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KIA 타이거즈 신임 감독

옛 ‘해태영광’ 재건 위해 ‘무등산 사령관’ 맡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무등산 폭격기’ ‘국보급 투수’ ‘해태 타이거즈의 전설’ ‘나고야의 태양’ 등 화려한 수식어를 지지고 있으며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선동열 감독이 마침내 친정팀으로 복귀한다. 지난 시즌 말 삼성 감독에서 사임한지 1년 만에 프로야구에 복귀하는 것이자 1996년 일본무대에 진출한 이래 16년만의 복귀다. 타이거즈 팬들은 ‘과거 해태 왕조 시절을 재건하자’ ‘선동열 감독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그를 반기고 있다. 야구계는 벌써 내년 시즌 우승팀은 ‘KIA 타이거즈’라는 섣부른 전망이 나올 만큼 선 감독의 내정은 야구계에 큰 파급력을 몰고 왔다. KIA 타이거즈 선동열 신임 감독을 집중 조명 해봤다.

‘난공불락’의 최상급 투수, ‘국보급 투수’등 다양한 별명
프로야구의 깨지지 않을 불멸의 기록 ‘0점대 방어율’

‘우~ 동열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 한때 개그 소재로도 활용됐던 이 말은 김응룡 전 삼성라이온즈 사장이 과거 KIA 타이거즈 감독 재임 당시 선동열과 이좀범의 일본 진출로 전력이 약해지자 푸념조로 한 말이다. 그만큼 선동열과 이종범의 영향력은 컸다.
 
선발과 마무리를 넘나들며 최고의 활약한 선 감독은 1985년 KIA의 모태인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하여 11년간 6번의 한국 시리즈 우승과 3차례 정규시즌 MVP, 6차례의 골든 글러브 수상, 일본 진출 전까지 146승 40패 132세이브를 기록한 명실 공히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이자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범접할 수 없는
화려한 개인기록


그가 선수시절 한국 프로야구에 남긴 기록은 과히 ‘전설’로 통한다.

최저평균자책점 8회, 최다승 4회, 최다탈삼진 5회, 최다세이브 2회 등 화려한 개인성적을 남겼으며 역대 통산기록에서도 최저 방어율 (1.20), 최저 WHIP (0.80) 등 총 19개 부분에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994년 시즌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평균자책점이 2점대로 올라간 적이 없을 만큼 뛰어난 구위를 유지했다. 불펜으로 뛴 시즌이 포함 됐지만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시즌만 5차례(1986·1987·1992·1993·1995년)로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최상급 투수였다.

당시 상대팀은 선동열이 나오면 경기를 포기하는 팀도 많았고 마무리로 활동 할 시즌에는 경기 후반 선동열이 몸을 풀고 있으면 짐을 꾸렸다는 웃지 못 할 여담도 전해진다.

한국인 최초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했지만 구단의 자금난 문제로 1996년 주니치 드래곤즈에 임대선수로 일본무대를 밟은 그는 진출 첫해 5승1패3세이브 방어율5.50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진가가 드러났다. 97년부터 1승1패38세이브 방어율1.28, 3승무패29세이브 방어율1.48, 1승2패28세이브 방어율2.61을 기록하며 통산 10승4패98세이브를 기록했다.

4년의 짧은 기간에 일본프로야구 개인통산 세이브 부문 24위를 기록했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2년 연속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방어율 1점대인 유일한 투수로 자리매김 했다.
 
또한 1997년에는 일본역대 최고 마무리로 통하는 ‘대마신’ 사사키와 경쟁하며 무피홈런, 리그 연속세이브 기록(당시)을 달성하기도 했다.

임대선수로 활약한 선 감독은 주니치와 해태간의 이적료 문제로 화려했던 일본생활을 마감하게 됐으며 구단과 관계가 틀어지며 친정팀으로 복귀 하지 못해 99년 일본에서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KIA 타이거즈는 현역시절 달고 뛰었던 등번호 18번을 영구결번 하며 국보급 투수에 대한 예우를 했다.

