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줄기 같은 ‘위키리크스’ 파문 일파만파

“원칙공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일요시사> 818호(9월9일 발행)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에 정권 핵심인사들이 미국산 쇠고기 개방을 약속한 점과 이라크 파병 확대를 카드로 꺼내들며 ‘BBK 주가조작사건’의 핵심 인사인 김경준씨의 소환을 미뤄줄 것을 요청한 것 등 현 정부가 미국에 과잉 충성하는 뒷모습을 낱낱이 공개했다. 2주가 지난 이번호에서는 이 대통령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 발언과 국내 언론이 위키리크스를 축소·왜곡 보도하는 현상 등을 적나라하게 파헤쳐 봤다.

“MB는 깔수록 거짓말, 노짱은 깔수록 진실함 드러나”
캐도 캐도 나오는 MB 리크스 전문, 그 끝은 어디에?

지난 2일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의해 미국 외교전문 25만여 건의 문서가 수정?편집 없이 모두 공개돼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된 내용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 양이 워낙 방대해 번역 과정을 거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지라 아직도 공개되지 않은 문건이 상당량 남았기 때문이다.

또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문이 공개됐고 ‘위키리크스 한글 번역 사이트(www.wikileaks-kr.org)’가 개설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위키리스크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있어 그 파장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깔수록 비열한
‘MB리크스’

추가 정리된 폭로내용 중 화제는 단연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다.

현재까지 ‘위키리크스 한국’이 번역해 공개한 문건 가운데 이 대통령의 발언은 두 종류로 나눠진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6년 3월13일 당시 주한 미국대사 버시바우와의 만남을 보고한 <서울시장 이명박과의 만남>이란 문건과 다른 하나는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시절인 2006년 11월20일 만남을 정리한 <이명박: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그것이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당시인 2006년 3월7일 버시바우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해 “한낱 농담에 불과한 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었기에 유머감이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위키리크스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서로 싸우기보단 여당과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하는데 집중해야만 했기 때문에 박근혜에 대한 비판을 가하는 것을 삼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언론에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해 운신의 자유가 없다”면서 버시바우 대사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용으로 북한과의 회담에 나설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우방인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소홀히 했다”고 전했다.

또한 위키리크스 한국이 번역해 공개한 외교문서 <이명박: 한국의 차기 대통령?>는 이 대통령이 중동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좀 이상한 얘기지만”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중동 건설 사업을 하면서 후세인을 잘 알게 됐다. 후세인이 한 장성을 총살하는 것을 목격했고 그 이후에는 후세인과 관계를 맺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실제 총살현장에 서 이를 목격했다는 것이다. 믿기 어렵지만 이 또한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06년 11월20일 버시바우 대사를 만나 직접 한 말이다.

이어 “미국은 이라크를 잘 모른다. 이것은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 침공 전 이라크인의 후세인에 대한 인식을 이해하려 했던 것처럼, 한국 사람들이 북한을 이해하는 방식을 알아야 한다”며 “그런 관점은 왜 한국인들이 북핵 사건 이후에도 금강산을 방문하는지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들은 금강산에 대한 감정적 애착이 있고 이를 미국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일관계와 한미FTA에 대한 전문도 공개 됐다.

이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 사이의 껄끄러운 관계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문화적 교류를 포함한 두 나라 국민 간의 개인적 접촉이 활발하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며 “노무현과 고이즈미는 국내의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자국에 민족주의를 주입시키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FTA에 대해서는 “2007년에 열릴 대선으로 인해 고조된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FTA협상에 대해 상당히 우려한다”며 “노무현 정부가 반미정서를 부채질할 구실로 삼고 협정에 관한 불평을 이용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협상을 오래 끌지 않도록 주의해야만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과격하기로 유명한 농부들에게 FTA협상은 특히 민감한 사안이다. 2002년 지난 대선의 결과가 두 여학생의 사망을 계기로 달라졌다”며 농민을 과격한 존재로 비하하기도 했다.

