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6주년특집>여야 원내사령탑 특별대담-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5.25 16: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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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친이·친박은 없다…화합으로 정권 재창출할 것”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19대 국회 개원과 대통령선거를 앞둔 중요한 시점, 새누리당의 19대 1기 원내사령탑으로 이한구 의원이 선출됐다. 4선 중진의원으로 ‘정책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원내대표는 정권 재창출이란 지상목표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중책을 맡게 됐다. 따라서 이 원내대표는 본격 대선 정국을 앞두고 총선 주요공약을 입법화하는 데 선봉장으로 나설 예정이다. 그것이 연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란 판단 때문이다. 창간 16주년을 맞이한 <일요시사>가 여야의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소신에 찬 정견과 원내 운영전략을 들어봤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정책실장, 정책위부의장을 거쳐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역임한 ‘정책통’인 동시에 재무부의 요직과 대우경제연구소 사장 등을 거친 ‘경제전문가’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부문 ‘씽크탱크’로 잘 알려진 이 원내대표는 경제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소신 있는 발언으로 당은 물론 대통령과도 대립각을 세우기 일쑤였다.

그의 홈페이지에 있는 ‘화재신고는 119, 경제정책은 219(이한구)’라는 문구만 봐도 그가 경제정책에 얼마나 확신에 차 있는지를 익히 알 수 있다.

이 원내대표는 당내의 뿌리 깊은 계파갈등에 대해 “이제 새누리당에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것은 없다”며 “대선과정에서 계속 친이·친박을 운운한다면 정권재창출은 요원하다”고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원내대표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그는 “새누리당 후보가 반드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힘을 쏟아 부을 것”라고 정권 재창출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가장 시급하고 큰 과제로 ‘19대 국회 개헌’을 언급하며 “잘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밝힌 이 원내대표는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를 이뤄내는 원내대표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이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새누리당의 19대 국회 1기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점이라 어깨가 무거울 텐데, 소회와 각오는?
- 4선 의원이 되었고, 당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바쳐야 할 때라고 생각해서 원내대표에 출마한 것이다. 우리당 당선자들께서 저를 원내대표로 선택하신 뜻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 더욱 치밀한 국회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신 것 같다. 우리 국회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운영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 국민들이 상당히 어렵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일자리 문제를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삼아나갈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것은 큰 문제다. 성장이 일어나도 국민 다수의 삶이 어렵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공정 경제, 공정 사회에 대한 국민적인 요구가 높다. 이런 문제들을 다양한 정책으로 하나하나 풀어나갈 것이다.

▲ 여야 간 ‘대화의 정치’를 위해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어떻게 공조해 나갈 것인지?
-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정경험이 많으신 분이기 때문에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 함께 대화해 나간다면 여야 간 원만하게 국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또 내가 추구하는 것이 상생의 정치다. 여야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도록 대화하고 협조해 나갈 것이다.

▲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권재창출’이냐 ‘정권 교체’냐에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어떤 역할을 할 예정인지?
- 대선을 앞두고 원내대표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모든 당원의 책무다. 정기국회 기간이 본격적인 대선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국회가 정치공방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우리가 공약하고 국민들과 약속한 정책들을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지에 집중해 나갈 것이다. 차근차근 성실하게 일하는 것이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 황우여 대표 당선으로 ‘황우여-이한구’ 체제가 구축됐다. 호흡을 어떻게 맞춰 나갈 예정인지?
- 황우여 대표는 굉장히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진 분이시고, 늘 화합을 강조해 오신 분이시다. 특히 올해는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당내 결속과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시기이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어 가는 만큼 늘 협력하고 소통해서 당이 국민들께 신뢰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 언론파업이 장기화 되고 있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지.
- 언론파업이 장기화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단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 최근의 언론파업은 언론사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불법파업이고, 정치파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 언론의 생명은 공정성에 있다. 그런데 언론파업 문제를 정치권이 개입해서 풀어야 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언론사도 기업이기 때문에 노사가 자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4선의 중진의원, ‘정책통’ ‘경제통’으로 평가 받는 ‘미스터 쓴 소리’
“이제 새누리당에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것은 없다” 당내 화합 강조

