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달인에서 선비 저격수 변신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

“MB 자살골 야권엔 천재일우…통합옥동자로 정권교체 해야”

[일요시사= 서형숙 기자] <손자병법>의 ‘모공편’에는 싸우지 않고 적군을 지혜로 굴복시키는 것을 최선의 전략으로 여겼다. 상대편의 꼼수나 책략을 사전에 꿰뚫고 이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것은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툭하면 몸싸움이 난무하는 정치판 가운데서도 치밀한 논리와 날카로운 지적으로 정부여당을 제압하는 야당의 ‘저격수’가 있다. 그는 바로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이다. 오랜 공직생활로 선비적인 기품을 잃지 않으면서도 말로써 강한 야성을 드러내는 민주당의 ‘입’, 이 대변인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선비 기품 유지하면서도 민주당의 ‘입’으로 강한 야성본능 발휘
치밀한 논리, 날카로운 지적에 4년 연속 국감 우수의원 진기록

행정고시 출신으로 30년 넘는 공직생활로 잔뼈가 굵은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이 18대 국회를 통해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 및 건설교통부 장관, 관세청장, 국세청장 등을 역임하며 지난 2008년 2월까지 정부에 몸담았던 말 그대로 ‘행정의 달인’이다. 때문에 그에게 있어 국정감사는 이전 동료들을 감시하는 터라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대변인은 거대한 행정부의 견제를 통해 서민을 보호하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하는 국회의 존재 이유를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이러한 초심을 잃지 않고 국회의원의 감시와 견제라는 책무를 다해왔다. 이것은 18대 국회의원 299명 중 유일하게 ‘경실련’ ‘국감 NGO모니터단’ 양 기관에서 4년 연속 우수의원으로 선정되는 진기록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그는 민주당의 대변인으로 공격의 최전방에 서며 강한 야성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폐부를 노리는 ‘저격수’ 역할로 빛나는 활약상을 펼치고 있는 것. 오랜 공직생활로 잡힌 기품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상대의 급소를 찌른다. 최근 한나라당이 한미FTA를 강행처리 한 것은 의회 쿠데타이고, 수적 우세를 이용한 헌정파괴라고 규정했다.

양국 간에 체결된 조약을 단독으로 상정해 날치기 처리한 것은 초유의 사태여서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 논란과 관련해 아들 시형씨에 대한 법적 조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변인은 특히 18대 국회의 4년간을 MB정부와 투쟁으로 보냈다. 그의 투쟁은 몸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인 투쟁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참여정부시절 추진했던 세종시 정책을 흔들려는 현정부에 강력 대항했다. 종합부동산세를 폐지시하려는 것도 막아냈고, 한반도 대운하를 접고 4대강 사업으로 전환하게 한 것도 나름의 성과다. 

이 대변인은 MB정권의 가장 큰 문제점을 전문성이 결여된 측근인사 기용으로 인한 사회적 자본의 황폐화라고 지적했다. 젊은 세대가 현 정부에서 보고 배운 것이 능력개발과 혁신보다는 끈을 찾고 연고를 찾게 만들었다는 것. 또 돈과 가치로만 평가하는 물신주의 사상을 확대시킨 점도 성토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안철수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과 정치 발전을 위해 적절한 시기에 나타난 것이라는 것.
“태평양같이 크고 깊은 바다도 사시사철 잔잔하고 고요하면 먹이들이 바닥으로 가라앉아서 죽은 바다가 된다. 살아있는 바다가 되려면 일정간격으로 해일이 일고 용암이 분출하고 거친 파도가 덮쳐 바다를 뒤집어놔야 한다.”

그는 안철수 현상이 바로 정치발전을 위한 용암이자 해일이고, 거친 파도라며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로운 정치가 열릴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한미FTA가 한나라당에 의해 강행처리 됐다.

▲ 한나라당이 한미FTA를 강행처리 한 것은 의회 쿠데타이고, 수적 우세를 이용한 헌정파괴다. 양국 간에 체결된 조약을 단독으로 상정해 날치기 처리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그들이 비공개 처리를 원했던 만큼 국민들 앞에 부끄럽고 당당하지 못한 행동이다. 작년 예산안 단독처리 후 한나라당 22명 의원이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에서 앞으로 강행처리 참여 시 불출마를 하겠다고 선언할 만큼 날치기에 대해 자신들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자임했음에도 또 다시 되풀이 한 것이다.

- 향후 민주당의 대처는? 

▲ 먼저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국익을 손상시킨 한미 FTA의 ISD조항을 폐기 또는 유보시키는 협상을 시작해야 하고, 두 번째로 날치기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박희태 국회의장‧정의화 국회부의장‧홍준표 대표‧황우여 원내대표는 책임지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세 번째는 향후 예산안?법안 처리할 때 날치기 처리하지 않겠다는 보증을 해야 한다.

- ISD조항은 무엇이 문제인가?

