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시작~ 2012 팔도 프로야구 대장정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4.06 17: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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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우승? 뚜껑은 열어봐야…"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2012 팔도 프로야구가 7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여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올해 프로야구 사상 첫 700만 관중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시즌 개막 직전 터진 승부조작의 여파로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야구위원회는 수년간 불었던 흥행돌풍을 올해도 이어가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각종 볼거리도 풍부해졌다. 해외파 4인방의 복귀로 한국 프로야구 출범이래 가장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으며, 각종 진기록도 양산될 전망이다. 신생구단 NC 다이노스가 합류한 퓨처스리그도 주목받고 있고 각 구단 에이스 투수들의 마운드 대결도 주목할 만하다. 각 팀 감독들도 우승을 향한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일요시사>가 2012 팔도 프로야구를 전망해봤다.

8개 구단 감독 출사표 "가을야구 우리가 간다"
사상 첫 700만 관중 돌파 목표, '본격 시동'

2012년 시즌은 김태균(한화), 이승엽(삼성)의 복귀와 박찬호(한화)의 영입, 김병헌(넥센)의  입단으로 끊임없이 화제가 이어져 벌써부터 올 시즌 프로야구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활약에 따라 팀 순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이면서 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복귀 4인방의 맏형 격인 박찬호는 원래 연고지인 한화 이글스로 입단했다. '박찬호특별법'까지 만들어가면서 우여곡절 끝에 국내로 돌아왔고, 특히 프로야구 최저연봉 2400만원에 한화와 계약해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돌아온 해외파들 성적에
팀 성적 엇갈릴 전망

한화 팬들은 박찬호의 이런 마음에 보답하려는 듯 지난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폐막식에 쓰였던 그룹 넥스트의 '아리랑'을 편곡해 박찬호가 마운드에 출전 시 응원가로 사용하기로 했다.


199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01년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고 천하의 박찬호도 경험하지 못한 챔피언 반지를 가져본 유일한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병현은 넥센에 새둥지를 틀었다. BK(Born to K·삼진잡기 위해 태어난 사람)라는 기분 좋은 별명을 갖고 있는 김병현은 지난달 29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1.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선보였다. 직구 스피드는 145km까지 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전 투입을 하기에는 무리로 보인다. 넥센 김시진 감독도 그의 투입을 4월말에서 5월초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김병현은 선발을 고집했던 메이저리그 시절과 달리 보직에 크게 구애 받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보직에 상관없이 김병현의 합류는 투수력이 절실한 넥센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민타자 이승엽도 귀환했다. 한 시즌 아시아 최다홈런 56개 기록, 세계 최연소 300홈런 기록 등 '기록의 사나이' 이승엽은 지난 8년간의 일본 프로야구 생활을 청산하고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 이승엽은 삼성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도 없다며 계약 조건을 삼성에 백지위임했고 삼성은 연봉총액 11억원을 부여하며 그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삼성은 이로써 박한이-이승엽-최형우-채태인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좌타자 라인을 보유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승엽이 국내 투수들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그의 가능성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부담감만 떨쳐낸다면 30홈런은 충분하다는 것. 하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은 "아무리 이승엽이라지만 이제는 30대 후반이다. 너무 많은 기대감을 갖고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의 도전을 '아름다운 도전'으로 봐주었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FA가 되면서 일본 지바 롯데로 이적,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다시 친정팀 한화로 복귀한 김태균은 야구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연봉인 15억원을 받았다. 이에 보답하는 듯 김태균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400(25타수 10안타), 2홈런, 8타점을 쳐냈고 삼진은 단 2번 밖에 당하지 않았다. 선구안도 좋아졌다는 것. 전문가들도 김태균에 대해 '완성형'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태균은 앞서 거론한 박찬호, 김병헌, 이승엽과는 상황이 다르다. 박찬호, 김병헌, 이승엽은 전성기가 지났지만 김태균의 나이는 이제 서른이다. 이는 한화가 15억의 거액을 안겨준 이유이기도 하다.

'기록의 사나이'들이 쓰는
대기록의 역사도 대기 중 


이뿐만 아니다. 각종 진기록도 쏟아질 전망이다.

통산홈런 순위 4위(324)의 주인공인 이승엽은 진정한 홈런왕을 노리고 있다. 28홈런을 추가할 경우 은퇴한 양준혁(전 삼성)의 351홈런을 넘어서게 되고 올해 20홈런 이상만 쳐도 국내 타자 최초 8년 연속 20홈런 이상이란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또한 통산 1000타점 달성에 52타점, 900득점에 17득점만을 남겨두고 있다.

