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49>스타들의 투자 성적표

이승엽·서태지 ‘웃고’박지성·장동건 ‘울고’

부동산 재테크는 현대인의 최대 관심사로 일반인은 물론 유명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팬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연예인 스타들은 인기에 비례하는 부와 명예를 얻지만, 거품과 같은 인기만 믿고 여유를 부릴 수는 없기에 늘 노후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부동산 재테크의 위력을 간과할 수 없는 별(스타)들 사이에서 부동산 투자는 오랫동안 식지 않는 인기를 유지해왔다. 최근 여러 분야 유명인들의 부동산 재벌 대열 합류로 또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별들의 재테크 성향을 살펴봤다.

안정된 노후 위해 상가매입 등 부동산 재테크
성공한 ‘투자 달인’연예인·스포츠인 극소수

사실 유명인의 재테크의 ‘달인’급 스타는 연예 스포츠계를 모두 뒤져도 한 손에 꼽을 만큼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스타들에게는 복잡한 재테크 상식을 숙지하는 것부터가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별(스타)들에게 사랑받는 재테크 방법은 주로 부동산인데 벌이가 대단한 만큼 그들이 소유한 부동산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금액은 기본이고 용도 또한 다양하다. 스타의 경우 전성기 수입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특히 부동산은 비교적 안전한 재테크 방식으로 꼽힌다.

전성기 때 바짝 벌어
‘안전빵’에 묻어둔다

박찬호, 이승엽 등 스포츠 스타들은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형 빌딩족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상가 투자시 점포형보다는 빌딩형을 선호하는데 스타의 이름가격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임대 수익 역시 투자형 빌딩족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얼마 전 야구선수 이승엽이 고가의 상가빌딩을 매입하면서 스타 빌딩족 대열에 합류했다. 이 건물은 서울 성수동에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로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건물의 매입가는 307억원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스타 소유 부동산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세 상승 가치가 더욱 높을 것으로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이승엽에 앞서 빌딩족 대열에 자리 잡은 것은 박찬호다. 박찬호는 2005년 서울 신사동에 지상 13층·지하 4층 규모의 ‘PSG(Park’s Sports Group) 빌딩’을 세웠다. 이 건물의 시세는 현재 18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건축 당시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농구선수인 서장훈도 서울 양재역 부근에 ‘다보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서장훈은 1999년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의 이 건물을 법정경매를 통해 약 30억원 가량에 사들였다.


물론 실패한 사례도 있다. 축구선수 박지성은 경기도 용인 흥덕지구에 지하 2층∼지상 7층의 상가 건물 ‘스타프라자’를 올렸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가 관리하는 에이전트 회사 ‘JS리미티드’는 2008년 재테크를 위해 이 상가를 올렸지만 최악의 실패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용인 흥덕지구에서 완공된 상가 ‘스타프라자’의 땅 소유자는 박지성으로 개발자가 박씨다. 그러나 상가경기 침체로 분양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요계 빌딩족들이 소유한 건물은 자신만의 작업 공간으로 활용된다. 가요계 대표적인 빌딩족은 서태지다. 서태지는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 시가 255억원 상당 건물의 소유주다.

‘서태지 빌딩’은 겉으로 보기에는 1층에 입주한 상점을 제외하곤 병원 건물로 사용되는 평범한 건물인데 비밀은 지하에 숨겨져 있다. 지하 2∼3층에 구성된 서태지의 비밀 작업실은 지하에서 맨 위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출을 최소화하고 음악적인 소통만을 즐기는 서태지다운 모습이다.

이승철, 이승환, 신승훈
50억∼70억대 건물 소유

이외에도 이승철, 이승환, 신승훈 역시 음악 작업을 위해 시가 50억∼70억원대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싱어송 라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원활한 작업을 위해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한 것인데 이승철은 1999년 경매를 통해 삼성동 소재 부지를 매입해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 건물을 세웠다. 이승철은 이후 자신의 음악 스튜디오와 음반 제작회사를 입주시켰고, 이 건물에서 거주도 한다.

