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적우 <나가수> 자질논란

”나는 산으로 가는 가수다” 무명가수 섭외에 시끌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서바이벌과 음악이 만난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는 올 상반기 최고의 프로그램이었다. 은둔 가수 임재범을 세상에 알렸고, 얼굴 없는 가수 김범수를 일약 스타로 끌어올렸다. 최근 예능의 신으로 떠오르고 있는 김연우도 <나가수> 출연 후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이외에도 YB, 이소라, 김경호, 박정현 등 음악성 있는 가수들을 대거 발굴해냈다. 이런 <나가수>가 회를 거듭할수록 각종 논란에 시끄럽더니 최근에는 생소한 이름의 가수 적우(본명 박노희·40)가 장혜진의 후임으로 합류하면서 악재를 만나고 있다.

"청중평가단이 판단 할 것, 논란 무의미"
"과거전력 의심되니 검증 거쳐야 할 것"

적우는 지난 11월21일 진행된 10라운드 1차 경연에서 윤시내의 열애를 열창해 경연 결과 2위를 차지하고 순조로운 출발을 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방송에서 김완선의 나 홀로 뜰 앞에서를 선곡해 불렀으나 컨디션 저조로 불안한 음정을 보여 꼴찌로 급추락했다. 무대를 본 자문위원단들이 "곡이 너무 좋지 않았으며 보는 내내 불안했다" "가수와 시선을 마주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등의 혹평을 할 정도였다.

적우, 그녀는 누구인가?

적우는 <나가수> 출연 전까지 이름도 얼굴도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였다. 강남의 유명 라이브카페에서 노래를 했고 정식 음반은 서른을 넘어 2004년에 발매됐다. 이후 3집까지 내놓았지만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적우의 <나가수> 출연은 파격적이었다. <나가수>가 생긴 이래로 최고 가수들의 경연을 모티브로 했던 것을 보면 더욱 그랬다. <나가수> 제작진은 적우의 탁월한 노래 실력을 섭외 배경으로 뽑았지만 3회 경연 이후 적우의 자질 논란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과거 룸살롱 마담 전력에 누리꾼들의 이목은 집중됐고 <나가수> 섭외 관계자들의 특혜 의혹까지 번졌다.

첫 번째 화살은 적우를 <나가수>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자문위원단 장기호 교수에게 향했다. 장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도 대중들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가수들이 얼마든지 있는 상태에서 적우의 기용은 너무 이른 듯하다. 나는 그동안 이승철과 나얼의 출연을 설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우가 <나가수>에 출연하게 된 배경에는) 누군가의 의도가 개입되었던 것"이라고 주장해 화살은 담당PD에게 향했다.

이에 대해 신정수 담당PD는 "목소리의 특이함 등의 이유로 적우의 출연을 결정했다. <나가수>는 원래 노래는 잘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를 발굴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며 "적우의 출연을 결정하며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적우의 과거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2004년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적우 스스로가 "나는 유명 룸살롱 마담이었다"고 인정했다는 보도가 복수의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면서 진위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적우는 "룸살롱 마담을 하기 전에는 카페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전하며 자신이 운영한 룸살롱에는 각계 유명인사들이 자주 방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적우는 "2004년 그 인터뷰기사가 나갔을 당시에 그에 대해 해명한바 있으며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아르바이트를 한 것은 맞지만 룸살롱 마담이었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적우의 소속사인 스페라엔터테인먼트 측에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여전히 각종 인터넷 포털에 적우의 과거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적우의 출연을 무조건 반대하는 쪽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누리꾼은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 <나가수>의 매력은 알려지지 않은 가수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이다"고 했고, 한 네티즌은 적우의 지적장애인시설 정기 후원 공연 사실을 알리며 <나가수> 출연을 환영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한쪽말만 듣고 무조건 출연을 반대하는 것은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다"며 "곧 적우의 실력이 밝혀질 테니 기다려보자"는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이번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MBC 예능국도 나섰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적우 캐스팅과 관련한 루머는 전부 사실무근이다"며 "캐스팅은 100% 제작진의 몫이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적우가 출연한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밝혔다. 또 "<나가수> 순위는 100% 청중평가단의 결정이다"며 "실력이 없으면 떨어뜨릴 것이고 실력이 있으면 살아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실력이 검증 할 것 믿어보자

적우는 지난 4일 방송에서 "첫 녹화 후 무릎을 꿇고 방송을 봤다. 시청 후 전화도 꺼놓고 거의 탈진 상태로 지냈다. 살벌한 일주일이었다"고 말하며 그간 고충을 토로했다.

이번 적우의 자질 논란은 과거 <나가수> 참가자였던 옥주현과 많이 닮았다. 당시 옥주현도 아이돌가수 출신이며 여성 디바로서 인지도가 낮았던 부분 때문에 악플과 각종 비난 여론에 몰매를 맞았다. 하지만 옥주현은 이러한 비난 여론을 극복하고 최근 뮤지컬 <엘리자베스>에 주연으로 캐스팅 되며 뮤지컬 배우로서 자리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이번 적우의 자질 논란 역시 그녀 스스로 실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우가 이번 <나가수> 출연을 유명가수로 우뚝 서는 기회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다시 무명가수로 전락할 것인가에 대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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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