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에이스> 충암중 이주형

  • 한국스포츠통신 www.apsk.co.kr
  • 등록 2018.05.15 08:26:52
  • 호수 1166호
  • 댓글 0개

장신의 사이드암 위력을 보여주마!

전국소년체전에 서울시대표로 참가하는 충암중에는 3명의 에이스급 투수가 있다. 그중에 가장 축을 이루는 선수를 한 명만 꼽으라면 단연 3학년 이주형(187cm/81kg, 서대문구리틀 - 충암중)을 꼽을 수 있다.
 

이주형의 가장 큰 장점은 체격이다. 투수에게 신체조건은 이 선수의 가능성을 미리 재단할 수 있는 첫 번째 척도다. 프로지명 시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신체조건을 우선시하는 구단도 많다.

큰 장점은 체격

중학교 3학년임에도 불구하고 187cm/81kg의 어마어마한 사이즈를 지니고 있다. 투수에게 디딤돌이 되어주는 탄력 있는 하체와 공의 묵직함을 더해주는 적절한 체중은 덤이다. 이 정도의 신체조건을 지니고 있는 중학생 투수는 전국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그를 만나자마자 “도대체 이 키가 언제부터 큰 키냐?”라는 질문부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큰 키에요.”


이주형은 서대문구리틀서 야구를 시작했다. 당시 리틀 야구 감독님이 충암중을 추천해줘서 충암중에 오게 된 것이다. 이 근처서 태어났고 집도 이 근처다보니 그도 어쩔 수 없는 원조 충암인이었다.

그는 얼마 전 벌어졌던 제47회 소년체전 서울시 예선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줬다. 13이닝 3실점. 거기에 가장 부담이 되었던 자양중과의 결승전에서는 선발로 등판해 4이닝동안 1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며 상대의 예봉을 꺾었다. 

만약 중학교 야구서 ‘이닝 수 제한’이 있지 않았다면 완봉승을 했을지 모를 정도로 공이 좋았다.

그에게 그날 경기의 소감을 물었다.

“크게 긴장하지 않고 본연의 투구를 한 것이 좋은 내용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칠 테면 치라는 심정으로 가운데만 보고 밀어 넣었는데 경기가 잘 풀린 것 같습니다.”

그날은 자신이 던진 모든 구종이 다 잘 들어갔단다. 속된 말로 ‘긁히는 날’이었던 셈이다.

이주형은 포수서 투수로 전향한 선수다. 중학교를 포수로 입학했으나 배성일 감독이 그를 처음 보자마자 투수로 전향시켰다고 한다. 사실 187cm의 키라면 오버핸드서 내리꽂으면 훨씬 위력적일 것 같은데 왜 사이드암을 선택했는지 궁금했다.
 


“포수할 때부터 오버스로잉이 잘 안 나오는 팔이었죠. 그래서 사이드로 바꿨는데 그것이 잘 통한 것 같아요.”

체전 서울예선 13이닝 3실점 짠물 투구
187cm 81kg서 뿜어져 나오는 위력 직구

그는 총 3가지 구종으로 타자를 요리한다. 중심이 되는 포심과 슬라이더, 그리고 투심이다. 슬라이더는 우타자의 기준으로 인코스서 아웃코스로 휘어나가는 슬라이더다. 투심은 좌타자 상대용이다. 싱커처럼 많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구속이 빠르다보니 좌타자를 맞춰 잡기 위해서 만들어진 공이다. 포심은 약 130km/h정도의 스피드를 기록한다.

롤 모델은 원종현(32·NC 다이노스)과 신정락(32·LG 트윈스)다. 원종현은 같은 사이드암이지만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라는 점에서, 신정락은 부드러운 투구 폼이 마음에 들어서 롤모델로 삼기 시작했다.

“두 선수의 투구 폼을 보면서 끊임없이 투구 폼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이주형에게 최근 어떤 운동을 주로 많이 하고 있는지 물었다. 날씨가 많이 풀렸고 시즌 중이라 동계 때와는 또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주저 없이 ‘하체’라고 했다.

