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서형숙 기자] 흔히 ‘나랏님은 하늘이 내려준다’고 했다.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천운’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정치인들이 역술가나 풍수지리가를 찾는 일은 그리 낯설지 않다. 과연 자신들이 하늘이 점지해준 운명인지 혹은 집터나 조상 묫자리가 신수에 훤한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도 예외는 아닌 듯싶다. 이 대통령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역시 풍수에 조예가 깊은 A 전 교수로 지목되면서다.
MB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풍수학 대가 A교수?
MB 사주에 물이 있어야 승천한다?…기독교인 맞아?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삶에서 미래의 모습이 궁금한 것은 당연지사다. 때문에 사주나 풍수를 통해 재앙은 피하고 길운이 들어오도록 하는 것은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뼛속 깊이 스며든 풍습이 되었다. 현대에 와서도 큰일(?)을 도모하거나 일이 꼬일 때 역술인과 풍수가에게 해법을 찾는 것은 낯설지 않은 현상이다.
알고 보면 풍수 맹신 MB
하지만 기독교인이라면 얘기는 조금 다르다. 신을 믿는 기독교인들은 사주팔자 및 풍수 등을 미신으로 치부하며 꺼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모든 기독교인들이 미신을 터부시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확실히 정치인은 예외인 듯하다. 특히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의 사주 및 풍수 등 미신에 대한 맹신(?)은 남다르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 추진했던 ‘청계천 복원사업’의 성공은 지금의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로로 꼽힌다. 물사업 성공으로 꿀맛을 본 셈이다. 내친김에 이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극심한 반대여론에 부딪쳤다. 정치적인 이유로 우리의 금수강산을 훼손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대운하사업으로 훼손된 자연을 회복하는데 무려 100년이 넘게 걸린다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대운하사업을 4대강 정비사업으로 돌렸다. 보를 이용해서 물을 가둬놓았다가 홍수가 나면 보를 열어서 물을 내보내 홍수를 예방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를 설치하면 수질이 악화되면서도 홍수 예방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홍수는 주로 산간지역에서 일어나는데도 강을 파겠다는 이유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빗발치는 반대여론에도 이 대통령이 강단(?)을 발휘하며 4대강사업을 밀어붙였다. 바로 이 같은 뚝심을 발휘한데는 본인의 사주가 물을 만나야 승천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대국민적 반대여론에도 물에 관련된 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줄기차게 추진한 점이 이 같은 의구심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성명학의 한 대가 역시 이 대통령의 이름이 ‘土/水/水’ 형국이라 물과 많은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4대강사업을 막후에서 주도한 인사 중 한 명이 풍수에 조예가 깊은 A 전 교수로 지목된 상태다. 특히 A 전 교수는 4대강사업은 반드시 필요한 치료행위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이 대통령에게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통령을 움직였던 것은 사주와 풍수가 큰 역할을 한 셈이다.
사실상 이 대통령 부부는 지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기도까지 올리며 독실한 기독교인임을 증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나는 풍수지리 따위는 믿지 않는다”고 공언한 적도 있다고 한 언론사 논설위원이 밝힌 바 있다. 지난 2008년 취임 초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 만찬 자리에서 ‘청와대 터가 나빠 역대 대통령들이 불행해졌다’는 말이 화제가 되자 꺼냈던 말이었다는 것.
하지만 이 대통령은 행보를 보면 계속해서 ‘나이롱 신자(?)’임을 수차례 증명해왔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 부부는 절에 가서 부처님 앞에 합장배례하고 김윤옥 여사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 가입은 물론 법명까지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지난 2006년 당시에도 집을 사거나 짓는 것이 아니라 가회동 전셋집을 구하면서도 풍수지리를 귀동냥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이 대통령의 측근은 “가회동은 예부터 좋은 터로 이번엔 좋은 기가 타이밍상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지난해 ‘내곡동 사저’ 논란 당시 집터를 두고 풍수지리 전문가에게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여사가 풍수지리를 보는데 더 적극적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때도 역시 역시 풍수를 의뢰했던 전문가가 바로 A 전 교수라는 전언이다.
민심이 바로 천심
나랏님은 하늘이 점지해준다는 말에 연유해서인지 유독 정치인들이 사주와 풍수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자신들의 신수 훤한 앞날을 위해 조상묘를 이전하기도 하고, 집터를 옮겨 보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인의 가장 우선적인 덕목은 ‘민심이 곧 천심’임을 새기고 민의를 두려워하고 받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