▲ ISD조항은 선진국이 후진국에 투자할 때 후진국의 재판부가 중립성도 없고, 법도 불안정해 국제분쟁센터에 맡기는 조항이다. 하지만 한국은 사법권의 독립이 보장되어 있음에도 이를 채택해 경제주권을 침해한 것이다. ISD조항은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에게 바로 부정적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우리는 대기업이 손대지 못하도록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법으로 만들어 규제하고 있는데 미국 투자자가 그 업종을 못해 피해를 봤다며 ISD 조항으로 이의를 제기하면 손해배상을 국가가 해줘야 한다. 우리나라가 마음대로 공공정책이나 서민위한 정책이 여기에 걸릴까 싶어 조심하게 되면 결국 피해는 서민들이 보는 것이다. FTA는 관세규제를 없애 무역을 증진시키자는 취지다. 하지만 한미FTA는 우리나라의 제도, 시스템, 관행을 미국화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ISD를 반대하는 이유다.

- 민주당의 통합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 이해관계가 상충된 정당들이 합치는데 소리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통합과정이 그만큼 민주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생각해 달라. 지난 1일 민주당이 당무위원회에서 오는 12월11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의결됐다. 의제는 통합 추진 경과보고와 통합 결의, 통합 수임기관 지정이다. 전당대회를 하면 현 지도부는 사퇴를 하고, 통합을 결의해 그 다음 날 수임기관 간에 합동회의를 개최해 정당법상 새로운 통합정당이 만들어 진다. 거기에서 새 지도부 구성 및 경선룰 등의 절차적 방법이 확정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구시대적 정치행태인 공천이나 지분 나누기는 더 이상 없다는 것이다. 진통은 있지만 반드시 옥동자를 탄생시킬 것으로 본다.


- ‘호남물갈이’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 물갈이보다는 신진대사로 표현하고 싶다. 과거 지도부에서 계파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인위적으로 시행되는 것이 물갈이로 표현되어 왔다.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국민들의 뜻에 의해서 이 사람은 적절하지 못하다 새로운 사람이 더 훌륭하다 판단한다면 그러한 신진대사는 필요하다. 현재는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아 19대는 신진대사의 폭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계파에 의한 인위적 물갈이는 국민들이 용납을 안 할 것이다.

- ‘통합진보정당’ 측과는 나중에 선거연대로 가는 것인지? 대통합을 하는지?

▲ 원래 민주당은 야권 전체 대통합을 바란다. 하지만 통합은 결혼하는 것이기에 상대방이 싫다면 못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민노당과의 통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민노당 측에서 민주당을 연대의 대상이라 선을 그은 상태다. 두 번째는 당 내부에서도 당의 정강이나 철학, 추구하는 바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통합보다는 정책이나 선거 연대를 하는 것이 정권교체에도 바람직하다고 보는 분들이 많이 있어서 총선은 정책과 선거 연대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젊은 계층이 민주당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 대책은 있는가?

▲ 민주당이 두 가지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나는 현재 젊은 층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는 일자리, 보육, 등록금 등에 대해 정책개발 하는 것이다. 젊은층과 소통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서 정책에 반영해야 하고, 젊은층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SNS나 온라인 정당을 만들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또 하나는 이번에 공천할 때 젊은층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검토하고 있다.

- 정부여당이 복지정책으로 부자증세, 무상보육론을 들고 나왔다. 애초 민주당 주장 아닌가.

▲ 민주당이 금년 1월 ‘3+1(무상보육‧무상급식‧무상의료‧반값등록금)’의 보편적 복지정책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여당이 세금폭탄 및 선거용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그런 여당이 4‧27 분당을 재보선에서 패배하기 시작하며 갑작스럽게 우리 정책을 따라온다. 철학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표심만 쫓다보니 일관성과 완결성이 떨어지고, 자꾸 바뀌다 보니 짝퉁 복지가 되고 있다. 때문에 우리의 진품 복지마저 의심받고 있다. 늦게라도 민주당이 주장했던 정책을 채택해주는 것이 나라를 위해 바람직스럽다. 하지만 따라오려면 제대로 따라와야 한다.

- 한나라당은 부자감세를 주장하다 최근에 부자증세를 논의하고 있다.

▲ 미국의 경제학자 프리드먼이 “미국이 멸망하면 사회 양극화 때문에 멸망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만큼 양극화가 큰 문제다. 이에 월가 1%의 분노로 세금을 더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갑자기 확산되는 추세다. 한나라당 역시 세계적 흐름이 이렇다고 갑작스럽게 부자증세를 내놓은 것이다. 한나라당은 그간 조세부담률 21%를 19.3%까지 떨어뜨리며 부자감세로 90조를 깎았다. 자신들의 정책이 잘못됐으면 사과부터 해야 하고, 부자감세 철회가 먼저인데 세계적 흐름이 이렇다고 갑작스럽게 부자증세를 내놓다니 어이가 없다.

-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 부자감세 철회와 조세부담률을 참여정부 말의 수준인 21.5%정도까지 올려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 상위 1%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특별세율을 적용하자는 입장이다. 소득세의 경우 과세표준 1억5000만원이 넘는 사람들에 대해 40% 세금을 매기고, 대기업 과세소득 100억이면 그 이상의 소득에 대해 25% 특별세율 매기자는 당론을 가지고 가고 있다. 핵심은 99%의 국민들의 세금은 늘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1%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세금을 좀 내게 하자는 것이다. 고소득자는 본인의 노력도 있지만 대한민국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채택했기 때문에 부 축적이 가능했다. 때문에 양극화해소를 위한 비용을 위해 우리 제도로부터 가장 많이 혜택을 본 사람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더하자는 차원이다.