공동번역 프로젝트로 여러 사람이 참여해 함께 만들어
아직 많은 양 남아 파문 어디까지일지, 초미의 관심사


한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4% 성장은 수출과 첨단산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들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 따라서 현재 한국경제의 불안정성은 매우 높다”며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시장을 활성화해 7%의 경제 성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내수시장에서 수요도 늘 것이다”고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을 내세웠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자신의 주요 대선 공약인 대운하 프로젝트를 자랑했다고 한다.

반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의 일부는 이념적으로 미국에 반하고 있다”며 “남한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위협할만한 그 어떠한 것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 비록 학생시절엔 급진주의자였으나 경영업무와 공직에서의 경험을 통해 시장원리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을 얻었다”고 말했다.

깔수록 진국인
‘노짱리크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분도 있다.
 
북핵 문제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은 “북한은 인도의 상황과 비슷한데 나는 왜 인도는 핵이 용인되는지 이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다음 정부로 이 문제를 넘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은 “작전권 환수가 군사적 공백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은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자신을 좋아하며 이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부시행정부와 안보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미국은 김정일 정권 붕괴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 중인 반면 북한은 매우 완고하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과 북한) 가운데에 낀 신세”라고 말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방부를 방문했을 때 국방부 관리들이 자신을 일반 방문객으로 취급하는 느낌이었다면서 조롱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에 사행성 게임기(바다이야기) 파동이 발생했지만 청와대 시스템 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할 수는 없었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미FTA와 관련해선 민감한 이슈인 농업분야를 언급하며 “농업 분야에서 3분의 1만이 경쟁력이 없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경쟁력이 있거나 정부 지원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이는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금까지 우리 의원들은 농민들을 두려워해 진정한 현안을 다루지 않고 농업보조금만 지급해왔다”며 “이제 의원들이 농업보조금 정책을 지속하는 게 왜 해로운지 설명하고 한·미 FTA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 체결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국회는 농민에 저항할 용기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과 전면 배치되는 의견이기도 하다.

미 외교전문은 이날 만찬은 노무현 정부에 ‘우호적인’ 언론사 간부들을 초청해 비공개로 이뤄졌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대화 대용은 만찬에 참석한 한 간부로부터 입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의 위키리크스 전문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이 대통령의 공개 때완 다르게 “이명박은 위키 깔 때마다 거짓말이 드러나고, 노무현은 위키 깔 때마다 진실함이 드러난다” “노통이 진실을 바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거. 노통 너무 아까운 사람이다” “노 대통령 아무리 생각해도 참 훌륭하신 분이네. 아니, 오히려 그 당시엔 몰랐는데, 이제와 보니 참 대단하신 분이셨어. 이런 분들을 우리가 지켜줘야 했는데... 참, 마음이 아프다” “‘우리의 국방력은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너무나 멋진 생각이고 옳은 말씀이다” 등 찬사가 이어졌다.

한글 번역 사이트
‘위키리크스 한국’

상기 내용의 전문들은 위키리크스 한국 사이트에 따른 내용이다. 위키리크스 미 대사관 전문과 관련해 국내 언론들이 보도를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경우가 잇따르자 한글 번역 사이트가 개설된 것이다.

트위터러 ‘@wikileakskrorg’는 지난 18일 “위키리크스 코리아 웹사이트 오픈했다”며 “아직 미약하나 많은 분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번역된 결과물이 모이고 있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위키리크스 한국’ 사이트는 누구나 위키리크스 한국 문건을 번역해 올리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한국 관련 문건 공동번역 프로젝트로 여러 사람이 참여해 만드는 ‘위키백과사전’과 비슷하다.

외국서버를 사용하고 있으며 트위터러들의 ‘집단지성’이 십분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wikileakskrorg’ “보다 많은 네티즌 여러분의 힘이 필요하다”며 “여러분의 힘이 합쳐질수록 더더욱 빠른 시간 안에 진실이 밝혀질 수 있다”고 이번 사이트를 개설한 이유를 밝혔다.

아직도 많은 문건들이 번역을 기다리고 있어 앞으로의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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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