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59>12·7 대책 대해부

올해만 6번째…결국 서민은 ‘들러리’

 

지난 7일 정부가 또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대책은 올해만 6번째. 이명박 정부 들어 정책 횟수를 살펴보니 총 20회가 넘는다. 너무 자주 대책을 발표하다보니 이제는 헷갈릴 정도다.

주택시장 정상화·서민 주거안정 지원 방안 발표
일반국민들 의견 수렴…쪽방 등 현장점검도 반영

정부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토대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거쳐 지난 7일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등에 따른 주택시장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전월세 등 서민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전세가 상승 우려
…선제적 대응방안”

최근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 증가, 주택 구매심리위축, SOC 예산 축소 등으로 주택·건설시장의 어려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서민 주거안정도 저해될 우려가 있어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취지다. 전월세시장의 경우 내년 초 봄 이사철 수요 등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특히 이번 대책은 시장 전문가, 관련업계, 대학생 등 일반국민들의 의견수렴 결과와 쪽방·재건축 단지·대학가 등 다양한 현장 점검결과 등을 반영했다.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시장 과열시기에 도입된 과도한 규제 완화, 건설업계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한 원활한 주택건설·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실수요 주택구입자의 내집 마련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전월세가구와 대학생 등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다양한 주거비부담 완화방안을 강구했다.

이에 따라 2005년 8·31 대책을 통해 발표되고 1년간 유예기간을 거친 후 2007년 1월1일부터 시행됐던 2주택 이상 다주택 보유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조치가 이르면 2012년 초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2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는 햇수로 4년, 3주택 이상은 7년만으로, 마지막까지 쥐고 있던 거래 규제를 푼 것이다.

규제를 푸는 배경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현 가능성과 가계부채급증으로 내년 내수시장 및 경제성장률 위축이 가시화되자, 주택시장이 수도권 위주로 재차 추락할 움직임을 조기에 차단하고 주택거래량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내년 세제개편이 현실화되면 양도세의 절세 요령이 보다 간편해지고, 다주택 판정과 기간에 구애 없이 다주택자의 시세차익을 정부가 묵시적으로 용인한 셈이어서 수도권 주택시장의 가격조정과 바닥 다지기도 보다 빨리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심리가 저조하고 당분간은 계절적 비수기가 겹쳐 거래활성화 효과를 단기간 기대하기 어렵겠으나, 지난 3월 수도권 DTI규제 부활로 조정되던 주택가격의 하락폭을 저지하는데 일조할 수 있으리라 전망된다.

국토해양부는 강남 3구에만 적용하고 있는 투기과열지구를 폐지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강남·서초·송파구가 있다.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청약자격 제한 등의 규제가 완화된다.

2003년 12월31일 이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 안에서 설립된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은 조합인가일로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됐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보유자 및 신규 매수자의 진출입이 자유로워져 매수·매도 타이밍에 여유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이 다시 과열될 경우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힘들어 졌다.

강남 3구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금번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2년 부과중지와 맞물려 강남재건축 규제완화 호재로 작용해 집값 낙폭을 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조합설립 인가된 26개 단지 1만9000명의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해지고, 조합설립을 추진  중인 22개 단지 2만2000명도 향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혜 대표 단지로는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서초구 방배 5차, 대치동 청실 등이 있다.

정부는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우선 시장과열 시 도입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 주택거래·공급에 애로가 없도록 해 나갈 예정이다. 부동산시장과열 시 투기방지를 위해 주택소유와 거래를 제한하는 제도가 도입됐었으나, 현재 시장상황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어려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분양가상한제 폐지 법안 개정을 지속 추진하되, 우선 주택법 하위법령을 대폭 정비해 주택건설에 사용된 비용이 분양가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분양가 공시항목(공공 61개, 민간 7개)도 축소해 다양한 주택이 공급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은 개발이익 환수라는 제도 도입취지를 감안하여 제도자체는 유지하되, 현재의 재건축 위축상황을 고려하여 2년간 부과중지할 계획이다. 주택 청약제도도 과거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기에 마련된 무주택자 위주의 규정이 시장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의 경우 청약가능지역이 시·군단위로 제한되어 있으나, 앞으로 청약가능지역을 도단위(인접 광역시 포함)로 확대하여 교통여건 개선으로 확대된 생활권역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되 당첨기회는 당해 시·군 거주자에게 우선 부여할 계획이다.

또 현재 1순위, 2순위 순차적으로 분양하도록 되어 있는 청약제도를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1·2순위를 동시 분양할 수 있도록 개선하여 미분양이 최소화되도록 할 예정이다.(당첨은 현행대로 1순위 우선) 장기간 미사용 되는 용지 등을 지역수요에 부응하는 시설부지로 활용하는 등 토지이용도를 제고하고, 뉴타운사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택지지구 등에 학교용지·관공서 부지 등으로 계획되었으나 여건변화로 불필요해져 장기간 미사용 상태인 용지나, 대도시 주변의 개발가능지를 지역수요에 부응하는 시설부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 교과부, 지자체 등 관계기관 TF를 구성하여 실태조사와 부지 사용가능성, 특성, 수요, 지역여건 등을 면밀히 점검하여 추진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남·서초·송파
투기과열지구 폐지

