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6주년특집>여야 원내사령탑 특별대담-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5.25 16: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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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 악법과 불합리한 제도 혁신하고 바로 잡겠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대통령선거와 전당대회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민주통합당의 19대 국회 1기 원내사령탑으로 박지원 전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경선기간 내내 ‘이해찬(당 대표)-박지원(원내대표) 역할분담론(이하 이-박 연대)’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초반 대세론을 무난히 이어 나간 것이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6월 당 대표를 뽑는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겸직함으로써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창간 16주년을 맞이한 <일요시사>가 여야의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소신에 찬 정견과 원내 운영전략을 들어봤다.


18대 국회에 이어 19대에서도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을 맡게 된 ‘돌아온 저격수’ 박지원. 때가 때인 만큼 그의 영향력과 행보에 민주통합당의 명운이 걸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박 원내대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보력과 뛰어난 대여협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원샷 원킬 저격수’로 불릴 만큼 탁월한 전투력이 최대 강점이다.

또한 지역별, 계파별로 나눠진 민주당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하나의 목표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도 주목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호남정치세력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DJ의 복심’ 또는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린다. 여기에 김대중·노무현 두 명의 대통령을 만들어낸 화려한 전력이 보태져 ‘불멸의 킹메이커’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올 연말 대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대선후보’를 선출하는데 최대의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한 박 원내대표는 누구보다,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에 대한 의지가 강력해 보였다.
다음은 박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민주통합당의 19대 국회 1기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출됐다. 대선을 앞두고 전당대회까지 준비해야 하는 시점으로 어깨가 무거우실 텐데, 소회와 각오를 밝힌다면?
- 부족한 나를 원내대표로 선출해 주신 것은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룩하라는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1차가 아닌 2차에서 저를 황금분할의 표로 당선시켜 주신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민주통합당의 특정세력이 독선과 독주, 독식을 하지 말고 통합을 이루고 있는 한국노총과 시민사회, 김대중 세력과 노무현 세력이 서로 협력해서 정권교체를 이룩하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18대 국회에 이어 두 번째 원내대표를 맡았다. 여야 간 ‘대화정치’를 위해 원내대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 여야 원내대표가 상대를 대화의 상대로 존중하고 모든 것을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에 앞서 당내에서는 의원총회를 활성화시켜서 의원들과 긴밀히 소통함으로써 합의된 당론을 도출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 원내부대표단 구성에 초선의원을 대거 발탁해 개혁성과 참신성을 동시에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결단을 하게 된 배경은?
- 젊은 세대와 여성에게 기회를 더 주기 위해서 과감하게 30대와 40대의 젊은 의원들을 원내대표단에 포함시켰다. 이 분들이 열정과 패기를 갖고 활발하게 움직이면 우리 민주통합당에 그만큼 활력소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민주통합당이 더욱 젊어지고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경선 전 ‘이해찬(당 대표)-박지원(원내대표) 연대’로 계파 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고 향후 전당대회에 대한 여러 가지 말들이 많았다.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입장은?
- 전당대회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고 단호하다. 어떤 경우에도 중립성과 공정성, 도덕성을 생명으로 삼아서 전당대회가 원만하게 치러지도록 할 것이다. 일부에서 ‘담합’이라는 오해와 비난이 있지만 원내대표 경선에서 의원들의 투표로 당선됐듯이 민주통합당의 대표와 지도부도 6월9일 국민과 당원이 선출하는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대의원 현장투표 30%와 당원과 일반국민의 모바일 투표 및 현장투표 70%로 결정되기 때문에 특정세력이나 특정인이 담합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

▲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 의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제가 원내대표에 출마해서 당선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전당대회도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당 대표와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출되는 당 대표와 함께 연말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강한 후보를 선출하는데 최대의 역점을 두겠다. 현재 당에 있는 훌륭한 대선 예비후보들이 모두 나와서 치열하고 강력한 경쟁을 하면서 당원들의 인정을 받고 국민의 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서로 협력해 정권교체 이룩하라는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
“어떤 경우에도 중립성·공정성·도덕성 바탕으로 원만한 전대 관리” 