“러닝을 많이 하고 수건을 가지고 리듬을 만들어가는 쉐도우피칭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어요. 무엇보다 시즌 중이라 절대 부상을 당하면 안 되기 때문에 공을 던지고 난 후 보강운동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죠.”

슬쩍 본인의 장점에 대해서 물었다. 슬며시 다른 친구들보다 ‘신체조건’이 좋은 것 같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배성일 감독 또한 이를 인정했다. 

배 감독은 “현재의 사이즈만으로도 투수로서는 훌륭하다. 구속도 사이드암 치고 130km/h 정도면 나쁘지 않다. 구종은 나중에 추가하면 되고 투구의 근간이 되는 구속 증가 및 밸런스만 제대로 잡히면 충분히 프로가 될 수 있는 재목”이라고 거들었다.

올해 프로 1차 지명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장충고의 송명기(190cm, 투수, 3학년) 같이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오버핸드로 변경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이주형의 타고난 신체조건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문득 그는 어떤 유형의 투수가 되고 싶어하는지 궁금했다. 역시 사이드암이다 보니 삼진욕심보다는 맞춰 잡는 투수가 되고 싶어했다. 특히 투구 수 제한이 있는 중·고 야구에서는 더더욱 빠른 승부를 해야 더욱 오래 마운드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근본적으로 이주형은 모난 성격은 아닌 듯했다. 무난하게 동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그런 둥글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공을 던지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크게 본인의 고집을 내세우지는 않기 때문에 포수의 리드를 가리지는 않는다. 
 


대신 본인 공에 대한 자부심은 분명히 있었다. 만약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때린 타자가 나오면 내가 또 홈런 맞고 마운드 위에서 내려오는 한이 있어도 그 코스, 그 구종으로 다시 집어넣겠단다. 투수 특유의 고집이 보이는 대목이다.

다시 소년체전 이야기로 돌아왔다. 역시 충암중의 올 시즌 당면 과제는 소년체전 우승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충암중의 강점과 약점을 물었다. 강점을 이야기하는 데에는 자신이 있었다. 

역시 마운드가 튼튼하단다. 본인과 조승환, 그리고 윤영철이 이끄는 마운드가 다양성서도, 구위서도 충분히 어떤 팀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뿜어나왔다. 반면 공격력은 팀의 주장인 전재혁의 부재로 좀 약해진 것 같다며 살짝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그에게 에이스라는 자부심을 갖고 마운드에 올라가는지 궁금했다. 그는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 이주형은 1학년 때부터 배성일 감독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선수였다. 일찍부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혼자 경기에 나간 적이 있었다.

“다른 친구들은 경기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혼자 경기에 나간다고 스스로 뿌듯해하다가 투구 폼과 감각을 다 잃어버려서 한동안 엄청나게 고생했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의 일을 반면교사 삼아서 자만을 늘 경계하고 그냥 자신 있게 공 던지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역시 첫 번째는 소년체전 우승이었다.


“서울을 대표해 참가하게 된 영광스러운 자리인 만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여기에 더해 다치지 않고 충암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죠.”

취재를 마치고 귀가를 하기 위해 충암중을 빠져나가던 시간은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있는 밤 8시30분. 이주형이 충암의 지옥코스인 가파른 언덕을 죽어라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이 무려 15번째라고 한다. 

터져 나오는 숨을 참지 못하고 헐떡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땀범벅이 된 얼굴을 보면서 왜 배 감독이 그를 높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었다.

포수서 투수로

에이스란 팀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를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팀의 한 시즌 성패를 맡길만한 투수에게만 에이스의 칭호를 준다. 이기면 환호를, 지면 질책을 한 몸에 받는 영광스러우면서도 외로운 자리가 바로 에이스다. 과연 모든 충암인들의 염원이 에이스 이주형의 강속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