이후 선 감독은 2000년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으로 위촉되었으며 주니치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8개 구단 순회코치로 뛰어난 능력을 보였으며 2003년 말 두산·LG의 구애를 뿌리치고 자신의 스승 김응룡 전 사장이 감독으로 있는 삼성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한국 시리즈 이후 선수단 인사에서 김응룡 감독이 구단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삼성 라이온즈의 감독으로 승진했다.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박진만, 심정수를 FA로 영입하여 호화 멤버진을 구축했고 감독 부임 첫 시즌 만에 팀을 정규 리그 1위에 올렸고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두산을 4승 무패로 제압하며 2005년 시즌 통합 챔피언에 올라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듬해인 2006년 한국시리즈에서도 정규리그 3위였던 한화를 4승 1패로 꺾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 스타 감독 반열에 올라서며 가치를 드높였다.

당시 그는 각종 FA선수를 영입해 ‘돈으로 우승한다’는 빈축을 사자 “재임기간 동안 FA영입은 없다”고 선언한 후 팀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박진만, 양준혁 등 고참 선수와의 불화가 있었지만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확실히 이뤄냈으며, 국보급 투수답게 투수조련에 일가견을 보였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선 감독은 2010년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패로 준우승을 기록한 후 당시 작전코치 류중일에게 감독직을 넘겼다.
 
6년간의 삼성감독 재임기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 2회, 준우승 1회의 성적과 5차례나 포스트시즌에 팀을 올려놓으며 삼성을 강팀으로 조련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계약기간을 4년이나 남겨둔 상황에서 교체라 석연치 않은 뒷맛을 남기기도 했다.


‘무등산 폭격기’에서
‘무등산 사령관’으로


선 감독이 새롭게 내정된 KIA는 지난 2009년 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 시즌 중 16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 중반 1위를 달리며 한국시리즈 직행의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으나 근성 없는 플레이와 불펜의 난조를 보이며 4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후 내리 3패를 당하며 시즌을 끝마치자 뿔난 KIA팬들은 감독교체를 요구했다.

올 시즌 ‘지키는 야구’에 실패한 KIA는 선발투수가 잘 던져도 중간과 마무리 투수들이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불펜이 약점으로 지적될 때마다 KIA구단과 팬들은 선수시절 최고의 마무리였던, 그리고 지도자로서도 최강의 불펜을 구축했던 ‘광주의 아들’ 선동열을 갈망하는 마음은 커져갔을 것이다.

구단은 신속하게 움직였다.

자체 내부회의 결과 광주에서 인기가 높은 대스타이고 강한 마운드를 구축해 우승한 경력과 선수 장악력이 뛰어난 선 감독을 7대 타이거즈 감독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로써 그간 “언젠가는 친정팀 감독을 맡아 보고 싶다”고 밝힌 선 감독의 바람이 이루어 졌고 그를 간절히 바랬던 KIA팬들의 바람도 동시에 이뤄졌다.

선동렬 9회 몸 풀면 상대팀 짐 꾸렸다는 여담 전해져
투수조련에 일가견, KIA 최강불펜 만들면 우승후보? 

선 감독의 뛰어난 투수관리는 KIA의 숙제로 여겨지는 불펜진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선 감독도 “KIA 불펜 강화에 힘을 쏟겠다. 다른 전력은 좋기 때문에 불펜이 좋아지면 팀이 더 강해질 것이다. KIA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이들의 능력을 믿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친정팀에 복귀하게 된 소감으로 “고향팀 감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 매우 기쁘고 부담감도 크다”며 “타이거즈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KIA의 팀컬러를 살려 한국 최강의 팀을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마무리 훈련과 내년 전지훈련을 통해 마운드 불펜을 강화하고 타자들의 투지와 집중력, 작전수행 능력 등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수단 조련 계획을 밝힌 선 감독은 특히 “투지, 즉 이기고 지고를 떠나 9회말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강화해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선 감독은 지난 21일 오후 선수단 상견례를 갖고 공식적인 감독 업무에 돌입했다.

