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지난달 26일 청와대 비서진이 교체되면서 일명 ‘광흥창팀’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교체된 비서관들이 모두 광흥창팀 출신인 까닭이다. 광흥창팀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승리로 이끈 조직이다. 구성원은 13명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춘추관서 ‘청와대 인사 브리핑’을 가졌다. 임 실장은 이 자리서 대통령 제1부속실장에 조한기 전 의전비서관, 정무비서관에 송인배 전 부속실장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의전비서관에는 김종천 전 대통령 비서실장 선임행정관이 승진 임명됐다.
건재 과시
이들은 모두 문 대통령을 근접 보좌한다. 그만큼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자리하게 됐다. 대통령 제1부속실장에 임명된 조 전 비서관은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위치한다. 제1부속실이 대통령 집무실 바로 옆에 있을뿐더러 부속실장은 대통령의 일정부터 개인적인 일까지 담당하게 된다. 부속실장이 ‘대통령의 수족’ ‘문고리 권력’이라 불리는 이유다.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한 김종천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동선을 관리하게 된다. 김 비서관 역시 대통령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정무비서관으로 이동한 송 전 실장은 청와대와 국회의 가교역할을 하며 특히 야당을 상대하게 된다. 정무비서관은 대통령의 뜻을 국회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만큼 송 전 실장이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인사라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친문(친 문재인) 인사로 통한다. 또한 친문의 핵심인 광흥창팀 멤버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광흥창팀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대선준비팀이다. 당시 사무실이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인근에 위치해 있어 광흥창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교체된 비서진 모두 같은팀 멤버
문 전폭적 신뢰…영향력 이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금강팀’과 성격이 비슷하다. 금강팀 역시 노 전 대통령의 2002년 대선을 위해 꾸려진 조직이다. 금강팀이라는 이름도 사무실이 여의도 금강빌딩에 위치해 붙여졌다.
문재인정부 2기 인사가 단행되면서 광흥창팀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인사는 이들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다는 것을 방증한다.
광흥창팀은 13명으로 구성됐다고 알려져 있다. 탁현민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은 작년 5월10일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광흥창팀의 존재 사실을 시인했다.
당시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준비를 시작했다”며 “회의라기보다 방향을 이야기했던 소모임”이라고 말했다. 비선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드러내지 않고 열심히 도우면 비선이 되는 것이고, 드러내고 열심히 하면 실세가 되는 것”이라며 부정적 의미의 팀이 아니라고 밝혔다.
광흥창팀 멤버는 ▲김종천 의전비서관 ▲송인배 정무비서관 ▲신동호 연설비서관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오종식 정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 ▲임종석 비서실장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탁현민 비서실 선임행정관 ▲한병도 정무수석으로 전해진다.
광흥창팀서 단연 주목을 받는 인물은 양 전 비서관이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그는 ‘3철(전해철·양정철·이해철)’ 중 한 사람이다. 3철은 과거 ‘문재인의 비선’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문 대통령과 아주 가깝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해외로 떠났다. 백의종군의 뜻을 밝히며 일선서 물러난 것이다.
이후 양 전 비서관은 지난달 16일 귀국했다. 6·13 지방선거 이후 귀국한 까닭에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그는 지난 3월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6월 지방선거 이후 귀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귀국 시점을 두고 일어날 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론의 관심을 완전히 피하지 못했다.
일각서 제기된 양 전 비서관의 역할론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크게 승리했고, 문재인정부 2기가 시작되는 시기라 관심이 모였다. 이어 민주당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양 전 비서관의 행보가 주목을 받았다.
양정철 복귀?
다만 양 전 비서관은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가 전면에 등판할 경우 역풍이 불 가능성이 있어서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당선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거취를 결정했다. 양 전 비서관은 어떠한 공직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그가 돌아온다면 그간의 ‘2선 후퇴 행보’를 부정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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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노무현의 금강팀·부산팀
광흥창팀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승리에 이바지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겐 금강팀과 부산팀이 있었다. 금강팀과 부산팀은 노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이끈 두 축으로 평가받는다. 양 팀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금강팀은 2002년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결성됐다. 금강팀은 노 전 대통령의 경선 승리 이후 대선국면에서 베이스캠프 역할을 했다. 금강팀은 지방자치실무연구원 및 자치경영연구원이라는 본명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여의도 금강빌딩에 위치한 까닭에 금강팀으로 통한다.
부산팀은 노 전 대통령이 1980∼1990년대 사이 부산에서 변호사와 지역구 국회의원을 거치는 동안 인연이 닿은 측근들을 일컫는다. 부산팀은 별도의 조직을 갖추지 않고 있다가 노 전 대통령이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결성됐다.
부산팀이란 명칭은 당시 부산선대위서 비롯됐다. 부산팀을 이끌었던 인물이 지금의 문 대통령이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