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양정철 <민주통합당 중량을 예비후보>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2.14 10: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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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적 가치’ vs ‘이명박적 가치’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

[대담=이주현 기자]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보수언론들의 끈질기고도 집요한 공격들을 온 몸으로 막아온 사람, 퇴임 후 “자네. 봉하로 내려와 나를 좀 도울 수 있겠는가. 자네가 나를 꼭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라는 한마디에 두말 없이 내려가 마지막까지 신의를 다한 ‘의리의 남자’ 양정철이 정치판에 뛰어 들었다. 그것도 “정치하지 마라!”는 노 전 대통령의 간곡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기자는 ‘마지막 말씀을 어기고 신의를 저버리는 것일까?’라는 의문도 들었지만 인터뷰 내내 확고한 의지와 신념으로 뭉친 그의 모습에 그 의문은 기우에 불과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양정철 민주통합당 중량을 예비후보를 만나 그간의 소회와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MB정권 심판하고 대통령 바꾸기 위해 어려운 싸움 자청”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죠.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힌 양정철 예비후보는 인터뷰 도중 노 전 대통령이 언급 될 때마다 몇 번이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와 반대로 이명박 정권을 평가하고 자신의 포부와 각오를 밝힐 때에는 누구보다 강직하고 결연한 눈빛을 보인 양 예비후보였다.

최근까지도 꿈속에서 입관 전 마지막 모습이 꿈속에 나타나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그에게서 그리움과 사죄의 마음, 지켜드리지 못한 죄송함과 그를 사랑하는 마음 등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대통령을 바꾸기 위해 어려운 싸움을 자청했다”는 양 예비후보는 서울 중량을에 출사표를 던지고 정권교체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다음은 일문일답.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정치하지 마라”는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 노 전 대통령께서는 아끼는 참모들에게 “정치하지 마라”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 정치에 뛰어들고 나면 정치인들이 느껴야 될 여러 가지 질곡, 주변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게 되고 민폐를 끼쳐야 될 상황, 선거를 치러야 되고 정치를 하는 과정에 거짓말, 돈, 신의를 지키지 못할 유혹 등 여러 잘못된 유혹을 느끼게 된다. 그런 유혹들로부터 수렁에 빠져 희망보다 실망을 줄 가능성이 큰 것이 한국정치의 지형적 구조라 보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 간곡한 권고에도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 그럼에도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3가지가 있다. 가장 큰 이유로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에 대단히 힘들어 하고 실망스러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 대해 참여정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생각한다. 책임이란 정권을 이어가지 못하고 내준 것이다.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두 번째로 안타깝게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이 가지고 계신 철학과 가치를 이을 수 있는 사람들이 보다 많이 국회에 들어가서 아름다운 명예회복이 될 수 있게 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또 하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어려운 결심을 할 수 있게 간곡한 권유를 드린 한 사람으로서 원내에서 힘이 되고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 중량을구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 중량은 강북에서도 교육·주거·교통 등 여러모로 많이 낙후된 지역이다. 정치적으로도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곳이다. 처음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으로서 이왕이면 어려운 싸움을 해서 값진 승리를 이루고 싶었다. 낙후된 지역일수록 할 일이 많고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진성호 의원은 친이계의 핵심적인 인물이고 상징적인 인물이다. 나는 반대로 노무현적 인물이다. 노무현적 가치와 이명박적 가치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 받고 싶었다. 이명박 정권 심판의 상징적 전장으로 중량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진 의원과 진검승부를 벌여보겠다.

- <노무현의 사람들, 이명박의 사람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어떤 책인가.
▲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싶었다. 노 전 대통령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 의리와 도리를 다했던 모습과 반대로 이 대통령의 사람들은 철저하게 이익중심으로 뭉쳐있고 책임질지 모르는 정반대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사람들 얘기를 통해 대비시켜보고 그것이 역사와 국민들에게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비교하고 싶어 출간하게 됐다.

