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합집산’ 한국당 친황 세력 대해부

김? 홍? 황? ‘줄을 서시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또 다른 계파의 탄생일까.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한국당 입당으로 이른바 ‘친황(친 황교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친박(친 박근혜)과 비박(비 박근혜)을 넘어선 계파의 등장은 한국당 내 황 전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대변한다. 당 지도부와 황 전 총리는 친황의 존재를 부정하지만, 지천타천으로 친황계가 누구인지를 두고 말들이 많다.
 

▲ 악수 나누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에 입당했다. 이날 황 전 총리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입당원서를 공식 제출했다. 황 전 총리는 입당식 모두발언서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며 “누구 하나 살 만하다고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 평화가 왔다는데 오히려 안보를 걱정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입당
통합 강조

황 전 총리는 “지금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시원한 답을 드려야 한다”며 “그것은 통합”이라고 밝혔다.

4개 원내 정당은 한 목소리로 그의 입당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황 전 총리는 박근혜정부의 법무장관, 박근혜정부의 총리다. 반성과 사죄가 먼저”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황 전 총리는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가 혼란을 불러온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이라고 일갈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권한대행이라는 대기 순번표를 들고 호시탐탐 썩은 권력의 주변을 배회하던 좀비”라며 수위를 높였고,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쓸 만한 재원이 없어 ‘정치인 아나바다 운동’을 하는 것은 이해가지만 재활용도 한계가 있다”며 날을 세웠다. 

황 전 총리의 정계진출에 대한 여론조사서도 반대 응답이 더 많았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15일 조사해 이튿날 발표한 여론조사 ‘황 전 총리의 정계진출에 대한 국민여론’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50.0%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지지 응답은 37.7%에 그쳤다. 보수 야권에선 80.3%가 지지했고, 16.4%가 반대했다. 반면 범진보 여권에선 반대가 74.7%, 지지는 13.6%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황, 한국당에 둥지…대권 도전 공식화
보수진영 대권주자, 당권 경쟁도 후끈

한국당 내에서도 황 전 총리의 입당을 두고 반응이 엇갈렸다.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당대표가 되면 민주당이 ‘도로 박근혜당’ 프레임을 씌울 것”이라고 경계했다. 반면 비박계 김무성 의원은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은 아주 잘된 결정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은 “전당대회에 차기 대선 주자들이 나설 경우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이 되며 그 결과는 분열의 씨앗을 잉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 전 총리의 등장은 다음 달 개최될 한국당 전당대회와 맞닿아 있다. 비박계에선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가 새로운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한다.
 

▲ 민경욱·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황 전 총리는 박근혜정부 시절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 그리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역임했다. 황 전 총리를 두고 친박계란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태극기 부대의 최대 주주인 점도 그 색채를 더욱 진하게 한다.

친박계는 지난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당시 막강한 세를 과시했다. 당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전대의 경우 영향력은 노골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전대 과정서 비박(비 박근혜)계와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이란 해석이다. 비박계서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에 제동을 거는 까닭이다.


그러나 황 전 총리를 완전한 ‘정통 친박’이라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황 전 총리는 탄핵정국 당시 특별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황 전 총리는 한국당에 이렇다 할 기여를 한 적도 없다.

전대 과정서
갈등 불가피

전대 출마를 준비했던 친박계 중진 의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을 중심으로 황 전 총리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입당했다는 말이 오갔다. 황 전 총리는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서 보수진영 후보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전대 출마를 준비했던 친박계 중진 의원들에게 황 전 총리는 강력한 경쟁자로 통한다.

황 전 총리는 지난 15일 입당 기자회견서 “이미 당에도 계파 얘기가 거의 없어졌고, 저도 누가 친박이고 누가 비박인지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구시대 정치”라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 여부에 비박계와 친박계 중진 의원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한쪽에선 그의 등판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친박계 초·재선 의원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행보는 친박과 비박이 아닌 ‘친황’이란 새로운 계파의 등장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지난 1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황 전 총리의 입당식이 있던 날 오전에 한국당 의원 일부가 모임을 가졌다. 모임은 황 전 총리의 당 내 연착륙과 세 확산을 위한 자리로 전해졌다.

