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파워’ 유준상의 끝나지 않은 도전기

“나의 도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

[일요시사=서형숙 기자]39세라는 젊은 나이로 11대 국회에 입성해 14대까지 내리 4선을 역임한 유준상 한나라당 상임고문. 그는 60대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마라톤에 입문해 전문선수들도 힘들다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서 100km를 완주해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데…. 뜨거운 열정으로 똘똘 뭉쳐 멈추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도전정신 충만한 유 상임고문을 <일요시사>에서 만나보았다.

“나에게 포기는 곧 실패” 100km 마라톤 완주
페이스북에 푹 빠져…4개국어 도전 ‘열공모드’

70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에너지와 자신감이 넘치는 유준상 한나라당 상임고문. 그는 인터뷰 직전까지도 바쁘게 동분서주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롤러경기연맹의 회장으로서 최근 롤러 종목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종목에 정식 채택되게 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도 ‘르네상스시대’가 열리도록 도전하는 중이다. 그는 또 2011여수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개최 준비로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삼복더위 속에서 서울과 여수를 오가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으로 IT보안전문인력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남도일보 회장으로 언론발전을 견인하고 있으며, 틈틈이 건국대와 고려대에 초빙교수로 강의도 진행한다. 현재 한나라당 상임고문인 그는 지금도 예전 현역 국회의원 때 못지않은 활발한 정책제안활동도 펼치고 있다.

65세쯤 마라톤에 입문한 그는 현재 ‘마라톤 전도사’가 되어 주변사람들에게 해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해 전문 마라토너들도 힘들다는 100km를 완주한 헌정사 최초의 ‘마라톤 정치인’이기도 하다.

유 상임고문은 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에 푹 빠져 소통과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으며, 내친김에 4개국어를 구사해 언어장벽을 허물겠다는 목표까지 설정하고 ‘열공모드’로 돌입한 상태다.

수십개의 직책에 맞게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하는 유 상임고문. 그는 오랜 정치인 생활 가운데서도 단 한 번도 부정부패사건에 연루된 일이 없다는 점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그는 “내 인생이라는 마라톤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고 뜨겁게 달리고 있는 중이다”며 “잠을 자고 꿈을 꾸는 동안에도 달릴 정도로 나의 도전은 브레이크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굉장히 바쁘게 지내시는 것 같다. 요즘 근황은?
▲ 롤러경기연맹 회장으로서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열리는 2011여수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 조직위를 여수에 두어 주말이면 내려가서 체크하고 주중에는 서울에서 메일과 전화로 진행하고 있다. 참가국은 40개국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선수, 스텝 등 참가인원은 700~800명 정도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25명의 국가대표선수들도 막바지 훈련 중에 있다. 현재는 대회 준비 마무리 단계라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끈기와 인내심 갖고 뛰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했다. 마라톤에 도전한 계기는?
▲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65살쯤 주위의 권고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2~3km뛰기도 힘들었다. 마라톤 마니아들의 조언을 참고해서 일주일에 3~4번씩 뛰면서 차례로 3, 5, 10km에 도전했다. 그러다 2007년 11월 스포츠서울 마라톤대회에서 42.195km를 뛰어 처음으로 풀코스를 완주했다. 지금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걷고 뛰는 것이 생활화 되었다.

- 마라톤 완주의 비법이 있는가?
▲ 일반적으로 마라톤하면 무조건 힘들고 무릎 인대 나갈 걱정들을 하는데 자기에 맞게끔 뛰면 된다. 이봉주나 황영조처럼 뛰면 안 된다. ‘유준상식’대로 나한테 맞춰 뛰고 걸으면 완주할 수 있다. 일주일에 3~4회 정도 반복해서 자기식대로 걷고·뛰기를 반복하면 10km부터 풀코스까지 누구나 완주할 수 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고 의지의 문제다. 나이에 상관없이 다 할 수 있다. 뛰면 즐거움이 생기고 건강이 좋아지며 나아가 에너지가 넘치고 일상생활에 활력이 넘치게 된다. 누구나 한 번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 뛰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가?
▲ 결국 ‘마라톤은 인생의 축소판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빨리 출발한다고 해서 빨리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늦게 출발한다고 해서 늦게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적절한 에너지 배분으로 꾸준한 연습만이 완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중간에 포기해 실패하면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는 것이라 생각해 이것을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과 끈기 인내심을 가지고 뛰었다.

