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왕 마인드’ 김문수 ‘119 파문’ 일파만파

“도지사다~” 하면 알아서 기어야지 어디!?

[일요시사=이주현 기자]김문수 경기도지사의 ‘119상황실 전화’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6월에 “춘향전은 변사또가 춘향이 따먹는 이야기”라고 해 논란이 됐고, 이어 10월에 “삭발한 신부는 절에 가라”는 망언으로 네티즌들을 공분케 한 바 있다. 게다가 이번 119전화 논란으로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제왕적인 상왕’의 모습에 아연실색했다”고 질타했고, 통화내역이 공개되자 각종 패러디까지 넘쳐나는 실정이다. 이어 김 지사가 도정업무를 위해 소방헬기를 과도하게 이용한 사실이 다시금 불거져 논란은 더욱더 커져가고 있다.

네티즌, 비난의 목소리 높고 각종 패러디 넘쳐나
김문수, “소방관 근무태도 불량, 사과 의사 없다”더니만 사과

논란의 시작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19일 낮 12시 반쯤 경기도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남양주소방서 119상황실로 전화를 걸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전화를 끊은 해당 소방관 2명을 포천과 가평소방서로 인사조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였다.

자신의 직위와 이름을 대지 않고 먼저 전화를 끊은 것이 근무규정 위반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통화내용이 공개되자 ‘김 지사의 태도 역시 문제가 있다’고 발끈하며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네티즌은 “자신이 도지사라고 밝히기만 하면 바쁜 119상황실 근무자들이 무조건 깍듯이 예우를 하며 굽실거려야만 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도지사가 누구냐고
묻는데 답을 안해?”


통화 내용을 살펴보면 상황실 근무자는 김 지사가 “김문수 지사입니다”라고 밝히자 장난전화로 착각을 한 듯 “여보세요”라고 응대했고, 누구냐는 물음에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라고 물었다.

김 지사는 용건은 밝히지 않은 채 이름만 계속해서 물어보다 “내가 도지사라는데 그것이 그렇게 안 들려요?”라며 재차 누구인지를 물었고 근무자는 “무슨 일 때문에 전화 하셨는지 먼저 말씀을 하십시오”라며 사건접수를 하려하자 “아니 도지사가 누구누구냐고 물었는데 답을 안 해?”라고 역정을 냈다.

이에 근무자는 “일반전화로 하셔야지 왜 긴급전화로, 그렇게 얘기를 하시면 안 되죠”라고 말했고 “누구냐고 이름을 말해봐 일단”이라 재차 묻자 근무자는 장난전화로 확신한 듯 전화를 끊어 버렸다.

그러자 김 지사는 곧 바로 다시 전화해 자신이 도지사임을 밝힌 후 “아까 전화 받은 사람 관등성명을 말해봐요”라며 집요하게 캐물었고 두 번째 전화 받은 사람의 직위와 이름을 확인하고 나서야 자신을 다시 한 번 도지사임을 각인 시킨 후 “어 그래 알겠어 끊어”하며 전화를 끊어 버렸다. 

또한 사건이 있은 당일 경기도 소방본부는 경기도내 34개 소방서에서 김 지사의 목소리가 담긴 통화내용을 들려주며 소방공무원 특별교육을 실시했고, 근무자가 근무규정을 어겼다며  인사조치했다.

김 지사는 “전화를 걸었는데 장난전화로 알더라. 위급한 상황이었다면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통화내용이 공개되자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119로 전화를 했으면 긴급한 용건만 말을 해야지 왜 근무자의 직위와 이름을 따져 묻느냐”라거나 “장난전화에 수없이 시달리는 근무자들이 누군가 자신이 도지사라고 하면 무조건 굽실거려야 하느냐”는 등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위 남용하는
패왕적 마인드


문제의 핵심은 119는 생명이 오가는 절박한 순간에 신속히 접수가 이뤄져야하는 긴급통화 체제인데 김 지사가 단순히 이송체계를 문의하기 위해 자신의 지위를 남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인터넷의 보급으로 장난전화가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장난전화는 119상황실의 골칫덩어리라고 한다.

2010년 대전소방본부의 신고접수 현황을 보면 일일 평균 1100여 통의 전화 중 20%가 장난전화나 전화 조작 잘못에 의해 이루어졌고 부산소방본부 추산으로는 2010년 대비 3만 9852건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남양주 119상황실 근무자는 도지사라고 밝힌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할 수밖에 없었고, 36.4초마다 걸려오는 긴급전화를 받으려면 이런 장난전화는 빨리 끊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한 트위터리안으로부터 “소방서에 장난전화가 얼마나 오는지 알고도 그러십니까? 또한 그렇다 치고 좌천하는 게 정당한가요?”라는 멘션을 받자 “소방시스템에 위치도 나온답니다. 근무자들 기본이 안 된 거죠”라고 답했다.

