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양정철 <민주통합당 중량을 예비후보>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2.14 10: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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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적 가치’ vs ‘이명박적 가치’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

[대담=이주현 기자]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보수언론들의 끈질기고도 집요한 공격들을 온 몸으로 막아온 사람, 퇴임 후 “자네. 봉하로 내려와 나를 좀 도울 수 있겠는가. 자네가 나를 꼭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라는 한마디에 두말 없이 내려가 마지막까지 신의를 다한 ‘의리의 남자’ 양정철이 정치판에 뛰어 들었다. 그것도 “정치하지 마라!”는 노 전 대통령의 간곡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기자는 ‘마지막 말씀을 어기고 신의를 저버리는 것일까?’라는 의문도 들었지만 인터뷰 내내 확고한 의지와 신념으로 뭉친 그의 모습에 그 의문은 기우에 불과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양정철 민주통합당 중량을 예비후보를 만나 그간의 소회와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MB정권 심판하고 대통령 바꾸기 위해 어려운 싸움 자청”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죠.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힌 양정철 예비후보는 인터뷰 도중 노 전 대통령이 언급 될 때마다 몇 번이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와 반대로 이명박 정권을 평가하고 자신의 포부와 각오를 밝힐 때에는 누구보다 강직하고 결연한 눈빛을 보인 양 예비후보였다.

최근까지도 꿈속에서 입관 전 마지막 모습이 꿈속에 나타나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그에게서 그리움과 사죄의 마음, 지켜드리지 못한 죄송함과 그를 사랑하는 마음 등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대통령을 바꾸기 위해 어려운 싸움을 자청했다”는 양 예비후보는 서울 중량을에 출사표를 던지고 정권교체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다음은 일문일답.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정치하지 마라”는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 노 전 대통령께서는 아끼는 참모들에게 “정치하지 마라”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 정치에 뛰어들고 나면 정치인들이 느껴야 될 여러 가지 질곡, 주변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게 되고 민폐를 끼쳐야 될 상황, 선거를 치러야 되고 정치를 하는 과정에 거짓말, 돈, 신의를 지키지 못할 유혹 등 여러 잘못된 유혹을 느끼게 된다. 그런 유혹들로부터 수렁에 빠져 희망보다 실망을 줄 가능성이 큰 것이 한국정치의 지형적 구조라 보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 간곡한 권고에도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 그럼에도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3가지가 있다. 가장 큰 이유로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에 대단히 힘들어 하고 실망스러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 대해 참여정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생각한다. 책임이란 정권을 이어가지 못하고 내준 것이다.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두 번째로 안타깝게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이 가지고 계신 철학과 가치를 이을 수 있는 사람들이 보다 많이 국회에 들어가서 아름다운 명예회복이 될 수 있게 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또 하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어려운 결심을 할 수 있게 간곡한 권유를 드린 한 사람으로서 원내에서 힘이 되고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 중량을구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 중량은 강북에서도 교육·주거·교통 등 여러모로 많이 낙후된 지역이다. 정치적으로도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곳이다. 처음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으로서 이왕이면 어려운 싸움을 해서 값진 승리를 이루고 싶었다. 낙후된 지역일수록 할 일이 많고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진성호 의원은 친이계의 핵심적인 인물이고 상징적인 인물이다. 나는 반대로 노무현적 인물이다. 노무현적 가치와 이명박적 가치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 받고 싶었다. 이명박 정권 심판의 상징적 전장으로 중량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진 의원과 진검승부를 벌여보겠다.

- <노무현의 사람들, 이명박의 사람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어떤 책인가.
▲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싶었다. 노 전 대통령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 의리와 도리를 다했던 모습과 반대로 이 대통령의 사람들은 철저하게 이익중심으로 뭉쳐있고 책임질지 모르는 정반대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사람들 얘기를 통해 대비시켜보고 그것이 역사와 국민들에게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비교하고 싶어 출간하게 됐다.

-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서거 때까지 모신 마지막 참모로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돌이켜 본다면?
▲ 제일 가슴이 아픈 것이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그런 독한 결심을 오래전에 하셨다는 것을…. 지금 생각해보면 꽤 오래전에 그런 결심을 하신 것 같다. ‘고독감’ ‘사나이로서…’ ‘여러 사람을 책임져야 되는 사람으로서’ ‘운명적인 고독함’ 등 여러 단어로 심경들을 내비추셨지만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재판으로 다 해결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의 몇몇 분들이 "허물에 대해 당신이 끌어안아야 모두를 살릴 수 있다"고 압박했디 때문에 독한 결심을 하신 것 같다. 죄송하다. 못 지켜드린 게…. 그런데 참…. 살아가는 사람들이 평생 안고 살아가야할 책무고 숙제고 도리, 의무다. 운명 같은 거….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다. 당시 남아있던 7~8명의 참모들은 현재까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염하고 입관할 때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마지막 모습이 주무시는 것 같이 무척 평온해 보였다. 그 모습이 지금도 꿈에 나타나고 있다.

