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깨고 입 연 안철수 대권행보 대예측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4.02 1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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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른 ‘MOON’, 출발한 ‘AN’ 최종 승자는?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답답하리만치 ‘정중동’ 자세를 유지해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정국 상황에 따라 자신이 직접 대선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대선 최고의 블루칩으로 평가받는 안 원장이 은연중에 정치참여 의사를 발표하자 여야 정치권은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의 한마디에 주가는 들썩이고 있고 정치권은 그의 속내를 분석하며 주판알 튕기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안 원장의 대권행보와 관련, 몇가지 ‘경우의 수’를 점쳐봤다.

여야 모두에 경고 보내 차별화 시도, 독자적인 대선행보 시사?
민주당,‘문재인당’으로 바뀌어가자 또 다시 나선 ‘타이밍의 귀재’

안철수 원장이 입을 연 것은 지난달 27일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소통과 공감’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다. 그동안 “재단 설립에 최선을 다하겠다. 학교 일만 해도 정신이 없다”며 정치에 거리감을 뒀던 그가 정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자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안 원장은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제가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주어지는 것”이라며 “제가 정치에 참여를 하게 된다면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어떤 특정한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에 참여한다면) 공동체의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삼는 그런 쪽으로 하지 진영 논리에 휩싸여 공동체의 가치를 저버리는 것은 지금까지의 나의 생각과 행보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철수’ 말 한마디
정치권은 ‘들썩’

그는 그동안 정치 참여 문제를 고민해왔던 것에 대해 “사회의 긍정적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모든 것을 봐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만약에 정치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면 그동안 긴장했던 정치하시는 분들이 긴장을 풀고 옛날로 돌아갈 것”이라며 “(정치 참여를) 하겠다고 하면 그때부터 서로 싸우고 공격의 대상이 된다. 긍정적인 역할을 못 한다”고 했다.

그는 “(내가) 우리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은 이 자리에 있으면서 양쪽을 끊임없이 자극해서 쇄신의 노력을 다하게 만드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정치참여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총선 이후 정치상황에 따라 대권도전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상승세가 꺾인 것에 대해선 “지지율이 나의 관심사는 아니다. 사회발전에 역할만 하면 되지 지지율이 높아지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이게 나의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대선을 이야기하기엔 너무 빠르다.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하신 분이 한 분도 없지 않느냐”고 말해 청중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9월 이후부터 내가 ‘학교 일과 재단 만드는 일에 집중하겠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정치에 참여하고 안 하고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등 세 가지를 얘기했는데 말 그대로 지켰다”면서 “작은 약속도 못 지키는 사람은 큰 약속도 못 지킨다”며 자신은 약속을 지켜왔고 큰 약속을 지킬 수 있음을 은연중에 내포했다.

안 원장은 ‘안철수 현상’에 대해 “한마디로 정의하면 미래 가치와 구체제의 충돌이 아니겠느냐”며 스스로의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국민들의 생각, 개인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들, 사회 간 계층 이동이 차단된 사회구조,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시스템”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과거보다는 미래를, 대립보다는 화합과 소통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한데 서로 싸우기만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 원장은 또한 보수와 진보로 나뉜 한국 정치와 사회 구조를 지적하며 소통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가 너무 심하게 싸운다”면서 “보수나 진보가 서로 적이 아니고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 둘이 타협점을 찾아서 가는 게 사회발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사회갈등 해소, 일자리 창출, 빈부격차 해소, 계층 간 이동인데 그런 능력은 하나도 없이 보수든 진보든 누가 정권을 잡든 간에 국민들은 관심이 없다”면서 “승리에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독자노선으로
‘제3의 길’ 간다?

이처럼 안 원장이 “어떤 특정한 진영의 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임은 확실하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정치권에서는 기존 정치세력과 거리를 두고서 독자행보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친야 성향으로 인식돼온 것과는 다소 거리를 둔 발언으로 ‘제3의 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무엇보다 높아 보인다.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제의를 거절한 점도 독자행보 가능성에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


총선에서 수도권 표심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안 원장의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수도권 표심이 여야 어느 한쪽으로 뚜렷하게 쏠리지 않을 경우 주로 수도권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안 원장의 독자 출마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과 자신과 뜻이 맞는 친 새누리당 성향의 인사들과 함께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정치를 하더라도 ‘특정진영에 속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특정진영에 속하더라도 일방적으로 그 진영의 논리를 따라가진 않겠다’는 것인지가 모호하다.