이런 대단한 야구인생을 보낸 선 감독이었지만 그는 야구계에서 알아주는 애주가였다.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에는 “술만 안 마셨다면 지금까지 현역이었을 것”이라는 농담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술도 선동욜의 투구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못했다. 1987년 9월, MBC 청룡과의 경기를 위해 서울로 올라온 선동렬은 고려대 동기 정삼흠과 술자리를 가졌다.
 
두 투수는 다음 날 나란히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었는데, “딱 한잔만”으로 시작된 술자리는 동이 틀 때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선동열은 다음 날 정삼흠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완봉역투를 펼쳤다. 숙취 해소력마저 ‘국보급’인 선 감독이었다.


숙취 해소력까지
국보급 선 파워


선 감독의 친정팀 복귀에 한 야구전문가는 “현재 KIA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역전패임을 감안했을 때 KIA의 불펜 강화는 우승을 위한 필수 과제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선동렬 감독이 KIA의 사령탑이 된 것은 내년 시즌 전력 강화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다”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한 KIA팬은 “벌써부터 내년시즌이 기다려진다. 내년 우승은 KIA가 확실해 보인다”며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KIA구단의 관계자도 “과거 빨간색 유니폼만 입어도 상대팀에서 벌벌 떨던 시절이 있었다. 선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팀의 체질을 바꾸면 KIA가 과거 타이거즈 특유의 기강과 정신력이 복원된 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 감독의 복귀에 광주는 환호하고 있고 야구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KIA는 현역 시절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 감독을 통해 과거의 영광 재현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30년 타이거즈 역사상 처음으로 광주 선수 출신 선동열 신임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의 내년시즌 선전을 기대해 본다.


<선동열 프로필>

▲ 생년월일 1963년 1월 10일(광주)
▲ 신체조건 1m84㎝·97㎏
▲ 학력 송정동초-무등중-광주제일고-고려대
▲ 가족관계 아내 김현미씨와 1남 1녀
▲ 취미 골프·낚시
▲ 선수 경력
-해태(85~95)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
-주니치(96~99) 10승 4패 98세이브 평균자책점 2.70
▲ 지도자 경력
-삼성 수석코치(2004)
-삼성 감독(2005~2010, 우승 2회·준우승 1회)
-KIA 감독(2012~?)
▲ 지도자 성적
-417승 340패 13무 승률 0.551(역대 5위)
▲ 주요 수상경력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 3회(86, 89, 90)
-골든 글러브 투수 부문 6회(86, 88, 89, 90, 91, 93)
-다승왕 1위 4회, 평균자책점 1위 8회,
-탈삼진 1위 5회, 올스타전 출장 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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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법 개정안’ 급물살 내막

