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미래권력 ‘박근혜 쉐도우캐비닛’ 대예측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5.21 11: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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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김칫국 후루룩? “떡 줄 사람한테 물어봐!”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박근혜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친박 핵심인사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내년 출범할 수 있는 ‘박근혜 정권’의 핵심부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섣부른 ‘박근혜 쉐도우캐비닛(예비내각)’ 명단까지 나돌 정도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특정그룹에 힘을 몰아주거나 2인자를 만들지 않는 스타일의 리더십으로 상황에 따라 필요한 사람을 찾아 직접 미션을 주는 식으로 측근들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또 기대에 부응하고 믿음을 준 사람에게는 무한 신뢰를 보낸다. 박 전 위원장 사람들 또한 의리와 충성심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박근혜의 사람들’은 크게 원로그룹과 보좌진그룹, 의원(비의원)그룹, 정책그룹(외각조직)으로 나뉘며, 적정한 역할분담을 통해 ‘박근혜 정권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새누리당이 명실상부한 ‘박근혜당’으로 거듭났다.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원내에 진입했으며 당지도부 7명 중 6명(황우여·이혜훈·정우택·유기준·이한구·진영)의 친박인사가 포진하며 친정체제 구축을 완료한 것이다.

이로써 5개월 동안의 비대위 체제를 마감한 박근혜 전 위원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대선 준비에 들어갔다.

6월 중순 쯤 본격 대선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의 친박 일색 당 운영은 견제와 균형의 상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어 초반 대권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박근혜 당’ 변모
득인가? 실인가?

5·15 전당대회 결과는 ‘친박계의 선택=당선’이라는 당내 역학구도를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9일 친박계(이한구-진영)가 원내사령탑을 접수한 데 이어 당 지도부 라인업 대부분은 ‘박심’을 따를 수 있는 인사들로 채워졌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황우여 대표는 작년 4월 원내대표 당선 때부터 박 전 대표와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해온 신(新)친박계다. 당내 지지기반이 뚜렷하지 않은 황 대표가 당 대표에 선출된 데는 친박계의 물밑 지원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나머지 최고위원 4명 중 3명이 친박계로 채워졌으며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중 1명은 박 전 위원장의 핵심 측근이자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거론되고 있어 ‘박근혜 친위체제’ 완성을 앞두고 있다.

대선 경선과 본선에서 당의 자금(한도액 559억원)과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며 ‘당3역’으로 불리는 사무총장도 친박계 서병수(4선) 의원이 차지했다.

사무처와 여의도연구소 등에 대한 인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 탓에 최고위원 이상의 권한을 가진 직책이라 친박계도 절대 양보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직 인선을 싹쓸이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의식해 정두언 의원도 고려되고 있으나 사무총장만큼은 최대계파가 가져가는 것이 모든 정당의 관례이고, 대선 국면에서 허물없이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측근이 맡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에 서 의원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 친박 일색, 김광두·김영세 등 자문그룹 핵심
최경환 유정복 현기환 친박 핵심 당 신실세 등극, 원로에 신뢰 높아 

홍사덕 의원의 낙선으로 원내 그룹 내 친박 좌장 자리가 공석이 된 상황이라 이 자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후보로는 이번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한 강창희 당선자와 4선이 되는 서병수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 당선자는 국회의장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수당에서 맡는 국회의장은 정의화 현 국회의장 대행(5선)이 도전할 뜻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선 의원을 선출해온 관례상 선수가 높은 강 당선자가 유력하다. 충청권 친박 좌장으로 불리는 강 당선자가 국회의장을 맡게 될 시 친박계는 의회와 당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당을 사당화 했지만 박 전 위원장이 가장 신뢰를 가지고 있는 그룹은 원로그룹으로 알려졌다. 최필립·서청원·남덕우·김종인·김용환·최병렬 등이 꼽히며 이들은 박정희 시대 출신이거나 박 전 위원장이 어려웠던 시절 함께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비대위 시절 가까워진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경제민주화 기조 도입을 박 전 위원장에게 강하게 요구해 관철시키는 등 박 전 위원장의 좌클릭 움직임 또는 중도 행보를 권유하고 있다.

특히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박정희 시절 재무부장관) 등은 아버지의 신임을 받던 참모출신이라는 점에서 박 전 위원장의 신뢰가 절대적이라는 분석이다.