-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자주하는 것 같다. 유 상임고문에게 SNS는 어떤 의미인가?
▲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이 된 후 여기에 관심 가져 페이스북을 작년 7월부터 시작했다. 요즘에는 페이스북에 푹 빠져서 나이와 직업, 국적을 불문하고 각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급변하는 SNS시대에 맞게끔 나이에 관계없이 활동해야 한다. 그래야 모두와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요즘 나는 주변 사람들 모두와 페이스북으로 소통한다. 또 페이스북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는 좋은 얘깃거리로 대화하며 내가 모르는 세상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어 나이를 잊고 젊게 산다.

-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신다던데?
▲ 국제적 스포츠행사를 앞둔 만큼 스포츠용어, 식사법 등 세세한 부분까지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원래 일본과 중국에서 유학했지만 지금은 언어를 안 써 거의 잊어버려 다시 공부 중이다. 또 스페인어도 독학 중이다. 이렇게 4개국어를 2012년 말까지 생활에 불편함 없을 만큼 구사할 수 있는 것이 목표다. 이로 인해 SNS와 외국여행을 통역없이 할 생각이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지 남이 해주는 것은 별 의미 없다.

“한나라 총선승리 위해 ‘공천권’ 혁명적 쇄신 필요”
“국민이 믿을 수 있는 항해사가 되어 노 저어야”

- 과거 야당 시절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지금도 활발한 정책활동을 펼친다고 들었다.
▲ 민주당과 신민당 정책의장을 했었다. 당시 김대중 총재가 나를 정책위의장에 임명했다. 이에 내가 처음으로 야당인 우리가 주장하는 정책의 내용과 필요성 등 언론홍보를 위해 ‘정책뉴스’라는 것을 발간했다. 지금도 역시 정책을 제안중이다. ‘IT분야 사이버 전사 육성’과 ‘종이없는 그린 민원시대’ 그리고 ‘재외국민 인터넷 투표실시’ 등을 제안한 상태다.

- 재외국민투표의 경우 보안문제와 비밀투표 불가능, 조작가능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 네트워크 보안기술과 공인인증서 기술 그리고 익명화 기술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수준의 보안을 제공할 수 있다. 사람의 목숨과 직결된 기술도 인터넷 및 정보시스템과 통합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또 이미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이 지역별로 인터넷 투표를 병행하고 있다. 내년 선거철을 앞두고 재외국민투표부터라도 인터넷 투표시범의 장으로 먼저 실시해야 한다. 재외국민 투표에 500억이 들지만 인터넷 투표로 50억이면 가능해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며, 공간제약이라는 불편함을 해소해 투표율도 훨씬 높일 수 있다.

- 제안하신 정책 중 사이버 전사 육성이란?
▲ 농협, 현대캐피탈 등 디도스 공격에서 보았듯이 자료유출 및 전산망 해킹으로 서버를 무너뜨릴 수 있다. 우리나라가 IT 최대 강국임에도 보안에 대해서는 취약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현재 보안기술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은 보안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여기엔 지속적인 투자와 정부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국내외 최고의 강사들과 우리 연구소 자체 연구원들을 뽑아서 체계적인 전문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준비 하고 있다. 내년부터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이 보안고급인력의 메카가 될 것이다.

“당의 혁명적 쇄신과 변화
삼고초려해서 인재 찾아야”


- 11대 총선에서 39세라는 젊은 나이로 국회의원이 되어 당시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들었다.
▲ 고려대 시절 64년도 4‧19혁명 이후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많이 관심을 가질 때라 학생운동을 했었다. 당시 정의와 민주화, 인권 등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회사생활하면서도 선배들과 대학생 참관인을 만들어 공명선거캠페인에 동참했다. 당시 보성 이중재 의원 선거를 도왔고, ‘김대중내란음모사건’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자였던 내가 이 과정에서 자금을 대지 않았나 하는 의혹 등으로 중앙정보부에 연행돼 회사에 강제 사표를 쓰게 됐다. 이후 직장생활을 못해서 해동유조주식회사 대표이사도 지냈고 사업도 하며 고생도 많이 했다. 이어 젊음과 패기로 보성에 출사표를 던졌고, 호남출신으로는 최연소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 김 전 대통령과 갈라선 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당시 지지를 선언했고, 이로 인해 MB정권 초 마사회장에 내정되었다고 들었다.
▲ 공천 탈락 후 4년간을 일본과 중국에서 유학했다. 돌아온 후 1997년 당적은 한나라당에 속해있었다. 당시 이명박·박근혜 후보 경선에서 이 후보가 대선후보로 당선되었고, 나와 동기동창이고 학생운동을 함께했던 절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마사회장 이야기는 당시 나는 전혀 몰랐고 공채 신청도 안했다. 훗날에야 나를 배려해주려 했다는 것을 듣긴 했다.