-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서거 때까지 모신 마지막 참모로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돌이켜 본다면?
▲ 제일 가슴이 아픈 것이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그런 독한 결심을 오래전에 하셨다는 것을…. 지금 생각해보면 꽤 오래전에 그런 결심을 하신 것 같다. ‘고독감’ ‘사나이로서…’ ‘여러 사람을 책임져야 되는 사람으로서’ ‘운명적인 고독함’ 등 여러 단어로 심경들을 내비추셨지만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재판으로 다 해결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의 몇몇 분들이 "허물에 대해 당신이 끌어안아야 모두를 살릴 수 있다"고 압박했디 때문에 독한 결심을 하신 것 같다. 죄송하다. 못 지켜드린 게…. 그런데 참…. 살아가는 사람들이 평생 안고 살아가야할 책무고 숙제고 도리, 의무다. 운명 같은 거….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다. 당시 남아있던 7~8명의 참모들은 현재까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염하고 입관할 때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마지막 모습이 주무시는 것 같이 무척 평온해 보였다. 그 모습이 지금도 꿈에 나타나고 있다.

- 문재인 고문이 후원회장을 맡았다. 어떤 배경에서였나.
▲ 정말로 문 고문은 정치를 하기 싫어했다. 세상 밖으로 나와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꿔달라고 간곡하게 부탁드려 여기까지 오셨다. 저에 대한 고맙고 안쓰러운 마음이 있으셔서 다른 분들은 맡지 않으셨지만 맡아주신 것 같다. 이번 총선이 중요하니 열심히 해서 함께 좋은 결과를 이뤄내자고 용기를 주셨다.

“정치하지 마라!” 노 전 대통령의 간곡한 권고에도 출마
MB정권 건국 이래 최악의 정권”, 어떠한 공과도 없다!

- 참여정부 시절 홍보기획비서관을 3년 반 넘게 지내며 보수언론의 집중 타깃이 됐었는데?
▲ (웃으며) 또 하고 싶지는 않다.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또 그 상황이 온다면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평가와 언론의 비판이 너무 과도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대통령을 대신해 방호하고 해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했다. 대통령께서 그런 점들을 저에게 기대하신 것도 있고 직책상 할 수밖에 없었다. 시시비비를 가려야 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주군을 지키는 일인데…. 가급적으로 그런 일들은 하고 싶지 않지만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또 다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지켜야 될 주군이 계시지 않고…(눈물 글썽). 개인적으로 당시 힘들고 불편했던 기자들과는 다 화해하고 관계를 풀었다.


- 이명박 정권을 평가한다면?
▲ 혹독한 평가이긴 하지만 ‘건국 이래 최악의 정권’이라 생각한다. 어느 정권이든 공과는 다 있어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내세울 업적이 단 한 가지도 없다. 너무 많은 측면에서 국민들은 실망시켰다. 역사에 남을 공과가 무엇인지 물어 보고 싶다. 지난 10년 동안 큰 성과였던 민주주의와 복지·평화를 무너뜨렸다. 그런 차원에서 ‘최악의 정권’이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

- 최근 당에서 ‘여성 15% 의무공천안’을 내놓았는데 입장은 어떠한가.
▲ 경쟁력 있고 훌륭한 여성 정치 자원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을 잘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정치인이 조금 더 배려 받고 약진할 수 있는 기회를 받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것을 일정한 기준에 도리어 남성들에게 차별이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기준에 맞추기 위해 남성들이 배타적인 차별을 받는 결과는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본다.

- 당내 경선이 국민참여경선으로 치르는데 받아들이는지?
▲ 받아들인다. 다만 국민참여경선은 말은 좋은데 허상이 있다. 국민참여경선이라 해서 완전한 국민들이 참여하는 경선은 아니다. 당원들과 당원들을 중심으로 흘러가게 될 수 있고 결국은 조직선거, 동원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일반시민들의 보편적인 여론조사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 시민여론을 완전히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무조건 수용은 하지만 한계들을 보안할 수 있는 방안을 당에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 4·11 총선을 예상해 본다면?
▲ 범야권이 과반의석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실망과 좌절이 극에 달해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와 통합을 이뤄냈다. 이번 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 시민들이 여론을 모아 승리 할 수 있는 틀도 마련했다. 당에서도 쇄신을 위한 여러 가지 작업을 하고 있고 정치신인과 역량가들이 출마를 선언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 괜찮은 성적표가 나올 것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고문을 필두로 한 부산울산경남이 격전지인데 이곳이 진원지가 되어 호남과 충청, 수도권까지 이어지는 바람이 파괴력 있게 분다면 과반 이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한다.