‘간첩법 개정안’ 급물살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정치권이 ‘간첩법 개정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보사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여야 모두 공감한 분위기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진일보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강력한 처벌보다 더 많은 간첩을 잡으려면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이 부활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간첩법 개정안’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건 여당이다. 한 달여 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당론 추진’을 언급하면서부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는 국가정보원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다만 두 당의 개정안에는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과 관련해 차이가 있다. 국회 본회의 테이블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예상 못한 내부 세작 간첩법 개정안은 지난달 군검찰이 군 정보요원의 신상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 A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언급됐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은 정보사 요원 A씨를 기소하면서 ▲군형법상 일반이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국군방첩사령부가 처음 A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으나 군검찰은 수사기록 검토 결과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군형법과 형법은 ‘적’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간첩죄를 적용하는데, 여기서 적은 북한을 의미한다. 군검찰이 A씨에게 간첩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북한과 연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씨에게 간첩죄가 적용되지 않자 정치권에서는 연일 논란이 이어졌다. 먼저 한 대표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부활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적국’으로 한정했던 간첩죄 적용 범위를 ‘외국’으로 대폭 넓히는 간첩법 개정안도 당론으로 추진 중이다. 한 대표는 지난달 말 국회서 열린 간첩법 개정 입법토론회에 참석해 “이번 국회서 두 가지를 반드시 해내자”며 “간첩법서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자. 그리고 그 법을 제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부활시키자”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 스파이를 적국에 한정해 처벌한 나라가 있느냐”며 “형법 조항서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지난 1일 당 최고위원회의서도 “민주당이 찬성만 하면 ‘적국’서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명 간첩법은 형법 98조다. ‘적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북한 연관성 없으면 관련법 적용 불가 적국 아닌 외국으로 조항 신설 추진 간첩죄 적용 대상을 적국인 북한으로 한정해 북한 외 다른 나라를 위해 간첩 행위를 하더라도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적국’을 ‘외국 및 외국인 단체’로 고치는 개정안이 지난 2004년부터 끊임없이 발의됐으나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간첩법 개정안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국민의힘이다. 강승규 의원은 지난달 같은 당 의원 24명과 함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엔 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해 사회 혼란을 초래하는 ‘영향력 공작’(인지전)을 수행하다 적발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담았다. ‘외국, 외국인 단체나 외국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자(안보위협인물)가 허위 사실과 왜곡된 정보를 유포할 경우 3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안보위협인물이 간첩 행위를 하거나 간첩을 방조한 경우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안보위협인물이 인지전을 통해 정부 정책 결정 또는 외교관계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쳐 국가안보를 위협한 경우 10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특히 정보기관 소속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지난달 말 간첩죄의 적용 범위를 적국서 외국과 국내외 단체 및 비국가행위자로 확대하는 간첩법 개정안(형법·군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외국이 국내에 단체를 만들어 간첩 활동을 할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고, 군사기밀뿐 아니라 국가의 핵심기술 및 방위산업기술에 대한 유출 행위에 대해서도 간첩죄를 적용토록 했다. 윤 의원 측은 “현행 간첩법인 형법 98조는 적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를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에 처하게 돼있다”며 “군형법 13조서도 비슷한 취지의 조항을 두고 있지만 실질적인 적국에 해당하는 북한 외에 어느 나라를 위해서든 간첩 행위를 하거나 방조할 경우나 외국이 국내 단체를 만들어 간첩 활동을 하게 되면 처벌을 할 수 없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신중한 민주당 민주당은 국정원장을 지낸 박 의원을 필두로 간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의 법안은 법망 미비를 보완하기 위해 ‘적국’은 물론 ‘외국 정부 또는 그에 준하는 단체 및 외국 정부 산하단체’를 이롭게 하기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자도 7년 이상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간첩 행위는 ‘국가기밀을 수집·탐지·보관·누설·전달·중개하는 행위’로 명확히 규정했다. 허위·날조 정보를 온·오프라인상에서 가짜뉴스 형태로 퍼뜨려 사회 혼란을 일으키고 정부 정책과 외교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향력 공작’(인지전)을 처벌하는 조항도 담았다. 