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홍정순 기자] 그야말로 잠룡 다산시대다. 청와대 입성을 노리는 잠룡들의 대선출마 러시가 이어지면서다. 벌써부터 과열되는 열기 속에 정치권은 대선정국으로 급변하는 양상이다. 잠룡들은 저마다 민심을 사로잡으려 각양각색의 정책에 몰두하고 있다. 과연 어느 잠룡이 민심을 꿰뚫고 ‘파란기와집’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정치권의 시선이 다가오는 12월 대선을 향해 쏠리는 눈치다. 청와대 입성을 노리는 잠룡들이 대선레이스 출발선으로 물밀듯이 몰려오면서다. 하지만 이들이 내세운 전략은 각양각색이다. 잠룡들이 내세우는 브랜드(?)를 살펴봤다.
공통 관심사는 ‘민생’
먼저 앞서가는 주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대선핵심 공약으로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는 모양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총선에 이어 대선 역시 민생 챙기기를 최우선으로 하며 화두로 급부상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다듬는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사실상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박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경제관에 별반 차이가 없었다. 두 사람은 이른바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로 나라를 강건하게 하겠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줄푸세로 대변되는 성장위주의 ‘MB노믹스’ 정책은 실패로 규정된 상태다.
때문에 MB차별화를 시도 중인 박 위원장의 경제관념에도 변화가 왔다는 평이다. 성장 대신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를 거론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에 뜻을 같이 하는 인사들은 비례대표 앞 순번에 전진 배치한 바 있다. 특히 지난 11일 새누리당의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 역시 ‘경제민주화,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때문에 정치권은 12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박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정책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겠다”며 지난 4월22일 박 위원장에 정면도전장을 내던진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년실업의 여파로 골머리를 앓는 현시점에서 김 지사의 일자리 창출 성과는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특히 김 지사는 국내외 주요 기관 및 기업과 106차례의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MOU 체결로 외국기업이 경기도로 진출하면서 공장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일자리도 늘어났다. 김 지사가 ‘일자리 도지사’라는 별칭을 얻은 이유다. 정치권에선 김 지사가 이러한 업적을 바탕으로 일자리 창출을 자신의 브랜드로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권 재수생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강점은 ‘외교분야’다. 특히 정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은 한국과 동아시아?지구촌 등 국내외 중요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실제로 정 전 대표는 싱크탱크를 통해 국내외 중요 이슈들에 대한 정책과 대안을 제공받아 온 것으로 알려진다.
박근혜-경제민주화, 정몽준-외교안보, 임태희-정치개혁
문재인-검찰개혁, 손학규-협동조합…안철수 보따리 관심
게다가 다선의원인 정 전 대표는 그간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수차례 활동해왔다. 때문에 박근혜 차별화를 꾀하는 정 전 대표가 대선 전략으로 자신의 최대강점인 외교분야를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태다.
MB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역시 대선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지난 8일 공식 대선출마선언 자리에서 임 전 실장은 ‘정치개혁’을 내세웠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리더십을 만드는 것이다”며 “구태의연한 한국 정치의 틀을 깨겠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그러나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기존의 대한민국의 구태의연한 틀을 유지하면서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유신망령이 되살아났다고 공격할 것이고, 문재인이 되면 ‘잃어버린 10년 시즌2’가 시작됐다고 할 것”이라며 “박 위원장은 새 시대를 여는 킹메이커로 디딤돌 구실을 해 달라”는 파격적인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일 대선출마를 공식화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부채해방’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대한민국을 마케팅 해 국민들을 가계부채로부터 해방시킬 것이다”며 이색적인 전략으로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존재감 키우기에 주력하는 야권 잠룡들 역시 저마다의 정책과 비전을 내세우며 공약다듬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먼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틈만 나면 ‘검찰개혁’을 화두로 올려왔다. 견제는 없고 권력은 비대해진 검찰이 정권과 야합하며 입맛 따라 수사하는 잘못된 칼날에 민주주의와 인권이 무참하게 상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문 고문은 특히 2012년 민주개혁정부로 정권교체 시 지나치게 권력이 비대해진 정치검찰 개혁에 나서겠다고 벼르는 상태다.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키워드는 ‘협동조합’이다. 특히 손 고문은 자본주의 폐해 극복을 위한 대안경제로 협동조합의 활성화라는 굵직한 정책비전을 꺼내들었다.
이용자 소유 기업이라는 공동소유 구조로 고용 친화적 성격과, 조합원의 편익 추구 및 지역사회 기여 등을 활동 목표로 하는 점에서도 투자자의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일반기업과는 다른 독특한 경제모델이다.
최근 유럽5개국 투어를 마친 손 고문은 “부산의 중소 신발공장들을 협동조합으로 연결해 새로운 도약과 고용 창출을 이루는 방안 등의 실현 가능성을 짚어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법은 각양각색
정세균 상임고문은 ‘분수경제’를 주창하고 있다. 상위 1%에 부가 집중돼 아래로는 한두 방울이 떨어지는 ‘낙수경제’를 벗어나, 아래쪽에서 소득이 창출돼 사회 전체로 부가 솟구치는 경제체제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대선 출마를 고심하는 김두관 경남지사도 ‘일자리 경제’를 화두 삼아 민생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 밖에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어떤 구상을 들고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잠룡들이 꿈틀대기 시작하며 달아오르는 대선불판. 과연 어떤 잠룡의 전략이 민심과 통하게 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