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60>웰빙시대 뜨는 상품은?

나만의 전원주택 ‘세컨드하우스’열풍

나만의 전원형 주택을 갖는 것은 과거에는 최상류층만이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도 소득수준이 대폭 높아져 대중화되는 추세다. 


최상류층 전유물?…소득 수준 높아져 대중화
주 5일제 정착 등 삶의 질 향상 “수요 늘어”

최근 들어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하는 것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세컨드하우스란 말 그대로 두 번째 집.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 외에 또 하나의 집을 갖는 것이다.

“주변에 즐길거리
있으면 활용성↑”

흔히 도시에 있는 집 외에 친환경 지역에 있는 또 하나의 집을 세컨드하우스로 부른다. 텃밭도 가꾸며 강이나 호수를 가족들과 거닐면서 전원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세컨드하우스는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별장’과는 다르다. 휴가뿐만 아니라 주말, 휴일에도 이용한다는 점에서 한시적으로 이용하던 별장과 차이가 있다.

최근 들어 세컨드하우스가 늘어나고 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세컨드하우스용 주택이 인기를 끄는 것은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된 이후 직장인들의 여가 및 취미시간이 증가해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덩달아 전원생활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인기는 아파트와 다른 집, 마당 있는 집, 친환경적인 집에 살고 싶기 때문이다. 주말만이라도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기거나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자연을 체험하겠다는 목적으로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컨드하우스로 어디가 유망할까.
세컨드하우스는 주말이나 휴일마다 가는 곳이기 때문에 너무 멀고 진입하기가 불편한 곳은 이용하기 쉽지 않아 시간이 흐를수록 방문 횟수가 줄어들게 된다. 이병호 굿모닝에이치케이 이사는 “세컨드하우스는 거주지에서 차량으로 1∼2시간 내에 오갈 수 있는 곳이 최적으로 또 주변에 스키장이나 골프장, 유명 관광지, 공원 등 즐길 만한 곳이 있으면 더욱 좋다”며 “가족단위로 즐길거리가 있는 곳이라면 더욱 활용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수도권이 가장 좋다.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은 수도권과 가깝고 한강을 끼고 있는 광주, 가평, 양평, 김포, 용인, 강화, 남양주 등이다.

권혁춘 상가114 팀장은 “하지만 이곳들은 이미 개발이 많이 진행돼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최근에는 세컨드하우스 장만을 강원·충청 지역까지 확대하고 있다”며 “서울에서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고 자연경관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전원주택 등 주로 주택시장에서 각광을 받던 조망권 가치가 이제는 지식산업센터(구 아파트형 공장), 오피스텔, 오피스,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주 5일제 정착, 웰빙시대를 맞이해 조망권에 대한 관심이 부동산 전반에 확대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상가도 전망이 좋은 수변상가나 공원인접 테라스 상가, 최상층부의 스카이라운지 등은 전체 평수를 분양받아야 하는 등 적지 않은 투자금이 필요함에도 인기가 높다. 오피스텔도 조망권 프리미엄 시대에 접어들었다.

너무 멀면 이용 쉽지 않아
집서 1∼2시간 거리 적정

실제 분당신도시 수내역세권에 있는 B오피스텔(59㎡)의 시세는 비슷한 조건의 D오피스텔(56㎡)보다 5000만원이 비싸다. 중앙공원 조망 여부가 가격차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조망권이 매매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 온 오피스텔도 최근 ‘뷰(view)’에 따라 가격이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2인 세대 증가로 수요가 늘고 난방이 가능해지면서 오피스텔도 업무 중심에서 주거 기능이 강조돼 아파트처럼 조망권 선호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물량이 아닌 신규 물량도 조망권에 따라 분양가 차이가 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와 용산에서 분양 중인 오피스텔의 경우 조망권에 따라 분양가를 차등 적용하고 있는데 향후 이러한 현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조망권이 다른 오피스텔들은 입주 이후 시세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일명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는 지식산업센터에도 조망권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같은 주택도 조망권에 따라 가격이 1억원 이상이 차이 나기도 하듯 부동산 시장에서 조망권의 가치는 커지고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소득이 늘고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조망권 더욱 강조된다”며 “각 상품의 모델하우스에서의 설명만 의존하지 말고 실제 현장 방문 등으로 조망권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망권 가치 높아져
수익형 부동산도 적용

다음은 조망권 프리미엄 분양 중인 상품들이다.
▲KCC건설 ‘용산 KCC웰츠타워’ = KCC건설은 서울시 용산구 문배동 11-10번지 일대에 ‘용산 KCC웰츠타워’아파트 232가구(전용 84∼97㎡)를 분양중이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39층 2개동으로 아파트 물량 중 전용 85㎡ 이하 중소형 위주로 되어 있다. 주변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링크, 신분당선 연장 및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서울역 국제컨벤션센터, 남산그린웨이 등 각종 개발 호재가 풍부하다.

