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상자 열리는 ‘BBK 진실’ 후폭풍 예고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3.06 15: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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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 ‘검풍’에 버금갈 ‘BBK 쓰나미’ 정치판 덮친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BBK 사건이 재점화 되고 있다.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정봉주 전 의원이 수감되자 BBK 사건은 수면위로 떠올랐다. 또한 최근 김경준씨의 심경변화에 따른 발언이 시작되었고 ‘기획입국설’에 ‘가짜편지’를 작성한 신명씨가 배후를 밝히겠다고 나서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과거 ‘북풍’과 ‘검풍’ 등에 버금가는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돼 여권은 지금 초긴장 상태다.

김경준 면회한 유원일 전 의원, 기획입국 친박인사 금주 폭로 예고
이달 말 검찰조사 받는 가짜편지 작성자 신명씨, 총선 엿새 전 폭로 예고

BBK 사건이 심상치 않다. 지난 2007년 대선의 최대 이슈였지만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도 적지 않은 파란을 몰고 올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유인 즉 BBK 사건의 관련자들이 하나둘씩 입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 말기로 접어들며 청와대와 여권의 힘이 빠지자 보이지 않는 힘에 희생됐던 이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진실규명에 나섬에 따라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입 여는 당사자
긴장에 빠진 여권

가장 큰 핵심은 김경준씨의 심경변화이다. 유원일 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23일 가졌던 김씨와 면회 당시 이야기를 소상히 밝혔다.


“경준이는(유 전 의원은 개인적 친분으로 호칭을 생략하고 ‘경준이’로 편하게 불렀다) 속았다고 생각한다”며 “양치기 소년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되는지에 대해 자기변명을 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김씨의 심경에 변화가 있다는 얘기다. 유 전 의원은 “경준이는 자기가 낸 자료는 전혀 선택되지 않았다”며 억울해 하고 있는 김씨의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현재 BBK 사건과 관련해 해명되고 있지 않은 이슈 중 하나는 지난해 2월 스위스 계좌에 예치해둔 돈 140억원을 ㈜다스에 송금한 것이다.

당시 미국에서 진행된 소송에서 다스가 패했고 반대로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옵셔널벤쳐스는 김씨에게 승소했는데도 김씨의 스위스 계좌 돈이 다스로 흘러 들어간 점은 여전히 의문이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본다면 김씨가 패소한 옵셔널벤쳐스로 갔어야 하고 승소한 다스에 돈을 지급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김씨가 “이전 계약사항이 이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어 “이 부분에서만은 경준이가 함구하고 있다. 대답을 하지 않는다”며 “또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또 다른 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만약 유 전 의원이 말했듯 ‘또 다른 것’이 있다면 현재 재판과 수사에서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이면계약’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밝힌 것이다.

김경준, “이전 계약사항이 이행되는 것” 140억 다스 송금 관련 의혹
입 여는 당사자들, 박근혜 대권행보 급브레이크? 새누리 총선 참패?


김씨는 140억원의 다스 송금 외에 또 다른 사건을 밝혔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친박과 친이계 인사들이 차례로 찾아와 귀국을 종용하거나 귀국을 늦출 것을 요청했다고 밝힌 것이다.

경선 당시부터 여·야 의원들의 김씨 접촉설은 끊임없이 제기 되었지만 당사자인 김씨의 입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한나라당 인사 여럿이 미국에서 구금 중인 자신을 찾아와 회유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사실은 친박계 인사들이 김씨와의 접촉을 시도했고 실제 접촉이 이루어 졌다는 것이다. 김씨는 친박계 인사는 두 명으로 현역 여성 국회의원과 법조계 출신인 18대 총선 낙선자임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검증 작업 중이다”며 “남성은 검증을 마쳤고 여성은 검증 마무리 단계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이 돌아간 뒤에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현재 구속 중)이 찾아와 친박인사들의 요구와 반대로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입국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경준이를 만난 인사는 남성이고 여성은 시도를 했지만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검증이 완료 되는대로 밝힐 것이다”고 폭로를 예언했다.

