후보 교체 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을 대신해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박 의원은 선대위서도 총괄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이틀 동안 확정·발표된 인선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김 비대위원장 임명이었다. 30대 중반 막내 초선 의원을 당 대표격 직책에 임명했기 때문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서 후보 교체 시도에 강하게 반대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이준석 당시 대표가 이끌던 지도부에 참가했다. 이어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도 비대위원으로 발탁됐던 경험이 있다. 이 전 대표 시절엔 소장파 ‘천아용인’ 중 1명으로 거론됐던 적이 있고, 이 전 대표가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후에도 돈독한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김 비대위원장 발탁을 놓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대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소장파로서의 행보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김 비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서 “친윤계가 김 비대위원장을 화살받이·방패막이로 앞세워서 상황을 돌파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비대위원장의 역량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결별 및 출당을 제시했다. 함께 출연한 장윤선 정치 전문 기자는 “제일 고통스러운 사람은 김 비대위원장 자신일 것이란 얘기가 있다”며 “대선서 크게 패배하면, 그 책임을 김 후보가 아닌 김 비대위원장이 지는 방식으로 정리하기 위해 허수아비로 세워놓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거들었다. 친윤계는 의원총회 불참으로써 김 비대위원장 지명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김 후보는 당원투표로써 친윤계의 후보 교체 시도를 진압했기 때문에 명분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의 주도권을 휘어잡을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도 있다. 30대 초선 비대위원장 총알받이? 방패막이? 김 후보가 대선후보 지위를 굳힌 후 먼저 교체한 사람이 이 전 사무총장이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당 선거관리위원장 자격으로 김 후보 선출 취소 공고와 새 후보 등록 신청 공고를 발표했다. 후보 등록 신청 공고에 제시된 등록 신청 기간은 지난 10일 오전 3시부터 4시까지였고, 등록을 위해 준비해야 할 서류는 총 32종이었다. 등록 장소는 국회 본관 228호 비대위 회의실이었다. 이 황당한 상황은 한 편의 코미디로 남았다.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 사이엔 공고를 본 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등록하러 왔다”면서 국회 경비대에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조롱성 방송을 진행한 유튜버도 있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소동이 끝난 후 의원 단톡방에 김 후보를 비판하고 권 전 비대위원장을 두둔하는 취지로 어느 정치평론가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어 친한(친 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으로부터 “총장님 입맛에 맞는 정치평론가의 글을 단톡방서 읽을 이유는 없다”고 비판받았다. 김 후보로선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후보 교체 시도를 정당화하는 이 전 총장을 유임시킬 이유가 없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으므로 권 원내대표까지 교체해 파문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김 후보가 당의 주도권을 확실히 휘어잡을 기회를 잡은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선대위를 움직일 당 사무총장은 빨리 교체해야 했다.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시켜 ‘휴전’ 메시지를 보낸 후 친윤계와의 암묵적 합의를 거쳐 김 비대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어 실권을 행사하는 사무총장을 신속하게 확보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교체 시도는 1991년 8월 발생한 소련 공산당 보수파의 쿠데타를 연상시킨다. 보수파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 쿠데타는 KGB 알파그룹과 전차부대 등이 동원돼 신속하게 진행된 군사작전이었다. 쿠데타는 실패했고, 소련은 해체됐다. 이처럼 정치적 기획을 군사작전처럼 몰아쳐 진행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당 대표 2명과 비대위원장 1명을 쫓아낸 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지난 10일 “윤석열 지령, 국민의힘 연출로 시작된 대선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행보가 약하다” 윤 전 대통령도 본의 아니게 자수 아닌 자수를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이 게시글엔 “김 후보를 지지하셨던 분들도 이 과정을 겸허히 품고 서로의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문장이 있었다. 김 후보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한 게시글을 수정 없이 그대로 올렸다. 김 후보와 친윤계의 대결이 ‘휴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게시글이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친한계는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김 후보를 거들었다. 이 중 친한계 좌장 6선 조경태 의원은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 논란이 분분했던 지난 9일에도 “무책임한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대선을 치를 거라면, 경쟁력 있는 이재명 후보를 데리고 오는 게 빠른 거 아니냐”면서 김 후보를 두둔했다. 이를 두고 “당원투표서 김 후보 교체 시도가 부결됐던 이유 중 하나는 친한계 당원들의 반대 움직임”이라고 보는 일각의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김 후보와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등 여러 사안서 의견이 엇갈렸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이 대선서 패배하면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당권 투쟁의 잠재적인 경쟁 상대다. 김 후보는 56.53%를 얻어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한 전 대표가 얻은 43.47%도 무시하긴 어려운 수치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계엄 및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한 사과 등 자신의 선대위 참여 조건을 제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를 언급하면서 “김 후보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김 후보는 당내 유력 계파들인 친윤·친한과의 불씨를 두고 있다. 두 계파 모두 앙숙이기 때문에 김 후보로선 두 계파 모두를 포섭하기도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2026년엔 국회의원들의 ‘대목’이라고 볼 수 있는 지방선거가 진행된다. 불씨가 들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최소한 선거 상황에선 김 비대위원장이란 완충지대가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도 바보가 아닌 한 대선 승리 가능성이 크지 않단 것은 잘 알고 있다. 그 자신도 친윤계의 쿠데타로 인해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직을 잃을 뻔했다. 