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나 홀로 룸살롱족 노하우 공개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4.17 09: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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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밤 시간을 설계해 드립니다"

[일요시사 = 한종해 기자] 혼자 룸살롱을 가야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마 '룸돌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남성들은 '내가 오늘 제대로 놀 수 있을까?' '받아야 할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주대도 바가지 안 쓰고 알맞은 금액으로 정당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등 한참이나 망설일 것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룸살롱을 찾을 때도 그에 대해 잘 아는 룸돌이와 함께 하고 싶어 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룸살롱을 찾는 손님 10명 중 2~3명이 1인 손님일 정도로 혼자서 룸살롱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 1인 손님이 늘자 업계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발길을 모으고 있다. 주대는 내렸고 서비스의 질은 올렸다. 나홀로 즐기는 '무릉도원'에 대해 <일요시사>가 집중 조명했다.

지난 9일 밤 7시께 기자는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을 찾았다. 유흥문화에 정통한 지인을 통해 알게 된 1인 전용 룸살롱의 장모 상무를 만나기 위해서다. 룸사롱에 가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업소로 들어가는 1인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기자는 룸살롱에 입장하기 전 장 상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끊어지고 얼마 되지 않아 한 남성이 달려 나와 기자를 룸으로 안내했다.

퇴근 시간부터 모이기 시작 

룸은 일반 룸살롱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원형테이블을 둘러싸고 있는 소파와 노래방 시설, 생수와 음료수 몇 개,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룸 크기가 조금 작은 정도? 하지만 혼자서 룸에 앉아있자니 크게만 느껴졌다.

5분여가 지났을까? 풍채가 좋은 한 남성이 룸으로 들어와 자신이 장 상무라고 소개하더니 룸에 설치된 인터폰으로 맥주 몇 병과 마른안주를 주문했다. 기자가 "놀러 온 게 아니다. 얘기를 나누러 왔다"고 하자 장 상무가 사람 좋은 얼굴로 웃으며 이유를 설명했다.

"기자님도 나중에 제 손님이 될지 누가 알겠어요. 미래의 손님에 대한 투자이니 사양하지 마세요. 얘기 나누다 보면 목도 마르실 겁니다. 아! 아가씨도 몇 명 보시겠습니까? 직접 보시는 게 나을 듯 한데…."


이른 시간부터 손님이 있었던 이유가 보였다. 기자가 손님으로 왔다면 간도 쓸개도 모두 빼줄 기세였다. 인터폰을 들고 아가씨를 부르려는 장 상무를 만류하고 자리에 앉았다. 맥주와 안주가 나오고 질문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가장 궁금했던 분위기에 대해 물었다.

"과거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혼자서 룸에 오는 손님은 기피대상 1호였죠. 게다가 술까지 취해서 들어오면 담당 웨이터들은 손님이 나갈 때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어요. 혼자서 룸에 온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고 2차를 나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걱정을 해야 하는 정도죠. 그런데 지금은 별반 특별한 일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혼자 오시는 분들이 많아졌고 그 분들의 가려움을 긁어주기 위해 이런 곳이 생길 정도니까요."?

혼자 룸살롱 찾는 1인 방문객 급증…10명 중 3명
아가씨 2명 초이스로 즐기는 '나홀로 무릉도원' 

사실이었다. 남자들이 혼자서 룸살롱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여자가 필요해서 일 것이다. 하지만 룸살롱은 주대가 비쌌고 혼자 갈 경우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한 번에 몇 십만원이 기본인 룸살롱 주대가 부담스럽기는 매 한가지. 그래서 이들을 노린 업소가 등장했고 대부분의 이런 업소는 북창동식 스타일의 하드코어 룸을 표방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서비스가 이뤄지는 걸까?

"일반 룸살롱 아가씨들은 처음 온 손님들에게 스킨십에 꽤나 방어적인 편이에요. 물론 그 부분을 화려한 언변으로 공략하는 분들이 계시긴 하지만 극히 일부죠. 하지만 저희 업소는 정반대에요. 쉽게 말하면 처음부터 아가씨들이 벗고 덤벼든다는 거죠. 어떤 손님이 오든 진한 스킨십을 할 수 있고 목표 달성이 쉬우니까 한 번 오셨던 분들이 단골이 되는 거죠."

장 상무의 말에 따르면 혼자서 와도 추가 비용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개개인의 아가씨 취향이나 즐겨 마시는 술 등을 파일화 시켜 컨설턴트식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한다. 장 상무가 품에 있는 수첩을 꺼내 그 중 몇 장을 기자에게 공개했다.

처음부터 벗고
달려드는 아가씨들


장 상무가 공개한 수첩에는 고객의 이름은 물론 연락처 등 기본정보와 방문했을 때 마셨던 술의 종류와 초이스 했던 아가씨 등 개인 취향에 대한 정보가 가득했다.

