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하이마트 회장, 검은돈 미스터리#5 <밀착해부>

해외로 돈 꼬불치다 집안 다 말아먹게 생겼다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의 ‘검은돈’이 발각됐다. 해외에서 풍겨오는 썩은 내를 감지한 건 검찰 ‘저승사자’로 통하는 중수부. 중수부는 총부리를 선 회장의 미간에 정조준 했다. 하이마트 본사는 물론 선 회장의 자택, 자녀들의 회사까지 샅샅이 뒤졌다. 그야말로 먼지 하나까지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특히 중수부는 선 회장의 혐의에 대한 정황증거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선 회장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대우그룹 종합 유통판매 위해 차명으로 만든 회사
김우중 출자한 지분 15%로 비자금 조성 의혹

검찰에서 ‘저승사자’로 통하는 중앙수사부가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에 칼을 빼들었다. 1000억원대의 자산을 해외로 빼돌려 자금 세탁을 한 혐의를 잡고서다. 검찰은 선 회장이 빼돌린 자금을 조세피난처를 거쳐 세탁하고 자녀에게 불법 증여한 혐의를 포착한 상태다.

중수부는 하이마트 본사와 관계사, 선 회장의 도곡동 타워팰리스 자택 등을 차례로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나섰다. 국세청에 역외탈세 전담조직과 공조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먼지 하나까지 샅샅이 털어내겠다는 각오가 비장하다.

#1. 사태의 원인=기이한 태생?

업계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하이마트의 ‘기이한 태생’에서 찾고 있다. 본래 하이마트(당시 한국신용유통)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대우전자의 국내영업을 담당케 하기 위해 별도로 만들었던 회사다. 수출에 강점이 있지만 내수에 취약하던 대우그룹의 내수영업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대우전자 제품 뿐 아니라 타회사 제품까지 종합적인 유통판매를 하기 위해 그룹사 소속이 아닌 별도회사로 만들어야 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설립자본금 50억원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7억5000만원을 출자, 차명을 이용해 주주로 참여했다. 그리고 지분 55%는 대우그룹 위장계열사인 신한기공, 고려피혁, 신성통상, 세계물산 등이 참여했다. 결국 한국신용유통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서자의 신분인 셈이었다.


대우그룹 몰락과정에서 한국신용유통은 대우전자의 국내 영업부문과 합쳐져, 1999년 가전양판점인 하이마트로 재탄생 했다. 당시 대우전자 판매총괄본부장(이사)이던 선 회장이 이 작업을 주도했고, 하이마트의 대표에 취임하게 됐다.

당시 재계에선 하이마트의 태생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언젠가 숨어있던 문제가 터져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 회장은 이런 우려를 뒤로 한 채 하이마트를 국내 대표 전자회사로 키워냈다. 그리고 이런 공로를 높이 평가 받아 선 회장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서 유진그룹으로 최대주주가 바뀌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2. 자금 출처는 김우중 전 회장?

아직 검찰은 비자금의 출처에 대한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는 김 전 회장이 한국신용유통에 출자한 자금을 바탕으로 비자금이 조성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대우그룹이 해체될 당시 선 회장은 무주물이나 다름없는 김 전 회장의 지분 15%를 임의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분 55%를 가지고 있었던 다른 대우 위장계열사들도 그룹 해체와 함께 법정관리로 넘어가면서 이들 주식이 장부가(액면가)로 선 회장 등에게 헐값에 처분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분을 관리하던 구조조정본부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난 2002년에야 이를 눈치 채고 선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소송을 위해 실질주주인 김 전 회장이 구조조정본부의 정주호씨에게 주식을 증여했다. 김 전 회장이 아닌 정씨를 원고, 선종구를 피고로 하는 소송이 시작된 것이다.

소송을 시작한 주된 이유는 하이마트를 대우그룹 부활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그룹을 되살리기 위해선 주력회사인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의 인수가 필요했다. 당시 이들 회사는 산업은행, 캠코로 소유권이 넘어가 공개매각입찰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다. 이를 인수하기 위해선 일종의 전략적투자자(SI)가 필요했는데, 여기에 하이마트가 제격이라고 대우그룹은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소송은 고발자인 정씨와 피고인 선 회장이 수십억에 달하는 합의금을 주고받으며 합의했다. 당연히 법원은 기각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는 김 전 회장이 22조원을 추징당한 상태여서 지분이 증명되더라도 바로 국고로 귀속되기 때문에 재판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선 회장은 수차례 증자과정에 참여하고 주식을 매각?매입하면서 재산을 불려나갔다. 특히 지난해 하이마트가 상장하면서 선 회장의 재산은 크게 늘어났다. 바로 이 돈 가운데 일부가 비자금의 조성에 사용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3. 자금의 사용처는 골프장?

