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나 홀로 룸살롱족 노하우 공개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4.17 09: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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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밤 시간을 설계해 드립니다"

[일요시사 = 한종해 기자] 혼자 룸살롱을 가야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마 '룸돌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남성들은 '내가 오늘 제대로 놀 수 있을까?' '받아야 할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주대도 바가지 안 쓰고 알맞은 금액으로 정당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등 한참이나 망설일 것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룸살롱을 찾을 때도 그에 대해 잘 아는 룸돌이와 함께 하고 싶어 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룸살롱을 찾는 손님 10명 중 2~3명이 1인 손님일 정도로 혼자서 룸살롱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 1인 손님이 늘자 업계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발길을 모으고 있다. 주대는 내렸고 서비스의 질은 올렸다. 나홀로 즐기는 '무릉도원'에 대해 <일요시사>가 집중 조명했다.

지난 9일 밤 7시께 기자는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을 찾았다. 유흥문화에 정통한 지인을 통해 알게 된 1인 전용 룸살롱의 장모 상무를 만나기 위해서다. 룸사롱에 가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업소로 들어가는 1인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기자는 룸살롱에 입장하기 전 장 상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끊어지고 얼마 되지 않아 한 남성이 달려 나와 기자를 룸으로 안내했다.

퇴근 시간부터 모이기 시작 

룸은 일반 룸살롱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원형테이블을 둘러싸고 있는 소파와 노래방 시설, 생수와 음료수 몇 개,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룸 크기가 조금 작은 정도? 하지만 혼자서 룸에 앉아있자니 크게만 느껴졌다.

5분여가 지났을까? 풍채가 좋은 한 남성이 룸으로 들어와 자신이 장 상무라고 소개하더니 룸에 설치된 인터폰으로 맥주 몇 병과 마른안주를 주문했다. 기자가 "놀러 온 게 아니다. 얘기를 나누러 왔다"고 하자 장 상무가 사람 좋은 얼굴로 웃으며 이유를 설명했다.

"기자님도 나중에 제 손님이 될지 누가 알겠어요. 미래의 손님에 대한 투자이니 사양하지 마세요. 얘기 나누다 보면 목도 마르실 겁니다. 아! 아가씨도 몇 명 보시겠습니까? 직접 보시는 게 나을 듯 한데…."


이른 시간부터 손님이 있었던 이유가 보였다. 기자가 손님으로 왔다면 간도 쓸개도 모두 빼줄 기세였다. 인터폰을 들고 아가씨를 부르려는 장 상무를 만류하고 자리에 앉았다. 맥주와 안주가 나오고 질문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가장 궁금했던 분위기에 대해 물었다.

"과거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혼자서 룸에 오는 손님은 기피대상 1호였죠. 게다가 술까지 취해서 들어오면 담당 웨이터들은 손님이 나갈 때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어요. 혼자서 룸에 온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고 2차를 나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걱정을 해야 하는 정도죠. 그런데 지금은 별반 특별한 일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혼자 오시는 분들이 많아졌고 그 분들의 가려움을 긁어주기 위해 이런 곳이 생길 정도니까요."?

혼자 룸살롱 찾는 1인 방문객 급증…10명 중 3명
아가씨 2명 초이스로 즐기는 '나홀로 무릉도원' 

사실이었다. 남자들이 혼자서 룸살롱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여자가 필요해서 일 것이다. 하지만 룸살롱은 주대가 비쌌고 혼자 갈 경우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한 번에 몇 십만원이 기본인 룸살롱 주대가 부담스럽기는 매 한가지. 그래서 이들을 노린 업소가 등장했고 대부분의 이런 업소는 북창동식 스타일의 하드코어 룸을 표방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서비스가 이뤄지는 걸까?

"일반 룸살롱 아가씨들은 처음 온 손님들에게 스킨십에 꽤나 방어적인 편이에요. 물론 그 부분을 화려한 언변으로 공략하는 분들이 계시긴 하지만 극히 일부죠. 하지만 저희 업소는 정반대에요. 쉽게 말하면 처음부터 아가씨들이 벗고 덤벼든다는 거죠. 어떤 손님이 오든 진한 스킨십을 할 수 있고 목표 달성이 쉬우니까 한 번 오셨던 분들이 단골이 되는 거죠."

장 상무의 말에 따르면 혼자서 와도 추가 비용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개개인의 아가씨 취향이나 즐겨 마시는 술 등을 파일화 시켜 컨설턴트식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한다. 장 상무가 품에 있는 수첩을 꺼내 그 중 몇 장을 기자에게 공개했다.

처음부터 벗고
달려드는 아가씨들


장 상무가 공개한 수첩에는 고객의 이름은 물론 연락처 등 기본정보와 방문했을 때 마셨던 술의 종류와 초이스 했던 아가씨 등 개인 취향에 대한 정보가 가득했다.

