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혜경 기자] 롯데백화점 인천점에 이어 대한생명 부평사옥도 건물 완공 후 보존 등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방식으로 대한생명은 2억원대의 지방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인천 부평구청에 따르면 대한생명은 2005년 부평구 부평동 529-15 일대 2761.8㎡의 부지에 지하7층ㆍ지상15층의 고층 빌딩을 지어 부평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연면적 3만6535.311㎡, 건축면적 1368.1㎡로 시가 269억5000만원 상당의 건물이다.
문제는 이 건물을 완공한 뒤에도 대한생명이 등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생명 측은 해당 건물이 위치한 토지는 취득세ㆍ등록세를 다 냈지만, 건물에 대해선 취득세만 냈을 뿐 완공 후 등기를 하지 않아 약 2억1500만원(과세표준액의 0.8%) 의 등록세를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한생명 부평사옥은 지난 2007년에도 미등기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지역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은 바 있지만 아직까지도 시정이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평구청 측 관계자는 “관련 법상 등기가 의무사항이 아니라 강요할 수 없다. 등기를 내야 등록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언론에서 이미 보도된 지 5년이 지난 뒤에도 미등기 상태인데, 양심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백화점 인천점도 롯데백화점 인천점이 지방세를 내지 않기 위해 증축 건물을 3년여 동안 미등기 상태로 유지한 채 영업을 해온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2009년 5월 기존에 8층 건물에 2개 층을 증축해 롯데시네마 영화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증축한 2개 층에 대해 소유권 보존등기와 함께 지방세인 등록세를 내지 않았다. 업계는 롯데가 미등기를 통해 2억4000만원(추정)의 이득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의 ‘꼼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2년에도 개점 이후 3년간 건물미등기로 지방세인 등록세를 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005년 인천지역사회의 지적과 비난이 일자 그제야 보존등기와 함께 등록세를 냈다.
인천사회복지연대 측 관계자는 “백화점을 추가로 증축을 했음에도 또다시 등록세를 내지 않은 것은 롯데백화점의 기업윤리를 의심케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한민국 10대 재벌이라는 롯데가 얼마 되지도 않는 지방세를 아끼려고 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국민의 기본 의무인 납세의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며 “기업윤리와 지역사회공헌에 모범을 보여야 할 대기업이 얌체 짓을 한다는 것은 규탄 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사회복지연대는 또 “롯데백화점 상품 불매 캠페인과 함께 인천시내에 있는 대형 건물들 중 2011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 중 롯데백화점과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