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51>단독주택 집중탐구

“성냥갑은 가라”… 이젠 ‘나만의 집’


최근 아파트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단독주택이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인기를 얻고 있다. ‘나만의 집’을 짓고 안락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는 데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단독주택에 관심을 갖는 수요층도 확대되는 추세다.

아파트 시장 여전히 침체 속 투자처로 인기
주거 트렌드 변화…땅 등 거래량 크게 증가

아파트에 밀려 인기를 잃었던 단독주택 신축이 최근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도 올 들어 작년대비 40% 이상 많이 팔려나갔다.

단독주택은 올 들어 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 단독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8월 6만8733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8만103건으로 16.5% 늘어났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분양하는 단독주택용 땅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해 1∼8월 7879억원(106만4000㎡)이 판매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면적은 60%, 금액은 4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주택 거래량 16%↑
부지 거래량 60%↑

그렇다면 단독주택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뭘까.
먼저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아파트의 매력이 많이 떨어진 반면 단독주택은 건축 규제가 상당부분 풀려 투자 가치가 높아졌다. 정부는 ‘5·1부동산 대책’을 통해 택지개발지구의 단독주택 층수를 최고 2∼3층에서 3∼4층으로 완화하고 최대 3가구인 가구수 제한도 풀었다. 이른바 ‘땅콩집’(1개 필지에 단독주택 2채를 붙여 놓은 집) 열풍을 타고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싸게 내집 마련을 하겠다는 젊은층의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도 단독주택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은 집을 짓는 방식에 따라 2층짜리 주거전용과 1층에 상가를 두고 2∼3층에 집이 있는 점포 주택으로 나뉜다. 주거전용의 경우 땅주인이 직접 거주하거나 세를 놓는 경우가 가장 많다. 점포주택은 주인이 3층에 직접 살면서 나머지 주택과 상가를 임대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 점포주택은 최근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본인의 거주문제를 해결하면서 매달 꼬박꼬박 임대 수익도 챙길 수 있다. 최근 전세난으로 전세금이 크게 오르면서 3층짜리 점포주택이라면 적게는 100만∼200만원, 많게는 400만∼500만원대의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건축규제 상당부분 완화
‘쾌적한 환경’욕구 채워


판교신도시의 경우 점포주택의 264㎡(80평) 기준으로 땅값은 3.3㎡당 1800만∼2000만원, 건축비가 300만∼35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땅을 사서 집을 짓는데 15억∼16억원 정도 필요한데 이미 지어놓은 주택을 구입하려면 20억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 그나마 지난해 말부터 50대 이상 은퇴자들의 투자 문의가 많지만 매물은 잘 나오지 않는다.

그 사례로 경기 용인시 동백지구도 점포주택이 인기다. 전세금이 급등한 수원이나 분당에서 밀려나 전세금이 싼 동백지구에서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가 늘면서 임대 사업하기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3층짜리 점포주택은 8억∼11억원 선에 거래된다. 가령 3층짜리 단독주택의 경우 총 6가구를 세놓으면 400만원 안팎의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동백지구의 경우 3.3㎡당 땅값이 500만∼800만원선으로 통상 연면적 198∼264㎡ 규모의 집을 짓는 데 7억5000만∼8억원 정도가 든다.

언뜻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하루 30여 통씩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주목받는 단독주택이 아파트 시장의 불황에 따른 ‘일시적인 인기’인지, 장기적인 트렌드로 정착할 수 있을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공사가 공급하는 택지지구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이들이 공급하는 지역의 경우 도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 들어서는 데다 배후 상권이 탄탄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LH가 분양을 앞둔 택지지구 상당수는 아파트 입주가 진행 중이거나 입주를 눈앞에 둔 곳들이 많다”며 “SH공사가 공급하는 은평·문정지구는 수익성이 이미 검증된 알짜 부지인 만큼 투자처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LH가 공급하는 택지지구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땅은 단독주택 용지다. 상가를 넣을 수 있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를 찾는 투자자들이 많다. 3층 규모의 상가주택을 지어 1층엔 음식점 등 근린생활시설을 들이고, 2∼3층은 다가구주택을 지어 전·월세를 놓는 식이다.

청라·은평·문정
삼송지구 등 주목

LH는 연말까지 인천 청라지구와 평택 청북지구 등 전국 21개 지역에서 단독주택지 1263필지(54만3000㎡)를 공급 예정에 있다. 고양 삼송지구는 은평 뉴타운과 고양 원흥, 지축지구와 인접해 있어 수도권 북서지역의 신흥 주거벨트가 기대되는 곳이다. 서울지하철 3호선 원흥역이 2013년 개통 예정인 점도 호재다.

