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홍정순 기자] 정치권에 또다시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폭탄이 터진 상태다. 게다가 이번엔 진보정당의 부정선거 논란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정국은 난장판의 연속이다. 구태의연한 악습이 계속 반복되자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혐오는 극에 달한 상태다. 정치권을 향한 들끓는 민심에 비정치권 인사인 안철수 원장은 또다시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상태다.
최근 정치권에 바람 잘 날이 없어 보인다. 끝도 없이 터지는 비리 폭탄 때문이다. 그간 썬파워를 과시하던 이상득?최시중?박영준 등 MB정권 실세 3인방의 비리 전력들이 낱낱이 드러난 상태다. 임기 말 힘 빠진 정권에서 봇물처럼 쏟아지는 권력형 비리들은 사회지도층의 부도덕성에 정점을 찍은 상태다.
‘안철수 파워’ 원동력
게다가 이번엔 진보정당의 부정선거 사태가 수면위로 급부상하며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4?11 총선을 통해 제3정당으로 급부상한 통합진보당의 당권파가 패권을 지키려 비례대표 경선 순위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것. 때문에 진보정당의 생명인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게 됐다.
특히 부정선거에 대한 비난여론에도 ‘사퇴불가’ 의사를 거듭 밝히는 당권파의 모습은 국민들의 눈에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혈안이 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갖가지 비리들이 드러나며 난장판 형국을 보이자 민심은 들끓는 실정이다. 때문에 또다시 비정치권인사인 제3의 인물에게로 시선이 쏠리는 모양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바로 그 최대 수혜자로 보인다.
안 원장은 그간 백신을 개발하여 무료로 나눠주는 등 사회에 헌신하는 공적 삶을 살았다. 안 원장은 또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정신, 높은 도덕성까지 겸비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다.
그는 특히 그동안 지속적인 강연을 통해 젊은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희망을 심어주며 남다른 배려와 존중의 소통 방식으로 젊은 계층의 지지를 끌어냈다. 여기에 1500억이라는 통 큰 기부까지 이어지며 국민들의 ‘마음’까지 얻었다.
이러한 안 원장의 행보는 기존 정당정치가 하지 못한 부분을 비정치권 인사인 그가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안 원장에게서 새로운 리더십을 엿본 민심은 ‘안철수 파워’를 생산해내 지난해 단숨에 ‘박근혜 대세론’까지 무너뜨리며 정국을 요동치게 만든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반해 정치권은 뼈를 깎는 반성과 변화로 국민에게 희망의 싹을 보여줘도 모자랄 판에 최근 또다시 ‘막장드라마(?)’를 연출하며 민심을 배반했다. 국민적 시선이 자연스레 안 원장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정치권의 ‘안철수 구애’가 들불처럼 번지는 것 역시 같은 현상이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지난 8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안 원장과 정세균 민주당 상임고문과 함께 제3세력을 형성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희망2013승리2012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도 성명을 통해 진보개혁세력 연대의 재구성을 촉구하면서 “안철수 지지세력까지 껴안아야 한다”고 촉구한 상황이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세웅 신부 등 진보 성향 재야원로들이 주축이 된 ‘원탁회의’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12월 대선에서의 연대는 기존 정당들뿐 아니라 아직 정당구조에 포섭되지 않은 이른바 안철수 지지세력까지 끌어안는 연대여야 한다”고 진보진영의 새판짜기를 주문했다.
새누리 임태희도 민주 이해찬도 지금은 안철수에 구애 중
측근비리?부정선거 터져 정국 요동치자 몸값 높인 안철수
여기에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역시 안 원장의 정치적 자질에 대해 부족함이 없다고 치켜세우며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 고문은 지난 10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2월 대선은 민주당이 대동단결해 위기를 잘 극복할 것이다”며 “안철수 원장을 비롯한 진보진영과 잘 연대해 대선을 치른다면 얼마든지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고문은 안 원장의 검증되지 않은 정치력 논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안 원장의 인용을 보면 상당한 식견을 가지고 있으며, 사태를 잘 파악하고 있다”면서 “단순한 의사나 컴퓨터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품성이 비교적 정의롭고, 그 정도라 한다면 정치할 자질로는 부족함이 없다”고 치켜세웠다. 이 고문은 이어 “다만 예산 등 구체적인 정책에 들어간다면 알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선에 나오려면 팀을 강화해야할 것이고 보완이 돼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 안 원장 역시 대선을 향한 보폭을 조금씩 늘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안 원장의 주변과 정치권에서는 대선 출마를 짐작케 하는 다양한 정황이 포착된 상태다. 한 언론은 안 원장이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인연을 맺은 카이스트·충남대 교수를 중심으로 ‘스터디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스터디그룹은 특히 운영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안 원장 측에서 지원한다는 설까지 나돌면서 스터디그룹이 향후 진행될 대선정국에서 안 원장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 상태다.
정치인들에 의한 자생적 지지모임 결성도 포착되고 있다. 특히 지난 4?11 총선에서 예상 밖 부진으로 사실상 대권에서 거리가 멀어진 한 인사의 외곽조직 인사들이 안 원장 쪽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야 모두 안철수에 구애 중
무엇보다 안 원장 본인이 지난 3월27일 서울대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내가 만약 사회에 긍정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만 쓰일 수 있으면 설령 그게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고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다.
최근 정치권의 ‘이상득?이정희 사태’로 민심이 바닥을 치자 여야 모두 안 원장에 대한 구애로 몸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양상이다. 정국이 요동칠수록 몸값을 높이는 ‘안철수 백신’. 과연 안 원장은 민심의 요구에 부응해 정치권 내로 본격 진입하게 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