이런 탓에 ‘중도·무당파’를 흡수하며 독자행보를 걸을 수도 있단 관측과 함께 10·26 재보선 때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시민사회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총선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결과를 지켜본 후 상처 없이 본선에 직행하려는 속내’라는 분석도 있다.

안 원장이 총선 뒤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이지만 인재근 후보와 송호창 후보를 지지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아 그의 지지기반 다지기 움직임은 시작되었다는 시각도 있다.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지 않고 자신의 뜻과 맞는 후보 개개인을 지지해 그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안 원장의 행보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자신의 장외정치 위력이 약해지자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즉 자신의 몸값을 키우기 위한 일종의 ‘꼼수’로 폄하하는 기류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안 원장이 정치에 거리를 두자 주식은 반토막 났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페이스메이커’인가, 문재인과 본격 경쟁구도 만들기 서막인가?
대선 최고의 블루칩 안철수 결단, 정치권 다시 촉각 곤두세워

안 원장이 주춤하는 사이 현재 문 고문은 한명숙 대표를 뛰어넘는 영향력을 과시하며 민주통합당을 ‘문재인당’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공천과정에서 문 고문은 ‘친노’ 핵심인사들과 긴급회동 이후 한 대표와 독대를 갖고 3~4가지 요구를 담은 문서를 전달했고 요구사항을 관철시켰다.

지역구 공천 중 일부 지역은 문 고문의 뜻이 관철됐다는 후문도 들리고, 당시 후보군에도 없던 배재정 전 <부산일보> 기자가 비례대표 7번을 배정받게 할 정도로 문 고문은 당에서 큰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열린 통합진보당 지도부와의 야권연대를 위한 회동에서 한 대표는 “문 고문에게 부탁해서 중재를 맡겼다”고 할 정도로 실질적인 당 대표의 권한과 역할을 문 고문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문 고문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고 ‘문재인 대망론’이 ‘문재인 대세론’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안 원장이 긴장감을 느껴 예정보다 빨리 정치참여 뜻을 밝힌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때문에 총선이 끝나면 문재인·안철수의 경쟁구도가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문 고문은 최근 안 원장을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최상위 순번에 추천하려다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듯이 안 원장과의 관계가 각별하다. 문 고문은 부산 출신인 안 원장이 총선에서 이 지역 승부에 힘을 보태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 원장의 마음은 대선에만 쏠려 있는 듯하다.

야권에서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로 안 원장과 문 이사장이 서로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것을 꼽고 있다. 치열한 경선으로 흥행에 성공해 판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두 사람이 치고받는 네거티브전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한 사람이 다른 한 쪽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안 원장이 표리부동의 자세를 보이거나 기대주로만 뛰다가 중도에 무책임하게 주저앉아버릴 경우 경선 흥행에 실패하게 될 것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또한 야권연대와 협상하지 않고 끝까지 독자노선을 강행해 박근혜·문재인·안철수의 3파전이 될 수도 있음을 염려하기도 한다. 안 원장과 문 고문의 지지층이 많이 겹쳐 야권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판세가 되기 때문이다.


자기 몸값 올리고
존재감 높이려는 ‘꼼수’?

안 원장의 행보에 새누리당은 정치참여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진영 논리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은 지금 시대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면서 “민주통합당에 들어가지 않고 독자적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정치를 안 하는 척 하면서 실제론 정치9단같이 움직인다”며 “커튼 뒤 정치는 그만해야 한다”고 비판하면서 극도로 경계했다. 기본적으로 안 원장을 자신들의 세력으로 설정해 온 민주당도 복잡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 안 원장의 말 한 마디는 큰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대선 최고의 블루칩으로 평가받는 안 원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정치권과 국민들은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안·철·수’ 라는 이름의 힘은 생각보다 엄청나기에 그가 내릴 최종 결단에 궁금증이 더해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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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