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특공대>나이트클럽 숨어든 변종 성매매 ‘쇼바’ 총력추적

클럽 은밀한 방에서 “갓 졸업한 따끈한 여대생 맛보세요~”

서울 서초동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얼마전 신종 성매매가 적발됐다. 현재 강남을 중심으로 나이트클럽에서 성매매를 하는 속칭 ‘쇼바’가 은밀히 성행하고 있다. 이날 경찰에 적발된 업소도 쇼바다. 이들 업소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나이트클럽이지만 실상은 신종 성매매업소다. 나이트클럽 안에 따로 만들어진 방에서 성매매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불법 성매매업소는 성매매특별법 이후 흩어진 성매매 여성들이 장악하다시피 했으나 최근 생겨나고 있는 변종 성매매업소의 여성들은 여대생들이 상당수다. 이 여대생들은 전문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로 몸을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험한 아르바이트에 몸을 내맡기는 여대생들 중 일부는 졸업 후에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아예 전문 매춘여성으로 나서기도 한다. 쉽게 돈을 벌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변종 성매매 업소는 꿈 많은 여대생들이 전문 성매매 여성으로 추락하는 출발점이기도 한 것이다.

평범하던 나이트클럽 ‘쇼바’로 바꾸면서 입소문
춤 안 추고 서 있거나 인사 다니는 여성=알바생

서울 강남의 한 나이트클럽. 이곳은 인터넷 등을 통해 유명업소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평범한 클럽을 수개월 전 이른바 ‘쇼바’로 바꾸면서 부터다. 이 업소가 변종 성매매 영업을 개시하자 뜸하던 손님들의 발길은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손님이 들끓는 이유는 단순히 수질이 좋기 때문만은 아니다. 업소에서 ‘진짜’ 여대생들을 대거 고용해 성매매를 하기 때문이었다.

성매매 여성 구하기
누워서 떡 먹기

업소 측은 아르바이트 여대생들이 많다고 손님들에게 귀띔하며 성매매를 권유했고 손님들은 속는 셈 치고 아가씨들에게 서비스를 받았다. 그리고 일부 손님들의 집요한 확인작업 끝에 아가씨들이 진짜 여대생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소의 손님들은 나날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업계에 나도는 소문에 따르면 이 업소가 이렇게 벌어들이는 수익은 월 수억 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직 이 업소엔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유흥가 관련 사이트엔 업소 사장이 경찰 고위인사와 매우 절친한 관계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 소문은 ‘업소에서 일하는 남자 종업원이 사장 측근으로부터 직접 전해 듣고 인터넷에 올린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불과하지만, 지난 8일 단속된 서초동의 업소가 월 수익 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상이 그에 못지않은 이 업소가 살아있는 것은 미스터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대생들의 쇼바 아르바이트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강남의 한 쇼바 관계자를 직접 만나봤다. ○○클럽의 종업원 김상철(가명·28)씨는 “남자들 만나러 일부러 나이트클럽 오는 아가씨들도 많다”며 “그래서인지 돈 받으면서 젊은 남자들과 한 타임씩 할 수 있다고 하면 웬만해선 거부하지 않는 게 요즘 아가씨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업소에서 손님 상대할 아가씨들 찾는 건 정말 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씨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업소의 영업방식은 인간시장을 연상케 한다. 나이트클럽이지만 이곳엔 여자 손님들이 없다. 안에서 춤추며 즐기는 아가씨들은 대부분 알바생들이다. 남자손님들은 홀에서 지나는 아가씨들이나 무대에서 춤추는 아가씨들을 눈여겨 봐뒀다가 웨이터를 불러 지목한 뒤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잠시 후 지목된 아가씨가 방에 들어가 손님과 성매매를 한다.