주민들과 업계의 토지거래·택지확보와 관련된 애로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지가가 안정되고 투기우려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장기간 토지이용이 제한되고 있는 지역(수도권 녹지·비도시지역 등)에 대해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고, 과거 후분양 조건(40% 이상 공정 시 주택분양)으로 공급받았으나 자금부담 등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택지도 경기상황을 감안하여 선분양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뉴타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뉴타운 지구에 대한 기반시설 설치비 국고지원을 ‘12년에 대폭 확대’(11년 500억원)하고, 향후에도 수요를 보아가며 지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건설업계 경영난 완화와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PF 정상화, 유동성 지원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사업추진이 부진한 공모형 PF 정상화를 위해 정부 내 조정위원회를 설치하여 사업조건 조정(사업계획 변경, 토지대금 납부조건 완화 등) 등 추진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한주택보증에서 시행 중인 PF대출 보증도 지속 시행하되, 사업성 있는 중소업체의 사업위주로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성이 있는 부실 PF 사업장은 PF 정상화뱅크 등에서 인수하여 최대한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미 PF 정상화뱅크를 통해 지난 6월 19개 사업장 1억2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입한 바 있으며, 금년 말까지 2차 부실채권을 매입할 예정이다.

은행권 부실 PF사업장 증가 등 수요발생 시 2012년 제2차 PF 정상화뱅크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 자산관리공사가 매입한 저축은행 PF사업장 중 사업성이 높은 사업장은 민간사업자를 유치하여 정상화할 계획이다.

MB정부 들어 정책만 20여 회
매번 다주택자에 초점 맞춰

또한 건설업계 유동성 지원을 위해 건설사 P-CBO 추가발행과 대주단 협약 운영기간 연장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P-CBO는 2010년 12월 이후 4차례 총 1조1000억원 발행하였으며, 발행수요 등을 보아가며 2조원 규모 내에서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실수요 주택구입 지원 강화를 위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지원하기로 되어 있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지원기간을 1년간 연장하여 내년 말까지 1조원 한도에서 지원하되 금리를 연 4.7%에서 4.2%로 인하하고, 지원대상도 부부합산 연소득 4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확대하여 구입자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8·18 전월세대책으로 금리를 0.5%p 인하(5.2→4.7%)한 이후 월평균 지원 실적이 500억원 이상 증가(1·8월 월평균 120억원→10∼11월 월평균 673억원)했으며, 1조원이 모두 지원될 경우 약 1만5000가구가 내집 마련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애최초 구입자가 아닌 일반 무주택자에 대한 구입자금(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 지원대상도 부부합산 연소득 2000만원 이하에서 3000만원 이하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월세가구의 주거지원 강화를 위해 전세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다양한 주거비부담 완화방안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저소득 세입자 등의 주거안정을 위해 내년 중 전세임대주택 1만5000호를 공급하기로 했다.

전세임대주택은 LH·지자체 등이 수요자가 원하는 기존주택을 임차하여 저소득가구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주택을 말한다. 임대주택 건설·매입에 장기간 소요되는 단점을 극복하여 단기간에 서민 주거안정을 지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다. 쪽방 등 비주택 거주자나 소년소녀가장 및 시설퇴소아동 등에 대한 지원물량을 확대(1000→3000호)할 계획이다.

전월세 소득공제 적용대상이 확대되도록 제도 적용 시 ‘배우자 또는 부양가족 있는 자’요건을 폐지하여 1인가구 등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주거용 오피스텔 세입자에 대해서도 국민주택기금에서 저리(2∼4%) 전세자금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대학생 주거안정을 위해 대학생용 임대주택과 기숙사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학생용 전세임대주택은 대학기숙사 수준의 임대료로 1만호를 내년 신학기에 맞춰 공급하기로 했다. 그 대상주택을 주거용 오피스텔(85㎡ 이하)까지 확대하고, 대학가 주변에 월세형 임차방식의 공급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여 종전 전세주택뿐만 아니라 보증부 월세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원 대상지역도 확대해 대학이 도 지역에 위치하는 경우 대학소재 시·군 지역의 전세주택만을 지원하던 것을 해당 도 전체의 전세주택까지 지원하기로 하였다.

과도한 규제들 완화
공제 적용대상 확대

대학기숙사 확충을 위해 자금과 택지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대학이 소유부지 등에 기숙사 건설 시 주택기금에서 저리(2%) 자금을 지원하고, 국·공유지나 장기 미사용 중인 학교용지 등을 용도 변경하여 기숙사 부지로 활용되도록 할 방침이다. 대학가 하숙집 등 노후주택 개량 시 주택기금에서 저리(2%) 자금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도시 내 중소형·임대주택이 많이 건설될 수 있도록 관련 지원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보금자리주택(연 15만호)은 지구여건에 따라 분양주택 용지 일부를 5년 임대 또는 10년 임대로 전환하여 임대물량을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도시 중소형·임대주택 건설 활성화 추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다세대·연립·도시형 생활주택 등에 대한 저리(연 2%) 건설자금 지원을 내년 말까지로 연장하고, 택지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는 토지 임대부 임대주택 방식을 제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만 6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정책 횟수를 살펴보니 총 20회가 넘는다. 그때마다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울러 서민들의 주거안정기반이 한층 더 공고해질 것이라 자신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이번 대책도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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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