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저격수’ 민주당 강창일 의원

“ ‘전국경제인로비연합회’ 존립 이유 없다! 해체 하라!”

[대담=이주현 기자]민주당 강창일 의원(제주갑)은 여의도와 제주도를 오가며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입법 및 정책개발 우수의원 선정에서 최우수의원 4번, 우수의원 1번에 선정될 만큼 ‘모범의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독도영토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독도수호에 앞장서고 있으며 지난 17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전국경제인로비연합회’로 비난하며 허창수 회장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강조하는 강 의원은 대기업의 횡포를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전경련의 해체를 주장했다. ‘뚝심’과 ‘강단’이 느껴지는 그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전경련이 지금까지 한 것이 무엇이냐?”
“국가의 분열과 갈등만 초래하고 있다”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강조하며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는 강창일 의원은 확고하다 못해 비장해 보였다. “전경련이 지금까지 한 것이 무엇이냐?”고 되물으며 “국가분열과 갈등만 초래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전경련은 이미 ‘불법로비스트집단’으로 전략했다며 전경련의 해체를 주장했다.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또한 ‘MB노믹스’에 대해 “실체가 없어졌다”며 “더 이상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총선과 대선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심판대가 될 것이라 전망하는 그는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제1당이 되리라고 확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허창수의 뻔뻔함
해도 해도 너무하다”

-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전국경제인로비연합회’로 신랄하게 비난하셨는데.
▲ 특히 금년도 들어와서 전경련의 행태가 아주 잘못됐다. 전경련 회장의 국회 공청회 참석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국회도 재계 위축을 우려해 조심스럽지만 이는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은 시대적 과제이다. 이명박 정부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허 회장은 이를 포퓰리즘이라 비난하고 있다. 대기업의 횡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 국가 시책까지도 거역하고 국회를 무시하고 있다. 국회 무시는 곧 국민에 대한 무시다. 

- 허창수 회장의 국회 경시 태도가 지나치다는 비난이 거세다.
▲ 해도 해도 너무 지나치다. 17일 공청회에서도 나오겠다 해놓고 해외출장 관계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가 여론이 거세지자 1시간 늦은 12시에 와서 뻔뻔하게도 ‘조금 늦었다’고 하더라, 자세가 잘못됐다. 우리나라는 재벌공화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다. 재벌공화국 같은 자세로 임해서는 안 된다.

- ‘기업별 정치인 로비 리스트’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 언론에서 보도되자 ‘나는 몰랐다’는 식의 무책임한 자세는 안 된다. 문서로 확인됐으면 본인이 책임을 지든지, 문서를 작성한 사람과 로비를 시도 한 사람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하는데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 ‘잘못된 것 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정도로만 무마하고 있다. 국회에 나왔으니 이 정도 사과라도 하지 그전에는 사과 했었나? 사전에 문제가 됐을 때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이미 전경련은 ‘불법로비스트집단’으로 전략했다. 국민을 위한 로비가 아니라 대기업, 재벌들을 위한 로비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 전경련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 하셨는데.
▲ 전경련이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대해 뭘 했나? 불법로비를 하려고 하는 집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1년에 수십억이라는 엄청난 돈을 쓰면서…. 그럴 바에야 씽크탱크 연구소를 만들어 경제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이 낫다. 여태껏 한 일도 없고 존재 자체의 이유도 없다고 본다. 국가 분열과 갈등만 초래하고 있다.

- 전경련의 ‘불투명 경영’을 비난 했는데 실태가 어떤지?
▲ 이번 공청회에서 질의를 하기 위해 전경련에 회계자료와 이사회 회의내용 제출을 요구했지만 보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투명경영을 하는데 보내 주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나. 이런 부분에서 비자금과 불법로비 자금 등의 의혹이 드는 것이다. 며칠 전 정치 후원금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보내주겠다는 답변만 왔다. 보내 줄지는 두고 볼 일이다.

- 23개의 공기업도 전경련에 가입되어 있는데.
▲ 한국전력,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공기업은 공공성을 가지는 국가기업으로 볼 수 있다. 전경련은 설립취지와 목적과는 다르게 재벌과 대기업들의 이익만을 위한 집단으로 인식되어 있고 실제 그렇게 일을 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렇다면 공기업이 전경련에 가입되어 있을 이유가 없다. 전경련은 회비를 내는 단체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탈퇴시켜야 한다고 본다. 지식경제부장관에게 강력하게 요청했다. 공기업의 취지에 맞게 정당하게 회비를 내고 활동했는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탈퇴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전경련과 공기업의 성격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따지고 봐야할 문제다.