▲ 안철수 원장의 민주통합당 경선 참여 유무와 당 후보와 관계설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 모든 것은 안철수 원장이 결정할 문제다. 지금 제일 좋은 것은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에 들어와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안 원장이 지금처럼 밖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 당은 ‘안철수 감나무’ 밑에 누워서 ‘안철수’라는 감이 입으로 떨어지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 당 후보들의 강력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후보를 결정하면 된다. 후보가 결정되면 우리는 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 그런데도 민주당 후보가 안 원장의 지지율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안 원장과 지지도에 차이가 있다고 하면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행히 안 원장의 이념과 사고가 민주통합당과 완전 일치하지는 않지만 굉장히 가깝고, 새누리당과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민주통합당과 함께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 언론사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MB정부의 언론관에 대한 입장은?
- MBC, KBS,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까지 이렇게 많은 언론이, 이렇게 오랫동안 파업을 하는 것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던 일이다. 사실상 언론사의 파업으로 인해 총선기간 동안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보도가 축소돼 총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세간에는 이명박 정부가 대선까지 언론사 파업사태를 끌고 가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생겨나고 있다. 어떠한 경우든 현재의 언론사 파업사태는 이 대통령이 결단해야 해결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기초이자 사회의 공기인 언론사를 마치 개인의 소유처럼 인식하고 자신들의 측근들을 낙하산 사장으로 내려 보냈고 결국 오늘과 같은 언론사 파업사태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 당 차원의 대책 마련은 어떻게 하실 계획이신지?
- 민주통합당은 언론사 파업 문제를 다룰 문방위를 가장 강력한 팀으로 구성해서 19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서 바로잡을 것이다. 그것이 파업 중인 언론사 노조원들뿐만 아니라 볼권리와 알권리를 박탈당한 국민을 위해서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 최근 ‘친노’와 ‘비노’의 계파갈등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 수많은 오해와 비난을 받으면서도 지난번 통합과정에서 전통적인 지지세력과 함께 가야 한다고 호소했고, 이번 원내대표에 출마했던 이유도 바로 계파 간 갈등을 극복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민주통합당은 항상 분열의 위험을 안고 있고, 분열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실제로 이번 총선에서도 정통민주당이 창당되면서 민주통합당은 사실상 수도권에서 6석을 잃었고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7석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다.

▲ 정통민주당이 창당되지 않았더라도 그 표가 오롯이 민주통합당으로 왔었겠는가?
- 그렇다. 만약이란 전제이긴 하지만 정통민주당이 창당되지 않았다면 야권의 의석이 현재 140석에서 147석이 되고 새누리당은 150석에서 143석이 돼서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언제까지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으로 갈라져서 싸워야 하는가’라며 ‘모두가 힘을 합쳐서 정권교체를 이룩하자’고 호소했고,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원내대표로 뽑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런 내가 원내대표에 당선됐기 때문에 앞으로 더 이상의 계파갈등 없이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모두가 하나 되는 민주통합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이명박 정권’을 평가한다면?
- 한마디로 무능으로 실패한 정권이다. 역대 어느 정권도 임기말에 이렇게 총체적인 부정과 비리, 무능과 불신을 초래한 경우가 없었다. 이명박 정권 권력서열 3위인 ‘방통대군’과 4위인 ‘왕차관’이 구속됐고 2위인 ‘형님’과 1위인 MB도 위태로운 지경이다. 측근비리는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언론사파업, 저축은행 사태, 광우병, 민간인불법사찰, 쌍용자동차 등 노사문제, 강남을과 강원도 강릉 등 4·11총선 부정선거, 흑막에 쌓여있는 자원외교, 디도스, FTA와 농어촌대책, 4대강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점이 쌓여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대통령과 우리 국민을 위해서 이런 모든 것을 이 대통령 임기 내에 다 털고 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만약 이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고 검찰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채 얼렁뚱땅 덮고 넘어가려고 한다면 불행한 헌정사가 또다시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의 퇴임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따라서 임기 막바지에 이른 이명박 정권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모든 잘못을 털어놓고 바로잡는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대표와 함께 ‘이길 수 있는 대선후보’ 선출에 최대의 역점 둘 것”
“무능으로 실패한  MB정권, 비리와 의혹 임기 내에 다 털고 가야”