기자가 "여기 적혀있는 손님들도 자신이 수첩에 적혀있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모르시죠. 아무리 본인을 위해서라지만 자기 신상정보가 적혀있는데 누가 좋아라 하겠어요. 그런데 다음에 오실 때 제가 미리 취향에 맞는 애들로 룸에 넣고 술도 알아서 갖다드리면 좋아는 하세요. 고객 관리의 한 방법이라고나 할까요?"

대체로 어떤 손님이 오는지 궁금했다. 시간을 확인하니 저녁 8시. 희미하게 뒤섞인 노래소리와 음악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니 손님 몇몇이 일(?)을 보고 있는 듯 했다.

"딱히 정해진 부류나 계층은 없어요. 20대 초반의 젊은 대학생들부터 60대의 고령자들까지,?또 말단 직장인에서부터 전문직 종사자까지 매우 다양하죠. 요즘에는 혼자오신다고 해도 예정처럼 '진상'인 손님들은 거의 없습니다. 찾자면 술에 취하셔서 몸을 못 가누시는 정도? 혼자 오시는 손님들 얘기 들어보면 접대나 친목차 여럿이 오셔서 서로 눈치 보느라 제대로 놀지 못해서 다시 찾았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실제로 접대차 업무차 룸살롱을 찾으면 상사 눈치에, 거래처 눈치에, 상사의 입장인 사람도 오히려 체면 때문에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만 있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장 상무는 혼자 오는 손님들을 두 부류로 나눴다.

"한번 1:1 초이스를 하면 편한 마음에 계속 같은 파트너를 찾는 손님이 있고, 매번 다른 파트너를 초이스해서 늘 새로운 맛(?)을 보는 손님도 있죠. 일명 파도타기를 한다는 거죠."

업소에서 내세우는 특별 서비스도 있다고 했다. 2명의 아가씨와 즐길 수 있다는 것. 처음 오신 손님들이 쑥스러워 하지 않도록 알아서 맞춰 주기도 한다고.

아가씨 TC만 추가로?'황제서비스' 받아?

"같은 주대에 아가씨 TC만 추가하면?2명의 아가씨를 초이스 해서 놀 수 있어요. 다 벗은 여체 둘을 좌우에 두고 황제서비스를 받는 거죠. 또 혼자 오시는 분들은 더 신경을 써서 알아서 잘하는 아가씨를 선별해서 초이스 해드리는 식으로 배려를 하죠. 만족도가 거의 90%에 이르는 것 같아요."

손님들의 만족도는 90%. 그렇다면 그런 소님들을 상대하는 아가씨들은 어떤 마음일까? 장 상무에게 아가씨 한 명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하자 장 상무가 잠시 나가더니 지희(가명)라는 이름의 아가씨와 함께 돌아왔다.


지희씨는 1:1 손님이 오히려 편하다고 했다.

"아가씨들끼리도 서로 같이 있으면 조금은 꺼리는 게 있는데, 손님과 둘만 있으면 그런 게 없거든요. 제가 잘하면 지명 손님 만들기도 쉽고 그러면 일하기도 더 편해지고…. 두 번째 만나면 서로 잘 아니까 룸에 들어가 있는 시간도 즐겁죠. 1:1로 있을 때는 장난도 치고 서비스도 더 해주기도 하고, 서로 더 즐기기도 해요."

'1인 코스' 개발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
고객 취향 맞춤식 컨설턴트 영업도 등장

하지만 룸 하나를 1명이 잡고 놀면 업소의 매출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 상무도 기자의 생각에 동조했다.

"사실 혼자 오시는 분들은 매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그런데 고객들과 개인적으로 친해지기 쉽고 또 취향을 알다 보니 오랜 단골이 되기도 하죠. 또 혼자 온 분들에 대한 서비스가 좋으면 다른 손님들에 대한 소개도 많아지고 그런 분들이 또 접대나 친목을 위한 자리가 있어도 이곳을 찾아주시죠. 이곳을 찾는 손님들 중 30%는 혼자 오시는 분들이에요."

취재를 마치고 룸살롱을 빠져나오는 동안 마주친 손님들의 얼굴은 모두 밝았다. 그만큼 만족할 만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긴 복도를 지나 출구로 빠져 나올 때까지 주로 혼자 돌아다니는 남성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시장 규모 작지 않아
1인 시스템 계속될 것

나홀로 룸살롱 고객들은 초이스를 통해 보통 1명에서 2명까지의 아가씨를 옆에 앉히고 아무에게도 노출되지 않은 채 자신만의 무릉도원을 즐긴다. 룸살롱 업계도 이에 맞춰 1인 주대 코스를 개발하고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소 관계자는 "이런 1인 고객들 방문이 만들어 낸 시장 규모가 작지 않다"며 "1인 시스템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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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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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