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54>부산·충청 분양시장 돋보기

불황이라고?…손님만 북적북적


부동산 시장이 불황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뜨거운 지역과 상품이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부산과 충청 지역 분양시장이다. 지난해 가을 이후부터 시작된 부산·충청 분양시장 열풍이 올해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찬바람 부는 부동산 시장…여전히 뜨거운 지역
작년 가을부터 불기 시작한 ‘열풍’계속 지속

지난해 부산에선 분양된 13개 사업장 중 3개 사업장만 순위내 청약마감이 됐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분양된 32개 사업장 중 31개 사업장이 순위내 마감돼 뜨거운 청약열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실 지난 2분기 이후 매매 전세시장 및 분양시장 모두 꼭짓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실제 7월 금정구 회동동에서 분양된 사업장의 경우 10명만 청약해 부산 지역의 분양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그동안 신규공급 부족
청약희망자 대거 몰려

하지만 지난 8월 북구 구포동에서 분양된 ‘동원로얄듀크비스타’가 1순위에서 청약마감 됐다. 전용74㎡는 137가구 모집에 1021명이 몰려 7.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분양된 수영구 수영동 ‘수영강동원로얄듀크’는 387가구 모집에 2033명이 청약해 5.25대 1을 나타냈다. 전용84㎡(B)는 31명 모집에 459명이 청약해 14.81대 1을 기록했다.

이처럼 부산 지역에 부동산 시장이 식지 않는 이유로는 최근 3∼4년간 타 지역에 비해 신규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최근 분양된 단지 대부분 우수한 입지 여건을 갖춘 사업장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부터 부산∼울산 고속도로, 거가대교, 김해∼부산경전철 등의 교통 호재 그리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산 지역의 경제 성장이 타 지역보다 활발해 내집 마련을 꿈꾸는 청약희망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최근 들어 부산 지역 부동산 시장 열풍이 다소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4분기에도 알짜 분양물량이 예정돼 있어 청약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부산에서 분양 예정인 사업장은 5곳이다. 총 2497가구 중 1400가구(남구 용호동 용호5지구는 지구주민특별분양 후 잔여분 일반분양예정)가 일반분양 예정에 있다. 청약 마감 단지 중에도 미계약으로 남아있는 가구를 추가 분양 중인 사업장이 있다.

현재 분양 중인 단지와 올 하반기에 분양 예정된 사업장 대부분 입지여건이 우수하다. 출·퇴근의 용이함 및 주변 환경 등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자신에게 유리한 지역을 선정해 집을 마련해 볼만하다.

▲부산 동래구 명륜동 = 현대산업개발은 부산 동래구 명륜동 190번지 명륜3구역을 재개발한 ‘명륜아이파크’를 분양하고 있다. 전용면적 62∼151㎡ 총 1409가구 중 1041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부산지하철 1호선 명륜역, 1·4호선 동래역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 마안산공원, 온천천이 위치해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또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메가마트 등의 편의시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교육시설로는 명륜초교, 내산초교, 동래중, 유락여중, 부산중앙여고 등이 인접해 있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 현대건설과 두산건설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 1525번지 일대 AID아파트를 재건축한 ‘힐스테이트위브’를 분양하고 있다. 전용면적 101∼245㎡ 총 2369가구 중 514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부동산 주목

부산지하철 2호선 중동역, 장산역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좌동순환로 및 달맞이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홈플러스 해운대점,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교육시설로는 동백초교, 해송초교, 동백중, 신곡중 등이 인접해 있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 삼성물산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 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해운대’를 공급하고 있다. 래미안해운대는 지하 3층∼지상32층, 7개동 전용면적 59∼140㎡으로 이뤄진 총 745가구 규모다. 이중 조합원 물량 등을 제외한 42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중동역, 장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부산 최고 관광지로 꼽히는 해운대해수욕장, 달맞이동산 등과 가깝다.
신규 아파트 청약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부산 지역에는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신규 분양 물량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대연동 ‘경성대 삼정그린코아’오피스텔과 5월 ‘해운대 한신 휴플러스’오피스텔이 높은 인기 속에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3곳의 오피스텔이 1300여 실을 분양에 들어갔거나 분양을 준비 중이다.

