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49>스타들의 투자 성적표

이승엽·서태지 ‘웃고’박지성·장동건 ‘울고’

부동산 재테크는 현대인의 최대 관심사로 일반인은 물론 유명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팬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연예인 스타들은 인기에 비례하는 부와 명예를 얻지만, 거품과 같은 인기만 믿고 여유를 부릴 수는 없기에 늘 노후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부동산 재테크의 위력을 간과할 수 없는 별(스타)들 사이에서 부동산 투자는 오랫동안 식지 않는 인기를 유지해왔다. 최근 여러 분야 유명인들의 부동산 재벌 대열 합류로 또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별들의 재테크 성향을 살펴봤다.

안정된 노후 위해 상가매입 등 부동산 재테크
성공한 ‘투자 달인’연예인·스포츠인 극소수

사실 유명인의 재테크의 ‘달인’급 스타는 연예 스포츠계를 모두 뒤져도 한 손에 꼽을 만큼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스타들에게는 복잡한 재테크 상식을 숙지하는 것부터가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별(스타)들에게 사랑받는 재테크 방법은 주로 부동산인데 벌이가 대단한 만큼 그들이 소유한 부동산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금액은 기본이고 용도 또한 다양하다. 스타의 경우 전성기 수입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특히 부동산은 비교적 안전한 재테크 방식으로 꼽힌다.

전성기 때 바짝 벌어
‘안전빵’에 묻어둔다

박찬호, 이승엽 등 스포츠 스타들은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형 빌딩족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상가 투자시 점포형보다는 빌딩형을 선호하는데 스타의 이름가격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임대 수익 역시 투자형 빌딩족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얼마 전 야구선수 이승엽이 고가의 상가빌딩을 매입하면서 스타 빌딩족 대열에 합류했다. 이 건물은 서울 성수동에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로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건물의 매입가는 307억원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스타 소유 부동산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세 상승 가치가 더욱 높을 것으로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이승엽에 앞서 빌딩족 대열에 자리 잡은 것은 박찬호다. 박찬호는 2005년 서울 신사동에 지상 13층·지하 4층 규모의 ‘PSG(Park’s Sports Group) 빌딩’을 세웠다. 이 건물의 시세는 현재 18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건축 당시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농구선수인 서장훈도 서울 양재역 부근에 ‘다보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서장훈은 1999년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의 이 건물을 법정경매를 통해 약 30억원 가량에 사들였다.


물론 실패한 사례도 있다. 축구선수 박지성은 경기도 용인 흥덕지구에 지하 2층∼지상 7층의 상가 건물 ‘스타프라자’를 올렸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가 관리하는 에이전트 회사 ‘JS리미티드’는 2008년 재테크를 위해 이 상가를 올렸지만 최악의 실패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용인 흥덕지구에서 완공된 상가 ‘스타프라자’의 땅 소유자는 박지성으로 개발자가 박씨다. 그러나 상가경기 침체로 분양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요계 빌딩족들이 소유한 건물은 자신만의 작업 공간으로 활용된다. 가요계 대표적인 빌딩족은 서태지다. 서태지는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 시가 255억원 상당 건물의 소유주다.

‘서태지 빌딩’은 겉으로 보기에는 1층에 입주한 상점을 제외하곤 병원 건물로 사용되는 평범한 건물인데 비밀은 지하에 숨겨져 있다. 지하 2∼3층에 구성된 서태지의 비밀 작업실은 지하에서 맨 위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출을 최소화하고 음악적인 소통만을 즐기는 서태지다운 모습이다.

이승철, 이승환, 신승훈
50억∼70억대 건물 소유

이외에도 이승철, 이승환, 신승훈 역시 음악 작업을 위해 시가 50억∼70억원대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싱어송 라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원활한 작업을 위해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한 것인데 이승철은 1999년 경매를 통해 삼성동 소재 부지를 매입해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 건물을 세웠다. 이승철은 이후 자신의 음악 스튜디오와 음반 제작회사를 입주시켰고, 이 건물에서 거주도 한다.