검찰은 비자금이 선 회장 일가가 투자한 골프장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 회장 일가는 2009년부터 사업비 1500억원 규모로 강원 춘천시 일대 51만여평의 대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엔바인리조트 개발 사업을 벌여왔다.

투자금 대부분은 선 회장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 선 회장은 지난 2005년 이후 하이마트 경영권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단계적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보유 지분 약 14%를 매각해 확보한 1000억여원을 골프장에 투자했다. 여기에 자신의 월급은 물론 하이마트 관계사에 취업한 아들과 딸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개발투자에 집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장에 선 회장 일가 투자 집중…금융권 차입도
자녀 연루돼 있는 사실 드러날 경우 일가 쑥대밭

그러나 사업은 시작 직후부터 위기에 직면했다.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것. 이 때문에 선 회장과 그의 자녀는 부지 매입비를 제외하고도 약 1700억원 이상의 조성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준공 이후까지 이어졌다. 회원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이 사업은 당초 최소 300~400명의 회원 모집을 목표로 추진됐다. 그러나 골프장과 리조트가 준공된 지난해 중순까지도 회원 모집률은 당초 계획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처럼 사업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소요됐고 자연스레 공사대금이 체납되기 시작했다. 체납된 대금 역시 선 회장 본인이 부담했다. 이 과정에서 선 회장은 여유자금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을 매우기 위해 하이마트 지분을 담보로 한 금융권 차입까지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회사 돈과 개인 자산을 해외로 빼돌린 뒤 자녀들에게 불법 증여를 하는 수법으로 탈세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의 견해다.

#4. 자녀 직접적으로 연루돼 있나?

압수수색 대상에는 선 회장의 아들 현석씨와 딸 수연씨가 요직을 맡고 있는 계열사도 포함됐다.  이번 검찰의 수사를 보라보는 재계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현석씨와 수연씨가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돼 있느냐다.
현석씨는 하이마트 계열사인 HM투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항공권 발권, 국내외 여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회사는 혼수제품 고객이 많은 하이마트와 연계 마케팅을 통해 신혼여행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또 수연씨는 하이마트가 광고 전량을 담당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윌의 지분 37.5%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하이마트는 커뮤니케이션윌이 창립된 지난 2000년도 이후부터 공개경쟁 절차를 생략한 채 광고 전량을 몰아줬다.

검찰은 선 회장이 빼돌린 자금을 조세피난처를 거쳐 세탁하고 자녀에게 불법 증여한 혐의를 포착했다. 현석씨와 수연씨는 일단 간접적으로는 연루돼 있는 셈이다. 이에 검찰은 계좌를 추적하는 등 자녀들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또 압수물 분석과 실무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선 회장과 자녀를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선 회장 한 명만 입건돼 있다. 그러나 현석씨와 수연씨의 혐의가 드러날 경우 추가로 입건자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 선 회장 일가 전체가 아예 쑥대밭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5. 선 회장 재기 가능할까?

검찰은 선 회장이 수백억원의 기업 자금을 조세피난처를 거쳐 해외로 빼돌렸다는 첩보를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금융 당국으로부터 넘겨받은 뒤 한 달 넘게 내사를 진행해 상당한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 본사를 공개적으로 수색한 것이 비자금 혐의와 관련, 충분한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는 자신의 표현이다.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선 회장을 믿고 따르던 직원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진 모습이다. 하이마트를 국내 대표 가전업체로 일으켜 세운 그의 명성에도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됐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골프장 사업 부진으로 재정적인 어려움마저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고 선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을 경우 사실상 재기가 불가능 하리란 게 재계의 관측이다.

현재 선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남기고 잠적한 상태. 출근은커녕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 회장이 멀리 뛰기 위해 웅크린 것인지, 검찰의 서슬 퍼런 칼끝에 몸을 피한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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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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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