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7일과 28일에 걸쳐 베트남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일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 물론 자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일과 중첩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던 8명의 인사들이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급기야 5명이 사퇴했다. 그 사유가 거창하다. 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해 전당대회의 흥행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 한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6·13지방선거 하루 전 싱가포르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며 “이는 한국당 전당대회 효과를 감살(감쇄)하려는 정부·여당의 술책”이라고 주장했고, 결국 후보까지 사퇴했다.
역시 홍준표답다. 그렇다고 홍 전 대표의 주장을 마냥 묵살할 수만은 없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에게 따라 붙은 천운(天運) 때문이다. 홍 전 대표가 지적한 선거 기간을 앞둔 시점에 북미정상회담도 그러하지만, 문정권의 고비마다 연계해 발생된 일들 때문에 그렇다.
각설하고 한국당 일부 인사들의 행태가 참으로 황당하다. 먼저 한국당 전당대회의 흥행효과에 대해서다. 이는 한국당이 이 나라의 현 실정을 전혀 알지 못하고, 오로지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를 견지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에게는 악화돼가고 있는 경제 실정에 대한 관심이 우선이다. 그런 상황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안중에도 없다. 하물며 일개 정당의 전당대회에 국민들이 관심이나 표명할까. 한마디로 떡 줄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 마시는 형국이다.
다음은 한국당의 뿌리 깊은 부정적 습성에 대해서다. 바로 남 탓하는, 아직도 구태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력으로 어떠한 일도 이루지 못하는 무능을 드러내고 있다. 이 대목서 절로 ‘구상유취(口尙乳臭)’란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구상유취는 입에서 젖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는 말로, 말이나 하는 짓이 유치하기 이를 데 없다는 이야기다. 말인즉 한국당의 치졸하기 이를 데 없는 대응을 살피면 능력 없는, 혹은 패자들의 전형적인 넋두리, 즉 핑계로밖에 볼 수 없고 국민들은 사안마다 남 탓하는 이런 한심한 정당에 대해 전혀 미련을 두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명한 정당이라면 어떻게 대처할까. 당연히 그를 기회로 삼아 자당에 유리하도록 이끌어가야 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자당의 위상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필자라면 당연히 그날, 즉 2월27일을 집중 홍보한다. 필자의 억측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도 그날을 길일(吉日) 중의 길일로 인정했기에 다른 날을 제쳐두고 굳이 선택한 것이라고 말이다.
아울러 그 길일에 한국당의 경사인 전당대회를 북미정상회담을 이용해 부각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도록 할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내외가 상생하는 방식을 취하면 국민들로부터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되살리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자유한국당’이란 당명을 살피면 자꾸 필자의 젊은 시절이 고스란히 녹아 있던 민주자유당의 ‘자유’와 신한국당의 ‘한국’이 떠오른다. 아울러 자유한국당의 약칭으로 한국당이 아니라 자유서 ‘자'를, 한국서 ‘한’을 취해 자한당(自恨黨)으로 칭하는 게 적합하지 않나하는 생각 역시 떠오른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