김씨는 “클럽 안에 있는 여성들이 전부 성을 파는 이들은 아니다. 일부는 실제로 업소를 찾은 손님이다. 춤을 추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거나 테이블을 돌며 인사하는 아가씨들이 고용된 알바아가씨들”이라고 말했다. 또 김씨는 “업소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이라고는 해도 룸살롱이나 다른 업소 아가씨처럼 업소에 속해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아가씨들은 업소에서 만난 손님들을 상대로 밖에서 따로 만나 개인플레이를 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말하자면 알바와 동시에 프리랜서로도 뛰는 것이다. 이런 여대생들은 미모가 출중하거나 서비스가 좋아 손님들 눈에 잘 보이면 애프터를 약속받아 짭짤한 수익을 챙긴다고 한다. 업소는 보통 6~15명 정도의 아가씨를 고용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20대 초반의 대학생이고 나머지는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중후반의 여성들과 전문 성매매 여성들이라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쇼바란 이름은 ‘쇼를 하는 바(BAR)’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쇼바에선 스트립쇼, 불쇼, 봉쇼 등이 선보여진다. 쉽게 헐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바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 이 쇼에 나오는 아가씨들을 지목해 그들의 성을 구매하기도 한다. 쇼바라고 이름 붙여진 나이트클럽에선 아가씨들의 별의 별 쇼가 다 등장한다. 봉쇼는 기본이고 물쇼, 스트립쇼 심지어는 아가씨들의 차력쇼도 있다. 손님들은 이렇게 쇼에 나오는 아가씨들을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에 이르고 보면 업소들은 대체 이런 아가씨들을 어디서 뽑아 오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김씨는 “대부분 인터넷의 모집광고를 보고 온다. 하지만 요즘엔 매상을 올리기 위해 업소 관계자들이 직접 필드로 나가 재목이 될 만한 아가씨를 직접 뽑아 오는 경우도 있다”며 “주로 대학가를 돌아다니며 손님들이 좋아할 것 같은 아가씨들에게 아르바이트를 은밀하게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를 ‘로드캐스팅’이라 한다고 김씨는 전했다. 로드캐스팅은 흔히 연예계에서 사용되는 용어지만 유흥업계에서 말하는 로드캐스팅은 약간 성질이 다르다.

대학 갓 졸업한 여성
6~15명 정도 고용

김씨는 또 “요즘 손님들은 단순히 젊다거나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좋다고 해서 아가씨를 선택하지 않는다”며 “학벌이 좋거나 뚜렷한 특기가 있어야 호감을 갖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인해 아가씨들에게 특기 한가지씩을 익히도록 업소측에서 권한다고 설명했다. 길거리에서 유흥업소 아르바이트 제안을 하는 것도 놀랍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김씨는 “요즘 세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황당하다고 말하겠지만 어느 정도 알게 되면 이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요즘 여대생들은 차도 있어야 하고 유흥비도 있어야 하고 용돈도 있어야 하고 명품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다”고 말했다.

유흥업소 스카우터들은 업소 내에서 아가씨들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 또 자신이 스카우트한 아가씨를 관리하며 수익을 나눈다. 이런 점은 연예계와 거의 비슷하다. 또 한 낮까지 성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래방도 있다. 이 변종 노래방에도 여대생 아르바이트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노래방은 화류계 종사자들이 퇴근 후, 주로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래방의 운영시스템은 룸살롱이나 다를 바 없다. 구좌 웨이터들이 손님들을 관리하고 마담이 아가씨들을 관리한다. 때문에 변종 노래방은 룸살롱과 다를 바 없지만 노래방이라는 이름으로 술값이 저렴해 영업을 마감하는 시간까지 손님들로 가득하다. 이곳엔 상주 도우미라 불리는 아가씨들이 있다. 지금까지 노래방은 보도방 도우미들을 통한 불법영업이 일반적지만 최근 등장한 변종 노래방은 아예 상주 아가씨들이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모업소의 지배인으로 일하는 정모(가명·34)씨는 “작년 연말연시에도 지지부진하던 매상이 상주아가씨들을 두면서 확 뛰어 올랐다”며 “이곳의 아가씨들은 전문 여성들이 아닌 여대생이라 손님들이 신선하다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인터넷 모집 광고…관계자가 물색하기도
불경기엔 저렴하고 수질 좋은 변종노래방이 인기

이 업소에선 직접적인 성행위를 하지는 않는다. 이런류의 노래방은 주류판매로 매상을 올리는 게 아니라 아가씨 서비스와 방 대여료로 수입을 챙긴다. 방에서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방 대여료가 일반 노래방에 비해 훨씬 비싸다. 요금은 시간당 책정돼 머무는 시간만큼 가격이 뛰지만 그래도 룸살롱보다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이에 룸살롱을 이용하던 많은 이들이 이 노래방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정씨는 “이곳에서 일하는 도우미들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무리하게 성행위를 강요받지 않아 좋다고 한다”며 “그러면서도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수입이 좋기 때문에 여대생 아르바이트생들이 줄은 선다. 그래서 굳이 업소 여성들을 고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1종 허가를 내고 노래방식 영업을 하고 있는 터인지라 주변의 다른 룸살롱보다 훨씬 저렴하게 마진을 줄여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일 뿐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은 일체 만들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자신의 업소가 노래방에서는 ‘텐프로급’이라며 불경기 탓인지는 몰라도 최대한 저렴하게 거품을 줄이고 아가씨들의 수질(?)을 높이니 절로 매출이 오르더라”라며 “자신의 업소아가씨들의 나이가 평균 22세니 웬만한 룸살롱보다는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90%이상 예약손님만을 받고 있는 노래방은 아마 자신들의 업소이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속 피하기 위해
아가씨에 평상복