- 민주통합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 잘못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고 샴페인을 일찍 터트리려고 한다는 지적도 있다.
▲ 지적에 동의한다. 혁신과 통합의 정신을 대선까지 끝까지 밀고 가야된다. 혁신이 먼저다. 당에 올드하고 진부한 것들을 버리고 새롭게 일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변화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밀고 나가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천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야성이 살아있고 참신하고 신의 있게 정치하고자 하는 좋은 후보를 많이 발굴해 공정성과 전략적 판단이 잘 결부 되는,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는 공천이 이어져야 된다. 통합도 서로 배려하고 관용으로 끌어안고 함께 갈 수 있는 공존의 자세가 이뤄져야 된다. 그런 것 없이 세력문제, 자리문제로 다툼이 이뤄지고 그런 것들로 국민들이 실망할만한 예전모습을 다시 보여준다면 한방에 훅 간다고 본다.

-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통합이 중요하다. 통합에 대한 입장은?
▲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가 되는 대통합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야권 내에서 가지고 있는 차이는 분명히 존중되고, 이해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모든 정당의 가치는 집권을 통해 가지고 있는 정책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야당으로서의 견제역할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 할 것이 아니라 작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합쳐서 제안만하는 정책에 100을 갖는다면 합쳐서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이 50으로 줄어든다 하더라도 그것이 훨씬 소중하고 국민에게 책임 있는 모습이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된다.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과 가치를 인정해야 된다. 그것들을 무시하고 통합만 외친다는 것은 무례하고 결례다. 통합의 의지를 대선때까지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단순한 후보단일화의 힘은 미약할 수도 있다. 시너지를 높일 수 있게 처음부터 전략적인 스케줄을 가지고 해나갈 수 있을 때 까지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언급 될 때마다 붉어지는 눈시울
“아름다운 명예회복이 될 수 있게 해야 하는 사명감”

- 언론인 출신으로서 종편에 대한 입장은?
▲ 국회에 입성한다면 문방위에서 활동해 해직기자 복직과 조중동 종편 특혜에 대한 청문회 두 가지는 꼭 이뤄내고 싶다. 청와대와 방통위가 공정하게 심사해서 사업권을 정당하게 줬는지 꼭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심사과정과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특혜가 있었거나 불법 부당한 비리가 있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묻고 처리과정을 위한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전파는 공공제이고 국민자산이다. 그것을 정권이 특정한 매체에 당근처럼 활용하기 위해 사업권을 사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랬다면 중대한 범법행위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적어도 국민들이 그것에 대한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본다. 반드시 청문회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 대선을 예상해본다면?
▲ 지금의 추세로서는 총선에서 좋은 성적표를 얻을 것 같다. 박 위원장은 총선에서 과반의석에 실패하면 대세론이 여지없이 무너질 것이라 본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엄청난 변곡점을 겪으며 내분이 일어날 것이다. 반면에 야권의 강력한 두 주자 안철수와 문재인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대선까지 갈 것으로 여겨진다. 두 사람이 서로간의 탐욕과 정치적인 욕심 때문에 대립까지 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아름답게 화합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힘을 합치는 보완적 관계가 될 것이다. 두 사람이 어떻게 힘을 합치느냐에 따라 범야권 집권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본다. 문 고문의 저력이 후반전으로 갈수록 훨씬 공고해 질 것이다. 문 고문의 대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나 또한 그런 역할에 일조하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평가한다면?
▲ 개인적으로 박 위원장이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의 생각으로 국민에게 앞으로 뭘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책임 있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대중정치의 시대다. 박 위원장은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비전과 공약을 국민에게 말하고, 책임 있게 말하고, 소통해야 하는데 그분의 화법은 늘 다른 사람을 통해 들어야 된다. 책임을 회피하는 것도 문제다. 박 위원장은 지난 4년간 집권당에 있으며 당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대주주였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이 대통령이 다 지고 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집권당은 대통령과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받고 있는 모든 비판에 대해 박 위원장은 빠져있다. 이제 와서 대통령이 인기 떨어지고 욕 들으니 당명 싹 바꾸고 대통령 탈당까지 요구 한다. 정치적 신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본다. 얼마나 비겁한 행동인가? 가장 책임져야할 인물이지만 모든 반사이익을 혼자 다 받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4년에 대해 이번 총선에서 심판이 이뤄진다면 박 위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책임은 뭔지, 자신은 어떤 책임을 질 건지 말이다.