- 전경련이 말로만 동반성장을 외친다는 목소리가 높다.
▲ 동반성장위원회 측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혀 협조가 안 되고 있다고 한다. 말로만 하지 말고 진정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대기업도 사는 길이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철저하게 적용되는 곳은 정글이다. 강자들은 약자를 잡아먹을 때 다 먹지 않는다. 조금은 남겨둔다. 다 잡아 먹어 버리면 생태계가 파괴된다. 먹이사슬이 이루어지면서도 정글에는 질서가 있다. 공룡이 왜 망했느냐? 다 잡아 먹어 버린 것이 이유다. 나중에 먹을 것이 없었던 것이다. 스스로 자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의 대기업과 재벌은 공룡처럼 모두 다 먹어 버리려 하고 있다. 거대해지면 거대 해질수록 자멸한다. 중소기업이 사는 것이 대기업이 사는 것이고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살려 줘야 한다. 중소기업 영역을 다 침범해서 대기업만 남게 된다면 소비가 되지 않고 수요가 창출되지 않아 오히려 망하게 될 것이다. 공룡의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다. 대기업과 전경련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다.

- ‘MB노믹스’의 친 대기업 정책을 빼놓을 수 없는데 ‘MB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 실체가 없어졌다. 성장, 친기업정책, 부자감세 등이 MB노믹스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작년 재작년부터 동반성장, 친서민정책을 내놓고 있다. MB노믹스가 없어지고 죽도 밥도 아닌 게 됐다. 신뢰를 상실해서 MB정권이 인기가 없는 것이다. MB노믹스를 주창해서 권력을 잡는데 성공했지만 경제가 더 어려워지니 방향을 바꿔 친서민정책, 공생발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MB노믹스와 맞지 않는 정책이다. 이로인해 국민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친서민정책을 제시하면서 부자감세를 철회하기는 커녕 강행하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을 제시하니 혼란스럽다.

말로만 외치는
동반성장 안 돼
 
-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강경마을 문제에 대한 입장은?
▲ 지금 상당히 어려운 시기에 놓여있다. 참여정부 때 해양강국, 대양해군을 모토로 큰 꿈을 품고 해양기지 건설이 시작됐다. 많은 고민을 안고 시작한 것이 문제가 불거졌다. 참여 정부 때 제주도는 평화의 섬으로 지정됐다. 군사기지로 할 경우 전략적 요충지가 되어 열강들의 타깃이 될 위험과 군사적 전략요충지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이것은 평화의 섬이랑 맞지 않다. 지금은 해군이 나서 해군기지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국회의견을 무시하고 국가재정법에 위반되는 사안이다. 이런 속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 최근 공권력 투입 문제로 긴장이 고조됐는데.
▲ 정부에서 아주 큰 실수를 했다. 제주도는 63년 전 4·3 양민학살 사태 이후 이런 식의 공권력 투입은 없었다. 불상사가 생기게 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국가적 불행한 사태가 될 것이라고 국방 위원들과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연락해 중재를 요청했다. 이것이 받아 들어져 일단 공사가 보류되고 있고 대치 상태에 있지만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매우 걱정되고 캄캄하다.

- 강경마을 사태에 해결방안을 제시 하신다면?
▲ 일단은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 하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안 된다. 민주공화국답게 대화와 소통으로 평화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또한 이제는 중앙정치권에서 나서 공사를 일시 중단해 위법적 공사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서 추진이냐 재추진이냐, 중단이냐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개인적으로 ‘민군복합형 기항지’로 하면 조화 시킬 수 있다고 본다.

제주도와 독도, 섬과 사랑에 빠진 강 의원
정책개발 우수의원 5회에 빛나는 ‘모범의원’


