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특공대>나이트클럽 숨어든 변종 성매매 ‘쇼바’ 총력추적

클럽 은밀한 방에서 “갓 졸업한 따끈한 여대생 맛보세요~”

서울 서초동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얼마전 신종 성매매가 적발됐다. 현재 강남을 중심으로 나이트클럽에서 성매매를 하는 속칭 ‘쇼바’가 은밀히 성행하고 있다. 이날 경찰에 적발된 업소도 쇼바다. 이들 업소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나이트클럽이지만 실상은 신종 성매매업소다. 나이트클럽 안에 따로 만들어진 방에서 성매매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불법 성매매업소는 성매매특별법 이후 흩어진 성매매 여성들이 장악하다시피 했으나 최근 생겨나고 있는 변종 성매매업소의 여성들은 여대생들이 상당수다. 이 여대생들은 전문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로 몸을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험한 아르바이트에 몸을 내맡기는 여대생들 중 일부는 졸업 후에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아예 전문 매춘여성으로 나서기도 한다. 쉽게 돈을 벌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변종 성매매 업소는 꿈 많은 여대생들이 전문 성매매 여성으로 추락하는 출발점이기도 한 것이다.

평범하던 나이트클럽 ‘쇼바’로 바꾸면서 입소문
춤 안 추고 서 있거나 인사 다니는 여성=알바생

서울 강남의 한 나이트클럽. 이곳은 인터넷 등을 통해 유명업소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평범한 클럽을 수개월 전 이른바 ‘쇼바’로 바꾸면서 부터다. 이 업소가 변종 성매매 영업을 개시하자 뜸하던 손님들의 발길은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손님이 들끓는 이유는 단순히 수질이 좋기 때문만은 아니다. 업소에서 ‘진짜’ 여대생들을 대거 고용해 성매매를 하기 때문이었다.

성매매 여성 구하기
누워서 떡 먹기

업소 측은 아르바이트 여대생들이 많다고 손님들에게 귀띔하며 성매매를 권유했고 손님들은 속는 셈 치고 아가씨들에게 서비스를 받았다. 그리고 일부 손님들의 집요한 확인작업 끝에 아가씨들이 진짜 여대생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소의 손님들은 나날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업계에 나도는 소문에 따르면 이 업소가 이렇게 벌어들이는 수익은 월 수억 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직 이 업소엔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유흥가 관련 사이트엔 업소 사장이 경찰 고위인사와 매우 절친한 관계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 소문은 ‘업소에서 일하는 남자 종업원이 사장 측근으로부터 직접 전해 듣고 인터넷에 올린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불과하지만, 지난 8일 단속된 서초동의 업소가 월 수익 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상이 그에 못지않은 이 업소가 살아있는 것은 미스터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대생들의 쇼바 아르바이트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강남의 한 쇼바 관계자를 직접 만나봤다. ○○클럽의 종업원 김상철(가명·28)씨는 “남자들 만나러 일부러 나이트클럽 오는 아가씨들도 많다”며 “그래서인지 돈 받으면서 젊은 남자들과 한 타임씩 할 수 있다고 하면 웬만해선 거부하지 않는 게 요즘 아가씨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업소에서 손님 상대할 아가씨들 찾는 건 정말 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씨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업소의 영업방식은 인간시장을 연상케 한다. 나이트클럽이지만 이곳엔 여자 손님들이 없다. 안에서 춤추며 즐기는 아가씨들은 대부분 알바생들이다. 남자손님들은 홀에서 지나는 아가씨들이나 무대에서 춤추는 아가씨들을 눈여겨 봐뒀다가 웨이터를 불러 지목한 뒤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잠시 후 지목된 아가씨가 방에 들어가 손님과 성매매를 한다.

김씨는 “클럽 안에 있는 여성들이 전부 성을 파는 이들은 아니다. 일부는 실제로 업소를 찾은 손님이다. 춤을 추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거나 테이블을 돌며 인사하는 아가씨들이 고용된 알바아가씨들”이라고 말했다. 또 김씨는 “업소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이라고는 해도 룸살롱이나 다른 업소 아가씨처럼 업소에 속해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아가씨들은 업소에서 만난 손님들을 상대로 밖에서 따로 만나 개인플레이를 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말하자면 알바와 동시에 프리랜서로도 뛰는 것이다. 이런 여대생들은 미모가 출중하거나 서비스가 좋아 손님들 눈에 잘 보이면 애프터를 약속받아 짭짤한 수익을 챙긴다고 한다. 업소는 보통 6~15명 정도의 아가씨를 고용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20대 초반의 대학생이고 나머지는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중후반의 여성들과 전문 성매매 여성들이라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쇼바란 이름은 ‘쇼를 하는 바(BAR)’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쇼바에선 스트립쇼, 불쇼, 봉쇼 등이 선보여진다. 쉽게 헐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바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 이 쇼에 나오는 아가씨들을 지목해 그들의 성을 구매하기도 한다. 쇼바라고 이름 붙여진 나이트클럽에선 아가씨들의 별의 별 쇼가 다 등장한다. 봉쇼는 기본이고 물쇼, 스트립쇼 심지어는 아가씨들의 차력쇼도 있다. 손님들은 이렇게 쇼에 나오는 아가씨들을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에 이르고 보면 업소들은 대체 이런 아가씨들을 어디서 뽑아 오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김씨는 “대부분 인터넷의 모집광고를 보고 온다. 하지만 요즘엔 매상을 올리기 위해 업소 관계자들이 직접 필드로 나가 재목이 될 만한 아가씨를 직접 뽑아 오는 경우도 있다”며 “주로 대학가를 돌아다니며 손님들이 좋아할 것 같은 아가씨들에게 아르바이트를 은밀하게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를 ‘로드캐스팅’이라 한다고 김씨는 전했다. 로드캐스팅은 흔히 연예계에서 사용되는 용어지만 유흥업계에서 말하는 로드캐스팅은 약간 성질이 다르다.

