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제7회 동시지방선거를 15여일 앞둔 상황서 한국당은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노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광역단체장 여론조사에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당 대표직을 걸고 언급한 ‘6개 지역 사수 전략’도 그 힘을 잃어가고 있는 추세다. 야당 패배론이 현실이 될 경우 결과에 따른 책임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권을 두고 당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거취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6개 지역(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인천)’을 사수하지 못할 경우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TK(대구·경북)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중진의원 다수
거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바람’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홍 대표가 선거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벌써부터 당권을 거머쥘 차기 당 대표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당권 도전은 비교적 가시적이라는 평이다. 이 전 총리는 지난 4월23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서 성완종 리스트 사건 의혹을 가장 먼저 보도했던 한 언론사를 상대로 사과를 요구했다.
당시 이 전 총리는 언론보도 이후 국무총리 취임 62일 만에 사임했고, 재판에 넘겨졌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는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 받았고, 지난해 대법원서도 무죄가 확정됐다.
이 전 총리는 이번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천안 지역 재·보궐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지방선거 후 당 화합과 야권통합을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어떠한 역할도 피하지 않겠다”며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이 전 총리는 선거에 출마하는 한국당 후보들을 지원하며 행보를 넓히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정치적 발언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애쓰는 모양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1일 한국당 김동일 보령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그는 개소식서 자신의 건재와 ‘충청대망론’을 언급했다. 이 전 총리는 “이완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지방선거 후 다시 한번 충청대망론에 불을 지피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충청지역 보수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충남서만 내리 3선을 지냈고, 충남도지사를 역임했다. 그가 대망론을 언급한 것은 보수의 새로운 구심점이 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방선거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제1야당인 한국당의 패색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PK(부산·경남)서도 민주당에게 밀리는 형국이다.
지선 결과 예측대로라면…당권은 누가?
‘충청대망론’ 이완구 가장 적극적 행보
당을 이끌고 있는 홍 대표의 리더십 역시 내홍으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 전 총리는 충청에서의 지역적 기반을 바탕으로 충청대망론을 천명해 보수의 새로운 중심으로 일어서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흐트러진 한국당을 비롯해 보수재건에 앞장서겠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시발점은 차기 당 대표 도전으로 점쳐진다.
한국당 정우택 의원 역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19일 한국당 박경국 충북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정 의원은 이날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지방선거 이후 민심이 확실하게 드러난다면 당 체제를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선거 결과에 따라 차기 당 대표직에 도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정 의원은 비홍(비 홍준표)계로 통한다. 그는 홍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며 ‘우당 모임’을 운영한 바 있다. 우당 모임은 홍 대표와 각을 세웠던 한국당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이 모임에는 한국당 이주영·유기준·나경원 의원 등이 포함됐다.
이들 역시 차기 당 대표직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으로 점쳐진다. 그간 정 의원을 비롯한 이들의 행보를 미뤄봤을 때 선거결과에 따라 홍 대표의 책임론에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비홍계가 차기 당 대표직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이 외에도 한국당 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 의원은 ‘할 말은 하는’ 당내 개혁 소신파로 불린다. 그는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혁신위원장의 추인이 친박(친 박근혜)계의 반발로 무산되자 친박계를 정면비판하고 사퇴한 전력이 있다.
다만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과거 새누리당 탈당을 주도한 인물이다. 실제로 김 의원은 새누리당을 가장 먼저 탈당해 바른정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이후 한국당에 복당했다.
외부 인사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언급된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바른정당을 탈당했다. 당시 오 전 시장은 “당분간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다 최근 한국당 김상교 경기도의원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선 선거 전부터 차기 당 대표가 거론되는 것을 두고 선거결과를 이미 단정 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선거 여론조사와 정당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데다 홍 대표의 ‘6개 지역 사수전략’마저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만큼 당 내외서도 선거에 대한 적극성과 관심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외부서 영입?
지방선거가 오히려 차기 당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발판으로 여겨지는 까닭이다. 특히 2년 후에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선거 전인 현재로서는 탐색전이 시작되고 있지만 선거결과에 따라 그 다툼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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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보수 결집 호소하는 홍준표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선거 여론조사가 조작됐다며 보수 지지층의 적극적인 투표를 촉구했다. 홍 대표는 지난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서 “당장 오늘부터 조작된 여론조사가 난무할 것”이라며 “당원들과 보수·우파진영이 실망해 투표장에 가지 않는 사태가 제일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지난 대선 문재인을 찍었다는 사람이 50∼70%다. 이들이 집중적으로 응답하니 여론조사가 터무니없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전국적으로 우리 당원들과 핵심지지자들이 사전투표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