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79> 대규모 PF사업 총점검

제2, 3 파이시티 사태 또 터질라

정·관·재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양재동 파이시티. 그리고 사업자를 선정한 지 5년이 지나서야 기공식을 가진 알파돔시티 사업. 최근 대규모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하는 PF사업들을 점검해봤다.

정권 실세들 금품수수 의혹 양재동 파이시티 주목
초대형 프로젝트 인허가 어려워 유혹 빠지기 쉬워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정권 실세들의 금품수수 의혹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는 ‘파이시티’사업은 어떤 사업일까. 파이시티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대형 복합유통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9만6007㎡ 부지에 지하 6층, 지상 35층, 5개동으로 판매시설 및 업무시설, 교육연구시설, 운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자금만 충분하다면…
로비 없이 안 된다?

총 사업비만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연면적도 75만8606㎡에 달해 단일 복합유통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시행사로 사업을 추진해온 (주)파이시티는 지난 2006년 부지 매입을 마쳤지만, 이후 인허가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지 용지는 1982년 당시 ‘유통 업무설비’로 용도 지정돼 있었지만, 2006년 5월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과 연결된 도로를 넓히는 등 기부체납을 통해 대규모 상업시설 조성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설계상의 문제를 보완한다는 이유로 2009년 11월에서야 건축 인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주)파이시티는 이 과정에서 인허가를 빨리 받기 위한 로비에 나서는 동시에 1조450억원에 이르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사업은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대출금도 갚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2010년 2월과 6월엔 연대보증을 섰던 시공사 대우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잇따라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주)파이시티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이 대출금을 출자전환해 사업시행권과 부지가 모두 채권단에 넘어가는 처지에 이르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규모 PF사업의 특성상 제2·3의 파이시티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대규모 PF 개발사업 특성상 수많은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는 데다 금융권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정치권 로비’에 대한 유혹이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조달이 막히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건설업계는 대규모 개발사업의 경우 인허가가 장기화되기 마련이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대출이자에 부담을 느끼는 시행사 등이 차라리 돈을 써서 정부 고위층을 통해 기간을 단축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한다.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나가는 이자보다는 훨씬 싸게 먹히는 이유에서다.

전국 공모형 PF 31개…사업비 81조원
상당수 자금조달 등 문제로 추진 차질

공모형 PF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이 출자한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가 사업을 추진하는 형태를 말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1년 12월 현재 전국의 공모형 PF사업은 총 31개 사업, 81조1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상당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조달과 수익성 등의 문제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 이들 사업장 대부분이 토지대금 연체이자를 둘러싼 금융상 갈등이나 주상복합빌딩 평형변경을 비롯한 사업계획 변경 등으로 발주자와 주간사, 금융기관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수십조의 돈이 묶이며 건설업계 경영난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파악돼 정부는 금융사와 건설업계 간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울 강남 세곡동 헌인마을에 고급 주택단지를 짓는 헌인마을 PF 프로젝트도 파이시티와 비슷한 경우다.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공동 시공사로 대출금 4270억원에 대해 각각 절반씩 지급보증을 섰으나, 글로벌금융위기 직후 두 회사 모두 잇달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주저앉았다.


강남구의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는 등 일정이 미뤄지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고, 인허가 과정에서 당초 아파트와 주상복합, 타운하우스를 골고루 짓는다는 안에서 3층 이하 빌라와 단독주택을 건설하는 쪽으로 방향이 틀어지면서 사업성도 떨어졌다.

퇴짜…결국 무산
줄줄이 주저앉아

 
총사업비 3조6783억원, 133층 높이 상암DMC랜드마크타워 사업도 인허가로 무산될 위기다. 2009년 서울시와 초고층빌딩개발 사업계약을 맺은 시행사 서울 라이트타워는 현재 건물 높이를 낮추는 사업계획변경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건물 높이를 100층으로 낮춘다고 했다가 서울시에 퇴짜를 맞았고, 올해는 70층으로 낮추는 사업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시큰둥하다.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높이 640m)으로 건립할 예정이었던 상암DMC랜드마크타워는 지상 133층 규모의 원안을 지상 70층 높이로 변경하는 수정안을 서울시에 제출한 상태다. 서울시는 착공 시한을 5월 말로 늦추고 계획 변경안을 협의 중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대형 PF 사업이 자금 조달 문제로 인해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하지만 모두 파이시티와 같은 경우라고 볼 수 없다”면서 “규모가 큰 대형 건설사업의 경우 경기가 뒷받침되지 않는데, 인허가 과정이 늘어지게 되면 건설사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선 PF사업도 있다. 바로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판교 알파돔시티 등이다. 두 사업은 이미 정상화 발판을 마련한 상태.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 침체로 최근 몇년 새 지지부진한 전국의 주요 공모형 PF사업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업무지구·알파돔시티 재개
정체 10여 곳 정상화 여부 관심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용산역세권개발(주)은 조만간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23개 초고층 빌딩 설계안을 확정, 계획설계(SD) 결과 보고회를 개최하고 미래 용산의 스카이라인을 공개한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지난 1월 1855억원 규모의 설계용역을 발주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8조원 규모의 공사를 한꺼번에 발주할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 착공 및 분양에 나서 2016년 말 사업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 31조원이 투입될 이 개발 프로젝트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극단적인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코레일의 대규모 토지대금 이자 탕감과 대금 납부 시점 연기 결정에 이어 주요 건물 설계사와 랜드마크 빌딩 시공사까지 선정되면서 사업 추진을 위한 진용을 완전히 갖췄다는 평가다.

판교신도시 알파돔시티 PF사업도 지난달 24일 사업자 선정 5년 만에 첫 삽을 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날 오후 기공식을 갖고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월 LH는 사업기간 연장 및 단계별 개발, 대물 인수, 토지대금 납부조건 완화 등을 통해 사업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 민간 출자사도 공사비 절감, 자산 선매각 등의 노력으로 착공에 필요한 1조5000억원의 자금 조달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알파돔시티는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 중심상업용지 13만8000㎡ 부지에 들어서는 복합개발단지다. 주상복합과 백화점·호텔·상업시설 등을 짓는 대규모 공모형 PF사업이다.


2007년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주택건설 사업계획까지 승인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성 악화 우려로 사업이 지연돼왔다. LH는 오는 6월 6-4블록과 6-3블록 및 주상복합 블록 등 1단계 사업을 착공하고 9월 주상복합아파트 931가구를 분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5곳 계획안 조정 중
아예 착공 늦추기도

이밖에도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대형 공모형 PF사업은 약 10건에 이른다. 이 중 경기도 남양주 별내역 인근에 업무·주거기능이 집적된 복합단지를 짓는 ‘남양주 별내 복합단지’, KTX 광명역 인근에 고층 아파트와 오피스텔·쇼핑몰을 조성하는 ‘광명역세권복합단지 개발사업’등 5곳은 지난 3월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공모형 PF 정상화 대상으로 선정돼 사업계획을 조정 중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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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