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궁지 몰린 ‘오세훈 파문’ 내막

‘첩첩산중’ 5~세훈이 “울고 싶어라”

[일요시사=이주현 기자]갈 길 바쁜 오세훈 서울 시장이 또 다시 뜻하지 않은 난제에 부딪쳤다. 과거 김대중 정권 시절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장관이 정무수석으로 재임 당시 청와대를 찾아와 공천을 부탁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법정 공방으로 이어 졌고, 서울의 한 시민이 오 시장을 상대로 주민소환투표청구 서명운동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오 시장은 정치적 원칙과 소신, 진정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며 자신이 강행한 주민투표에 자신이 당하게 되는 수세에 몰린 것이다.

김정길 전 장관에 ‘공천’ 부탁, 법정 공방
한 서울시민의 오세훈 주민소환투표 제의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정길 전 장관이 회고록 <김정길의 희망>에서 밝힌 공천 부탁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에 김 전 장관 측은 과거 김대중 정권 시절 청와대를 찾아와 공천을 부탁 한 것은 사실이라며 법적 맞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 전 장관에 따르면, 오 시장은 김 전 장관 측에 지난달 25일자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내용증명의 요지는 오 시장은 김 전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임 당시 99년 재보선을 앞두고 1.청와대 정무수석실을 방문한 바가 없고, 2.김 전 장관을 만난 사실이 없으며, 3.국민회의 공천을 신청한 적도 없으므로 회고록 212쪽에서 언급한 ‘유력한 대선후보’인 본인의 명예가 상당히 실추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 해명을 요청하고 정정해주지 않으면 법적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천 청탁설 파문

오 시장의 경고에 김 전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 시장이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을 요구했으나 대응하기 구차스러워 그냥 두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법적으로 가리자하니 답하지 않을 수 없고, 또 조사가 시작되면 진실은 바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 밝혔다.

이어 “십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는지는 모르나 1.당시의 청와대 출입기록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고, 2.그가 찾아와서 면담할 당시 상황을 지켜보았던 청와대 직원들이 증인이 되어줄 것이며, 3.1999년 4월 30일자 <동아일보> 등의 보도 내용에서 오 시장의 국민회의 공천신청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며  “무엇보다도 진실은 작은 두 손으로 가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회고록 내용이 사실임을 강조했다.

그는 “오 시장이 자신의 과거를 수치스러워하기보다는 잘못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텐데, ‘아이들의 밥그릇’까지 빼앗아 가기 위해 편법과 반칙을 일삼는 최근의 모습이 크게 실망스럽다”며 법적으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 전 장관은 99년 재보선 당시 <동아일보> 기사 3건을 공개하며 자신의 주장이 사실임을 강조 했다.

당시 <동아일보>는 공천희망자는 송파갑 지구당위원장을 지낸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TV시사프로그램 사회자인 오세훈 변호사, TV코미디프로그램 사회자를 맡고 있는 고승덕 변호사 등 대략 3명이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다른 기사를 통해서도 자민련은 마땅한 자체 후보가 없어 국민회의에 공천을 신청한 오세훈 변호사와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중 한 사람을 선택할 예정이라고 오 시장이 국민회의에 공천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일 <일요시사>와의 인터뷰 때도 이 같은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전 장관은 “1999년 송파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공천과 관련해 당시 방송에서 인기 있었던 젊은 변호사(오세훈)가 공천 신청을 하러 왔기에 호감을 가졌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당시, 내정된 인물이 있어 공천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못 되었다. 안타까웠고 다음엔 도움이 될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면서 “하지만 그 젊은 정치지망생이 그 다음 총선(2000년)에서 바로 한나라당 후보가 돼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보고 원칙 없고 소신 없는 행태가 실망스러웠고 또 한탄스러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의 한 시민이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를 전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이동인(47)씨에게 오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청구인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씨는 청구취지 및 이유로 “오 시장이 디자인 서울, 한강 르네상스 등 겉치레 전시행정으로 서민 혈세를 낭비하고 재해대책비 예산축소로 시민의 안전과 생명보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오 시장이 시의회에는 출석을 거부하고 아이들 밥그릇 뺏는 탈법 투표를 강행했다”며 “민생복지를 외면하고 자신의 치적 홍보에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9일 ‘오세훈 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를 발족했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해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주민소환은 자치단체장에게 직권남용이나 부당행위 등 결정적 하자가 발견되면 주민들이 직접 해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시·도지사는 유권자의 10% 이상, 기초단체장은 15% 이상 서명을 받아야 청구할 수 있다.
 
소환 대상자는 주민소환 투표에서 유권자의 3분의 1이상이 투표하고 과반이 찬성하면 즉각 해임된다.

서울시의 경우 전체 유권자의 10%인 82만명 이상이 서명해야 주민소환 투표가 실시되며, 유권자의 3분의 1인 270만명 이상이 투표하고 투표인의 과반이 찬성해야 해임이 가능하다

다만 취임 후 1년 이내, 잔여임기 1년 이내인 경우는 청구대상에서 제외되며 주민소환이 청구된 인물에게는 1년 내에 또 주민소환을 청구할 수 없다.

주민소환 투표 전개

이 같은 사실에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5월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오 시장의 취임 1년이 지나는 7월 이후 주민소환을 실시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씨가 요청한 서명기간은 이달 16일부터 내년 4월14일까지다. 서명 제외기간은 올해 8월27일~10월26일, 내년 2월11일~4월11일이다.

서명 제외기간을 두는 이유는 올해 10월26일 재보궐 선거, 내년 4월11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서명 행위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경기도 하남시와 2009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두 차례 주민소환 투표가 실시됐으나 모두 투표율이 33%에 미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학교무상급식과 관련,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강공을 펼친 오세훈 서울시장. 하지만 공천 청탁설에 휘말리며 원칙 없고 소신 없는 행태로 정치적 진정성에 크나큰 오점이 생겼고 자신이 강행한 주민투표에 자신이 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 자승자박의 상황에 빠진 셈이다. 자존심 강한 오 시장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