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말 3초’ 한국당발 정계개편 시나리오

꼬리에 꼬리, 그 나물에 그 밥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기해년을 맞아 정치권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정계개편’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선거제 개혁 여부에 따라 정계개편을 관통할 전망이다. 야권 외에도 자유한국당 역시 순위에 들어서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차여차 치열한 정치셈법이 난무하는 형국이다.
 

▲ 유승민·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있다.’‘ 새판을 짜겠다’는 야당의 신년사는 결연했다. 정계개편을 목전에 둔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과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은 이구동성으로 ‘생존’을 강조했다. 양당은 정계개편의 소용돌이 앞에서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단초를 제공한 건 지난 6·13지방선거였다. 바미당과 평화당으로선 국민에게 받는 첫 번째 평가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6월 지선 이후 정치권 안팎에선 양당의 존립을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다양한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양당 존립
회의적 시각

지난해 6월 지선 이후 바미당과 평화당은 전당대회를 실시, 재정비에 나섰다. 전대 결과에 따라 양당은 각각 손학규·정동영 체제로 들어섰다. 바미당 손학규 대표와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정의당과 연대해 ‘선거제 개혁 연대’를 구축했다. 이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편에 당력을 총동원했다. 선거제 개혁을 위해 손 대표는 단식에 돌입했고, 정 대표는 천막농성으로 힘을 보탰다. 

새로운 선거제도는 지지율만큼 의석수를 가져가기 때문에 원내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 소수정당의 의석수 확보에 유리한 제도다. 정당의 생존이 의석수와 직결되는 만큼 선거제 개혁은 이들의 생존과 맥을 같이한다. 야3당은 진통 끝에 여야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서 바미당 이학재 의원의 탈당은 결정적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달 18일 바미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이후 바미당의 ‘지방선거 영입 1호’였던 신용한 전 바미당 충북도지사 후보와 ‘우수인재 영입 1호’ 박종진 전 바미당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 전·현직 지역위원장 등이 연이어 탈당을 선언했다.  


무소속 의원들의 민주당 입당 선언도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달 28일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은 민주당 입당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의원과 손 의원은 평화당의 전신인 국민의당 출신이다. 평화당은 두 의원의 입당을 위해 공을 들였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평화당은 “유권자의 뜻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탈당과 복당, 그리고 입당은 바미당과 평화당이 추구하던 선거제 개편의 동력을 상실케 했고, 반대로 정계개편에 힘을 실어줬다.

신년부터 정계개편의 당사자로 지목받은 바미당과 평화당은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바미당 손 대표는 지난 1일 단배식서 “정치개혁에 앞장서겠다.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를 타파하고, 민심 그대로의 민주주의로 정치의 새 판을 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선거제 지지부진…정계개편 성큼성큼
 복잡해진 셈법, 주판 두들기는 야권 

평화당 민영삼 최고위원은 같은 날 단배식을 통해 “2019년은 우리 평화당이 죽느냐, 사느냐, 존립하느냐, 확대 발전하느냐 하는 기로의 해라고 생각한다”며 “똘똘 뭉쳐서 이 난국을 헤쳐나가고 힘을 합치자”고 당부했다.

정치권에선 바미당과 평화당의 존립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이 만연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제 개편은 기대를 걸기 어렵다”며 “결국 두 정당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에도 남아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계개편의 시동은 2월 말과 3월 초 사이인 ‘2말 3초’에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말 3초는 한국당의 전대 일정서 비롯됐다. 한국당은 다음달 27일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한국당의 전대와 정계개편이 연동되는 까닭은 한국당의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될지에 따라 정계개편의 향배가 잠정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국당 차기 당 대표는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비 박근혜)계의 경쟁 구도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현재 한국당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 체제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한국당에 잔존 중인 계파 청산을 외쳤다. 비대위 산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다만 그 칼날은 무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친박계는 지난달 11일에 실시된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과정서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켰다. 친박계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표를 몰아주며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김 비대위원장의 인적쇄신에 대해 “의원 임기가 남아 있는 상황서 우리 당의 대여투쟁력이 많이 약화될까 걱정”이라며 비대위 체제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친박이냐
비박이냐

친박계의 존재감이 과시된 셈이다. 한국당 전대서도 친박계의 입김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당 전대서 친박계가 당권을 잡을 경우 바미당 의원들의 셈법은 복잡해진다. 친박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보수개혁을 외치며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을 탈당해 바른정당(바미당의 전신)을 창당한 의원들을 곱게 보지 않는다. 친박계는 이들을 향해 ‘당에 침 뱉고 나갔던 사람’이라며 공공연하게 비판했다. 

현재 바미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은 오신환·유의동·유승민·이혜훈·정병국·정운천·지상욱·하태경 의원으로 모두 8명이다. 친박계의 한국당 당권 확보는 이들의 운신에 제한을 걸 가능성이 높다. 최근 바미당을 탈당해 한국당으로 복당한 이학재 의원은 친박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

반대로 비박계가 당권을 꿰찰 경우 이들 8인의 움직임은 다소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미당 유승민 전 공동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다만 보수개혁을 외친 유 전 대표가 ‘정치적 명분’ 없이 단순히 한국당 복당을 선택하긴 어렵다. 한편 바미당은 바른정당 출신 이혜훈 의원을 국회 정보위원장으로 내정해 임명 절차를 밟게 했다. 이를 두고 정계개편 이후 거취에 빗장을 걸기 위한 손 대표의 포석이란 분석이 나왔다.

