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친이계 집단 반발 부른 잔인한 ‘피의 숙청’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3.13 15: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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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권가도 가로막는 ‘친이신당’ 등장할까?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가 술렁이고 있다. 공천신청을 하며 ‘무소속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자필서명을 했지만 막상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을 불사하고 출마를 강행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것이다. 낙천한 이들이 각개전투로 임하는 것이 아니라 연대 움직임까지 가속화 되고 있어 4년 전의 ‘친박연대’처럼 ‘친이연대’가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한 여야를 막론하는 신당 창당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고 국민생각의 ‘이삭줍기’도 본격화 돼 4·11 총선이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탈락자 대부분 강력 반발,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시사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신당 창당?

야권이 야권연대협상 타결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여권은 혼란에 빠지고 있다. 자유선진당과의 연대가 일언지하에 거절된데 이어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연이은 탈당으로 보수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낙천자들은 연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위협하는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들 세력을 어떻게 끌어안고 갈지가 또 다른 숙제로 남게 됐다.
 
줄 이은 탈당
보수분열 가속

현역의원이든 예비후보자든 총선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라 공천 탈락자들의 움직임은 일사분란하다. 재선의 허천 의원(강원 춘천)이 지난 7일 공천결과에 불복해 새누리당을 탈당하며 첫 스타트를 끊었다. 허 의원은 무소속 또는 다른 정당에 입당해 3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 의원에 이어 다음날인 8일에는 4선의 이윤성 의원(인천 남동갑)도 탈당을 강행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또 다음날에는 전여옥 의원(서울 영등포갑)이 전격 탈당을 선언하고 ‘국민생각’에 입당했다.

하루에 한명 꼴로 현역의원이 탈당을 강행하며 무소속 또는 다른 정당에 입당해 출마를 공식화 하고 있는 것이다.


친이계 신지호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낙하산 공천한다면 깨끗이 탈당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고 유정현(서울 중랑갑)·장광근(서울 동대문갑)·정해걸(경북 군위·의성·청송)·이화수(경기 안산 상록갑) 의원도 재심을 요청해 이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탈당과 무소속 출마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더 활발해 질 것으로 여겨져 공천 탈락자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원외 후보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가장 먼저 반발한 인물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었다.

김 전 부소장은 공천에서 탈락하자 새누리당을 전격 탈당했고 호남권 인사들을 포함한 무소속 연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4년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 ‘친박 학살’의 주역이었던 이방호 전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도 공천 탈락에 반발하며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아들인 김 전 부소장이 공천에서 탈락하자 매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정몽준 전 대표와의 만남을 가진 김 전 대통령은 “비상상황인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독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위원장을 두고서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가 중요하고 어려운데 박 위원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비상시국이면 더 상의해야 하는데 왜 저렇게 독단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잘 되길 바란다. 나도 최선을 다해서 돕겠다”며 덕담을 건네 그동안 불편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호전될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지만 김 전 부소장의 공천 탈락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또 다시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이 박 위원장을 지원할 지도 의문으로 남아 향후 관계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연대?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이들은 속속 연대를 꾀하고 있다. ‘상도동계’(김영삼 전 대통령 계보) 출신 김덕룡 전 의원과 안상수 전 대표 등이 친이계는 물론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동교동계’(김대중 전 대통령 계보), 구민주계 인사 등 20여명을 참여시키는 신당을 모색 중이다.

김 전 부소장은 “안상수 전 대표와 만나 말씀을 나누고 있다”며 “무소속 연대를 하든, 제3의 정당으로 옮겨가든, 아니면 신당까지 만드는 3갈래 방향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안 전 대표가 지난 1일 집단탈당을 통한 무소속 연대 발언을 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김 전 부소장은 “벌써 이런 일을 예견하고 준비해왔다”고 덧붙이며 “외연의 폭을 야당과 같이 넓히자는 분도 있다. 소위 말하는 민주당의 구민주계”라고 했다.

