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로 확정된 출마자들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막판 선거 유세에 올인 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난 4월부터 ‘17개 광역단체장 선거구’ 중 격전지로 예상되는 7곳(대구·인천·충북·충남·경북·경남·제주)을 선정해 분석했다. 마지막 행선지는 수도 서울이다.
서울은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후보들이 출마한 곳이다. 그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해석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는 총 9명의 후보자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누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4년 동안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많은 후보들 가운데서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세 후보의 3파전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서울시장 3파전
3파전은 최초 서울시장 3선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원순 후보와 민선 4·5기 경기도지사를 지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문수 후보, 그리고 ‘7년 만의 서울시장 재도전’에 나서는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안철수 후보를 중심으로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서 한국당 김 후보와 바미당 안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이 대두됐다. 현역 프리미엄과 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이는 민주당 박 후보를 상대로 승산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김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를 위한 회동까지 나섰지만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당시 김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법을 내세운 반면, 안 후보는 김 후보의 양보를 요구했다.
민주당 박 후보와 바미당 안 후보의 과거 인연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지난 2011년 9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던 박 후보에게 단일화 형식으로 후보직을 양보했다.
당시 안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군 중 지지율이 50%에 육박한 반면 박 후보는 한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었다. 안 후보의 양보로 박 후보의 지지율은 급상승했고 이어 서울시장 당선에 성공했다. 박 후보는 이를 두고 ‘평생 잊지 못할 고마운 순간’이라 밝힌 바 있다.
이 둘은 이번 선거서 경쟁자로 다시 만났다. 안 후보는 지난 29일 관훈토론회서 박 후보를 겨냥해 “(박 시장이) 잘 할 것이라 믿었지만 저의 판단은 맞지 않았다”며 날을 세웠다.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고 있는 세 후보는 공통적으로 ‘4차 산업혁명’과 ‘민생’을 외치며 서울시장 적임자를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서울이 4차 산업혁명의 산실이 돼야 한다고 진단했고, 복지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대동소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박 후보는 ‘스마트 시티 서울’을 내세웠다. 4차 산업혁명기술을 통해 서울시를 지능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 예로 박 후보는 교통·상하수도 등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교통난을 해소하고 주차 및 안전관리 등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또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는 과정서 사용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신산업 육성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 최초 3선 서울시장 성공할까?
단일화 없는 김·안 “끝까지 간다”
한국당 김 후보는 4차 산업혁명과 대학을 연동했다. 젊은 피를 수혈해 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지난달 30일, KBS 초청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서 “서울 시내 52개 대학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특구를 조성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또 주변에 도서관, 공연장 등을 비롯해 젊은이들의 주거지를 만들어 특구를 활성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바미당 안 후보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교통난과 전력문제를 해소하고 나아가 범죄예방까지 다루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신호등’을 설치해 실시간 교통흐름을 분석하고 교통난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객체·음성인식이 가능한 스마트 LED를 설치해 범죄 예방과 피해를 최소화 하고 LED를 통한 무료 와이파이 제공을 약속했다. 안 후보는 전력문제에 있어서 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그리드와 스마트워터그리드 인프라를 구축해 전력의 생산과 소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주장했다.
세 후보는 민생과 관련해 모두 양극화 해소를 외쳤다. 민주당 박 후보는 격차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박 후보는 구체적으로 강남 격차를 4년 동안 집중할 생각이라며 잘 사는 구청은 줄이고 가난한 구를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복지 예산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서울 시내 구별 격차 해소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 김 후보는 생활비절감과 최저소득 보장제를 약속했다. 김 후보는 공공시설의 무선 공유기를 확대하고 하루, 일주일, 한 달 등의 단위로 횟수에 관계없이 서울시내 대중교통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서울 대중교통 정기권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는 이를 통해 서울 시민의 통신비와 교통비가 각각 30%, 20% 줄어들 것이라 예측한다. 또 최저소득 보장제를 통해 4인 근로소득이 대도시 최저생계비(월 189만7395원)에 미달하는 가구를 중심으로 부족분 약 32만원(32만3635원)을 매월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부족분 약 32만원은 최저생계비와 최저임금(157만3770원)의 차이서 비롯됐다.
바미당 안 후보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수호를 외쳤다. 안 후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상권 보호를 위한 상권보호구역 지정을 약속했다. 안 후보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들이 경영위기에 처했다며 지역경제의 뿌리가 흔들리는 것을 막겠다고 공약했다.
단일화 없이
한국당 김 후보와 바미당 안 후보의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일단 선거 변수는 사라졌다. 3인3색의 선거전이 끝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셈이다. 김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는 꽤 가시적이었다.
각 당의 지도부까지 나서 단일화를 촉구했고, 두 후보 역시 단일화를 위한 회담을 가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 후보는 이번 선거서 승리하면 ‘최초의 3선 서울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이와 동시에 안 후보의 ‘양보 프레임’을 혁파할 공산이 크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이끌 시장은 누가 될지 유권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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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역대 서울시장은?
제1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 조순 전 시장이 당선됐다. 이어 2회 때는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였던 고건 전 시장이 당선됐고, 3회 지방선거에선 17대 대통령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4회 선거 때는 한나라당 오세훈 전 시장이 당선됐고, 5회 때 재선에 성공했다. 오 전 시장은 재임 중 무상급식 찬반투표에 시장직을 걸며 투표를 진행했지만 투표율 미달로 개표가 무산돼 임기 중 시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서 박원순 전 시장이 당선됐다. 박 전 시장은 6회 지방선거서 재선에 성공했고, 이번 제7회 지방선거에 다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며 3선에 도전한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