- 문재인 고문이 후원회장을 맡았다. 어떤 배경에서였나.
▲ 정말로 문 고문은 정치를 하기 싫어했다. 세상 밖으로 나와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꿔달라고 간곡하게 부탁드려 여기까지 오셨다. 저에 대한 고맙고 안쓰러운 마음이 있으셔서 다른 분들은 맡지 않으셨지만 맡아주신 것 같다. 이번 총선이 중요하니 열심히 해서 함께 좋은 결과를 이뤄내자고 용기를 주셨다.

“정치하지 마라!” 노 전 대통령의 간곡한 권고에도 출마
MB정권 건국 이래 최악의 정권”, 어떠한 공과도 없다!

- 참여정부 시절 홍보기획비서관을 3년 반 넘게 지내며 보수언론의 집중 타깃이 됐었는데?
▲ (웃으며) 또 하고 싶지는 않다.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또 그 상황이 온다면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평가와 언론의 비판이 너무 과도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대통령을 대신해 방호하고 해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했다. 대통령께서 그런 점들을 저에게 기대하신 것도 있고 직책상 할 수밖에 없었다. 시시비비를 가려야 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주군을 지키는 일인데…. 가급적으로 그런 일들은 하고 싶지 않지만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또 다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지켜야 될 주군이 계시지 않고…(눈물 글썽). 개인적으로 당시 힘들고 불편했던 기자들과는 다 화해하고 관계를 풀었다.


- 이명박 정권을 평가한다면?
▲ 혹독한 평가이긴 하지만 ‘건국 이래 최악의 정권’이라 생각한다. 어느 정권이든 공과는 다 있어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내세울 업적이 단 한 가지도 없다. 너무 많은 측면에서 국민들은 실망시켰다. 역사에 남을 공과가 무엇인지 물어 보고 싶다. 지난 10년 동안 큰 성과였던 민주주의와 복지·평화를 무너뜨렸다. 그런 차원에서 ‘최악의 정권’이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

- 최근 당에서 ‘여성 15% 의무공천안’을 내놓았는데 입장은 어떠한가.
▲ 경쟁력 있고 훌륭한 여성 정치 자원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을 잘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정치인이 조금 더 배려 받고 약진할 수 있는 기회를 받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것을 일정한 기준에 도리어 남성들에게 차별이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기준에 맞추기 위해 남성들이 배타적인 차별을 받는 결과는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본다.

- 당내 경선이 국민참여경선으로 치르는데 받아들이는지?
▲ 받아들인다. 다만 국민참여경선은 말은 좋은데 허상이 있다. 국민참여경선이라 해서 완전한 국민들이 참여하는 경선은 아니다. 당원들과 당원들을 중심으로 흘러가게 될 수 있고 결국은 조직선거, 동원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일반시민들의 보편적인 여론조사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 시민여론을 완전히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무조건 수용은 하지만 한계들을 보안할 수 있는 방안을 당에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 4·11 총선을 예상해 본다면?
▲ 범야권이 과반의석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실망과 좌절이 극에 달해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와 통합을 이뤄냈다. 이번 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 시민들이 여론을 모아 승리 할 수 있는 틀도 마련했다. 당에서도 쇄신을 위한 여러 가지 작업을 하고 있고 정치신인과 역량가들이 출마를 선언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 괜찮은 성적표가 나올 것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고문을 필두로 한 부산울산경남이 격전지인데 이곳이 진원지가 되어 호남과 충청, 수도권까지 이어지는 바람이 파괴력 있게 분다면 과반 이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한다.

- 민주통합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 잘못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고 샴페인을 일찍 터트리려고 한다는 지적도 있다.
▲ 지적에 동의한다. 혁신과 통합의 정신을 대선까지 끝까지 밀고 가야된다. 혁신이 먼저다. 당에 올드하고 진부한 것들을 버리고 새롭게 일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변화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밀고 나가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천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야성이 살아있고 참신하고 신의 있게 정치하고자 하는 좋은 후보를 많이 발굴해 공정성과 전략적 판단이 잘 결부 되는,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는 공천이 이어져야 된다. 통합도 서로 배려하고 관용으로 끌어안고 함께 갈 수 있는 공존의 자세가 이뤄져야 된다. 그런 것 없이 세력문제, 자리문제로 다툼이 이뤄지고 그런 것들로 국민들이 실망할만한 예전모습을 다시 보여준다면 한방에 훅 간다고 본다.

