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의 후보들 간 경선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후보로 확정된 출마자들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본격적인 지방선거 본선이 시작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일요시사>는 6월 지방선거 전까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구’ 중 격전지로 예상되는 곳을 선정해 분석하고자 한다.
오는 6월 치러지는 경남도지사 선거는 ‘뜨거운 감자’다. 경남지사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출마 선언으로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반전 노려
김 의원은 최근 발생한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을 떠안고 출마한다. ‘드루킹’서 시작된 의혹들이 연일 제기되고 있지만 김 의원은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김 전 지사는 댓글사건을 지렛대로 반전을 꾀하겠다는 모양새다.
김 의원의 출마는 그 자체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의 최측근이 선거에 나선다는 점이 작용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통한다. 대표적인 친문·친노 주자다.
그런 그가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승부수를 던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다. 김 의원의 승부수는 개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시각이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통해 ‘경남의 정권교체’를 언급했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지방선거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진영에게 경남은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힌다. 경남지사직은 김두관 전 지사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모두 보수진영 인사가 자리했다. 지역민심을 살펴볼 수 있는 기초단체장선거 역시 같은 맥락이다.
지난 지방선거 때 경남지역 총 18개 선거구 중 진보진영이 차지한 선거구는 김해시 단 한 곳뿐이다.
김 의원은 보수성이 강한 경남지역에 균열을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발판 삼아 민주당 깃발을 꽂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이 단초가 돼 김 의원이 위기를 맞았다.
‘드루킹’과 관련해 연일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김 의원의 입지가 좁아지는 형국이었지만 그는 출마를 강행했다.
한국당 김 전 지사는 김 의원과의 대결서 승산이 없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 해볼만 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드루킹 사건으로 흔들릴 수 있는 경남민심의 틈새를 노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전 지사는 이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18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드루킹 사건과 김 의원에 대해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많은 의혹은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도 진실에 접근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크게 영향은 없다고 본다”며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김경수, 논란 속에도 여전히 건재 과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 있기도
김 전 지사의 승리는 차기 보수 리더로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민주당에게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남서 승리한다면 한국당이 기세를 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명박·박근혜정부’ 책임론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각이 있다.
이명박정부 시절 국무총리 후보자로, 박근혜정부 당시 최고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그 이유다. 또한 ‘올드보이’를 넘어 ‘올드보이 피로감’을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에서는 김유근 예비후보가 나선다. 그는 김 의원의 경남지사 후보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달 25일 “김 의원이 경남도지사 후보직을 철회하는 결단을 촉구한다”며 “즉시 사법기관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소속으로는 안홍근, 김영선, 이병하 예비후보가 출마한다.
김 의원은 ‘드루킹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다는 평이다. 최근 경남지사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김 의원과 김 전 지사의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3일 MBC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김 전 지사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MBC는 이날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49.3%, 한국당 김태호 후보가 34.3%로 오차범위를 넘어선 15% 포인트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차기 경남지사 당선 가능성서도 김 의원은 48.8%, 김 전 지사는 36.9%로 이 역시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다만 김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던 19일 이후의 여론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MBC 경남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경남도민 80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7일과 18일 자동응답 방식을 통해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3.5%p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차범위 내
반면 JTBC는 지난달 24일 “김경수 후보가 40.4%, 김태호 후보는 33.6%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 6.8%p”라며 “이는 오차범위 이내”라고 보도했다.
세대별로 따져보면 40대까지는 김 의원 지지율이 높았고, 60세 이상에서는 김 전 지사가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층 비율은 20대서 43%가 넘었다. 이번 선거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념 성향별로 진보 성향 유권자들은 김 의원에게,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김 전 지사에게 더 높은 지지를 보냈다. 중도층의 김 의원 지지율은 44.2%로, 김 전 지사보다 15.5%p 높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연구소가 JTBC 의뢰로 4월22일~23일 2일간 RDD(유선 19%, 무선 81%)방식으로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8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역대 경남도지사는?
제1회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민주자유당 소속 김혁규 전 지사가 당선 됐다. 김 전 지사는 이후 2회, 3회 지방선거서도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4회 때는 한나라당 소속 김태호 전 지사가 당선됐다.
김 전 지사는 이번 선거서 경남지사직에 다시 도전한다.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보수진영 인사가 내리 자리하던 경남지역에 처음으로 무소속 김두관 전 지사가 당선됐다. 김 전 지사는 야권 단일후보로 선거서 승리했다. 제6회 때는 현재 한국당 대표를 맡고 있는 홍준표 대표가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