-호남 장성 32명을 한나라당에 입당시킨 것으로 유명한데?
▲나는 지난 대선 당시 문일석 전 국방부차관, 신일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필수 전 보안사령관  등 호남 장성 32명을 한나라당에 입당시켜 MB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들은 호남인사로서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것은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입당해 MB 대통령 당선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그들이 정권창출에 큰 기여한 것에 비해 만족할 만한 보답을 못해 나는 항상 빚쟁이 같은 무거운 심정이다.

- 현 정권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 노무현 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나라의 경제를 살리라는 의미에서 경제인 출신 이명박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줬다. 경제라는 것은 대통령의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가 점차 국경이 허물어지고 있어 그런 점을 감안하면 경제·외교분야를 악조건 속에서 대체적 성공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정치부분에서는 근본적으로 공천부터 잘못됐다. 65세 이상의 3선의원과 박근혜를 지지했던 사람들을 다수 공천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당내 화합과 결속력이 떨어지고 갈등의 소지를 안겨줬다. 국회라는 것은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어른이 있어야 하고 이들이 젊은피와 섞여 화합을 이루었어야 했다.

-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패배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국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줘야 한다. 헛군데 긁거나 타이밍을 놓치면 안된다. 버스 지난 후에 손 흔들면 소용없다. 지금부터라도 구호로만 그치지 않는 혁명적 혁신적 쇄신과 변화를 실천해야 한다. 또 한나라당이 살려고 하면 공천을 잘하면 된다. 전문가가 필요하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사람을 찾고 진주를 찾아야 한다. 산골에 있는, 절간에 있는, 또 해외에 있는 사람들을 두루두루 찾아 공천해야 한다. 그런 인재들을 뽑아내는 노력이 있으면 승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참패할 것이다. 이것은 야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정당에 일생 바친
누가 봐도 영원한 정치인”

- 4선 의원을 지낸 정치 선배로서 한나라당 새 지도부에 조언을 하신다면?
▲ 지금 홍준표 대표와 젊은 최고위들이 의욕적으로 하고 있고, 치열하게 싸우고 토론하는 모습은 좋다. 다만 결론이 나면 지체 없이 시행해야 한다. 홍 대표가 당·정·청과 회의하며 소통한 것은 진일보한 모습이다. 또 민심이 어디 있는가 알고 민심을 이끌어 노를 저을 줄 아는 항해사가 되어야 한다. 안보도 튼튼히 하고 특히 부정부패에 주의해야 한다. 몇몇 미꾸라지가 강물을 흐릴 수 있듯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로 부패공화국의 이미지가 덧칠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투표에 대해서는?
▲지금이 시대의 가치는 정의라고 할 수 있고 분배와 복지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야당의 주장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고 궁극적으로는 무상급식으로 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재정상태상 세금폭탄의 우려가 있어 단계적으로 무상급식하자는 주민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여권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세론이, 야권에서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망론이 불거지고 있다. 내년 대선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지금은 대선에 대해 아무도 예단하기 어렵다.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국민적 지지 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당이 화합해 끝까지 하나로 갈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야권은 손학규 대표가 있고, 유시민 대표도 있다. 또 문재인 대망론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야권에서는 후보단일화를 낼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 변수가 될 것 같다. 이렇게 갔을 때 그 승부라는 것은 겨우 40-50만표 즉 2~3% 차이로 박빙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재외국민의 240만 표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실 예정인지?
▲ 나는 영원한 정치인으로 ‘포기는 실패다’라는 것이 나의 좌우명이다. 그래서 지금도 뜨겁게 달리고 있다. 꼭 국회의원뿐만이 아닌 기회 있으면 더 큰일을 하고 싶다. 희망만 가지고 되질 않기 때문에 부단히 내 자신을 수련하고 지금도 달리고 있다. 때문에 늘 새로운 도전이라면 어떤 도전이든지 할 것이다.

유준상 한나라당 상임고문 프로필

▲1981~1996 제11~14대 국회의원
▲1987 국회 민주당 수석원내부총무
▲1991 신민당,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1993~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부총재
▲1997~현재 일본 와세다대 아태연구센터 국제자문위원 
▲1998~2004 한나라당 21세기 위원회 위원장
▲2006~2008 건국대학교 초빙교수
▲2006 한나라당 중앙당 상임고문
▲2006~ 좋은나라포럼 상임대표
▲2008~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회장
▲2009~ 고려대학교 초빙교수
▲2009~ 대한롤러경기연맹 회장
▲2009.09~ 남도일보 회장
▲2010.07~ 제9대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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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