징계를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자 서울의 현직 소방관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민원실에 전화할 일을 긴급전화를 사용해 알아주지 않았다고, 기본 운운하는 분은 그 기본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그 상왕의 마인드에... 헐”이라고 개탄했다.
 
또한 그는 “원래 상황실 전화는 긴급전화로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그냥 (서울은) ‘119입니다’라고 한다”라며 김 지사의 무지를 반박했고, 이어 “그런데 전화응대 부실로 징계 운운하는 게 현재 김문수와 소방본부의 수준이다. 권위주의시대에 부응 못한 게 죄겠지”라고 개탄했다.

그는 부당한 징계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소방방재청에 대해서도 “소방방재청 트위터는 이럴 때 말 좀 하세요. 소방관이 도지사 전화 잘 못 받아 좌천, 징계 당하는데, 뭐가 바른 건지? 맨날 청장 동정이나 바른말 하는 직원(류충)들 씹는 재잘거림만 하지 마시고”라고 질타했다.

많은 트위터리안들도 비난에 나섰다. “소방시스템에 위치가 나오는 거랑 무슨 상관인가요? 암환자이송체계를 119에 물어보시는 게 상식인가요? 긴급전화가 있는 이유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세요”라는 멘션을 보내는가 하면,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무슨 경기지사가 대단한 권력자이기에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저토록 권력욕을 느끼고 싶어 하는가? 패왕적 독재자처럼 느껴진다”라고 힐난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김 지사의 통화 내역과 <나는 꼼수다>에서 정봉주 전 의원이 발언한 분량을 편집한 음성파일이 올라와 트위터리안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받았고 ‘소방서에서 전화 받을 때’의 애매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애정남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을 패러디한 ‘도지사’라는 제목의 시도 등장했고 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 강용석 의원과의 비교 등 수많은 패러디물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일화 공개돼, 비교되며 더욱 비난 
과거 소방헬기 과다 사용 문제 다시 불거져 논란

패러디와 함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화도 공개돼 화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9월15일 아프간 전투에서 적진에 뛰어들어 13명의 동료 대원들과 아프간인 23명을 구출해낸 공로로 다코타 마이어 예비역 병장에게 훈장을 수여하려고 참모를 통해 전화를 걸었다.
 
미 대통령 참모의 전화를 받은 마이어는 그러나 뜻밖에도 “지금은 근무 중이니 점심 휴식시간 때 전화를 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오바마는 하는 수 없이 점심시간까지 기다려 다시 전화를 걸었다. 오바마는 마이어를 직접 만난 자리에서 “내 전화를 받아줘 정말 고맙다”고 말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일화를 트위터에 퍼나르며 김 지사와 오바마 대통령을 비교하고 있다.

소방관 징계 논란이 커지자 김 지사의 과거 2006년 취임부터 2008년 6월까지 소방헬기를 사용한 내역도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김 지사는 인명구조 및 화재진압 또한 긴급한 도정업무 수행 등의 규정 중 우선순위에 따라 배치되어야 할 소방헬기를 부천상공회의소 신년 인사회 참석과 국회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월평균 5.6회 총 93회나 이용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위 전남지사(30회), 3위 경북지사(12회) 등 타 도지사와 비교해도 엄청난 횟수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16회나 헬기를 사용했으며 3일 내내 헬기를 전용기처럼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 지사가 소방헬기를 타기 위해 쓰인 세금은 무려 1800여만 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소통은 형식적으로만?
들끓는 민심에도 꿋꿋


이처럼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김 지사지만 경기도 고위관계자는 “현재 119전화를 통해 총 11종의 생활민원 신고가 가능하다”며 “도지사는 현재 소방행정과 관련된 인사, 재정 등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

이번 인사조치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된 것”이라고 강조해 또다른 비난을 자초했다. 민심을 반영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운다는 것이다.

그동안 김 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택시운전기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도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지만 그간의 소통법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 더욱더 지탄의 대상이 됐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완고하던 김 지사는 지난달 29일 예정에 없던 경기도소방재난본부를 전격 방문해 “당사자가 과오를 인정한 마당에 이번 인사는 좀 과했다”며 해당 소방관들의 원상복귀를 지시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지사가 전화를 해도 이럴 진데 일반인이 전화를 했을 때는 어떠겠는가?”라고 지적하며 끝까지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 뉘앙스를 풍겨 개운치 못한 뒤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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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