광주·가평 등 수도권 인기
강원·충청 지역까지 확대

우선 일대에서 가장 고층으로 지어져 조망권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웰츠타워 남쪽으로는 한강이, 북쪽으로 남산, 동쪽은 미군기지에서 바뀔 용산민족공원 등이 자리잡고 있다. 방향에 따라 달라지지만 25층 이상부터는 한강과 남산, 용산민족공원을 조망할 수 있고, 가장 큰 면적인 전용 97㎡의 경우 이 세 가지를 모두 조망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2015년 3월 입주 예정.

▲청라 캐널웨이 ‘미라클 프라자’ = 에이텍종합건설은 인천 서구 연희동 793-7번지에 청라 ‘미라클 프라자’를 분양 중이다. 이 상가는 인천 청라경제자유구역 중심 상업지구를 관통하는 ‘캐널웨이’를 따라 들어선 스크리트형 건물이다. 지하 3층∼지상 7층 총 점포수 62개로 연면적 8333.68㎡ 규모.

지하 1∼3층은 주차장, 지상 1층은 근린생활서비스·금융·패션, 2∼3층은 전문식당(푸드코트), 4∼5층은 메디컬·오피스, 6∼7층은 교육·학원으로 구성된다. 지하 1층은 수변을 따라 입점한 점포가 공급되도록 설계되어 지상 1층과는 다른 신 개념의 상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베니스를 연상케 하는 국내 최초 캐널웨이(수변공원) 시작점에 위치해 선착장을 오가는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상시 유동인구도 3만명 이상인 풍부한 수요를 가진 상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2년 7월 준공 예정


▲대우건설 ‘송도 스마트밸리’ = 대우건설은 송도국제도시 내 첫 지식산업센터인 ‘송도 스마트밸리’를 분양하고 있다. 연면적 약 29만㎡(63빌딩의 1.7배)에 이르는 원스톱 비즈니스가 가능한 복합단지형 지식산업센터다. 업무시설 4개동, 근린생활시설 1개동, 기숙사동 1개동 등 총 6개동으로 구성된다.

송도 스마트밸리는 바다 조망권을 확보한 아파트형 공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전실을 남향으로 배치해 빼어난 바다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으며, 건물 외벽에는 커튼월 방식 복층유리와 세라믹패널 등의 마감재를 사용했다. 전매제한이 없어 계약 후 바로 매매가 가능하다. 취·등록세 100% 면제, 재산세 및 종합토지세 5년간 50%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12년 말 입주 예정.

▲광주 퇴촌면 ‘강이 보이는 아름다운 집’ =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전원형 세컨드하우스 ‘강이 보이는 아름다운 집’이 분양 중이다. 이 세컨드하우스는 대지면적 455㎡, 연면적 657.03㎡, 지상 1∼4층 규모다. 총 8가구로 구성됐으며, 1가구당 전용면적은 82.5㎡으로 단일평형이다. 공용시설로 옥상바비큐 카페 등이 있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주차장은 8대로 가구당 1대씩 주차할 수 있다.
인근에 농협, 우체국, 파출소, 병원, 하나로마트 등이 있다. 교통여건은 제2중부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이용이 편리하며 광주IC가 인접해 도심과 가깝게 연결된다. 서울 강남 핵심지역과 차량으로 40분 거리에 있다. 수자원 보호지역의 청정지역 주거지 후면에 소나무 숲과 산책로, 습지생태공원이 있다.

▲전원단지 ‘남한강 팜 스프링 빌리지’ = 신한아이앤씨는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단강리 1454-14번지에 전원단지인 ‘남한강 팜 스프링 빌리지’를 분양 중이다. 총 조성면적은 8만2500㎡(2만5000여 평). 60여 필지 중 25필지 택지조성이 마무리됐다. 개별필지면적은 571㎡(173평)∼1231㎡(373평)으로, 3.3㎡당 분양가는 60만∼85만원 선이다.

강·바다 보이는
상품들 분양 중

남한강 팜 스프링 빌리지가 들어설 곳은 250리 남한강 강줄기에서 폭이 가장 넓은 곳으로 4대강 사업 동영상을 촬영했던 최고의 요지다. 테라스 안 노천탕에서 남한강을 바라보며 목욕이 가능하다. 서울에서 1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에 있다.
여기에 전원단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영동고속도로 부론IC 건의가 받아들여져 신설될 경우 향후 서울까지 1시간 내에 진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양대금 납부일정은 계약금 10%, 중도금 40%, 잔금 50%이다. 건축 설계 후에 건축물 시공기간 3개월 뒤 바로 입주가능하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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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