- 총선을 맞이하는 각오는?
▲ 일부러 어려운 싸움에 어려운 지역을 택했다. 멋지게 이기고 싶고 압승하고 싶다. 그 승리의 영광을 제가 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고문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꼭 만들고 싶다.(눈물 글썽이며 잠시 침묵 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양정철 예비후보 프로필>

▲ 외국어대 법과대학 졸업
▲ 언론노보(현 미디어오늘) 기자
▲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이사대우
▲ 민주당 대통령후보 언론보좌역
▲ 대통령직 인수위 당선인 비서
▲ 노무현 대통령 국내언론비서관
▲ 노무현 대통령 홍보기획비서관
▲ 노무현재단 초대 사무처장
▲ (현)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 (현) 19대 총선 서울중량진구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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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이후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미묘한 시기에 사정기관의 칼끝이 문재인정부를 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기관에 대해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는다’고 비판한다. 권력의 향방에 따라 행보를 달리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도기’ 상황에 놓여있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탄핵안 인용으로 파면됐고 새 대통령은 아직 뽑히지 않았다. 헌법은 대통령 궐위 이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존재하긴 하지만, 한정된 권한만을 행사할 수 있기에 우리나라는 이른바 ‘반쪽짜리 정부’ 상태에 있는 셈이다. 새 정부 앞두고…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움직임은 느려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전 정부와 180도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보고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형태로 직에서 물러나면서 다음 정부는 여느 정부보다 ‘전 정부 지우기’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서 새로운 정책을 펴거나 기존 정책을 발전시키는 행보는 무의미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사정기관은 말할 것도 없다. 선거에 미칠 영향 때문에라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 특히 유력 후보와 관련한 사건은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칫하다가는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 이번 대선은 선거 기간이 짧아 국민의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작은 사건이 대선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검찰과 감사원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 대통령이 표적이 됐다. 이전부터 해온 수사와 조사의 결과를 내놓는다고 하기엔 시기가 미묘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4일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3년5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을 수사해 왔다. 서씨가 취업했던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씨와 서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다혜씨, 서씨와 공모해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의 해외법인 격인 타이이스타젯에 서씨를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했다. 서씨는 2018년 8월 취업 이후 2020년 3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급여로 약 1억5000만원, 주거비 명목으로 6500만원을 받았다. 집값 통계 조작 결과 발표 청와대 외압 정황도 나와 검찰은 서씨의 취업으로 문 전 대통령이 그간 다혜씨 부부에게 주던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점을 들어 문 전 대통령이 이 금액만큼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의원은 “터무니없고 황당한 기소”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법정서 진실을 밝히는 것을 넘어 검찰권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행사되고 남용되고 있는지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며 “수사권 남용 등 검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형사 고소하는 것은 물론, 검찰을 개혁하는 기회로 여기겠다”는 발언도 내놨다. 검찰 기소에 앞서 감사원도 문정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놨다. 문정부 임기 동안 부동산 등 국가 통계를 광범위하게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통계 작성 기관 등에 압박을 가한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17일 감사원은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주택통계), 가계동향 조사(소득통계), 경제활동인구 조사(고용통계) 등을 감사한 자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11명)·국토교통부(7명)·한국부동산원(7명)·통계청(6명) 등 총 31명에 대해 징계 요구(14명)·인사자료 통보(17명) 등 엄중 조치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통계청 등에 통계의 정확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제도개선 통보 및 주의 요구를 처분했다. 검찰 기소 왜 지금? 감사원은 2023년 9월 대통령비서실·국토부·통계청·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 소속 22명 가운데 일부 주요 관련자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당시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및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토부는 주택 가격에 대해 부동산원에 ‘통계 결과를 미리 알고 싶다’며 사전 제공하도록 지시했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결과를 임의로 수정하고 통계 개선 명목으로 표본 가격을 조작하는 등 통계 왜곡을 은폐했다. 이렇게 집값 관련 통계 수치를 조작한 사례는 감사원 확인 결과 102건에 달했다. 