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와 선긋기 나선 박근혜 속내

“같이 가다간 죽도 밥도 안돼” 살 길은 딴살림?

[일요시사=이주현 기자]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이 18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경제, 복지, 외교 등 이명박(MB)정부의 정책 전반에 대해 잇따라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정부 정책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했던 박 전 대표가 국정감사를 계기로 자신의 정책 구상을 밝히기 시작하면서, 현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당 안팎에선 대선행보를 앞두고 이명박 정부와의 ‘선 긋기’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거론되어 왔던 ‘창당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MB정부와 본격 차별화 나서
또 다시 고개 드는 창당설, 창당시 최소 60~100석

박근혜 전 대표의 ‘창당설’은 이번만이 아니라 오래된 논점 중 하나이다.

가장 최근의 창당설은 4·27재보선 참패 후 지도부가 사퇴하고 책임론이 제기될 때 제기됐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박 전 대표가 히든카드로 탈당 후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문이 여의도를 뒤흔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있고 MB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지자 친박계 내부에서 ‘창당’의 목소리가 꿈틀대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 이어 4·27 재보선까지 참패했고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준비 과정에서 반(反)한나라당에 대한 정서를 피부로 느끼게 해준 ‘안철수 효과’를 경험 한 뒤로 ‘창당’의 목소리는 더욱더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위기감 고조되는
친박계 히든카드는?

한나라당에 굳이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추석 전 실시되었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을 제외한 후보 부분에서는 앞도적인 1위를 차지한 박 전 대표였지만 한나라당 대 야권단일 후보의 1:1 구도에서는 초박빙의 결과가 나와 친박계 의원들을 더욱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에 한 정치 전문 칼럼리스트는 “대한민국에서 정당이 십 년 이상 간 적이 없다. 지금 한나라당이 십 년이 넘게 존재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김대중, 노무현 정권 기간에 보수 세력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며 “그들은 어떤 정치적 사상으로 함께 모여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진보에 빼앗긴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이 정치적 사상과 이념에 부합하여 모인 당이 아니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한나라당은 표를 가져다주는 보증수표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선거철만 되면 보수진영 안팎에서 한나라당을 비판하지만 결국은 한나라당을 지원하고 공천을 받기 위해 줄을 선다.

그토록 비난하던 한나라당 간판으로 출마한 이유는 한나라당이라는 나무 아래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당선은 물론 그들 자신의 이익을 보장해 준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은 그간 공천 학살, 총·대선 참패 등 험난한 과정을 겪어오긴 했지만 거대야당을 형성할 만큼 총선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해왔다.

14년 동안 각종 선거에 참여한 관록을 무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평가 받는 것은 ‘막강한 조직력’이다.

최근 SNS정치의 활성화로 조직력의 중요성이 상당부분 약화되긴 했지만 사상과 정치적인 이유로 한나라당을 떠나고 싶은 이들도 이 ‘막강한 조직력’의 매력을 뿌리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에도 친박계의 대규모 탈당, 친이계의 탈당 등 각종 시나리오가 나왔지만 양쪽 모두 대규모 탈당으로 새로운 길을 찾지는 않았다.

서로가 눈에 가시이고 앙숙지간이라 마음에 들지 않지만 모두 한나라당 우산 아래 모여서 헤게모니 다툼을 했을 뿐이다. 아마 이들은 서로가 탈당하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치열하고 본능적인
밥그릇 챙기기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온 친이와 친박계 간의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권말기에 접어들며 자신들을 철옹성 같이 지켜줄 줄 알았던 자신들의 밥그릇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감은 먼저 느낀 곳은 친이계다. 임기 말로 치달으며 각종 측근비리가 속속 밝혀져 레임덕이 가속화되자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정치적 소신은 온 데 간 데 없이 ‘월박’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상당수의 친이계 의원들이 친박으로 월박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친박계도 당내 입지가 높아지며 실세로 등극했지만 ‘안철수 신드롬’을 겪으며 자신들의 대세론을 마냥 즐기고 있을 형편은 안 돼 보인다. 이제 새로운 밥그릇과 새로운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신당 창당 시 박근혜가 얻게 되는 유리한 점은?
‘무관의 제왕’으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물론 그 주축은 박 전 대표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창당설은 오래전부터 제기 되어 왔다”며 “그럴 때 마다 최소 60석에서 많게는 100석까지는 무난히 차지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을 자신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입장도 있다. “박 전 대표가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지만 최근의 선거에는 움직이지 않았다. 과거의 정치판과 현재의 정치판은 비슷하지만 상이하게 다른 점이 있다”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검증도 다시 해야 할 것이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고, 이어 “따지고 말해 박 전 대표가 그간 정책면이나 현안에 대해 자부할만한 성과가 뭐가 있나?”라며 힐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친이계의 의원은 “유신의 딸이라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다”며 “이는 한나라당의 조직적인 힘과 지원이 없다면 박 전 대표는 ‘무관의 여왕’으로 남게 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신당 창당
유리한 점은?

박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면 가장 먼저 받는 효과로 당내에서 벌어질 경선이나 계파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것이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그것은 ‘공천 대학살’을 몸소 경험한 바 있는 박 전 대표의 마음속 깊은 걱정을 해소해주는 것이 된다.

또한 “홍준표식 공천을 마음껏 해보고 싶다”고 밝힌 홍 대표와의 신경전과 눈치싸움을 줄일 수 있어 자신과 우호적 인사를 더욱더 많이 추천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내년 총선이 박 전 대표의 주요 승부처라면 최종 결승점은 대선이다. 경선 과정에서 소모적인 당내 분쟁에 신경 쓰지 않고 별다른 출혈과 상처 없이 후보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대선 패배 직후부터 4년을 준비해온 박 전 대표로서는 대선을 향한 일정 가이드라인이 머릿속에 짜여져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당내에서 요구하는 역할론과 책임론에 대해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지난 4·27 재보선과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당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초지일관 “선거는 당 지도부가 알아서 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자 당 내에서는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다.

일부 보수우익단체들은 박 전 대표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과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친박계 의원들은 “왜 박 전 대표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냐”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은 놀고먹는 직책이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당 지도부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어떤 지침이나 당론도 확정하지 못했고,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한나라당 지자체 장들에게 어떤 가이드나 당의 요구를 전달한 적도 없으면서, 무조건 박 전 대표가 무상급식을 반대 하지 않았다고 책임져라고 맹비난을 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답답해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주류세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당이 불리하고 난처한 상황에 처할 때 마다 박 전 대표의 책임으로 매도해왔다. 이러한 책임론에서 벗어난다는 것도 박 전 대표에게는 큰 짐을 더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아직 월박을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친이계 의원들의 탈당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의석을 확보하고 보수 세력을 결집해 전국정당을 설립하는데 용의하다는 이점도 있다.
 
물려받은 재산과 인맥을 통해 대규모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과 자산,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박 전 대표는 기본적으로 신당을 설립할 때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신당 창당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효과는 기존 한나라당에 잔류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해 보인다.

물론 당을 지키며 수많은 악조건을 모두 이겨내고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대선까지 승리하여 집권하게 된다면 역사적인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유권자들이 기득권의 조정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주장을 하게 되는 공정사회로 가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준비한 정책을 맘껏 펼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MB와의 차별화를 나타내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손에는 어떤 카드가 쥐어져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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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