박경완(SK)은 88득점과 6타점을 보태면 장종훈(전 한화), 양준혁에 이어 역대 3번째로 1000타점-1000득점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송지만(넥센)은 통산 홈런 309개로 양준혁의 최다홈런 기록 경신이 목표다. 또 110경기에 출전하고 151안타를 때려내면 양준혁, 전준호(전 넥센)에 이어 역대 3번째 2000경기-2000안타 기록에 다가갈 수 있다.

'스나이퍼'라고 불리는 장성호(한화)도 106안타만 더하면 역대 3번째 2000안타 고지에 안착하고 통산안타 2위인 전준호의 2018안타 기록도 넘볼 수 있다. 지난 시즌 장성호의 안타는 96개였다.

투수들의 기록 경신도 지켜볼만 하다.

삼성 오승환은 현재 212세이브로 통산 세이브 3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16세이브만 추가 시 역대 1위 김용수(전 LG)의 227세이브를 추월한다. 지난 시즌 오승환이 47세이브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확실하게 기록경신을 앞두고 있는 선수도 없을 듯하다.

정민철(현 한화코치)이 지닌 최연소 100승 달성 기록(27세 3개월 2일)을 넘보고 있는 선수도 있다. 에이스 류현진이다. 올해로 만 25세인 류현진이 올 시즌 11승을 해 역대 23번째로 통산 100승을 달성하면 정민철이 지닌 기록을 가볍게 넘어설 수 있다. 10승 이상만 해도 이상철(전 삼성), 정민철에 이어 역대 3번째로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투수가 된다. 이외에도 류현진은 역대 5번째로 7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에도 도전한다.

박찬호·이승엽·김병헌·김태균 해외파 빅4 대결 '박빙'
최연소 100승·최다 출장·홈런왕, 또 어떤 진기록이?

1년간 재활을 마치고 마운드에 복귀한 류택현(LG)은 투수 퇴다 출장 기록을 갈아치우기 직전이다. 2010년 까지 811경기를 출장했던 류택현은 조웅천(전 SK)의 813경기 출장 기록에 고작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위기대마다 '펑펑' 터뜨려주는 거포들의 경쟁도 심상치 않다. '돌아온 라이온킹' 이승엽, '한국의 마쓰이' 최형우(이하 삼성), 별명이 너무 많이 '김별명'이 별명이라는 김태균(한화), '해결사' 별명 되찾고 싶다는 김상현(KIA)이 펼치는 홈런경쟁은 역대 가장 뜨거운 경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서 9경기 연속안타와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위용을 과시한 이승엽은 앞서 설명했듯이 대한민국 홈런 1위 자리를 노린다. 이 기록까지는 28개만의 홈런을 남겨두고 있는데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꾸준히 기록해온 이승엽이기에 기록경신을 기대할만하다. 시범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도 "부상만 없다면 30홈런은 거뜬히 달성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태균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지난달 29일 열린 잠실 LG전에서 중월 솔로포를 때리면서 치열한 홈런 경쟁을 예고했다. 김태균은 일본 진출 첫해에 21홈런을 쳐냈다. 이승엽에 비해 나이도 6살이나 어리다. 김태균은 "개인 목표는 없다. 뭔가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낀다"며 팀 우승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올 시즌은 사실상 김태균의 전성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거포들 홈런경쟁 치열
2군 퓨처스리그도 볼만 할 듯

이승엽과 같은 팀에서 그와 맞서는 또 한명의 거포가 있다. 바로 최형우다. 지난해 30홈런으로 이대호를 제치고 홈런왕에 오른 최형우는 118타점과 0.617의 장타율까지 3관왕을 차지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시즌이 지날수록 홈런 개수도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8년 19개, 2009년 28개, 2010년 24개를 기록한 최형우는 지난해 30개를 때리며 홈런왕을 차지했다.

2009년 36홈런을 날리며 KIA의 우승을 이끌었던 김상현은 올 시즌 해결사 타이틀을 다시 차지 하기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까지 홈런포를 가동하지는 못했지만 김상현은 "올해가 진정한 홈런왕을 가릴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번 2012년 시즌은 2군 리그, 즉 퓨처스리그도 볼거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북부리그(상무, 경찰청, LG, SK, 두산)와 남부리그(삼성, 한화, 롯데, 넥센, KIA, NC)가 8월30일까지 총 530경기를 치른다. 1군보다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신생 NC 다이노스와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3군이 번외팀으로 가세해 재미를 더했다.

