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리 본 ‘자서전’ 속 김두관 ‘대권 플랜’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4.24 09: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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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노무현’ 롤모델은 노무현 아닌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리틀 노무현’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움직임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 잠룡 중 최대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 받는 김 지사가 물밑 행보를 마무리 짓고 본격 ‘대권 플랜’을 가동한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는 출판기념회 준비 소식이 끊었다. 한 보수언론이 김 지사의 출판기념회 일정을 보도하면서 김 지사의 본격 대권행보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진 것. 하지만 김 지사는 이 같은 일정을 공식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김 지사의 잠재력과 아직은 숨기고 싶은 진심을 <일요시사>가 긴급 취재했다.

지난 18일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두관 경남지사가 5월26일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6월2일 광주, 15일 서울에서 릴레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정치권은 일순 요동쳤다. 대선주자의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대선 출정식으로 결부된다는 정치권의 인식 때문에서다.

대선주자 출판기념회
사실상의 대선 출정식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도시와 날짜도 관심을 증폭시켰다. 창원은 경남도청이 있는 자신의 근거지이고 5월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로 주말까지 추모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여겨져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 지사로서는 많은 의미가 내포돼있다는 평가다.

6월2일로 예정된 광주는 민주통합당의 텃밭이자 민주화의 성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이 깃든 곳이다. 또한 이날은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에 당선된 뒤 임기(4년)의 반환점을 도는 날이기도 하다.

15일로 예정돼 있는 수도 서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던 날로 해마다 당 차원의 기념행사가 열리는 날이다.

이 같은 일정은 6월9일로 예정된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와 겹쳐 잘만 하면 흥행몰이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도부 구성을 지켜본 후 15일 서울 출판기념회에서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이러한 사실을 즉각 부인했다. 보도가 나온 지난 19일 경남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4·19 기념식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책을 집필하고는 있다. 그러나 출판기념회를 준비한 바는 없다. 지난 2년간 도정경험을 중심으로 한 책이다”며 ‘대권 출마’를 본격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개최될 ‘전국 릴레이 출판기념회’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이러한 부인은 ‘숨고르기’ 차원이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그동안 말을 극도로 아껴왔던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출판기념회 일정이 보도되자 <일요시사>에 “비밀을 유지해온 사실이 모두 알려졌다”며 허탈해 했고 “사실이다”고 털어놨기 때문이다. 일단은 현재 도지사 신분이라 대선행보를 적극 표명하기 힘들어 부인하지 않았겠느냐고도 했다.

또한 그는 “김 지사가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을 ‘롤모델’로 잡았다”고도 밝혔다. “가난하고 어렵게 살았던 유년기 시절이 겹치고 중상층을 두텁게 한다는 목표가 같다”는 것이다. 평소 사석에서도 “한국의 룰라가 되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던 김 지사의 의중으로 보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대목이었다.

실제 김 지사는 자신의 블로그인 ‘김두관 입니다’에 총선날인 지난 11일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글을 4편이나 올렸다.

김 지사는 2006년 지방선거 낙선, 2007년 대선 경선 예선 탈락, 2008년 총선 낙선. 잇따라 고배를 마신 이후 백수로 지내며 겪었던 좌절과 방황의 힘든 시간을 토로하며 “‘성공한 서민정부’의 모델을 보여준 룰라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한 순간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룰라 전 대통령을 소개했다.

김 지사는 룰라 전 대통령의 성공 비결에 관심을 가지고 그의 취임부터 퇴임까지 임기 8년 동안 나온 신문과 잡지 기사, 논문, 자서전, 연설문은 물론이고 브라질을 비롯한 라틴아메리카 정치와 관련된 도서를 닥치는 대로 구해서 읽었다고 한다.

룰라 전 대통령은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았고 지독하게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취임 당시 GDP 4564억달러, GDP 증가율 1.1%, 외환보유액 370억달러, 물가상승률 12.5%에 달했던 브라질 경제를 퇴임 때까지 GDP 1조8000억달러, GDP 증가율 7.3%, 외환보유액 2735억달러로 높였고 물가상승률은 5.6%로 낮췄다.


이처럼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룰라 전 대통령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5월26일 창원, 6월2일 광주, 15일 서울 찍고 대선행?
전국 릴레이 출판기념회 보도 공식 부인은 ‘숨고르기’용

김 지사는 그의 일대기 소개도 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국가기술연수원에 들어갔던 룰라 전 대통령은 가문에 선반기술공이 탄생한 것이 큰 자랑거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열여덟 살이 되던 해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 하나를 잃으며 방황이 시작되었고, 가난해서 제대로 배울 수도 없었던 신세를 늘 한탄했다고 한다.

24살에 결혼했지만 출산을 앞두고 아내가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의료사고로 비참한 최후를 맞자 또 다시 3년 반이라는 긴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김 지사는 룰라 전 대통령을 보며 남해 이어리의 어린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며 ‘가난했던 어촌마을, 먹을 것이 귀했던 그 시절, 가난은 룰라를 단련시켰듯이 나의 삶도 거칠게 단련시켰다’고 회고했다.