YS(김 전 대통령 영문 약칭)의 상도동계와 DJ(김대중 전 대통령 영문 약칭)의 동교동계 인사들이 헤쳐모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 전 부소장과 지난 2일 민주당을 탈당한 한광옥 상임고문은 지난해부터 김덕룡 전 의원과 새로운 정당 창당에 대한 논의를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에게 당대표를 맡아달라고 제의했으나, 정 위원장은 이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위원장 측은 “여러 곳에서 압력이 온다. 당혹스럽다”고 했다. 또한 정의화·원희룡 의원,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등과 접촉을 가졌고 새누리당과의 연대를 거절한 자유선진당 측과도 연대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여옥 전격 영입한 박세일, 이삭줍기에 여념 없는 ‘국민생각’
“기성 정치권의 높은 벽 실감하고 사라진다?” 미풍 그칠 전망도

때문에 여야를 넘나드는 무소속 연대의 결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연대에 합류하는 현역 의원이 20명을 넘으면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배정받을 만큼 단숨에 만만치 않은 세력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서청원 전 의원 등 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친박연대’를 결성해 비례대표 8석 등 모두 14석을 확보하는 돌풍을 일으켰고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이끈 자유신당(현 자유선진당)도 18석을 얻은바 있어 새누리당을 더욱더 긴장케 만들고 있다.

지난 9일 전여옥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전격 입당한 국민생각도 또 다른 변수다.

박세일 대표가 “(공천에서) 밀린 분들 중에서 정치적 경륜이나 소신이나 철학이 저희하고 같은 부분이 꽤 있을 수 있다”며 여야 이삭줍기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여야 낙천자들과의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많은 분들이 물론 긍정적으로 나온다”고 밝혔고 낙천자 가운데 국민생각에 합류하기로 한 사람이 있다고 밝혀 낙천자 다수가 합류할 가능성을 열어 놨다.

박 대표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이상돈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그야말로 낙엽정당”이라고 힐난하자 박 대표는 “권력 투쟁에서 일찍이 밀려난 분들 가운데서도 아까 말씀드린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있다”며 “저는 보석 찾기라고 본다”고 강변했다.

그는 또한 “좋은 미래의 정치적 자산이 있다면 그 분들과 같이 한다는 것이 대단히 바람직한 거지, 어찌 그게 낙엽인가”라고 반문한 뒤, “권력투쟁이 아닐 경우에는 낙엽일 수 있겠지만 권력투쟁에서 밀린다고 해서 다 잘못되고 부적합한 정치인이라고 보면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생각에 입당하며 비례대표 1번을 부여 받은 전여옥 의원도 “낙천자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봤는데, 제 생각과 일치하는 분들이 몇 분 있다”며 국민생각에 합류할 생각이 있는 의원이 있다고 밝혔다.

향후 낙천자들이 대거 합류한다면 국민생각 또한 이번 총선에서 발휘할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기반이 탄탄하고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들이 나선다면 총선에 새로운 판도가 그려질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삭줍기?
보석찾기?

정치권은 공천 탈락자들이 여야를 넘나드는 연대를 형성하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미풍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08년 총선 때 친박계는 ‘박근혜 마케팅’으로 바람을 일으켰지만, 친이계는 내세울 마땅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친이계가 ‘이명박 마케팅’을 펼 수 있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무소속이나 제3당으로 출마하더라도 당선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평가절하 했다.

그 예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정몽준 의원을 중심으로 한 ‘국민통합21’은 정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낙선했고 2000년 조순·김윤환 의원 등의 민주국민당도 16대 총선에서 2석만 얻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도 ‘3김 타파’를 내세운 유명 정치인과 시민운동가들이 통합민주당 간판 아래 출마했으나 대부분 낙선했다.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정당 중 상당수는 기성 정치권의 높은 벽만 실감한 채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권이 단일화 협약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에서 새누리당 낙천자들의 무소속 출마와 신당 창당·3당행은 박 위원장과 당을 위협하는 요인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총선에서 승리를 하지 못하면 박 위원장의 대권 가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져 이들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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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