이승환 역시 자신의 건물에서 음반 작업과 주거를 겸한다. 이 건물의 지하에 자신의 작업실을 마련했다. 신승훈은 신사동에 지상 6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건물 내에 음반 작업을 위한 스튜디오를 마련해 놓고 있다.

본인이 소유한 빌딩으로 선행을 실천하는 연예인도 있다. 
연예계 대표적인 선행스타 차인표·신애라 부부 소유의 빌딩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차인표의 건물은 ‘교육 전문 프리미엄 빌딩’이다.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2008년 교육 연구 용도로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 건물을 세웠다.

건물에는 이들 부부가 한 때 직접 운영했던 어린이 교육 시설인 ‘키즈12’가 입주해 있다. 부동산업계에서 추정하는 이 건물의 시가는 200억원 이상이지만,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이 건물임대로 인한 수익이 전혀 없다. 이는 신애라의 특별한 교육 철학과 아내의 결정을 존중하는 차인표의 지원 덕분이다.

A급 스타들은 대형 빌딩에 올인
고급 아파트·빌라로 큰 차익도

그렇다면 유명 스타들의 주거용 부동산 재테크와 그 성적은 어떨까.
주거용 고급 빌라로 큰 시세 차익을 거둔 대표적인 연예인은 가수 조영남이다. 최근 조영남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상지리츠빌’ 2차를 처분하면서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두었는데 30억원에 샀던 아파트가 60억원으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청담동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여기가 유일하다.

방송인 노홍철은 지난해 경매를 통해 구입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로 높은 수익을 거두었다. 노홍철이 22억원에 낙찰 받은 이 아파트는 현재 27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도 안 돼 5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남긴 셈이다. 이 지역은 전략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아파트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 재개발 지역이나 한강변에 주택을 소유한 연예인들은 재테크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코미디언 이경실은 용산구 한강로 3가에 있는 ‘씨티파크’에 투자해 1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거두고 있다. 씨티파크 2채를 소유하고 있는 이경실은 1채는 14억원에 분양받았고, 나머지는 분양권을 16억원에 사서 매입했다. 현재 시티파크 매매가는 20억원이 넘기 때문에 1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용산 개발 호재로 탤런트 사미자와 방송인 백지연도 큰 수익을 거두었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파크타워’를 5억원에 매입한 이들은 300% 수익을 올렸다. 당시 3.3㎡당 1000만원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 4000만원으로 뛰어오르며 20억원을 넘어섰다.

옛 단국대 터에 들어서는 ‘한남더힐’은 분양권 프리미엄이 10%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분양권을 받은 것만으로도 투자 효과를 거둔 셈이다. 영화배우 안성기, 가수 이승철, 연극인 손숙이 계약했다.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거주하는 배우 이영애, 엄정화, 박예진, 수애, 서지영, 김명민은 장기적으로 보면 높은 시세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동에 단독주택을 갖고 있는 탤런트 견미리 역시 2년 전 평당 2000만원에 샀던 토지가 올해 3000만원으로 오르면서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용산·한남동 ‘짱’
도곡·흑석동 ‘꽝’

반면 강남구 도곡동이나 삼성동, 동작구, 흑석동은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연예인 아파트라 불렸던 ‘타워팰리스’는 최근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찾는 이들이 없는데, 이는 노후한데다가 집 구조가 좋지 않고 환기가 나쁘다는 단점 탓이다.

40억원을 넘어서던 것이 올해 30억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 경매가로 15억원에 낙찰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영화배우 신현준, 박중훈, 윤태영과 코미디언 겸 영화감독 심형래, 가수 이정현씨 등 많은 연예인들이 타워팰리스에 살고 있다.

삼성동도 주가가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가수 이효리와 이승기는 삼성동에 위치한 ‘브라운스톤 레전드’에 입주했다. 구입 금액은 30억원대 초반이다. 거실이 다이아몬드 형식으로 각이 져 있는데다가 위치도 좋지 않아 2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을 정도이다.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30억원대에 구입한 흑석동 ‘마크힐스’도 상승 호재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호 지역이 아닌 동작구 흑석동인 데다가 일대에 고급 빌라가 전혀 없어 부촌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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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