경기는 오후 1시에 개시하고 우천취소 시 다음날 더블헤더를 실시하지 않고 예비일이 있는 경우 우선 편성해 중계방송 시 월요일에 경기를 진행한다. 지난해까지 무료였던 입장요금은 구단 자율로 변경됐다.

 


<8개 구단 감독 2012시즌 출사표>

부상선수만 없으면 다 '우승후보'

프로야구 8개 구단 감독들이 다양한 시즌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3일 낮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2012 팔로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Let's Play Ball with Fans!!' 행사에 참석해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시즌 판도는 제각각 이었다. '8강8중' '8강8약' '3강5중' 등 견해가 엇갈렸지만 가장 많은 감독들은 우승후보로 삼성을 꼽았다.

다음은 8개 구단 감독의 출사표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시간이 빨리 간다는 느낌이 든다. 작년에는 힘든 스타트를 했는데 올해 부상선수 없이 캠프를 잘 마무리하고 왔다. 목표는 우승이다. 저희를 1강으로 꼽는 분들이 많은데 감사드린다. 그런데 나는 8강 8약으로 하겠다. 항상 말씀드렸지만 부상 선수가 없는 팀이 4강에 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8강 8약이라고 생각한다.

◇SK 이만수 감독=삼성 우승 안된다. 우리가 우승이다.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올 시즌 판세는 8강 8중이라 생각한다. 경기 때마다 큰 액션을 취하는 것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같이 하기 위해서다. 올해도 좋은 플레이때마다 그렇게 할 것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2년 동안 최하위를 기록했는데 벗어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지난해 많은 노력을 한 덕에 공동 6위했다. 올 시즌은 김태균도 오고 박찬호도 오지 않았나. 우승은 어떤 팀이 할지 모른다. 저희도 가을야구에 진출하면 우승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겠나. 시범경기를 통해서 3강 5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느낀 것도 많은 가운데 3강은 삼성, SK, KIA라고 본다. 참고로 우리가 지난해 아시아시리즈 우승팀 삼성에 10승 9패로 우세했던 것을 참조하겠다.

◇두산 김진욱 감독=팬들에게 감사하고, 두산 팬이 1등이라고 체감한다. 팬이 1등이듯 우리도 1등을 목표로 꼭 이루겠다. 삼성이 막강한 우승후보라고 생각했는데 시범경기 끝나고 달라졌다. 이제는 8강 8약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팀이 실전을 치러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롯데 양승호 감독=우리는 캠프에서 준비 잘했다.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졌는데 올해는 꼭 올라가서 부산팬들에게 큰 기쁨 드리겠다. 개인적으로 전력 분석했을 때 삼성과 KIA가 우승 후보라고 본다. KIA의 선발진이 살아난다면 두 팀이 우승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나머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KIA 선동열 감독=작년 많은 사랑을 받았다. 680만 관중이 오셨다. 올해 700만 돌파가 목표인데 거기에 KIA가 우뚝 서기 위해 노력하겠다. 팬 여러분들이 많이 찾아오시면 좋은 모습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 올 시즌은 전망은 1강7중으로 하겠다. 1강은 삼성이다. 투수진이 안정적인 삼성에 이승엽까지 합세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부상이 적은 팀이 4강을 다툴 것이다.

◇LG 김기태 감독=시즌 끝나고 우리 팀에 많은 일이 있었다. 이렇게 빨리 인사드릴 수 있다는 데 감사한다. 최선을 다해서 팬 여러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초보 감독이기 때문에 순위는 사실 모르겠다. 1강이 삼성이란 건 분명하다. 다른 팀 중에서 누가 강하고 약할지는 시즌 시작 후 알 수 있을 것이다.

◇넥센 김시진 감독=1강7중으로 꼽는다. 전체적으로 삼성이 좀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투수나 투수진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삼성이 안정적이다. 나머지 7개 팀은 우리도 잘 모르겠다. 넥센이 나머지 1강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 올 시즌 전체 구도가 어떻게 될 지 확실히 표현하기 힘들다. 삼성이 강하고 나머지 팀이 비슷하지 않나 싶다. 우리도 이택근, 김병현이 합류했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선수들에게 멘토 역할도 해주고 있어서 올해 느낌이 좋다. 내년에는 선두권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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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