▲ ‘원샷 원킬 스나이퍼’로 뛰어난 전투력을 가지고 있는 박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당 안팎의 기대가 크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보력의 비결은 무엇인지?
-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히 움직이고 사람들을 열심히 만나면서 소통하는 것이 방법이라면 방법이다. 한 가지 민주통합당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부분이 있다. 사실 작년부터 당 대표 선거를 준비하고 통합전당대회, 지도부 경선, 총선, 원내대표 경선까지 당무와 선거에 집중하느라 갖고 있는 내용들을 밝히지 못했다. 이제 19대 국회가 개원하면 다시 열심히 움직일 계획이다. 18대 원내대표 때도 그랬지만 내가 잘하는 것보다 당 의원들이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내용들을 적재적소에 배분해서 최대한의 효과를 만들어내도록 할 것이다.

▲ <나는 꼼수다>에 출연해 화려한 입담을 자랑한 바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의 구속에 이어 최근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에 대한 소환과 ‘정봉주 팬카페’ 운영진이 긴급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는데.
- 팬카페에 ‘한미FTA반대 광고’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긴급체포를 했다는데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네르바 사건, 쥐 포스터 사건, 민간인 불법사찰 등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들을 벌여 온 이명박 정부가 마지막까지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이명박 정권을 강력히 규탄한다.

▲ 박 원내대표가 꿈꾸는 원내대표의 모습은?
- 앞서 말씀드렸지만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무엇보다 내가 잘하는 것보다 의원들이 잘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원내대표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18대 원내대표 당시 경실련에서 선정하는 국정감사 우수위원 18명 중 15명을 민주당 의원들이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또한 의원총회를 통해 소통하면서 의원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고, 결정된 의견은 관철시키는 것이 원내대표가 해야 할 일이다.

▲ 원내대표 재임기간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 가장 큰 목표는 12월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통합당의 최대의 개혁과 혁신도 정권교체이고, 시대정신도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원내사령탑으로서 당 의원들이 훌륭한 의정활동을 통해서 국민들의 평가를 받고 정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당 의원들이 상임위원회와 본회의에서 이명박 정부의 부정과 무능을 질타하고 잘못된 것을 하나씩 바로잡아 나간다면 국민들은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하는 것을 보니까 정권을 맡겨도 되겠구나’라고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최우선의 목표를 두고 열심히 노력하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 또한 원내대표는 당 대표와 함께 당의 지도부이기 때문에 이길 수 있는 대선후보를 선출해서 반드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겠다. 그렇게 해서 12월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이명박 정부에서 만들어놓은 각종 악법과 불합리한 제도를 혁신하고 바로잡아 나갈 것이다. 그것이 ‘1% 부자가 아닌 99%의 서민이 잘사는 나라’이고 바로 민주통합당이 만들고자 하는 모습이기 때문에 원내대표 재임기간에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도록 노력하겠다.

 

<박지원 신임 원내대표 프로필>

▲ 1942년 전남 진도 출생
▲ 단국대 상학과 졸
▲ 목포대학교 명예법학박사 학위
▲ 조선대학교 명예경제학박사 학위
▲ 동서양행 뉴욕지사 지사장
▲ 데일리팻숀스(주) 대표이사
▲ 미국 뉴욕한인회 회장
▲  미주지역 한인회 총연합회장
▲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이사장
▲ 제14대 국회의원 
▲ 민주당 수석부대변인, 대변인
▲ 국민회의 대변인, 기획조정실장, 총재특별보좌역
▲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비서관
▲ 문화관광부 장관
▲ 문화관광부 한국문화산업진흥위원회 위원장
▲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 정책특보
▲ 대통령비서실 실장
▲ 김대중평화센터 비서실장
▲ 18대 국회의원
▲ 민주당 정책위의장
▲ 민주당 원내대표
▲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 민주통합당 원내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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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