실제 김 지사는 경남 남해군 고현면 이어마을이라는 작은 시골에서 태어났다.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농민의 아들로 넉넉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더욱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며 가세는 더욱더 기울었고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감당했지만 집안 형편은 더욱더 어려워만 갔다. 하

지만 김 지사는 “나는 유년시절의 가난이 내 삶을 불편하게만 만들었던 것은 아니라고 항상 생각한다”며 “어렵던 시절의 기억들은 나에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게 했고 그런 관심이 내 삶을 건강하고 보람된 방향으로 인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끈질기게 이어온 가난의 내력을 먼 과거의 추억쯤으로 정리할 만큼 정신적 여유가 생긴 것은 어릴 적부터 꿈꾸었던 대로 공직에 진출해 목민관으로서 뜻을 펼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라며 회고했다.

공직 생활에 뜻을 두게 된 계기도 밝혔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그렇게 하려면 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힘들었던 유년시절
룰라 대통령과 겹쳐

김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언급도 빼먹지 않았다. 바닷가 소년, 가난한 농민의 아들, 늦깎이 사회운동가, 자수성가형의 입지전적 인물, 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맞서 싸운 인물, 선거에서 당선보다 낙선이 더 많았던 경험, 기득권 주류의 심기를 건드려 탄핵을 받은 비주류 정치인(‘고졸 대통령’과 ‘이장 출신 장관’)이라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과 닮은 점을 내세웠다.


김 지사는 “패배할 줄 뻔히 알면서도 소신과 원칙을 위해 온몸을 내던졌던 노 대통령! 그것은 절망보다 희망에 대한 의지가 더 강했기 때문”이라며 최고의 공통점으로 ‘중단 없는 도전의 인생’을 꼽았다. 문재인 상임고문과 안철수 원장이라는 투톱이 있지만 개의치 않고 도전 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과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차별화도 꾀했다. 김 지사는 “내가 행정가의 길을 걷다가 정치에 입문했다면 노 대통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인으로 살았다”고 강조했으며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으면서도 활동하는 공간은 달랐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이 이론(지방자치실무연구소) 분야에서 주로 활약했다면 나는 실천(지방자치개혁연대) 분야에서 발로 뛰었다”고 강조 한 것이다. 자신이 이장부터 시작해 남해군수, 도지사를 거치며 지방자치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과 비교해 우위에 있다는 것을 어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업무 스타일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이 본인의 결단력과 아이디어를 중시한 반면 나는 동지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실행하는 것을 잘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 대통령이 ‘비주류의 주류’였다면 나는 ‘비주류의 비주류’였다”며 “주류사회와 네트워크가 없다는 것은 나의 약점이자 강점이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친노 진영의 대표주자인 문 고문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대목으로 풀이되며 김 지사가 그동안 “노무현 비욘드(beyond·노무현을 넘어서다)”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는 점도 노 전 대통령 ‘노무현의 그림자’로 불리는 문 고문에 대한 경계 차원에서라는 평가다.


하지만 김 지사는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상식적 저항을 말뿐만이 아니라 실천에 옮겼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신의 핵심적 가치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실제로 지역주의에 대한 그의 불굴의 투쟁은 모든 사람의 양심을 일깨웠다”면서 “리틀 노무현이 그런 정신과 가치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나는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리틀 노무현으로서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 받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노무현 비욘드’ 외치지만 ‘리틀 노무현’ 거부하지는 않아
계파 한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손꼽히는 ‘DOO’

김 지사는 “저는 서민의 아픔과 희망을 정책과 행정으로 구현할 수 있는 ‘서민 정치인’이라고 자부합니다”라고 주장했고 “강력한 의지로 분명하고 명확하게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설프게 타협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자신의 소개글을 썼다. 

이러한 내용들은 다음 달 출간될 김 지사의 자서전에 주로 실리게 될 것으로 여겨지며 책을 출간함과 동시에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사직을 완수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는 것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편지형식을 빌려 도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자신의 최고 강점인 ‘스토리 있는 정치인’을 최대한 어필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김 지사의 강점은 많다. 행정의 젤 밑바닥(이장)부터 최고 상층부(장관)를 경험한 경력이 있고 경남지사 전까지 공직 선거와 당내 선거에 모두 출마하며 선출직은 처음인 문 고문과 신비주의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는 안 원장과 다르게 권력 의지를 숨기지 않는 승부사적 기질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높은 친화력도 그의 강점 중 하나다. 친노 직계지만 핵심이 아니어서 비노계의 거부감도 적고 김대중 전 대통령 직계인 동교동계가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따라서 계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강점 많은 김두관
잠재력은 어느 정도?

그의 출마설은 총선 패배 후 수면위로 부각한 계파 갈등과 안 원장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 어수선한 분위기를 재정비하고 주위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당 내에서는 김 지사의 출마 결심을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후보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흥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당 대선 경선이 치열할수록 추후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통합당 후보의 입지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의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김 지사가 본격 대권행보에 나선다면 대선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일지가 벌써부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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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