대학 갓 졸업한 여성
6~15명 정도 고용

김씨는 또 “요즘 손님들은 단순히 젊다거나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좋다고 해서 아가씨를 선택하지 않는다”며 “학벌이 좋거나 뚜렷한 특기가 있어야 호감을 갖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인해 아가씨들에게 특기 한가지씩을 익히도록 업소측에서 권한다고 설명했다. 길거리에서 유흥업소 아르바이트 제안을 하는 것도 놀랍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김씨는 “요즘 세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황당하다고 말하겠지만 어느 정도 알게 되면 이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요즘 여대생들은 차도 있어야 하고 유흥비도 있어야 하고 용돈도 있어야 하고 명품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다”고 말했다.

유흥업소 스카우터들은 업소 내에서 아가씨들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 또 자신이 스카우트한 아가씨를 관리하며 수익을 나눈다. 이런 점은 연예계와 거의 비슷하다. 또 한 낮까지 성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래방도 있다. 이 변종 노래방에도 여대생 아르바이트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노래방은 화류계 종사자들이 퇴근 후, 주로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래방의 운영시스템은 룸살롱이나 다를 바 없다. 구좌 웨이터들이 손님들을 관리하고 마담이 아가씨들을 관리한다. 때문에 변종 노래방은 룸살롱과 다를 바 없지만 노래방이라는 이름으로 술값이 저렴해 영업을 마감하는 시간까지 손님들로 가득하다. 이곳엔 상주 도우미라 불리는 아가씨들이 있다. 지금까지 노래방은 보도방 도우미들을 통한 불법영업이 일반적지만 최근 등장한 변종 노래방은 아예 상주 아가씨들이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모업소의 지배인으로 일하는 정모(가명·34)씨는 “작년 연말연시에도 지지부진하던 매상이 상주아가씨들을 두면서 확 뛰어 올랐다”며 “이곳의 아가씨들은 전문 여성들이 아닌 여대생이라 손님들이 신선하다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인터넷 모집 광고…관계자가 물색하기도
불경기엔 저렴하고 수질 좋은 변종노래방이 인기

이 업소에선 직접적인 성행위를 하지는 않는다. 이런류의 노래방은 주류판매로 매상을 올리는 게 아니라 아가씨 서비스와 방 대여료로 수입을 챙긴다. 방에서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방 대여료가 일반 노래방에 비해 훨씬 비싸다. 요금은 시간당 책정돼 머무는 시간만큼 가격이 뛰지만 그래도 룸살롱보다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이에 룸살롱을 이용하던 많은 이들이 이 노래방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정씨는 “이곳에서 일하는 도우미들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무리하게 성행위를 강요받지 않아 좋다고 한다”며 “그러면서도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수입이 좋기 때문에 여대생 아르바이트생들이 줄은 선다. 그래서 굳이 업소 여성들을 고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1종 허가를 내고 노래방식 영업을 하고 있는 터인지라 주변의 다른 룸살롱보다 훨씬 저렴하게 마진을 줄여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일 뿐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은 일체 만들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자신의 업소가 노래방에서는 ‘텐프로급’이라며 불경기 탓인지는 몰라도 최대한 저렴하게 거품을 줄이고 아가씨들의 수질(?)을 높이니 절로 매출이 오르더라”라며 “자신의 업소아가씨들의 나이가 평균 22세니 웬만한 룸살롱보다는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90%이상 예약손님만을 받고 있는 노래방은 아마 자신들의 업소이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속 피하기 위해
아가씨에 평상복

이날 취재를 한 신사동의 한 노래방 업소 측은 불법도우미 고용에 따른 경찰의 단속을 대비한 준비도 철저하게 갖추고 있다고 했다. 영업 중에 경찰이 들이닥칠 것을 대비해 아가씨들에게 청바지 등 평상복을 입게 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단속반이 나오면 애인이나 친구라고 둘러대기 위해서다. 또 방 안에서 유사성행위를 하다 적발돼도 단순 애정행각이라고 우긴다는 것. 날로 지능화 돼가는 성매매 수법에 이래저래 단속 당국만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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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