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별대담]임진년 희망 전하는 박희태 국회의장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 받는 국회 만드는 데 힘 쓰겠다”

[대담 정리=이주현 기자] 다사다난 했던 신묘년(辛卯年)이 저물고 임진년(壬辰年)이 밝아오고 있다. 지난해보다 새롭게 맞이하는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 할 것이라는 희망을 안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국민 모두 다가오는 임진년에는 새로운 희망을 가득 안고 밝고 활기찬 한 해가 되기를 너나 할 것 없이 바라고 있다. ‘서울G20국회의장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드높이는 데 기여한 박희태 국회의장은 <일요시사>와의 신년 대담을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 G20국회의장회의 성공적 개최 자랑스러워”
한미FTA 비준안 “직권상정에 대해선 매우 유감”


박희태 국회의장은 지난 2011년 한 해를 누구보다 파란만장하게 보냈다. ‘서울G20국회의장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드높이는 데 기여함은 물론, 비록 철회하긴 했지만 국회의장으로서 57년 만에 법안 발의를 하기도 했다.

18대 후반기 국회의장 취임 이후 줄곧 국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노력해온 박 의장은 서민들의 편에서 그들의 고충을 직접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서민을 위한 국회의장’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박 의장은 <일요시사>와의 신년특집대담에서 “18대 국회를 잘 마무리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할 것이다”며 “기회가 된다면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국회를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남은 임기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18대 국회에서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다. 약 4분의 3의 임기를 수행하셨는데 그간의 소회가 어떠신지요.
▲ 검사로서 22년, 국회의원으로서 23년 동안 바쁘게 살아왔지만 특히 18대 국회에서는 참으로 분주하게 보낸 것 같습니다. 16대에 이어 두 번째 당 대표를 맡았고, 양산 주민들의 도움으로 6선 의원이 되어 현재는 국회의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조직에서 최고봉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제가 ‘화(和)’의 길을 걸어 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화는 단순한 화합을 넘어서는 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의미의 융화, 차이를 받아들이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공존의 정신을 의미합니다. 우리 사회가 화의 경지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늘 그랬듯 최근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들이 인식이 썩 좋지 않습니다.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야 할 ‘민의의 전당’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를 개선할 해결방안으로 염두에 둔 바가 있으신지?
▲ 나라가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신뢰라 생각합니다. 일찍이 공자님도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을 신(信)’자 하나라고 했습니다. 신뢰가 없으면 무너지고 말지요. 따라서 국회다운 국회, 법대로 국회, 정쟁보다는 정책으로 대결하는 국회, 싸움보다는 타협의 장이 되는 국회만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의장 직권상정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를 결심한 배경과 입장을 밝히신다면?
▲ 한미 FTA 비준안이 여야 간 합의처리가 되지 못하고 직권상정 되었다는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와 수없이 만나고, 대통령까지 국회로 오시게 해서 타협안을 마련하려고 마지막까지 최대한 노력을 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 한나라당이 연이은 재보선 패배 후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습니다. 당 쇄신안을 놓고 탈당하는 의원까지 속출했고 결국은 박근혜 전 대표를 주축으로 한 비대위가 출범했습니다. 선배 정치인으로서 조언을 하신다면?
▲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정당에서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고 논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고 무조건 ‘갈등이다’ ‘대립이다’ 이렇게 보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봅니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생명이지요. 현재의 상황이 겉으로는 분열되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당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일치단결할 수 있다면 국민들에게 더 신뢰받는 새로운 정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 대변인 시절 ‘촌철살인’의 명대변인으로 꼽히셨는데, 오랜만에 대변인 시절로 돌아가 현재 정치권을 논평해 보신다면?
▲ ‘선 국사 후 당사(先 國事 後 黨事)’의 자세로 여야 의원 모두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 국회 역사상 가장 큰 국제행사로 기억되는 ‘서울 G20국회의장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셨습니다. G20국회의장회의를 치르며 느끼신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요?
▲ 대한민국의 국격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나게 신장했다는 점입니다. 서울 국회의장회의의 개최도 오타와 국회의장회의에서 주요국 의장들이 만장일치로 지지해주어 자연스럽게 유치하게 된 것입니다. 작금 세계가 대한민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봅니다. 세계의 도로에 우리의 자동차가 달리고, 세계인의 가정 곳곳에 우리 가전제품이 가득 차 있으며, 세계인들의 손에는 우리의 핸드폰이 들려 있지 않습니까. 저 넓은 오대양에는 우리가 만든 배들이 가득 떠다니는 등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 하는 나라로, 국제질서를 따르던 나라에서 국제질서를 만드는 나라로 변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가슴 벅차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서울 G20국회의장회의가 남긴 의미와 역사적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먼저 G20 정상회의의 합의사항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각국 의회에서 법제화되고 정책으로 제도화하는 등 후속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서울 국회의장회의에서는 주요국 의장들이 모인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 지구촌 안전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담아낸 공동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또한 이번 서울 국회의장회의에서는 정례화의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국회의장회의가 국제현안을 논의하는 주요 거버넌스([governance] 국가경영 또는 공공경영)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실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국회의 의원외교 역량이 그 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세계대진출’에 있어 국회가 든든한 레일을 놓는 일에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 의장 취임 이후 줄곧 국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경이 궁금한데요?
▲ 현재 우리나라 노동현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비정규직 문제입니다. 심지어 비정규직 여직원의 경우에는 1~2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기에 안심하고 2세를 가지기도 힘든 형편입니다. 그래서 국회의장이 된 직후 국회부터 비정규직을 없애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일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추진해 왔습니다. 국민의 대의기관으로 국민들의 아픈 부분을 치유하는데 앞장서지 않으면 누가 하겠습니까.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실시한 이러한 조치들이 최근 다른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에도 파급되기 시작해 서민과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되는 것 같아 큰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회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위해 노력 “보람 느껴”
“<일요시사> 애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최근 한국 영해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어로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이로 인해 해경 한명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국민들은 극심한 비난에 나섰고 한·중 간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높은데, 이에 대한 입장과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신다면?
▲ 한중어업협정에 따라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조업이 허락된 중국어선은 연간 1700여 척, 허가 어획량은 6만5000톤 정도이지만 실제 불법조업 어선 수는 20만 척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이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은 전투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에서 다각적이고 단호한 재발방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보다 강력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한·중 간에 최악의 분쟁요인이 될 위험성이 큽니다.