기자가 "여기 적혀있는 손님들도 자신이 수첩에 적혀있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모르시죠. 아무리 본인을 위해서라지만 자기 신상정보가 적혀있는데 누가 좋아라 하겠어요. 그런데 다음에 오실 때 제가 미리 취향에 맞는 애들로 룸에 넣고 술도 알아서 갖다드리면 좋아는 하세요. 고객 관리의 한 방법이라고나 할까요?"

대체로 어떤 손님이 오는지 궁금했다. 시간을 확인하니 저녁 8시. 희미하게 뒤섞인 노래소리와 음악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니 손님 몇몇이 일(?)을 보고 있는 듯 했다.

"딱히 정해진 부류나 계층은 없어요. 20대 초반의 젊은 대학생들부터 60대의 고령자들까지,?또 말단 직장인에서부터 전문직 종사자까지 매우 다양하죠. 요즘에는 혼자오신다고 해도 예정처럼 '진상'인 손님들은 거의 없습니다. 찾자면 술에 취하셔서 몸을 못 가누시는 정도? 혼자 오시는 손님들 얘기 들어보면 접대나 친목차 여럿이 오셔서 서로 눈치 보느라 제대로 놀지 못해서 다시 찾았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실제로 접대차 업무차 룸살롱을 찾으면 상사 눈치에, 거래처 눈치에, 상사의 입장인 사람도 오히려 체면 때문에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만 있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장 상무는 혼자 오는 손님들을 두 부류로 나눴다.

"한번 1:1 초이스를 하면 편한 마음에 계속 같은 파트너를 찾는 손님이 있고, 매번 다른 파트너를 초이스해서 늘 새로운 맛(?)을 보는 손님도 있죠. 일명 파도타기를 한다는 거죠."

업소에서 내세우는 특별 서비스도 있다고 했다. 2명의 아가씨와 즐길 수 있다는 것. 처음 오신 손님들이 쑥스러워 하지 않도록 알아서 맞춰 주기도 한다고.

아가씨 TC만 추가로?'황제서비스' 받아?

"같은 주대에 아가씨 TC만 추가하면?2명의 아가씨를 초이스 해서 놀 수 있어요. 다 벗은 여체 둘을 좌우에 두고 황제서비스를 받는 거죠. 또 혼자 오시는 분들은 더 신경을 써서 알아서 잘하는 아가씨를 선별해서 초이스 해드리는 식으로 배려를 하죠. 만족도가 거의 90%에 이르는 것 같아요."

손님들의 만족도는 90%. 그렇다면 그런 소님들을 상대하는 아가씨들은 어떤 마음일까? 장 상무에게 아가씨 한 명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하자 장 상무가 잠시 나가더니 지희(가명)라는 이름의 아가씨와 함께 돌아왔다.


지희씨는 1:1 손님이 오히려 편하다고 했다.

"아가씨들끼리도 서로 같이 있으면 조금은 꺼리는 게 있는데, 손님과 둘만 있으면 그런 게 없거든요. 제가 잘하면 지명 손님 만들기도 쉽고 그러면 일하기도 더 편해지고…. 두 번째 만나면 서로 잘 아니까 룸에 들어가 있는 시간도 즐겁죠. 1:1로 있을 때는 장난도 치고 서비스도 더 해주기도 하고, 서로 더 즐기기도 해요."

'1인 코스' 개발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
고객 취향 맞춤식 컨설턴트 영업도 등장

하지만 룸 하나를 1명이 잡고 놀면 업소의 매출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 상무도 기자의 생각에 동조했다.

"사실 혼자 오시는 분들은 매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그런데 고객들과 개인적으로 친해지기 쉽고 또 취향을 알다 보니 오랜 단골이 되기도 하죠. 또 혼자 온 분들에 대한 서비스가 좋으면 다른 손님들에 대한 소개도 많아지고 그런 분들이 또 접대나 친목을 위한 자리가 있어도 이곳을 찾아주시죠. 이곳을 찾는 손님들 중 30%는 혼자 오시는 분들이에요."

취재를 마치고 룸살롱을 빠져나오는 동안 마주친 손님들의 얼굴은 모두 밝았다. 그만큼 만족할 만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긴 복도를 지나 출구로 빠져 나올 때까지 주로 혼자 돌아다니는 남성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시장 규모 작지 않아
1인 시스템 계속될 것

나홀로 룸살롱 고객들은 초이스를 통해 보통 1명에서 2명까지의 아가씨를 옆에 앉히고 아무에게도 노출되지 않은 채 자신만의 무릉도원을 즐긴다. 룸살롱 업계도 이에 맞춰 1인 주대 코스를 개발하고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소 관계자는 "이런 1인 고객들 방문이 만들어 낸 시장 규모가 작지 않다"며 "1인 시스템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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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