MB정권 측근 시한부 인사들의 한탕주의에 부정부패 안 끊겨
‘안철수 현상’은 정치발전 위한 용암이자 해일이고 거친 파도

-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에 대해 민주당이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의 문제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을 했다고 밝혔다.

▲ 대통령 사저를 아들 명의로 산 것이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특히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인터뷰에서 대통령 돈이라고 했는데 이 역시 금융실명제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 내곡동 터를 한국감정원 등에 평가를 의뢰한 결과 시형씨가 구입한 땅 감정평가액이 17억3212만원이지만 11억6000만원에 샀다. 경호시설은 감정가 25억1481만원이지만 42억8000만원에 샀다. 대통령이 싸게 산 땅값을 경호시설에서 받은 것이 된다. 즉 대통령이 내야할 돈을 국가예산에서 지원해줬다는 것이다. 이것은 형법상 배임죄에 해당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고발한 것이다.


- 검찰에 고발한 이후 진행사항은 어떻게 돼 가는지?

▲ 중앙지검에서 맡고 있는데 수사에 진전이 전혀 없다. 특히 대통령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이기에 명명백백하게 수사해서 밝혀야 하지만 수사 속도를 안내고 있다. 검찰과 청와대 모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것이 오해라면 하루라도 빨리 진실규명을 하기 바란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진실이다. 청와대 스스로가 내곡동 땅의 실체를 그대로 밝혀 사죄할 부분은 사죄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한다.

- MB정부의 인사방식을 두고 회전문 인사 낙하산 인사 등 비판이 많은데.

▲ ‘인사가 만사’이기에 청렴하고 능력 있는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현 정부는 선거캠프인사나 ‘고소영인사’ 등 측근으로 기용하니 전문성이 떨어져 일이 안 되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 자본을 황폐화시킨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사회적 자본은 신뢰, 정의, 정직, 청렴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사람들은 늘 병역, 탈세, 투기, 논문표절 의혹이 붙는다. 때문에 사회지도층이 되려는 젊은층한테 깨끗해라, 노력해라 말할 수 있는가? 이들도 결국 능력개발, 혁신보다는 연고를 찾으려 할테니 가장 큰 문제다.

- 공정사회 기조를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에서 측근인사들이 연이어 비리에 연루되었다.

▲ 이 대통령은 연고로 인사들을 임명했기에 당연히 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주변에서 청탁을 계속 한 것이다. 그 사람도 인맥으로 중요한 자리에 갔기 때문에 권리를 최대한 누리려고 하다 보니 비리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의 능력으로 갔으면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일할 수 있지만 끈에 의해 자리에 앉아 시한부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그 안에서 뭔가 목표를 달성하려다 보니 문제들이 나오는 것이다.

-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안철수 현상이 대한민국과 정치 발전을 위해 적저란 시기에 잘 왔다고 본다. 태평양 같은 크고 깊은 바다도 사시사철 잔잔하고 고요하면 먹이들이 바닥으로 가라앉아서 죽은 바다가 된다. 살아있는 바다가 되려면 일정간격으로 해일이 일고 용암이 분출하고 거친 파도가 덮쳐 바다를 뒤집어놔야 한다. 때문에 안철수 현상이 정치발전을 위한 용암이고 해일이고 거친 파도적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새로운 정치가 열릴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 내년 총‧대선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 야권입장에서는 천재일우의 기회다.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MB가 죽쒀놔서 상대방이 자살골을 먹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압승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이러한 기회는 없을 것이다. 이것을 확실히 다지기 위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 그 혁신의 대표적인 것이 야권통합이다. 야권통합을 제대로 이루면 총선에서 압승하고 대선으로 정권교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통합은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혁신의 수단인데 그 통합이 각 세력들의 이익 챙기기,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면 민심을 얻지 못한다. 통합은 민심이 원하는 기준에서 감동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 ‘경실련’에 이어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으로부터 4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는 진기록을 세웠는데.

▲ 누군가가 좋은 평가를 해주면 기분 좋은 일이다. 2008년 2월까지 정부에 있었다. 국정감사는 정부를 감사하는 것이다. 엊그제까지의 동료를 감사하고 비판하기에 인간적으로는 괴롭다. 하지만 현재 내 자리의 책무다.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권한남용 방지로 서민을 보호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라는 의미다.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고, 이것에 충실하려고 노력했고, 이것을 잘 평가해준 것 같다.

<이용섭 의원 프로필>

1969년 학다리고등학교 졸업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1974년 전남대학교 무역학 학사 
1989년 미시간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99년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2002.02~2003.02 제20대 관세청장
2003.03~2005.03 제14대 국세청장
2005.04 대통령비서실 혁신관리수석비서관
2006.03~2006.11 제8대 행정자치부 장관
2006.12~2008.02 제14대 건설교통부 장관
2008.05~ 제18대 민주당 국회의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