- 독도 문제가 사회적 이슈다. 국회 독도특위 위원장으로서 입장을 밝힌다면.
▲ 과민반응 하지 않았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일본의 3월 쓰나미 국란 때 우리 한국 국민이 많은 우정을 보여줬다. 그 와중에 일본은 교과서 왜곡 검증을 통과시켰다. 대한항공이 독도로 시험비행 한 것에 대해 대한항공기를 탑승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한 해괴망측하고 돈키호테 같은 자민당 의원들이 울릉도를 방문한다며 정치적 쇼를 벌였고 방위백서에 독도 불법점령을 주장했다. 이런 것들이 한국과 일본의 우정에 금가게 했고 우리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이것이 1회성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노골적으로 공개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우리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치밀한 대응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 독도에서의 전체 회의가 가지는 의미는?
▲ 일본이 공세적으로 노골적, 공개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독도 침탈 행위와 주권 침해 행위를 하고 있으므로 이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조용히 있는 것이 오히려 ‘국제 분쟁화 지역’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때문에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한 영토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독도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국민을 대표해 국회 회의를 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 전 세계적으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다는 방침인데. 
▲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 되는 것은 제국주의 시대의 잔재다. 미국과 영국 등이 그 잔재를 따르려고 한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 차원에서 더욱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의원들도 미국에 가서 사정을 잘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려고 계획 중이다.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독도에 해병대 주둔을 제시했는데.
▲ 정치인들이 독도 문제를 악 이용하면 안 된다. 경찰이 주둔하는 것이 맞다. 그것이 우리 땅임을 더욱더 알리는 것이 된다. 군대를 파견하면 제3국에게 ‘분쟁지역이 아닌가’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경계는 삼엄하게 하되 경찰이 주둔하는 것이 우리나라 땅임을 천명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경찰 주둔이 타탕하다.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와 제1야당 확신

-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고 있다. 소개를 한다면.
▲ 제주도는 세계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고 제주만의 고유문화를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환경청정지역이다. 제주도는 ‘생물권 보전지역’, ‘자연유산’, ‘지질공원’으로 유네스코 3관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단일지역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으로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14위 안에는 들었고 선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선정된다면 제주도의 영광이자 대한민국의 영광이고 동아시아의 영광일 것이다.

- 2006년부터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입법 및 정책개발 최우수의원과 우수의원으로 선정 되었는데 비결이 있다면?
▲ 국회의원 본래의 역할은 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감독, 입법, 예산심의 등이 있다. 국회의원이 가지는 첫 번째 임무는 입법 활동이라 생각한다. 과거에는 정부가 제출한 정부 입법안을 심의하는 선에 그쳤는데 최근에는 의원들이 직접 조사하고 연구한 개인 법안 제출이 활발하다. 의원으로 기본업무에 충실한 것이 그런 영광을 가져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37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는데.
▲ 대학 재학시설 유신체제가 들어서 민주화 회복을 외치는 운동에 참여하게 됐다. 민청학련 사건은 유신체제의 조작된 사건이다. ROTC훈련을 받는 도중 10년 형을 받고 10개월간 수감됐다. 역사는 진실된 것이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 이 땅의 희망을 보았다.

- 내년 총선과 대선을 전망한다면?
▲ 승리를 확신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은 MB정권과 한나라당이 심판 받는 자리가 될 것이다. 민주당도 대통합을 이루어서 국민에게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과 1:1구도가 될 것이고 그것이 국민의 요구이고 역사의 요구이다. 1:1구도를 만들지 못 한다면 참패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제1당은 확신 한다.

- 지역구를 위해 계획하거나 진행 중인 정책이 있다면?
▲ 제주도의 예산이 많이 삭감됐다. 예산을 증여해 국제자유도시로써, 특별자치도로서 우뚝 설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제주도를 보면 대한민국이 보인다. 제주도가 대한민국 번영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주특별자치도법과 개정에 열심히 노력을 하겠다.

- 앞으로의 각오는?
▲ 마지막 회기 중이다. 기본에 충실하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된다. 선거만 하겠다는 생각은 안 된다. 열심히 하면 국민들의 선택은 자연적으로 따라 올 것이라 생각한다. 의정활동을 더욱더 열심히 하고 지역구와 제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강창일 의원 프로필>

2010.06~                 독도영토수호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2008.05~                 제18대 민주당 국회의원
2008~2008.05           제17대 통합민주당 국회의원
2007.08                    제17대 대통합민주신당 국회의원
2006.07~2007.12      독도수호 및 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위원
2005                        아시아평화원연대회의 운영위원회 위원장
2004.07~2007.04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 
                              국회 한·미자유무역협정(FTA)체결대책특별위원회
2004.05~2007.06      제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2004~2007.06           열린우리당 제주도당 위원장
2001.05~2003.05      광주5.18기념재단 이사 
                              아시아평화인권 한국위원회 운영위원장
1995.02~2003.11       제주4.3연구소 소장
1991.05~2004.03       배재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교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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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