친박계에선 신당 창당이 주목을 받고 있다. 친박계는 차기 당권에 실패할 시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언급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한국당 홍문종 의원은 지난달 6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 신당의 실체가 있다.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든지 당 안으로 끌어들여서 하나가 돼야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한국당 나 원내대표가 당선된 이튿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선 “나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탈당의 원인이 제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친박의 탈당은 없을 것”이라며 말을 바꾸기도 했다. 

평화당의 움직임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바미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한국당행이 가시화된다면 평화당은 ‘어게인 국민의당’을 바라볼 수 있다. 당시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반대했던 국민의당 의원들은 대열서 이탈, 평화당을 창당했다. 바미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탈당으로 평화당과 바미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연대에 힘이 실린다는 해석이다.

바른정당
국민의당


변수는 바미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다. 어게인 국민의당이 제기되는 까닭은 안 전 대표가 현재 정치권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평화당 창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에 반대한 결과다. 평화당 입장서 안 전 대표는 ‘당을 깬 사람’이다. 그는 지난해 6월 지선 당시 서울시장 선거서 패배한 뒤 바미당 선거 참패를 책임지면서 당 공동대표직서 물러났다.

안 전 대표가 물러난 상황은 평화당과 바미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에겐 정계개편의 적기로 여겨진다. 반대로 안 전 대표의 복귀는 새로운 장면을 연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다른 변수는 평화당 내 의원들의 탈당이다. 평화당 김경진·이용주 의원은 탈당 여부를 내비춰 한 차례 논란을 야기했다. 당시 이 의원은 ‘선거제 개편 여부와 양당 체제로의 회귀가 정계개편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김 의원도 이에 공감대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의 탈당이 이뤄진다면 정치적 성향상 민주당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입당 활로는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이 어느 정도 열어뒀다.
 

▲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결국 한국당 비박계의 당권 장악이 바미당 내 바른정당 의원들의 행보에 영향을 끼칠 것이고, 나아가 바미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과 평화당 의원들 간 교집합 형성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란 해석이다. 친박계의 신당 창당도 관전 포인트다. 반대로 친박계가 당권을 잡을 경우 바미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거취 반경이 줄어드는 만큼 어게인 국민의당의 실현은 다소 어려울 전망이다.

정계개편은 한국당 전대 이후인 2말 3초 외에도 4월에 또 한 번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오는 4월3일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2일을 기준으로 이미 2곳이 확정됐다.


전대 언제쯤?…틈 노리는 바미·평화 
‘2+α’ 4월 재보선 민심 현주소 촉각

선거 지역은 향후 7곳 정도 더 추가될 수 있다. 선거 지역의 추가로 4·3 재보선은 ‘미니 총선’으로 격상될 공산이 크다. 4·3재보선은 2020년 4월15일에 치러지는 총선을 약 1년 앞두고 치러지는 선거로 민심의 향방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꼽힌다. 

확정된 두 지역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와 경남 통영·고성이다. 창원시 성산구는 정의당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다. 지난해 7월 고 노 전 의원의 작고로 성산구는 일찌감치 재보선 지역구로 확정됐다. 통영·고성은 한국당 이군현 의원의 지역구였다. 이 의원은 대법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의원은 보좌진 급여를 빼돌려 직원 급여와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4월 재보선에 추가될 기로에 있는 지역구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경북 칠곡·고령·성주, 경기 용인시갑, 경북 경산, 인천 미추홀갑, 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등이다. 순서대로 한국당 엄용수·이완영·이우현·최경환·홍일표·황영철 의원의 지역구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전남 순천도 포함된다. 이들은 모두 1심 등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의 엄 의원은 지난해 11월, 1심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6개월, 추징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경북 칠곡·고령·성주의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1심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 추징금 854만원을 선고받았다. 경기 용인시갑의 이 의원도 지난해 7월 뇌물 혐의 등으로 1심서 징역 7년, 벌금 1억6000만원, 추징금 6억8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경북 경산의 최 의원은 지난해 6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1심서 징역 5년, 벌금 1억5000만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인천 미추홀갑의 홍 의원은 지난해 8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1심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19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의 황 의원은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00만원, 추징금 2억8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순천의 이 의원은 지난달 14일 방송법 위반 혐의로 1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4·3재보선
민심 풍향계

4월 재보선 결과에 각 정당은 촉각을 곤두세울 공산이 크다. 지난해 6월 지선과 함께 치러진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매듭지어졌다. 당시 민주당의 지지율은 여타 정당들에 비해 압도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 역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바 있다. 선거 결과가 6월과 같을 것이라 예단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결과에 따라 각 당의 입지에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4·3재보선은 정계개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