- 한국경제발전에 큰 공헌을 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얼마 전 별세하셨습니다. 고인과 각별한 인간관계를 쌓아 오신 것으로 압니다만?
▲ 그렇습니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제가 대변인직을 수행 할 때 대표(민정당)로, 또 최고위원(민자당)으로 모셨지요. 많은 사랑도 받았고 격려도 받았는데 아무 보답도 못 했던 것이 여러 가지로 죄송스럽습니다. ‘철강왕’이신 박 명예회장처럼 의지와 창의력, 끈질긴 노력을 후세들이 교과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박 명예회장이 만든 용광로에 여야가 함께 들어가 화합했으면 하는 바람도 큽니다.


-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망을 어떻게 보시는지?
▲ 김 위원장의 사망이 북한으로 하여금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서,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북한이 세계와 맺은 약속인 비핵화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남북 간의 대화도 활성화 되어서 이산가족 상봉 등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김 위원장 사망이 향후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시는지요?
▲ 그거야 아직 알 수 없지요.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한 치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한 뜻으로, 특히 보수와 진보를 초월해 난국을 이겨내겠다는 일치단결의 자세를 갖는다면 한반도에 평화를 더욱 공고히 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 소망하시는 국회의장상은 어떤 것인지요?
▲ 국회는 원칙적으로 여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운영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의장이 국회운영과 관련하여 할 일이 많다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압니다. 다만, 이런 대화와 타협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오랜 의정경험을 바탕으로 의장이 중재를 해서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의원외교의 강화를 통해 국익에 도움을 주고 입법부의 장기적 발전방향에 대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 남은 재임기간 동안 꼭 이루고 싶으신 일이 있으시다면?
▲ 무엇보다 18대 국회를 잘 마무리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국회다운 국회가 되어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국회를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합니다. <일요시사>와 애독자들에게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일요시사> 임직원 여러분 임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색깔 있는 신문’ ‘소리 나는 신문’ ‘향기 나는 신문’ 등 3대 취재편집 방향을 더욱 발전시켜 <일요시사>의 사세가 더욱 번창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일요시사> 애독자 여러분의 가정에도 웃음과 행복이 넘쳐나기를 바랍니다. 특히 <일요시사>가 각계각층의 훈훈한 미담을 더 많이 발굴해 우리 사회에 온기가 넘치게 해주시고 <일요시사> 독자를 비롯한 국민들의 사기를 끌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박희태 국회의장 프로필>

2010.06~ 제18대 후반기 국회 의장
2009.10 제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2008.07~2009.09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2004.06 제17대 국회 부의장
2004.05~2008.05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2003.05~2003.06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2002.05 한나라당 최고위원
2000.05~2004.05 제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1996.04~2000.05 제15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1993.08 법률구조공단 이사
1993.02~1993.03 제42대 법무부 장관
1992.05~1996.04 제14대 국회의원
1988.04~1992.05 제13대 국회의원
1980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성동지청 부장검사
1966 청주지방검찰청 검사
1961 제13회 고등고시 사법과 합격
~ 1987 건국대학교 대학원 법학 박사 
1957~1961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 
~ 1957 경남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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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