▲ 최근 안철수 원장의 정치입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표하면서도 영입론을 펼쳤는데 그 배경과 안 원장을 평가한다면?
- 안철수 원장은 많은 젊은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고 본인의 전문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 본인의 전문성을 더욱 살려서 전문분야에서 세계적인 인물이 되는 것도 국가를 위해 좋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데 정치에 참여한다면 국가비전과 전략을 밝혀야 한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새누리당의 비전과 가치에 뜻을 같이한다면 누구든지 나라발전을 위해 함께 뜻을 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안 원장도 그 중의 한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젊은층의 여론이 새누리당에 호의적이지 않은데?
- 대부분의 젊은층은 새누리당에 등 돌리고 있다. 사실상 새누리당의 정책이 민주통합당 정책보다 젊은층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정책이 더 많다. 하지만 희한하게 젊은층은 민주당을 더 많이 지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때문에 젊은 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을 많이 만들고 아울러 이러한 정책을 잘 홍보하는데 일조할 생각이다. 그리고 더욱더 소통에 힘쓰고 다방면적인 (정책구상 등)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당내 화합을 제1가치로 생각하겠다” “친이·친박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랜 계파 갈등의 골로 쉽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되는데?
- 이제 새누리당 내에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것은 없다. 대선과정에서 아직도 친이·친박을 운운한다면 정권재창출은 요원하다. 국민들 역시 그런 계파갈등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인재를 고루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능력 위주로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서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힌다. ‘대기업 정책’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 일감몰아주기라든지 하도급 문제 등 대기업들이 고쳐야 할 부분이 정말 많다.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바로잡도록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기업을 공개적으로 공격하거나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나라에도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기업에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서 기업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정한 경제,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기업과 정치권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한국경제를 전망해 본다면?
- 그리스가 연정에 실패하면서 또다시 유럽이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상당히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얼마나 안 좋아질 것이냐 하는 것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한가하는 부분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상황에 따라 정부의 입장도 들어봐야 할 것이다.

▲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 박영준 전 차관 등 이명박 정권의 실세들이 줄줄이 구속 수감되고 있다.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면?
- 측근비리 자체를 정치적 공방으로 몰아가는 것보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국민적 의혹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일각에서 얘기하고 있는 국정조사나 청문회 등은 별로 바람직한 방법이라 할 수 없다. 부정부패나 비리가 있을 때는 검찰이 먼저 수사해서 정확한 사실을 밝혀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도 부족하다면 특검을 해야 할 것이다.


“당 후보가 대통령 당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모든 당원의 책무”
“최루탄 터트린 막장국회, 상생·화합의 정치 이루는 원내대표 되겠다”

▲ 통합진보당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입장은 어떠한지?

- 최근 통합진보당의 문제들은 진위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단 언론에서 나온 내용을 볼 때 국민들께서 굉장히 실망이 크실 것이다. 정당 내의 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이기 때문에 당내의 민주적 절차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국회의원은 대의민주주의에서 국민을 대표하여 일하는 헌법기관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과정이 부정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 국회 상임위원회 증설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원구성 협상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상임위 증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는데 타당성을 주장한다면?
- 상임위를 증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왜냐하면 지금 정치권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불신을 받고 있고 그동안 많은 실망도 드렸다. 국회가 일을 제대로 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상임위에서 보다 심도 있는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소위원회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 이 원내대표가 꿈꾸는 원내대표의 모습은.
- 최근 우리 국회는 정쟁의 장이자 여야 대결의 장이었다. 최루탄까지 터트려서 막장국회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국민들께 정말 면목 없고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원내대표가 여야의 최전선에 서서 싸움을 진두지휘하는 자리로 국민들에게 인식되었는데 이제 그러한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를 이뤄내는 원내대표가 되고 싶다. 또한 당 소속 의원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여 의사결정 과정의 민주성 확보에도 역점을 둘 것이다.

▲ 원내대표 재임기간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원내대표 재임기간이 바로 대통령선거 기간이다.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어서 정권을 재창출 해 내는 것이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덧붙여 제 임기가 내년 5월까지 1년간이다. 따라서 정권을 재창출 하고 난 뒤에 우리 당이 목표하는 공약과 정책들이 법안으로 입안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 프로필>


▲ 1945년 경북 경주 출생
▲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영학과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 미국 KANSAS주립대 경제학 박사
▲ 행정고시 합격 (7회)
▲ 재무부 서기관 (금융제도심의실)
▲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실 서기관 (재무부, 경제기획원 담당)
▲ 재무부 이재국 이재과장, 외환국 외화자금과장
▲ (주)대우경제연구소 사장
▲ 한나라당 경제대책특별위원회 위원
▲ 국회 재정경제위 위원·예산결산특별위 간사
▲ 17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 17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
▲ 한나라당 한.미 FTA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 국회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창출을 위한 특위 위원장
▲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 18대 총선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
▲ 18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 18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 18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 새누리당 원내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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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