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안론’ 다시 뜨는 이유 <밀착해부>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2.22 14: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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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 바꿔! “박근혜로는 정권 재창출 어렵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안론’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4년 만에 대선주자 여론조사 1위 자리를 내주고 급부상했던 대안론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게도  1위 자리를 내어주자 또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박 위원장에게 밉보이면 안 된다는 점 때문에 아직은 수면아래에서 은밀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총선이 끝나면 급부상할 조짐이다. 조용히 꿈틀대고 있는 ‘박근혜 대안론’의 실체를 조명해 봤다.

김문수, 외곽조직 수원서 여의도로, 총선 뒤 출사표 낼 듯
임태희 “4월 격전지 출마보다는 8월 경선 도전 가능성”

현재 친이계 의원들의 새누리당 내 입지는 위태롭다 못해 참담한 상황이다.

연일 ‘현역의원 25% 교체론’을 주장하고 있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비대위의 칼끝이 자신들을 향해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측근인사 비리에 ‘정권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던가. 상황이 이쯤 되자 친이계 의원들은 총선 때까지만 몸을 사리고 살아남아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종의 쿠데타’를 도모할 것이란 얘기들이 은밀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참담한 상황 친이계
화려한 재기 꿈 꿔


물론 박 위원장을 둘러싼 ‘인의 장막’은 생각보다 두텁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자신의 대권가도를 평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친박계 의원들의 원내진입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박 위원장은 지난 16일 비대위 회의에서 “이제 본격적인 공천심사가 시작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과거냐, 미래냐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사람을 통해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렇기 때문에 과거를 갖고 싸울 사람이냐, 새 세상을 만들 사람이냐를 선택해야 한다”며 공천심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과거 잘못과의 단절을 의미하며, 친이계의 공천 배제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말로 해석돼 친이계를 더욱더 긴장케 만들었다.

하지만 친이계는 반발하지 않고 조용히 몸을 사리며 공천신청을 완료했다. 박 위원장에게 반발할 경우 자신들의 밥그릇이나 다름없는 공천권이 물 건너 갈 것을 염려한 듯 보인다.

따라서 친이계는 공천심사가 완료되고 총선이 끝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전장에서 살아남은 전사들이 결집해 친이계를 부활시키고 박 위원장에게 복수의 칼을 들이대기 위해서다.

그 선봉장에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있다. 최근 몇 번의 말실수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 지사지만 임기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의원들과는 다르게 살아있는 권력이자 박 위원장에 대항할 세력을 갖춘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지만 김 지사도 총선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김 지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움직이겠다는 방침을 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의 국민적 호응이 예전만 못 하기는 하지만 정권이 교체되고 도전하는 것보다 청와대의 지원을 받으며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서 이번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것이다.

따라서 2년 넘게 남은 지사직 임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김 지사가 3월12일 이전에 지사직을 사퇴하면 총선과 함께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지만 그 이후에 사퇴하면 대선일(12월19일)에 보선을 치른다는 것도 김 지사는 적절히 활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문재인 돌풍’으로 ‘박근혜 대세론’이 휘청거리고 있다는 점도 김 지사에게는 호재다. 문 고문의 대항마를 자처하는 김 지사는 “박근혜 대세론은 끝났다”며 자신이 새로운 대안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 지사를 지지하는 외곽부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14일 청계산에서 통합연대 회원 200여 명과 신년 산행을 하며 우의를 다졌다.

또 김 지사의 대표적 지지모임인 ‘광교포럼’이 지난 연말 수원 생활을 청산하고 정치적으로 상징성이 큰 서울 여의도에 둥지를 튼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광교포럼에는 김 지사의 지방선거 캠프 관계자들과 한나라당 출신의 전직 도의원 등이 관여하고 있다.

광교포럼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위원장의 입지가 워낙 공고하지만 (김 지사에게도) 한번의 기회는 오지 않겠느냐”면서 “총선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준비”라고 밝히기도 했다.

