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혜경 기자] 김제동에 이어 방송인 김미화도 사찰을 당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화는 지난 3일 MBC노조와의 인터뷰에서 “김제동과 똑같은 시기에 국정원 (직원)이 2번 찾아왔고 심지어 한번은 집까지 찾아왔다”며 “‘VIP가 나를 못마땅해 한다’면서 ‘윗분들이 노무현 정부 때 사회를 봤기 때문에 좌파로 본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제동씨와 관련된 보도를 보고 소름이 끼쳐 잠이 안 왔다”며 “집까지 왔었는데 도청장치라도 했나 싶어 밤잠을 설쳤다”고 말해 당시 상황으로 털어놨다.
김미화는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만약 불법적으로 나를 사찰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법정 투쟁을 통해서라도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제가 앵커에서 쫓겨날 때도 저에 대한 사찰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청와대)관계자가 해명해 주기를 바란다”며 “지난 정부까지 샅샅이 뒤져서 해명하는 청와대가 대답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나에 대한 사찰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신경민 “방송인 퇴출은 MB정부의 방송장악”
신 대변인은 또 “김제동, 김미화 씨 등 방송인에 대한 사찰과 강제퇴출은 MB정부의 방송장악을 위한 의도적 탄압이자 사찰로 그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며 “민간인 불법사찰과는 별도로 방송장악 규명 청문회가 별도로 열려야 한다. 책임질 사람은 모두 책임을 지고, 방송과 언론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대변인은 지난 2009년 4월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던 중 미네르바 구속과 KBS 보신각 타종 방송 조작 의혹 등 현안에 대해 ‘클로징 멘트’를 내다가 하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이명박 정부 들어 윤도현, 손석희 등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중도하자 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찰 의혹은 일파만파 번져나가고 있다.
한편, KBS 사측은 정치적인 외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이날 오후 보로자료를 통해 “공영방송 프로그램의 MC교체는 제작진의 자율적인 판단일 뿐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김미화, 김제동, 윤도현씨의 프로그램 진행 교체는 내부 모니터 상 부적합 의견이나 개인사정, 장기간 진행 등의 이유로 본인의 동의를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KBS 사측은 “제작진의 자율적인 판단과 관련 연예인들의 동의와 수용, 사과 등으로 일단락된 사안들이 마치 정치적 배경에 따른 것처럼 호도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나타내고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과 제작의 자율성을 침해 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