부산 해운대 우동의 수익형 오피스텔인 ‘해운대 수자인 마린’은 지난달 말 견본주택을 개관했다. 해운대 수자인 마린은 지하 6층~지상 22층으로, 전용면적이 26∼40㎡의 570실 규모다. 서희건설은 부산 광안리에 지하 5층~지상 19층, 전용면적 19∼46㎡의 667실 규모의 ‘서희 스타힐스 센텀프리모’를 분양한다. 주상복합아파트인 GS건설의 ‘연산자이 2차’오피스텔도 조만간 분양에 나선다. 이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4∼56㎡의 142실 규모다.

아파트 청약열기 ‘후끈’
대부분 입지여건 ‘우수’
대전·세종시 줄줄이 1순위 마감
“충청권이 전국 부동산시장 견인”

오피스텔과 함께 상가시장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해운대 마린시티에 들어선 ‘아이파크’상가는 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LH공사가 공급한 부산 지역 5개 단지 내 상가도 모두 낙찰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2013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문현금융단지 주변에 들어선 ‘범일역 풍림아이원’상가도 최근 분양에 들어갔으며 해운대 마린시티내 ‘마린파크’상가도 명품주거단지와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등을 배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 청약열기가 뜨거운 부산 지역에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최근 들어 혁신도시와 오피스텔 관련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실수요자 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수익형 부동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 이어 충청발 분양열기도 뜨겁다. 도안신도시·세종시 1순위 청약마감이 속출하면서 전국적 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 상반기 부산 지역에서 시작된 청약열풍이 하반기에는 대전 도안신도시와 세종시에 옮아 붙어 전국 분양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업계와 분양 건설사에 따르면 올 가을 도안신도시와 세종시 청약열풍에 따른 결과물들은 올 상반기 청약광풍을 몰고 왔던 부산 지역 분양시장을 능가하는 성적으로 충청 지역 분양시장이 전국 부동산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가을 첫 분양에 나선 도안신도시 7블록 ‘금성백조 예미지’는 세계금융경제위기라는 악재로 쉽지 않은 분양레이스가 예상됐지만 우려와는 달리 전세대 1순위 청약 마감이라는 성적을 내며 향후 충청권 분양시장의 청신호를 알렸다. 곧이어 분양에 나선 도안2블록 ‘호반베르디움’ 역시 1순위 마감하며 장롱 속에 숨어있었던 높은 가점의 청약통장들이 도안신도시와 세종시에 쏟아져 나오게 된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이 2개 블록은 100%에 육박하는 계약률을 발표하며 올해를 떠나 몇년간 전국 분양시장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진귀한 기록을 양산했다.

도안 서구권역 3개 블록(15블록 아이파크, 17-1블록 계룡리슈빌, 18블록 우미린)은 동시분양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순위내 마감을 한 것은 물론 당첨최고 가점(계룡리슈빌 전용면적 84㎡ P타입 75점), 최고 경쟁률(계룡리슈빌 전용면적 84㎡ P타입 7.63대1)을 기록하며 도안신도시 분양시장의 활황을 입증했다. 예비당첨과 4순위 및 선착순 접수에 들어간 ‘계룡리슈빌’과 ‘우미린’은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계약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도안신도시 분양시장의 현재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국적인 관심 받아”
타 지역과 극명한 대비

이 같은 도안신도시 분양시장의 활황세는 세종시로 이어졌다. 지난달에 있었던 ‘세종 푸르지오’분양에서 전세대 1순위 마감된 것은 물론, 전용면적 74㎡ 청약률은 무려 36.93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으로 ‘세종 웅진스타클래스’와 ‘세종 포스코더샵’분양도 높은 청약률에 따른 새로운 진기록들이 양산될 것으로 보여 충청 분양시장의 화려한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도안과 세종시의 분양시장 성적표는 타 지역 분양시장과 극명한 대비를 보여 더욱 돋보인다. 세종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세종시와 도안신도시는 전국적인 관심을 한데 받는 지역으로 급부상했다”며 “한동안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한 분양시장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