광교포럼이 힘을 합치고 있는 ‘국민통합연대’도 지난 9일 출범했다. 500여 개 보수단체가 연대한 국민통합연대에는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김 지사 캠프에서 조직을 담당했던 강병국씨가 실무를 맡고 있으며 김 지사의 최측근 허숭 전 경기도공사 감사, 노용수 전 비서실장 등도 참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모임이 사실상 김 지사의 대권 도전을 위한 교두보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 결국 선거가 다가오면 국민통합연대를 구심점으로 거물급 범여권인사들을 규합해 전국 조직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달 18일 대학생 기자단과의 만남에서 “대한민국이 중요한 때이고 나름대로 각오와 의지를 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강한 대권욕을 드러낸 김 지사는 몸은 경기도에 있지만 마음은 온통 여의도에 쏠려 있는 듯 해 보인다.


총선 끝나기만
기다리며 숨고르기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4·11 총선에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종로구 출마설이 떠돌았던 임 전 실장은 불출마를 선언하고 8월로 예정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이 대선 경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해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감을 더했다. 

임 전 실장의 한 측근은 “당의 요청이 있다면 서울 종로 등 격전지 출마도 가능하지만, 현재로선 경선 직행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의 자산·부채를 다 짊어지고 끝까지 이 정부가 성공하도록 도와야 할 사람으로서, 개인적 거취를 갖고 당과 상의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총선에서의 역할에 대해 “좋은 분들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기서 ‘좋은 분들’이라 함은 친이계 의원들로 여겨져 자신이 친이계 부활의 선봉에 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물론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물이 다수 국회입성에 성공한다면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도 절대적으로 유리할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의 행보가 올해 12월 대선이 아니라 차차기를 대비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 대통령과 완전히 등을 돌린 박 위원장의 집권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까닭에 ‘박근혜 대항마’를 자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전사로 변신해 이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충정을 불태운다는 것이다.

정운찬 국민생각과 새누리당에서 러브콜, 행복한 고민?
대세론 꺾이자 부정적인 의견 급부상, 대타 찾기 고심

여권의 또 다른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작 본인은 한 번도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친 적이 없지만,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은 그의 대권 도전을 끊임없이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의 ‘보수대통합’ 행보 중 정 위원장은 반드시 연대해야 할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9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 상태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 경제 정책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정 위원장이 강조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방안’과 대동소이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정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재임 중이던 지난 2010년 당시의 ‘세종시 원안 처리 문제’를 둘러싼 ‘앙금’만 해소하면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관측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세종시 앙금이 풀리기도 전에 지난해 12월15일 정 위원장이 박 위원장에게 “화려한 생일잔치를 기다리는 철부지 처녀”라고 공격해 ‘감정의 골’이 더욱더 깊어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박 위원장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독자노선을 가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됐다.

정 위원장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한 국민생각의 대선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생각은 새누리당과 별도로 보수세력 결집을 꾀해 총선에서 최소 30석 이상을 획득한 뒤 대선에서 박 위원장과 맞대결 할 전략의 카드로 정 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정 위원장은 박근혜 대항마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정 위원장도 임 전 실장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 출마를 포기하며 공천신청을 하지 않아 대권을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초반 대세론자
대통령 안 돼?

이렇듯 총선과 대선을 코앞에 두고 4년을 꾸준히 이어온 대세론이 흔들리며 ‘대안론’에 직면한 박근혜 위원장. 그는 ‘최근 대선에서 초반 대세론을 이어온 인물이 대선에서 승리한 적이 없었다’는 신소리까지 더해지며 ‘박근혜로는 안 된다’는 물밑여론에 직면한 상태다.

물밑에서 제기되고 있는 ‘박근혜 대안론’의 실체는 총선이 지난 후에 본격화 될 것으로 여겨져 총선 후 대선구도가 점점 흥미를 더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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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