이날 취재를 한 신사동의 한 노래방 업소 측은 불법도우미 고용에 따른 경찰의 단속을 대비한 준비도 철저하게 갖추고 있다고 했다. 영업 중에 경찰이 들이닥칠 것을 대비해 아가씨들에게 청바지 등 평상복을 입게 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단속반이 나오면 애인이나 친구라고 둘러대기 위해서다. 또 방 안에서 유사성행위를 하다 적발돼도 단순 애정행각이라고 우긴다는 것. 날로 지능화 돼가는 성매매 수법에 이래저래 단속 당국만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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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마지막 관문 ‘헌법 제84조’ 대해부

이재명 마지막 관문 ‘헌법 제84조’ 대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앞길에 주황불과 녹색불이 번갈아 들어서고 있다. 2심서 무죄를 받은 공직선거법 판결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면서 여전히 사법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남은 재판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권은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나노 단위로 뜯어 살피고 있다. 지난 1일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당선돼도 찝찝하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021년 20대 대선후보이던 당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모른다”는 발언과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과정에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이 같은 발언은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며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구체적으로 1심 재판부는 이 후보의 “김 전 처장과 골프 친 사진은 조작됐다”는 발언을 유죄로 봤지만 2심 재판부는 “김 전 처장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고, 아무리 확장 해석해도 같이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해석할 여지는 없다”며 1심을 뒤엎었다. 백현동 발언에 대해서도 “의견 표명에 해당하기 때문에 허위 사실 공표로 해석할 수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무죄 판결이 난 바로 다음 날 검찰은 곧바로 상고했다. 항소심이 끝난 지 하루 만에 상고장을 접수한 만큼 대법원 판단을 빠르게 받아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대법원서 다루는 상고심은 항소심 재판에 대한 불복 신청을 토대로 하는 만큼 사실관계를 판단하지 않는 법률심이다. 판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신속하게 원칙에 따라 재판을 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기를 기대한다”며 내심 유죄를 희망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대법원서 판결이 뒤집혀야 한다고 보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항소심 법원의 논리를 잘 이해할 수 없다. 대법원서 바로잡혀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1심과 2심의 판단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대법원서 결정을 내려줘야 법적인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 된 밥에 또…파기환송 ‘주황불’ “노골적 대선 개입” 대법원장 탄핵? 반면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의 즉시항고를 포기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상고도 포기하길 바란다”며 맞불을 놨다.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대법원은 법리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해 무죄였던 2심 판결을 깼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이하 전합)는 “‘골프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은 공직선거법 250조 제1항에 따른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2심 판단에는 공직선거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합 선고에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11명 등 총 12명이 참여했다. 대법원은 이 후보의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의 발언은 허위 사실 공표가 맞다고 판단했다. 백현동 용도변경과 관련해서도 “국토부가 성남시에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피고인이 허위 발언을 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 선고는 대법관 10명 다수 의견으로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 결정됐고 2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반대 의견을 낸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골프 발언은 6~7년 전에 있었던 기억을 주제로 한 발언에 불과하고, 백현동 관련 발언은 국토부의 의무 조항을 지적한 부분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닥쳐온 위기에 민주당은 “노골적인 대선 개입”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통상 파기환송심은 상고심 판결에 기속되는 만큼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탄핵에 속도를 냈지만 이 후보는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며 다소 거리를 뒀다. 문제는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결정하면서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에 관한 해석은 밝히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訴追)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까지 해석이 갈린 것이다. 어떻게 읽어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소추는 ‘형사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는 일’로 정의할 수 있다. 소추의 범위가 ‘검찰의 공소 제기’만을 의미하는지, ‘진행 중인 재판’까지 포함하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현직 대통령을 내란, 또는 외환죄가 아니면 새로 기소할 수 없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내·외환죄가 아닌 죄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던 중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자로 풀어서 본다면 소는 기소, 추는 좇다, 즉 소추는 ‘공소와 공소 유지’를 뜻해 재판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해석이다. 기소가 중단될 수는 있지만 진행 중인 재판까지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된다면 이 후보는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더라도 재임 중 5개 사건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현재 이 후보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유죄가 확정된다면 대통령직서 물러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반면 소추가 기소까지만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된다면 이 후보의 모든 재판은 당선 즉시 중단된다. 이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해석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사의 수사와 소추권을 다룬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각하 결정에 대한 반대 의견이 다시 주목된다. 