이런 행위를 외국 등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저지르는 경우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신분을 위조한 외국 정보기관원(흑색요원)이 인지전을 하다 적발될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행위도 간첩죄로 처벌하겠단 구상이다. 박 의원은 “지금도 사이버상으로 자생적 공산주의 친북 세력이 교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서 접선을 하지 않고 중국, 동남아시아 쪽에서 접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산업기술 보호를 위해서도 간첩법 개정이 필수라고 강조하며 “진보적인 민주당서 내가 주장해야 국민을 설득하고 법안이 통과돼 국가를 지탱하고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국민의힘 측 법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국정원 대공수사권과 관련해 이견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정원 대공수사권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12월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이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 주도로 통과돼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한 대표가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을 당론으로 추진했다고 해도 야권의 반대가 심한 상황이다. 야권은 대공수사권 폐지는 불법사찰과 간첩 조작 사건 등 국정원의 공안 탄압을 없애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반도 지금 정보전쟁 중 특히 여야는 최근까지도 대공수사·조사와 관련한 국정원 역할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나아가 대공수사권을 넘어 조사권까지 대폭 축소하자면서 사실상 국정원의 대공수사 ‘완박(완전박탈)’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민주당 이기헌·김현·박홍근·윤건영 의원 등은 지난달 국정원의 대공조사권과 관련 사실조회 및 자료 제출 요구권을 폐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가정보원법은 ▲방첩·대테러·국제범죄조직에 관한 정보 ▲국가보안법 위반, 반국가단체와 연계가 의심되는 안보침해행위에 대한 정보 ▲사이버안보와 안보 관련 우주 정보 등에 대해 ‘조사권’을 보장하고 있다. 대공수사권이 없는 대신 현장 조사·문서 열람·시료 채취·자료 제출 요구와 진술 요청 등의 방식으로 조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개정안에는 이 조사권이 오히려 수사권보다 광범위하게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이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의 경우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과 영장주의가 엄격하게 적용되지만, 조사권은 이런 견제는 받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압수수색과 신문 조사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골자다. 다만 민주당 내부서도 국정원의 대공조사권까지 없애는 건 과도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 국정원 근무 경력이 있는 박지원·박선원·김병기 의원은 해당 법안 발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경찰의 대공수사가 제대로 자리 잡히지도 않은 상황서 과거로 회귀하면 경찰 내부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며 “국정원이 경찰 대공수사에 힘을 실어주는 협력관계로 가는 게 더 옳지 않겠냐”고 전했다. 이 의원은 “대공수사와 정보수집 기능을 분리하는 게 글로벌 스탠다드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막기 위한 핵심요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국정원 및 정보기관 출신 전문가들은 간첩법 개정이 10년 전부터 추진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으며 외국 간첩과 스파이들이 국내서 활동하는 경우가 적었으나 경제 대국이 된 지금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여야 국정원 대조권 두고 기싸움 한국은 미·중·러·일 스파이 ‘천국’ 국정원 파견 업무를 수행했던 부장검사는 “국정원 대공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간첩과 산업스파이 등 국익에 해가 되는 조직과 인물의 범죄 행위를 포착해도 법률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크게 축소된 건 사실”이라며 “중국과 북한 간첩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표면적으로 우리의 우방국도 간첩이 존재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한 정보기관 출신 관계자는 “중국, 북한은 기본이고 일본, 미국, 러시아, 독일 등 해외 강국들은 국내 수도권서 정보활동을 벌인다. 이들은 외교관(회색), 언론사 특파원, 유학생 등으로 신분을 세탁해 블랙으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해외 각국 대사관에는 정보기관 담당 인사만 2명 이상 근무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대학가에서는 학생 신분으로 위장한 중국인 ‘산업스파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산업스파이들이 유학생과 연구자로 위장해 국내 대학의 연구실, 연구기관 등에서 암약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대학의 연구실을 매개로 대기업 등의 첨단기술 연구소까지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 역시 이 같은 현실을 알면서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중국인 유학생을 받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불가능한 대학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산업스파이 문제를 공론화했다가 중국인 학생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 대학에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 수는 2022년 기준 16만6892명으로 2013년(8만 5923명)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이 중 중국인 비중은 통상 4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강대 등 일부 대학은 중국인 전용 강의까지 개설할 정도다. 본희의 통과 가능성은? 앞으로 한국을 향한 중국의 기술 탈취 시도가 더 강력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중국이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 비영리기구인 국제교육원(IIE)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2022~2023학년 28만9526명으로 집계돼 37만2532명을 기록했던 2019~2020학년 대비 22% 급감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