삼송지구에서는 12월 점포 겸용 단독택지 123필지가 분양된다. 청라지구는 연말까지 3500여 가구가 집들이를 앞두고 있어 상권 개발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서울역까지 개통된 공항철도 청라역이 내년 말 개통할 때면 입주 가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해안 개발의 거점 도시인 평택에 자리 잡은 청북지구 점포 겸용 단독택지(17필지)도 주목할 만하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다 전체 사업지구의 29%가 골프장과 전원형 주택단지로 조성돼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KTX 천안아산역 역세권인 아산 배방지구에서도 점포 겸용 단독택지(4필지)가 주인을 찾는다. KTX를 이용하면 서울이 30분대, 대전·광명은 20분대에 접근이 가능한 데다 삼성 LCD 탕정산업단지 등 첨단 산업단지와도 가까워 주거 수요가 많다. 이밖에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수도권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광주전남혁신도시와 인접한 광주효천2지구에서도 점포 겸용 택지 24개 필지가 공급된다.

전세난에 점포주택도 관심
3층서 500만원 월세 가능


서울에서도 상가와 빌딩 등을 지을 수 있는 알짜 부지가 쏟아진다. 서울시 SH공사는 문정, 은평, 강일, 장지, 우면2지구 등 10곳에서 총 32필지(20만6143㎡)를 분양한다. 용지별로는 유치원 등을 지을 수 있는 2종 일반주거지역이 14필지로 가장 많고 빌딩이나 상가를 지을 수 있는 일반상업지역이 11개, 3종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 1개씩이다.

진관동 일대 은평지구에서는 2종 일반주거지역 8필지, 일반상업지역 6필지가 주인을 찾는다. 일반상업지역은 대부분 서울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분양가는 3.3㎡당 2200만원 수준이다.

송파 문정지구에서는 일반상업용지가 공급된다. 3필지 모두 특별계획구역으로 용적률 600%, 건폐율 60%가 적용된다. 분양가는 3.3㎡당 2400만∼2700만원이다. 이들 부지는 문정지구 첨단업무단지에 속하며 부지 남측으로 가든파이브와 송파푸르지오시티, 한화오벨리스크 오피스텔이 있다. 문정지구를 제외한 9개 지구 29개 필지는 10월24∼27일까지 입찰서를 제출하고 28일 낙찰자를 결정한다. 문정지구는 11월7∼10일 입찰서를 제출, 11일 낙찰자를 발표한다.

발산지구는 강서구 내발산동 일원에서 3필지가 분양 예정이다. 2종 일반주거 2필지, 1종 일반주거 1필지다. 분양가는 3.3㎡당 580만∼713만원 선이다. 강일지구는 강일동 304의 2 일원에서 일반상업지역 2필지가 분양된다. 분양가는 1500만∼1600만원 선이다.

조립식 건축도 가능
생산기준·절차 개선

앞으로 단독주택도 아파트처럼 공장에서 벽체 등을 미리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업화주택’방식으로 지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적합하지 않았던 생산기준과 절차를 개선하고 인정대상도 확대된다.

국토해양부는 이 같은 내용의 공업화주택 활성화를 위해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및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일부개정안을 마련해 지난 17일 입법예고했다. 국토부는 현행 공업화주택 건설 기준이 공동주택에 한정돼 있어 이번에 단독주택에 적합한 기준을 별도로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땅 사서 집 짓는데 15억∼16억원
지어놓은 주택 구입하려면 20억원

공업화주택은 주요 구조부 전부 또는 일부를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주택이지만 까다로운 규정과 절차상 지금껏 상용화된 적이 없었다. 개정안에는 구조안전, 환기ㆍ기밀, 내구성 등 성능기준과 콘크리트 조립식 부재, 경량콘크리트 조립식 부재 등 생산기준이 마련됐다. 개정안은 또 공업화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업화주택 인정 신청서류에서 연구기관 또는 학술단체 평가서 제출을 폐지하고, 중앙건축위원회의의 심의도 없애는 등 사업 절차를 간소화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대량생산 시 건설비용을 낮출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주택공급활성화 및 전세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오는 11월7일까지 우편·팩스 또는 국토해양부 홈페이지(
http://www.mltm.go.kr) 법령정보-입법예고란을 통해 제출할 수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