이승환 역시 자신의 건물에서 음반 작업과 주거를 겸한다. 이 건물의 지하에 자신의 작업실을 마련했다. 신승훈은 신사동에 지상 6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건물 내에 음반 작업을 위한 스튜디오를 마련해 놓고 있다.

본인이 소유한 빌딩으로 선행을 실천하는 연예인도 있다. 
연예계 대표적인 선행스타 차인표·신애라 부부 소유의 빌딩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차인표의 건물은 ‘교육 전문 프리미엄 빌딩’이다.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2008년 교육 연구 용도로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 건물을 세웠다.

건물에는 이들 부부가 한 때 직접 운영했던 어린이 교육 시설인 ‘키즈12’가 입주해 있다. 부동산업계에서 추정하는 이 건물의 시가는 200억원 이상이지만,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이 건물임대로 인한 수익이 전혀 없다. 이는 신애라의 특별한 교육 철학과 아내의 결정을 존중하는 차인표의 지원 덕분이다.

A급 스타들은 대형 빌딩에 올인
고급 아파트·빌라로 큰 차익도

그렇다면 유명 스타들의 주거용 부동산 재테크와 그 성적은 어떨까.
주거용 고급 빌라로 큰 시세 차익을 거둔 대표적인 연예인은 가수 조영남이다. 최근 조영남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상지리츠빌’ 2차를 처분하면서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두었는데 30억원에 샀던 아파트가 60억원으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청담동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여기가 유일하다.

방송인 노홍철은 지난해 경매를 통해 구입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로 높은 수익을 거두었다. 노홍철이 22억원에 낙찰 받은 이 아파트는 현재 27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도 안 돼 5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남긴 셈이다. 이 지역은 전략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아파트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 재개발 지역이나 한강변에 주택을 소유한 연예인들은 재테크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코미디언 이경실은 용산구 한강로 3가에 있는 ‘씨티파크’에 투자해 1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거두고 있다. 씨티파크 2채를 소유하고 있는 이경실은 1채는 14억원에 분양받았고, 나머지는 분양권을 16억원에 사서 매입했다. 현재 시티파크 매매가는 20억원이 넘기 때문에 1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용산 개발 호재로 탤런트 사미자와 방송인 백지연도 큰 수익을 거두었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파크타워’를 5억원에 매입한 이들은 300% 수익을 올렸다. 당시 3.3㎡당 1000만원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 4000만원으로 뛰어오르며 20억원을 넘어섰다.

옛 단국대 터에 들어서는 ‘한남더힐’은 분양권 프리미엄이 10%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분양권을 받은 것만으로도 투자 효과를 거둔 셈이다. 영화배우 안성기, 가수 이승철, 연극인 손숙이 계약했다.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거주하는 배우 이영애, 엄정화, 박예진, 수애, 서지영, 김명민은 장기적으로 보면 높은 시세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동에 단독주택을 갖고 있는 탤런트 견미리 역시 2년 전 평당 2000만원에 샀던 토지가 올해 3000만원으로 오르면서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용산·한남동 ‘짱’
도곡·흑석동 ‘꽝’

반면 강남구 도곡동이나 삼성동, 동작구, 흑석동은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연예인 아파트라 불렸던 ‘타워팰리스’는 최근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찾는 이들이 없는데, 이는 노후한데다가 집 구조가 좋지 않고 환기가 나쁘다는 단점 탓이다.

40억원을 넘어서던 것이 올해 30억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 경매가로 15억원에 낙찰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영화배우 신현준, 박중훈, 윤태영과 코미디언 겸 영화감독 심형래, 가수 이정현씨 등 많은 연예인들이 타워팰리스에 살고 있다.

삼성동도 주가가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가수 이효리와 이승기는 삼성동에 위치한 ‘브라운스톤 레전드’에 입주했다. 구입 금액은 30억원대 초반이다. 거실이 다이아몬드 형식으로 각이 져 있는데다가 위치도 좋지 않아 2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을 정도이다.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30억원대에 구입한 흑석동 ‘마크힐스’도 상승 호재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호 지역이 아닌 동작구 흑석동인 데다가 일대에 고급 빌라가 전혀 없어 부촌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