유 전 의원은 늦어도 3월10일 안에는 폭로할 것을 예고해 금주 중 정치권에 일대 파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 전 의원의 폭로가 신빙성 있는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권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전 의원은 “그렇게 까지 되겠냐”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지만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그럴 여지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알고도 방관하며 숨겼다는 야당의 공격을 받을 것이 자명해 보이고 중대 범죄의 진실을 규명하기위해 노력 하기는 커녕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비난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봉주 전 의원의 허위사실 공표죄로 수감된 뒤 불거진 ‘박근혜도 유죄’라는 여론은 더욱더 불거질 것으로 여겨진다.
 
김경준 심경변화
신명의 작심폭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며 폭로를 예고한 인사는 김씨 뿐만이 아니다.

김씨의 ‘기획입국설 가짜편지’를 작성한 신명씨가 4·11 총선 직전인 4월5일 가짜편지의 배후를 밝히겠다고 전해온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명씨가 이날을 ‘D-데이’로 잡은 것은 지난 17대 대선 엿새 전 홍준표 전 대표가 신명씨의 편지를 공개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4·11 총선 엿새 전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 직전 김씨가 입국하자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여당이 (김경준씨 입국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김씨와 같이 미국에서 수감됐던 신경화씨가 보냈다는 편지를 물증으로 공개한 바 있다.

해당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이는 대선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

하지만 신경화씨의 동생인 신명씨는 “형이 보냈다는 편지는 내가 작성한 것”이라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 측 인사가 편지 조작에 개입했다고 폭로했었다.

김윤옥 여사의 작은형부인 신기옥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 등이 ‘배후’라는 주장이다.

신명씨는 지난 1월 한 일간지와의 통화에서 “홍 전 대표가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물인 가짜편지를 직접 들고 기자회견까지 한 만큼 그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중국으로 출국해 미국에 체류 중인 신명씨는 홍 전 대표를 상대로 편지 입수 경위, 가짜인지 알았는지 여부 등을 먼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입장을 바꿔 3월 말께 귀국해 먼저 검찰조사부터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명씨는 “몸통은 놔두고 나를 먼저 조사한다면 결국 꼬리 자르기 수사가 돼서 배후 규명에 실패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고 “편지를 쓰도록 시킨 지인 양모씨가 당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통제하고 있으니 아무 걱정 말라’고 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KBS <뉴스9>는 “신명씨가 문제의 편지를 한나라당에서 검토까지 했었다고 말했다”며 추가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KBS에 따르면, 신명씨는 “한나라당 대선캠프 법률팀에서 여덟 번 검토를 했으니까 법률적으로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KBS는 이어 “신씨가 4년 전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엔, 가짜편지 작성을 종용했던 인사가 거짓진술을 지시했다고 밝혔다”며 “저한테 계속 거짓말을 하라고… 신 회장하고 통화하면서…(신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 윗동서라고 그것까지만 알았지”라는 신명씨의 발언을 보도하기도 했다.

사건의 실체와 배후가 점점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총·대선 뒤흔들
바람 ‘BBK 풍’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은연중에 <나꼼수>에서 밝힐 것을 암시한 유 전 의원의 폭로에 현 정권 실세들의 개입을 암시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온 신명씨의 폭로까지 더해진다면 총선과 대선 정국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나꼼수>팀도 지난주 방송 마지막 부분에서 금주 다뤄질 내용으로 ‘심경변화를 일으킨 김경준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며 BBK의 새로운 의혹 제기를 예고했었다.

친박인사 2명이 밝혀진다면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여 대권행보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명씨가 밝힐 배후와 가짜편지를 언론에 밝힌 홍 전 대표는 문론 BBK 당사자 의혹을 받고 있는 이 대통령까지 줄줄이 연루될 것으로 여겨져 여권과 청와대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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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