-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통합이 중요하다. 통합에 대한 입장은?
▲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가 되는 대통합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야권 내에서 가지고 있는 차이는 분명히 존중되고, 이해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모든 정당의 가치는 집권을 통해 가지고 있는 정책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야당으로서의 견제역할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 할 것이 아니라 작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합쳐서 제안만하는 정책에 100을 갖는다면 합쳐서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이 50으로 줄어든다 하더라도 그것이 훨씬 소중하고 국민에게 책임 있는 모습이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된다.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과 가치를 인정해야 된다. 그것들을 무시하고 통합만 외친다는 것은 무례하고 결례다. 통합의 의지를 대선때까지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단순한 후보단일화의 힘은 미약할 수도 있다. 시너지를 높일 수 있게 처음부터 전략적인 스케줄을 가지고 해나갈 수 있을 때 까지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언급 될 때마다 붉어지는 눈시울
“아름다운 명예회복이 될 수 있게 해야 하는 사명감”

- 언론인 출신으로서 종편에 대한 입장은?
▲ 국회에 입성한다면 문방위에서 활동해 해직기자 복직과 조중동 종편 특혜에 대한 청문회 두 가지는 꼭 이뤄내고 싶다. 청와대와 방통위가 공정하게 심사해서 사업권을 정당하게 줬는지 꼭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심사과정과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특혜가 있었거나 불법 부당한 비리가 있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묻고 처리과정을 위한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전파는 공공제이고 국민자산이다. 그것을 정권이 특정한 매체에 당근처럼 활용하기 위해 사업권을 사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랬다면 중대한 범법행위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적어도 국민들이 그것에 대한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본다. 반드시 청문회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 대선을 예상해본다면?
▲ 지금의 추세로서는 총선에서 좋은 성적표를 얻을 것 같다. 박 위원장은 총선에서 과반의석에 실패하면 대세론이 여지없이 무너질 것이라 본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엄청난 변곡점을 겪으며 내분이 일어날 것이다. 반면에 야권의 강력한 두 주자 안철수와 문재인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대선까지 갈 것으로 여겨진다. 두 사람이 서로간의 탐욕과 정치적인 욕심 때문에 대립까지 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아름답게 화합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힘을 합치는 보완적 관계가 될 것이다. 두 사람이 어떻게 힘을 합치느냐에 따라 범야권 집권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본다. 문 고문의 저력이 후반전으로 갈수록 훨씬 공고해 질 것이다. 문 고문의 대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나 또한 그런 역할에 일조하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평가한다면?
▲ 개인적으로 박 위원장이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의 생각으로 국민에게 앞으로 뭘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책임 있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대중정치의 시대다. 박 위원장은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비전과 공약을 국민에게 말하고, 책임 있게 말하고, 소통해야 하는데 그분의 화법은 늘 다른 사람을 통해 들어야 된다. 책임을 회피하는 것도 문제다. 박 위원장은 지난 4년간 집권당에 있으며 당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대주주였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이 대통령이 다 지고 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집권당은 대통령과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받고 있는 모든 비판에 대해 박 위원장은 빠져있다. 이제 와서 대통령이 인기 떨어지고 욕 들으니 당명 싹 바꾸고 대통령 탈당까지 요구 한다. 정치적 신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본다. 얼마나 비겁한 행동인가? 가장 책임져야할 인물이지만 모든 반사이익을 혼자 다 받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4년에 대해 이번 총선에서 심판이 이뤄진다면 박 위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책임은 뭔지, 자신은 어떤 책임을 질 건지 말이다.

- 총선을 맞이하는 각오는?
▲ 일부러 어려운 싸움에 어려운 지역을 택했다. 멋지게 이기고 싶고 압승하고 싶다. 그 승리의 영광을 제가 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고문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꼭 만들고 싶다.(눈물 글썽이며 잠시 침묵 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양정철 예비후보 프로필>

▲ 외국어대 법과대학 졸업
▲ 언론노보(현 미디어오늘) 기자
▲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이사대우
▲ 민주당 대통령후보 언론보좌역
▲ 대통령직 인수위 당선인 비서
▲ 노무현 대통령 국내언론비서관
▲ 노무현 대통령 홍보기획비서관
▲ 노무현재단 초대 사무처장
▲ (현)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 (현) 19대 총선 서울중량진구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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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