대선 이후엔 곧바로 당권 투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가 대선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잃지 않고 당을 장악하려면 당권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후보에게도 우군이 필요하다. 남겨놓은 갈등 불씨 김 후보는 지난 2020년 1월 국민의힘의 전신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이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돈독한 친분을 유지했다. 같은 해 8월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 이후에도 경찰이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일부 신자를 연행하려고 하자 이를 막는 등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김 후보는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느냐”라거나 “내가 국회의원을 3번 했다”는 등 호통을 치는 등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119에 전화해 갑질했던 ‘도지삽니다’ 사건을 연상시키는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전 목사는 후보 교체 시도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전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는 지난 10일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전 목사는 이날 “멀쩡하게 뽑아놓은 김문수를 아웃시키고, 한덕수를 영입했다”며 “국민의힘이 사기 치는 것 봤죠? 이건 완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대국본도 같은 날 배포한 입장문서 “국민의힘은 종북 좌파와 맞서 싸우겠다는 애국 보수만 나타나면 알레르기 반응부터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관훈토론회 초청 토론회서 “광장 세력과도 함께 손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기독교의 교회 조직과 말씀 때문에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목사 등 강경보수 성향 일부 교계를 극찬했다. 당내 지분이 전혀 없는 상황서 친윤·친한 모두와 경쟁해야 하는 김 후보로선 우군이 절실하다. 김 후보는 강경보수 세력 내부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도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월24일 전씨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에 출연했다. 전씨는 전 목사의 경쟁자로 통하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와 연결돼있다. 전씨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분석하면서 “김 후보가 기득권 정치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호남 지역 표심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TV 토론서 압도적 존재감을 발휘하고, 막판에 보수 우파가 단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와 전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서 보수 진영 내부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두 사람의 영향력은 인원 동원 능력으로부터 비롯된다. 이들을 국민의힘 내부에 유입시켜 전당대회서 승부를 본다면,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장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방선거서 급한 일은 의원들의 지역구 내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 아래서 손발 노릇을 하는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장악하면, 의원들의 손발을 묶어둘 수 있다. 후보 교체 시도 5적 지역구서 공천 전쟁? 김 후보와 충돌할 가능성이 큰 의원은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 ▲성일종·박수영 의원이다. 이 중 이 전 총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서 ‘4적’이라고 주장했던 적이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선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정계 은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중 지도부였던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은 후보 교체 시도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성 의원은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의 캠프에 참여했지만, 김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신경전을 이어가자 “김 후보 주변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한 전 총리는 가라앉고, 김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것’이라는 식의 논리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김 후보를 일컬어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시도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대선후보 자격이 취소됐던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개최해 스스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라면서 지도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어 캠프 내 측근들과 함께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통령 후보실을 점거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왕년의 투사 김문수가 돌아온 것이냐”고 반응했다. 이날 김 후보의 대응을 돌아보면, 대선 이후 당권 투쟁서 물러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독자 영역을 구축한 친윤·친한과 달리 김 후보는 외부 세력을 당내에 유입시키기 위한 명분부터 구축해야 한다.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 전 시장은 자유한국당 후보로서 대선에 출마했지만, 보수 정당이 분열됐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불과 785만여표(약 24%) 득표에 그쳤다. 이는 역대 대선 직선제 2위 후보 중 당선자와 최다 표차 낙선과 보수 정당 최저 득표율이었다. 홍 전 시장은 대선 패배 이후 약 3주 동안 미국을 방문한 후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로 당선됐다. 예나 지금이나 당내 세력이 미약한 홍 전 시장은 당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고,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책임 차원으로 당대표직서 물러났다. 대선서 많은 득표를 하지 못했던 것도 홍 전 시장의 지도력에 힘이 붙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다. 따라서 김 후보로선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선 패배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득표를 해서 명분을 쥐는 것이 중요하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 시도를 완전히 접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한선 35% 무너지나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이틀간 무선 10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13% 뒤처진 33%의 지지를 얻었다. 김 후보가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국민의힘을 장악하려면 40% 이상의 독자 지지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최저 하한선은 3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에겐 승패 여하를 떠나 많은 것이 달린 대선일 수밖에 없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