양친을 총탄에 잃은 기억이 있는 박 전 위원장은 사람에 대한 믿음이 약한 편인데 수십 년 간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은 이들 원로그룹을 각별하게 대한다는 것이다.

공석 ‘친박좌장’
누가 꿰차나?

차기정권에서 이들이 현직을 맡기는 쉽지 않겠지만 국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일부는 총리 등에 중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보좌진도 최측근 그룹으로 손꼽힌다. 박 전 위원장은 1998년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 14년간 보좌진을 한 번도 바꾸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박 전 위원장이 가족처럼 여기는 ‘보좌진 4인방’은 이재만(정책 총괄)·이춘상(인터넷·의정활동) 4급 보좌관과 정호성(메시지) 안봉근(수행·일정) 5급 비서관 등이다.

이들은 담당분야를 나눠 정책보좌를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박 전 위원장과 외부 인사들을 연결시켜주거나 박 전 위원장의 일정을 짜는 임무, 즉 문고리 권력을 잡고 있기 때문에 실세 아닌 실세로 손꼽히고 있다.

몇몇 핵심 의원 외에는 의원들조차 보좌진을 통해야 박 전 위원장을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따라서 직책상으론 보좌진이지만 의원급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원내 정책파트도 주목할 만하다. 19대에 첫 입성한 인물들 중 ‘유승민 사단’으로 불리는 안종범·강석훈·이종훈 등 경제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고 이한구 원내대표도 비중이 클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내에선 안종범 당선자를 경제부처 장관 1순위로, 강석훈 당선자를 청와대 경제수석 1순위로 꼽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경환·유승민·유정복 의원 ‘최측근 3인방’은 정책·정무사령탑 역할을 할 예정이다. 최·유 의원은 같은 연세대 출신인 현기환 의원과 함께 대표적인 신실세 그룹으로 통하기도 한다.

이학재 의원은 최근 ‘비서실장 격’으로 복귀했다.

총선에서 낙선하거나 불출마한 이성헌·이정현·구상찬·김선동 의원 등도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캠프에서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가족처럼 여기며 14년간 교체하지 않은 ‘보좌진 4인방’ 영향력 높아져
6월 대선캠프 구축 예정, 현역의원 배제한 실무진 위주의 20여명 예정


이 밖에 정갑윤·김태환·유기준·한선교·서상기·황진하·정희수·윤상현·조원진 의원과 김재원 당선자 등 재선 이상의 친박계 인사들이 30여명에 달해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외곽조직도 박 전 위원장의 측근그룹으로 손꼽히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격인 ‘국가미래연구원’을 조직한 김광두 전 서강대 교수와 김영세 연세대 교수 등은 자문그룹의 핵심 멤버들이다.

박 전 위원장이 지난 4년간 꾸준하게 참여해 온 스터디모임 ‘포럼오래’도 지난달 공식행보에 나섰다. 2007년 박근혜 대통령 후보 클린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함승희 전 의원이 이끌고 있는 포럼오래는 국내 10개 지부, 해외 7개 지부를 형성해 회원이 2000여명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알려져 정가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의 선거캠프 구성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 휴식에 들어간 박 전 위원장이지만 8월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캠프 구축이 물밑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선캠프 출범 시점은 6월초나 중순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명 미만으로 경량급 캠프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5~20여명의 규모로 보좌관을 비롯해 일정, 공약, 연설 등을 관리할 실무 담당자들 중심으로 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규모 캠프로 대응한 뒤 야당과의 ‘본선’을 앞두고 규모를 키우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또 당내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되기 전까지는 박 전 위원장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던 이학재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현역 의원들의 참여는 최소한에 그칠 전망이다.

경량급 규모의
대선 경선캠프

특정 현역 의원들이 다수 참여할 경우 비박계 대선주자들의 비판과 견제가 거세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역은 19대 국회 개원에 맞춰 민생공약 이행을 위한 입법에 집중해야 된다는 박 전 위원장의 의중이 내포된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지난 2007년 경선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를 재규합시키는 성격이 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외부인사가 수혈되기보다는 박 전 대표를 줄곧 보좌하며 뜻을 같이해온 인사들이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박근혜의 사람들’이 새삼 주목 받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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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