청와대와 국토부가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압은 2018년 1월 서울 양천, 성남 분당의 주택 매매 가격 주간 변동률 왜곡 등에 처음 시작됐고, 2018년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요동치자, 객관적 근거도 없이 특정 지역 개발계획 철회 등 정부 발표 내용이 시장 안정에 효과를 준 것처럼 통계에 반영토록 요구했다. 감사원은 “국회·언론은 국정감사 등에서 주택 가격 동향 조사 변동률 등이 시장 상황 및 민간 통계 등과 다르다며 통계의 정확성·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으나 개별 표본 가격 등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표본 가격이 시장가격과 격차가 벌어진 사실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 감사 결과 문정부가 핵심 정책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통계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정부는 출범 때부터 ‘소득 주도 성장’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도 정부 주도로 진행했다. 문제는 그 효과를 정부 차원에서 왜곡했다는 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통계청은 2017년 각각 2·3·4분기 가계소득을 가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감소로 확인되자, 정당한 절차 없이 표본 설계에 없는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을 증가시켰다. 부동산·고용 다 건드렸다 소득 불평등과 관련해서도 ‘마사지’가 들어갔다. 청와대는 2018년 1분기 소득5분위 배율이 역대 최악(5.95)으로 나타나자 통계청에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통계자료를 사전 제공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했다. 또 한 노동연구원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개인별 근로소득 불평등 개선’으로 보고·발표하도록 지시했다. 통계청은 청와대 지시에 따라 통계자료 제공 관련 보도 설명 자료 등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발표했다. 감사원 결과가 나온 이후 정치권은 들끓었다. 국민의힘은 ‘국기 문란 범죄’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모든 실패를 통계 조작으로 감추고 국민의 고통 위에 거짓의 탑만 쌓아 올렸다. 거짓의 탑이 무너지려고 하자 최재해 감사원장을 탄핵했다”며 “한술 더 떠서 이재명은 감사원을 민주당 자신들이 장악한 국회 아래로 이관해 손아귀에 틀어쥐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표본도, 지수 작성 방식도, 자료 수집 방식도 다른 통계를 동일선상에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이미 전 정권이 돼버린 윤석열정권의 잔당들이 전 정권(문재인정부)의 숨통을 기어이 끊어놓겠다는 의지가 부른 희대의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한 시기도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착수한 감사를 새 정부 수립을 불과 47일 앞둔 때에 마무리한 저의가 대체 무엇인가”라며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저열한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북한 GP 파괴 두고도 수사 요청 민주 “해체 준하는 개혁” 반발 감사원은 지난달 24일에도 문정부 당시 군 인사 6명을 수사해달라 요청했다. 이들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북한이 파괴한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대한 우리 측의 불능화 검증을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경두·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이 수사 요청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2018년 체결한 9·19 군사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GP 10개씩을 파괴하고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뒤 상호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군 GP 1개당 총 7명씩 총 77명으로 검증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한 뒤 북한군 GP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북한군 GP 지하시설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우리 군 당국이 이 부분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전직 군 장성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지난해 1월 이 내용을 포함한 북한군 GP 불능화 검증 부실 의혹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그 결과가 이번 감사원의 수사 요청인 셈이다.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와 감사원의 연이은 문정부 ‘공격’에 민주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검찰과 감사원이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하며 ‘신 관권선거’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5일 국회 소통관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감사원이 북한의 GP 파괴 관련 결과를 내놓은 이후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력기관이 이제 대통령선거에까지 사실상 개입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마지막까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졸개이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내란 세력이 벌이는 최후의 저항을 국민과 함께 막아내고 내란 세력을 철저히 뿌리 뽑아 국민 주권을 돌려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대세 영향 미칠까? 앞서 민주당은 집값 등 통계 조작 관련 감사원 발표 이후 ‘해체에 준하는 개혁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 전 정권 탄압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서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은 “독립 기관이라는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내란 옹호 기관이라는 오명을 안은 감사원에 닥칠 결말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도 문정부 표적 감사, 윤정부 부실 감사 등을 이유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해 최 원장은 직무에 복귀했으나 감사원장이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당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