친박·비박 이어 ‘친황’
“다시 모여” 세 결집 분주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의원들은 김기선·민경욱·박대출·박완수·엄용수·추경호 의원 등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민경욱·추경호 의원이다. 두 의원 모두 박근혜정부 시절 황 전 총리와 함께 일했다. 민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을, 추 의원은 황 전 총리 재직 시절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민 의원과 추 의원은 황 전 총리의 입당식에 참여하기도 했다. 

박완수 의원도 조명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이 창원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황 전 총리는 창원지검장으로 근무했다. 추 의원과 함께 박 의원은 황 전 총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민 의원과 박 의원 그리고 추 의원은 원외 인사이자 당내 기반이 없는 황 전 총리를 지원할 공산이 크다.
 

▲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

모임을 가졌던 의원들은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과 전진’ 멤버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통합과 전진에는 이들을 포함해 재선의 김도읍·박맹우·윤영석·이완영·정용기·홍철호 의원과 초선의 강석진·김정재·송희경·엄용수·이은권 의원 등이 있다. 그 연유로 통합과 전진 멤버가 황 전 총리와 연결고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근혜정부
근무로 인연

통합과 전진은 이를 의식한 듯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 17일 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통합과 전진 17차 모임서 “계파 갈등의 구도에 매몰돼선 안 된다”며 “의원들이 먼저 줄 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황 전 총리와 가까운 민 의원과 박 의원 역시 모임에 계파적 성격이 부여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윤상직·정종섭·유민봉 의원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모두 박근혜정부서 함께 일했다. 윤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정 의원은 행정자치부장관으로, 그리고 유 의원은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으로 근무했다. 

황 전 총리가 정치 행보를 예고했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의원들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저서 <황교안의 답-황교안 청년을 만나다>를 통해 정계 진출을 시사했다.

당시 10여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강효상·김정훈·김진태·송언석·원유철·유기준·윤상직·이채익·정종섭·추경호 의원 등이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축기를,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화환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황 전 총리는 “정치인들을 초대하지 않았다”며 “저와 내각에 있던 분들은 퇴임 이후에도 서로 같이 돌아보는 기회를 가져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의원들도 대개 저와 같이 근무했던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 입당 기자회견 갖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현역 국회의원 외에도 박근혜정부 내각에 있던 이들도 참석했다. 정홍원 전 총리와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홍용표 전 통일부장관, 안양호 전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한국당 지도부는 또 다른 계파의 등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 체제인 한국당은 그간 ‘계파 청산’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친박계와 비박계의 대결 구도는 현재진행형이다. 친황이라는 또 다른 계파의 등장은 한국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계파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며 당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나 원내대표는 황 전 총리가 입당한 다음 날 “오늘 아침 친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더라. 친박·친이를 넘어섰더니 이제 친황을 들고 나온다”며 “새 계파가 아니라 의원님들 각자 존중되는 전당대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튿날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친황에 대해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며 “새로 정치를 시작하시는 분 주위서 현역 의원 몇 분들이 모여 좋은 충고를 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계파 맞아”
“계파 아냐”

황 전 총리는 친황 논란에 대해 “나는 친한”이라고 언급했다. 황 전 총리는 친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한국당과 친하고 싶다”며 “지금은 그런 거 따질 때도 아니고, 따져서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홍준표가 보는 ‘친황’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7일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황 전 총리와 관련된 글을 게재했다. 홍 전 대표는 “황교안 ‘레밍 신드롬’으로 모처럼 한국당이 활기를 되찾아 반갑다”며 “도로 친박당, 도로 탄핵당, 도로 병역비리당이 되지 않도록 한국당 관계자들과 당원들이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좌파 폭주를 막을 수 있는 한국당이 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레밍 신드롬은 우두머리나 자신이 속한 무리를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집단적 편승효과를 일컫는다. 나그네쥐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레밍은 개체 수가 늘면 다른 땅을 찾아 이동하는데, 우두머리만 보고 직선으로 이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우두머리가 호수나 바다로 뛰어들면 뒤따르던 이들 역시 떨어져 집단으로 죽기도 한다. 

홍 전 대표는 친황계 형성이 불거지는 상황을 레밍 신드롬에 빗대 이같이 비판했으나 글을 올린 지 한 시간여 만에 레밍 신드롬을 ‘입당’으로 수정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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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