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와 선긋기 나선 박근혜 속내

“같이 가다간 죽도 밥도 안돼” 살 길은 딴살림?

[일요시사=이주현 기자]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이 18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경제, 복지, 외교 등 이명박(MB)정부의 정책 전반에 대해 잇따라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정부 정책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했던 박 전 대표가 국정감사를 계기로 자신의 정책 구상을 밝히기 시작하면서, 현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당 안팎에선 대선행보를 앞두고 이명박 정부와의 ‘선 긋기’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거론되어 왔던 ‘창당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MB정부와 본격 차별화 나서
또 다시 고개 드는 창당설, 창당시 최소 60~100석

박근혜 전 대표의 ‘창당설’은 이번만이 아니라 오래된 논점 중 하나이다.

가장 최근의 창당설은 4·27재보선 참패 후 지도부가 사퇴하고 책임론이 제기될 때 제기됐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박 전 대표가 히든카드로 탈당 후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문이 여의도를 뒤흔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있고 MB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지자 친박계 내부에서 ‘창당’의 목소리가 꿈틀대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 이어 4·27 재보선까지 참패했고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준비 과정에서 반(反)한나라당에 대한 정서를 피부로 느끼게 해준 ‘안철수 효과’를 경험 한 뒤로 ‘창당’의 목소리는 더욱더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위기감 고조되는
친박계 히든카드는?

한나라당에 굳이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추석 전 실시되었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을 제외한 후보 부분에서는 앞도적인 1위를 차지한 박 전 대표였지만 한나라당 대 야권단일 후보의 1:1 구도에서는 초박빙의 결과가 나와 친박계 의원들을 더욱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에 한 정치 전문 칼럼리스트는 “대한민국에서 정당이 십 년 이상 간 적이 없다. 지금 한나라당이 십 년이 넘게 존재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김대중, 노무현 정권 기간에 보수 세력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며 “그들은 어떤 정치적 사상으로 함께 모여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진보에 빼앗긴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이 정치적 사상과 이념에 부합하여 모인 당이 아니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한나라당은 표를 가져다주는 보증수표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선거철만 되면 보수진영 안팎에서 한나라당을 비판하지만 결국은 한나라당을 지원하고 공천을 받기 위해 줄을 선다.

그토록 비난하던 한나라당 간판으로 출마한 이유는 한나라당이라는 나무 아래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당선은 물론 그들 자신의 이익을 보장해 준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은 그간 공천 학살, 총·대선 참패 등 험난한 과정을 겪어오긴 했지만 거대야당을 형성할 만큼 총선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해왔다.

14년 동안 각종 선거에 참여한 관록을 무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평가 받는 것은 ‘막강한 조직력’이다.

최근 SNS정치의 활성화로 조직력의 중요성이 상당부분 약화되긴 했지만 사상과 정치적인 이유로 한나라당을 떠나고 싶은 이들도 이 ‘막강한 조직력’의 매력을 뿌리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에도 친박계의 대규모 탈당, 친이계의 탈당 등 각종 시나리오가 나왔지만 양쪽 모두 대규모 탈당으로 새로운 길을 찾지는 않았다.

서로가 눈에 가시이고 앙숙지간이라 마음에 들지 않지만 모두 한나라당 우산 아래 모여서 헤게모니 다툼을 했을 뿐이다. 아마 이들은 서로가 탈당하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치열하고 본능적인
밥그릇 챙기기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온 친이와 친박계 간의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권말기에 접어들며 자신들을 철옹성 같이 지켜줄 줄 알았던 자신들의 밥그릇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감은 먼저 느낀 곳은 친이계다. 임기 말로 치달으며 각종 측근비리가 속속 밝혀져 레임덕이 가속화되자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정치적 소신은 온 데 간 데 없이 ‘월박’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상당수의 친이계 의원들이 친박으로 월박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친박계도 당내 입지가 높아지며 실세로 등극했지만 ‘안철수 신드롬’을 겪으며 자신들의 대세론을 마냥 즐기고 있을 형편은 안 돼 보인다. 이제 새로운 밥그릇과 새로운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신당 창당 시 박근혜가 얻게 되는 유리한 점은?
‘무관의 제왕’으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물론 그 주축은 박 전 대표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창당설은 오래전부터 제기 되어 왔다”며 “그럴 때 마다 최소 60석에서 많게는 100석까지는 무난히 차지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을 자신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입장도 있다. “박 전 대표가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지만 최근의 선거에는 움직이지 않았다. 과거의 정치판과 현재의 정치판은 비슷하지만 상이하게 다른 점이 있다”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검증도 다시 해야 할 것이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고, 이어 “따지고 말해 박 전 대표가 그간 정책면이나 현안에 대해 자부할만한 성과가 뭐가 있나?”라며 힐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친이계의 의원은 “유신의 딸이라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다”며 “이는 한나라당의 조직적인 힘과 지원이 없다면 박 전 대표는 ‘무관의 여왕’으로 남게 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신당 창당
유리한 점은?

박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면 가장 먼저 받는 효과로 당내에서 벌어질 경선이나 계파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것이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그것은 ‘공천 대학살’을 몸소 경험한 바 있는 박 전 대표의 마음속 깊은 걱정을 해소해주는 것이 된다.

또한 “홍준표식 공천을 마음껏 해보고 싶다”고 밝힌 홍 대표와의 신경전과 눈치싸움을 줄일 수 있어 자신과 우호적 인사를 더욱더 많이 추천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내년 총선이 박 전 대표의 주요 승부처라면 최종 결승점은 대선이다. 경선 과정에서 소모적인 당내 분쟁에 신경 쓰지 않고 별다른 출혈과 상처 없이 후보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대선 패배 직후부터 4년을 준비해온 박 전 대표로서는 대선을 향한 일정 가이드라인이 머릿속에 짜여져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당내에서 요구하는 역할론과 책임론에 대해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지난 4·27 재보선과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당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초지일관 “선거는 당 지도부가 알아서 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자 당 내에서는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다.

일부 보수우익단체들은 박 전 대표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과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친박계 의원들은 “왜 박 전 대표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냐”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은 놀고먹는 직책이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당 지도부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어떤 지침이나 당론도 확정하지 못했고,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한나라당 지자체 장들에게 어떤 가이드나 당의 요구를 전달한 적도 없으면서, 무조건 박 전 대표가 무상급식을 반대 하지 않았다고 책임져라고 맹비난을 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답답해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주류세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당이 불리하고 난처한 상황에 처할 때 마다 박 전 대표의 책임으로 매도해왔다. 이러한 책임론에서 벗어난다는 것도 박 전 대표에게는 큰 짐을 더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아직 월박을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친이계 의원들의 탈당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의석을 확보하고 보수 세력을 결집해 전국정당을 설립하는데 용의하다는 이점도 있다.
 
물려받은 재산과 인맥을 통해 대규모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과 자산,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박 전 대표는 기본적으로 신당을 설립할 때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신당 창당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효과는 기존 한나라당에 잔류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해 보인다.

물론 당을 지키며 수많은 악조건을 모두 이겨내고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대선까지 승리하여 집권하게 된다면 역사적인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유권자들이 기득권의 조정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주장을 하게 되는 공정사회로 가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준비한 정책을 맘껏 펼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MB와의 차별화를 나타내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손에는 어떤 카드가 쥐어져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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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