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이주현 기자]정봉주 전 의원을 제외한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출연진들은 지난 6일 뉴욕에 도착해 7일 보스턴 하버드대, 8일 워싱턴DC 존스홈킨스대, 9일 LA UCLA, 10일 LA 평화의교회, 11일 샌프란시스코 UC버클리, 12일 스탠포드대 등을 순회하며 초청강연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동안 <나꼼수> 32회를 기다린 팬들은 <나꼼수>팀의 귀국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이들을 가장 목이 빠지도록 기다린 사람은 바로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깔때기’ 정 전 의원이 아니었을까.
여권발급 거절당해 홀로 한국남아 고군분투
함께 할 때 더더욱 빛을 발하는 <나꼼수>팀
<나꼼수>팀은 미국 공연을 떠났지만 정 전 의원은 BBK 관련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 여권을 발급 받지 못해 함께 가지 못했다.
정 전 의원을 제외한 <나꼼수>팀은 강연을 마치고 김용민 시사평론가와 공지영 작가는 14일 오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15일 각각 귀국했다.
이들이 약 10일간의 미국일정을 소화할 때 정 전 의원은 <나꼼수>를 비난하는 세력에 맞서 홀로 외로이 고군분투 했다.
홀로 고군분투
<나꼼수>팀이 미국 강연을 간 지난 7일 정 전 의원은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출연해 ‘<나는 꼼수다>는 선동적 매체인가 대안언론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정 전 의원은 “기성언론이 제자리를 찾으면 <나는 꼼수다>는 존재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토론의 방향은 점점 <나꼼수>의 책임론으로 번져갔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학생 패널로 참석한 윤주진씨는 “처음 <나꼼수>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10.26 재보궐선거 이후 식상해졌다. 역할을 다 한 것 아니냐”며 “<나꼼수>도 이제 언론다운 면모를 가져야 한다. 기존 언론의 규칙과 제도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은희 한나라당 의원도 “기존 언론은 사실보도가 아니면 책임을 진다. <나꼼수>는 이미 영향력이 커졌다. 자유롭게 이야기하지만 사실관계에 대한 검증이 없다”라고 주장하며 정 전 의원을 공격했다.
방송이 끝나자 정 전 의원은 “토론자체가 편파적이고, 불리하고, 나에게 공격적인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를 아예 몰랐다. 토론이 끝나고 나서도 그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 전 의원은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나꼼수>를 ‘너절리즘’이라고 비난했던 진중권씨에 대해 ‘허접’하다고 날선 반격을 가했다.
진씨는 주 기자가 나꼼수 공연에서 에리카김이 MB와의 관계에 대해 “부적절한 관계”라고 말한 녹음을 튼 데 대해 “검색어 보고 식겁했습니다. 제발 경쾌하고 유쾌하게 가세요”라며 “총재, 곽감 건에서 닭짓한 거 반성하고, 주진우 너절리즘 그만하고, 정봉주 스나이퍼는 one shot, one kill, or youre dead”라고 비난했었다.
그는 또한 “저질폭로가 ‘팩트’라면 아무 문제없다고 버젓이 말하는 저 정신상태가 황당하다”며 “한껏 들떠서 정신줄 놓고 막장까지 간 거다. 저럴 것 같아서 내가 미리 경고했거늘. 포르노라는 게 원래 노출수위를 계속 높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인터뷰에서 “그 사람은 그냥 우리한테 묻어가고 싶은 거야. 우리를 도발해서 덩달아 뜨고 싶은 거지”라며 “그런데 대응을 안 하니까 미치는 거야. 진중권은 진보진영에서 자기가 최고의 이빨인 줄 알아. 그런데 그게 무슨 이빨이야. 우리가 보기에는 허접하기만 해”라고 힐난했다.
그는 그동안 진씨의 비난에 대응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선 “묻어가는 XX들이 싫으니까. 그거 무임승차하는 거잖아. 우리가 왜 그 사람 돈 벌게 해줘”라며 “바보야 바보. 기사에 진중권은 바보라고 꼭 써”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기가 자기 영역 개척해야지”라며 “<나꼼수>가 마음에 안 들면 대응할 수 있는 걸 내놓으란 말이야. 황색저널리즘 아닌 고상한 걸로 자기가 하면 되잖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보도를 접한 진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 분도 누구처럼 패닉상태인 듯”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또 정 전 의원이 지난 13일 방송된 MBC <100분토론>에 출연 예정이었지만 ‘멘토들의 반대와 걱정’을 이유로 출연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서도 “풋, 물론 지난번 토론(백지영 끝장토론)에 쳐 발린 것도 이유겠지만, 최근 중앙 인터뷰로 욕먹고, 미국 간 꼼수 애들이 걱정하기 시작하니 자진해서 안 나간 걸 거예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이 출연하지 않은 <100분토론>은 ‘나꼼수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은 방송 초반부터 <나꼼수>에 대해 “긍정적인 면은 적고 부정적인 면이 많다고 판단한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나꼼수>가 풍자의 영역을 넓힌 것은 인정하나, 사실관계가 결여돼 있고 비평의 대상이 편파적”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이 끝난 후 김 논설위원은 <나꼼수>팬들과 네티즌의 수많은 질타를 받았으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상위권에 랭크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명진 “머리 깎자”
이렇게 홀로 고군분투한 정 전 의원이었지만 공격만 당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11일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법회에서 명진 스님은 거침없는 말투로 이명박정부 비판을 서슴지 않았고 최근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SNS 규제 움직임에 대해 질타했다.
명진 스님은 “우리 시대가 <나꼼수>에 열광하는 이유는 출연자 4인이 남에게 잘 보이려 사기 치는 것이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출연자 4명을 보니 이 시대의 신지식인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머리를 깎아 제자로 삼고 싶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미국 강연에 함께하지 못한 것만으로도 서러웠을(?) 텐데 이처럼 많은 비난과 공격의 대상이 되어야만 했던 정 전 의원은 <나꼼수>팀의 귀국이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하게 느껴질 것이고 더 없이 반가울 것이다.
정 전 의원의 매력이 약해서가 아니고 4명이 함께하는 <나꼼수>가 더욱더 빛을 발하고 치명적인 매력이 배가 됨을 잘 알기에 팬들은 4명이 함께하는 <나꼼수>의 활기찬 모습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