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드루킹 특검 막전막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6.19 09:20:13
  • 호수 11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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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골든타임 놓쳤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미 묻힐 대로 묻혔다. 남북·북미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로 드루킹 특검은 여론의 관심 밖이다. 역대 특검 중 가장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나아가 드루킹 사건의 중심에 섰던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로 경남도지사에 당선됐다. 차기 대권주자로 한 발짝 나아간 만큼 특검 수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로 자유한국당의 추천을 받은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를 임명했다.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서 “문 대통령은 국회의 합의와 추천을 존중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사건의 실체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허익범
그는 누구?

허 특검은 지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에 의해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겠다”며 “분명히 고도의 정치적인 사건인 만큼 중요한 임무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앞으로 구성될 수사팀과 함께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뉴라이트 단체 활동 경력이 있는 허 변호사를 문 대통령이 특검으로 임명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허 특검은 검사장 등 요직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재직 중 수사 의지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1986년 대구지검을 시작으로 인천지검 공안부장, 서울남부지청(현 서울남부지검)·대구지검 형사부장 등 21년간 검사로 근무했다. 

서울남부지청 형사5부장이던 2000년 10월, 수천만원 뇌물수수 혐의가 드러난 여당(새정치국민회의) 출신 영등포구청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검찰 지휘부와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직’을 걸었던 허 특검의 판단대로 구청장은 결국 구속돼 유죄가 확정됐다. 대검에선 불구속 수사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지만, 허 특검은 구속 수사를 관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수사 이후 인사에서 밀려나기 시작해 결국 검찰을 떠났다. 현재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이다. 

출범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진척 우려
북미회담 6·13 등 대형 이슈에 묻혀 

허 특검은 2007년 뉴라이트 단체인 ‘나라선진화 공작정치분쇄 국민연합’ 자문변호사단으로 활동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허 특검은 “같이 일했던 변호사의 부탁으로 이름만 올렸을 뿐”이라며 “활동한 것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법조계는 허 특검의 임명이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허 특검과 함께 추천됐던, 임정혁 변호사는 고검장 출신으로 수사 경력이 상대적으로 긴 반면, 부장검사를 하다가 개업한 허 특검의 경우 검찰 고위급 출신도 아닐뿐더러 논란도 있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오는 27일부터 본격 활동할 전망이다. 

특검법은 특별검사에게 임명 후 20일 동안 준비 기간을 준다. 수사 기간은 원칙적으로 60일이지만 한 차례(30일) 연장할 수 있다. 준비 기간을 포함하면 수사 기간은 최장 110일이다. 규모는 특별검사 1명과 특검보 3명, 파견검사 13명, 특별수사관 35명, 파견공무원 35명 등 총 87명이다. 

허 특검은 12일 특검보 후보자 6명의 선정을 완료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서 기자들에게 “오늘 오전 특검보 후보 6명을 대통령께 추천했다”고 밝혔다. 허 특검이 임명을 요청한 특검보 후보는 ▲김대호(60·사법연수원 19기) ▲최득신(53·25기) ▲김진태(54·26기) ▲임윤수(49·27기) ▲송상엽(49·군법무관 11기) ▲김선규(49·32기) 변호사 등 6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특검보는 특검의 지휘·감독을 받아 수사는 물론 기소 후 공소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파견검사와 수사관 등을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허 특검은 “후보자를 추천하면서 개인적 인연이나 학연 또는 지연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특검 업무를 수행하는 데 부족한 부분을 보좌해주실 수 있는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분을 모시려 했다”고 인선 기준을 설명했다.

이대로라면…
고? 스톱?

수사는 특검법에 따라 크게 네 갈래로 전개될 전망이다. 특검법은 드루킹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등 연관 단체의 불법 여론조작, 수사과정서 드러난 관련자들의 불법 행위, 드루킹의 불법자금 조성 및 사용,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을 수사하도록 정하고 있다. 

특히 ‘수사과정서 인지된 관련 사건’을 근거로 특검이 수사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내용적으로는 드루킹과 이번 경남지사로 당선된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의 관계, 검찰·경찰의 수사 축소 및 은폐 의혹 등이다. 의혹, 지난 대선 과정서 매크로(자동 반복 입력 프로그램) 등을 사용한 댓글 조작과 김 전 의원의 관여 여부 등이 핵심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특검은 과거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모든 이슈가 남북정상회담과·지방선거에 묻혔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지난 4월부터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기대감으로 모든 이슈가 덥혔다. 

애초에 드루킹 사건이 별다른 여론의 힘을 받지 못했던 상황. 더불어 드루킹 특검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 수사가 돌입돼 여론과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진 인기 없는 특검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당초 드루킹 특검 후보 추천 접수 때부터 예견됐다. 선임단계부터 난항을 겪었다. 추천 접수는 처음엔 지난달 16일부터 시작돼 18일에 마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추천자들이 전부 고사해 21일로 마감일이 연장됐다. 

보수 텃밭서 일낸 김경수 
야권 몰락에 원동력 상실

특검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추천자들이 미리 몸을 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천 고사 이유도 여러 가지였다. 정권 초기에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해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도 이유가 됐다. 경제적인 문제도 그중 하나다. 

특검은 수사와 이후 진행되는 재판까지 맡아야 하기 때문에 수년간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없다. 공직서 물러난 지 1년이 지나지 않았단 이유로 특검법상 결격사유에 자동적으로 해당하게 되는 추천자들도 많았다. 


난항 끝에 변협은 특별검사로 오광수, 김봉석, 임정혁, 허익범 등 후보군 4인을 추천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후보군 중 임정혁 변호사와 허익범 변호사를 제외한 2인은 명목상 후보군에만 올라있을 뿐, 특검에 참여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허 특검은 김 전 의원도 “필요하면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드루킹 사건의 중심에 있던 김 전 의원의 경남지사 당선도 특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서 김 전 의원이 과반이 넘는 압도적인 지지로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민주당 출신 정치인이 경남지사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선거를 통해 명실상부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음했다. 드루킹 사건이 다분히 정치적인 사건인 것을 고려하면 선거를 통해 정치적으로 면죄부를 받은 김 전 의원에 대한 특검 수사가 주춤할 수밖에 없다. 

역대 특검이 살아 있는 권력을 상대로 성과를 낸 적이 거의 없다는 점도 드루킹 특검팀에 부담이다. 

특검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먼저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많다. 드루킹 등을 체포한 경찰이 ‘정권 눈치보기’ 수사를 하느라 시간을 흘려보내는 동안 다수의 증거가 인멸·훼손됐을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크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선 이번 수사의 성패는 디지털 증거를 얼마나 복구하고 찾아내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언제 그랬냐
여론 관심 밖

검찰의 협조가 여느 특검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다. 대검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디지털 포렌식 장비와 전문 인력을 얼마나 지원해주느냐가 관건이다. 허 특검도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수사의 특성이 매크로를 이용해 댓글 작업을 한 부분”이라며 “검찰에 포렌식에 유능한 검사들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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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