당시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형사상 소추는 심판 기관과 분리된 소추권자가 유죄 판결 및 적정한 처벌을 구하는 활동으로 소추 기능은 공소의 제기와 유지 여부의 결정 및 공개된 법정서 피고인의 상대방 당사자로서 수행하는 변론 및 입증 활동, 이에 관한 법원의 재판에 대한 불복 등을 포함한다”고 밝힌 것이다. 만일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재판 진행 여부는 이 후보의 재판을 맡은 각각의 재판부의 몫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법원이 헌법 제84조와 관련해 개별 재판부에 재판을 어떻게 운영하라고 지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각 재판관이 알아서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구조상으로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 대법원이 법률심으로 만약에 그런 쟁점을 다루게 된다면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본다면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등 재판부가 헌법 제84조를 해석해야 하지만 최종 결론은 대법원의 몫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권한쟁의심판까지 이뤄진다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까지 다방면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헌재가 대통령과 법원 사이서 어떤 해석을 내리는지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 것이다. 한차례 끓어 올랐던 헌법 제84조 논란은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연기되면서 일단락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오는 15일 예정됐던 첫 공판을 대선 이후인 다음 달 18일로 연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함”이라며 재판 기일을 대통령선거일 이후로 변경했다. 이로써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마찬가지로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등의 공판기일도 다음 달인 24일로 변경되면서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민주당의 날선 반응도 다소 누그러졌다. 상고심 일정이 연기되면서 한숨 돌리나 싶더니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서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을 정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삼권분립이 붕괴된 좋지 않은 선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불소추특권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확실히 못을 박는 분위기다. 이 후보의 파기환송이 결정된 다음 날인 지난 2일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국민 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대법원의 비이성적 폭거를 막겠다. 헌법 제84조 정신에 맞게 곧 법 개정안(재판중지)을 법사위서 통과시키겠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예고대로 지난 7일 민주당은 형사소송법 제306조에 ‘피고인이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면 당선된 날부터 임기 종료 시까지 공판 절차를 정지한다’는 내용 신설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원회서 단독 처리했다. 대통령이 재판을? ‘소추’ 범위 물음표 최종심 연기됐지만…개정안 밀어 붙인다 민주당은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의 헌정 수행 기능 보장을 위한 불소추특권을 규정하고 있으나, 현행 법령 체계에서는 기소 후 재판이 계속되는 경우 이를 중단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재판 계속은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형사·사법기관이 대통령을 대상으로 재판을 계속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 당시부터 반발하며 퇴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서 “이런 무도한 집단이 깡패집단이지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며 “차라리 ‘이재명 유죄 금지법’을 제정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왜 애꿎은 허위 사실 공표죄만 개정하느냐. 이참에 위증교사죄도 폐지하라. 대장동·백현동 관련 죄도 폐지해서 이 후보를 무죄로 만들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법무부는 “대통령 취임 전에 범한 범죄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무관함에도 재판을 정지하는 것은 공직 자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법률 규정을 무력화하고 자격이 없는 피고인에게 부당하게 그 임기를 보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로써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헌법 수호 의무를 지는 대통령의 지위와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국민 신뢰를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신인도 및 국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이 후보의 재판 날짜를 잡으면 권력을 총동원해서 팔을 비틀고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가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되지 않을 것 같으니 재판을 못하도록 법을 위헌적으로 뜯어고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유죄 판결을 한 대법원장이 보복 특검을 받아야 하는 세상이 눈앞에 와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헌법 제84조에 대해 “만사 때가 되면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된다. 법과 상식, 국민적 합리성을 가지고 상식대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어차피 부질없다 헌법 제84조와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저마다 해석에 나섰지만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대선 이후로 연기되면서 의미 없는 논쟁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강신업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소추에 대한 정의는)대법원이 결정하면 그만인데,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권한쟁의심판을 할 것이고 해당 문제는 헌재로 가게 된다”며 “(대통령이 된 이 대표가)두 명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 헌재를 장악하는 수순이다. 결국 헌재는 대통령 편을 들 테니 사실상 그때 가서 헌법 제84조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그래도 달리는 이재명 대권 열차 대선 기간 동안은 사법 리스크 부담을 지우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본격적으로 민생·경제에 집중할 전망이다. 우선 이 후보는 지난 8일 경제5단체장을 만나 경제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이 후보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각 단체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내수 침체, 민생 경제 등을 논의했다.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12일부터는 ‘빛의 혁명’의 상징인 서울 광화문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선거 유세에 나선다. 한편 이 후보와 별개로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등 사법부를 겨냥한 전방위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