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예견된 大재앙설 막전막후

총칼로 흥한 자 총칼로 망한다더니…물로 흥한 MB 물로?

[일요시사 이주현 기자] 대한민국의 수도가 물폭탄을 맞았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오나 싶더니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서울이 삽시간에 물바다가 됐다. 그것도 대한민국의 최대 번화가와 부촌인 강남과 서초구를 중심으로 한강이남 지역이 사상 최악의 수재를 입었다. 이를 두고 ‘예견된 인재’라는 평가와 함께 ‘MB 재앙설’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시장 재임시절 청계천을 정비한 것과 대통령 당선 후 ‘대운하’를 준공하려다 여의치 않자 ‘4대강’으로 전환한 것이 국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는 얘기다.

“청계천이 토끼해 대한민국 발목 휘감는다” 
‘4대강 전도사’마저 우려하는 4대강 사업장

올 초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박민찬 풍수지리 신안계형물학연구소 원장은 국운을 말하기에 앞서 환란의 기운을 짚었다. 풍수를 통해 본 나라의 모습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었다. 제발 빗나가길 바랐던 그의 예상은 여지없이 적중했다.

특히 박 원장은 “예로부터 청계천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운명을 결정했다. 북악산과 인왕산, 남산 등지에서 흘러내려 온 하천이 연결돼 있는 청계천은 때로는 국가의 성장을 가져다줬고, 때로는 나라를 위태롭게 했다”며 청계천의 상징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계천 흐르는 불운
국운에 그림자 드리워

서울시장 재임시절 이명박 대통령은 극심한 반대를 저버린 채 청계천 복원을 극구 강행했다. 복원당시 깨끗하게 정리된 도시의 모습에 시민들은 환호했고, 청계천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1등 공신’이 되었다.

하지만 각계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생태계 파괴 등을 이유로 이 대통령을 비난했고, 풍수지리가 등 역술인들은 나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극렬하게 반발했다.

그렇다면 현재 청계천은 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까.

박 원장은 현재 청계천의 모습을 “배를 갈라놓은 형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청계천은 사람으로 말하면 배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2003년 7월 청계천을 복원한다면서 서울의 중심부를 파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나라의 모든 일이 엉망이 됐다”면서 “경제는 망해갔고 국민은 분열됐으며 외세에 약해지고 북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등 어려운 고비가 찾아왔다”고 역설했다.

박 원장은 청계천으로 인한 풍수지리적 영향력을 과거의 사례를 통해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조선 영조 때와 박정희 정권 시절 청계천으로 인한 국운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선 영조 시절 청계천은 치수사업으로 인해 자연적 하천형태였던 것이 좀 더 깊고 넓게 파지게 됐다. 그리고 그때부터 조선 왕조의 시련이 시작됐고 급기야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수난까지 겪게 됐다는 것.

박 원장은 “물은 재물을 상징하는데 기본적으로 3분의2 정도의 수위가 흘러야 교량역할을 하면서 길지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청계천을 개량함으로 인해 흉지로 탈바꿈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청계천을 복개했다. 박 원장은 1957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로 지목받던 나라가 1958년 청계천 복개를 진행한 후 30여년 만에 세계 10위권 진입을 앞둔 국가로 성장했다는 점을 짚었다.

청계천 복원과 관련, 박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풍수를 모르고 한 일”이라며 “이 대통령은 개인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나라는 망하고 있다. 청계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올해가 어떤 해인지와는 상관없이 국운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난 2003년 복원된 청계천은 풍수적으로 올해 9년을 맞이한다. 풍수는 10년이 지나면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데 지난해 호랑이해를 맞이하면서 조금 일찍부터 그 영향권에 들게 됐다”며 “청계천을 복개해 길지로 만들면 국가적 차원의 흉을 없애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국운을 길하게 만들 해법이 없다. 길지로 만든다면 서민경제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경제적으로 성장 탄력을 받게 된다. 경제가 안정되면 사회 전반적으로 불안감이 사라지고 국민들이 단합하면서 흥한 기운이 전국을 덮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국가가 급신장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물맛’ 안 이명박
4대강 정비 강행

이 대통령의 ‘물’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청계천으로 물맛을 안 이 대통령은 당선된 후 대선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극심한 반대와 예산문제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이 대통령은 ‘4대강 정비’로 슬쩍 노선만 변경했다. 이 역시도 극심한 반대여론에 직면했지만 이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 때와 마찬가지로 야심차게 강행했다.

총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한강에서 멱을 감다. 상상이 아닙니다”라며 아이들이 마음 놓고 물놀이 할 수 있는 강을 만들겠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현실은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다가 작업인부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고 제방과 둑이 무너지는 인재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4대강 유역에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시작된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해 사업현장 곳곳에서 교각붕괴, 제방유실, 농경지 침수 등의 사고와 지류 역행침식 및 헛준설(재퇴적) 현상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 6월에 발생한 왜관철교 붕괴, 구미단수 사태, 상주보 제방 300m 유실 사고에 이어 7월에도 칠곡보 어도 유실, 안동보 붕괴, 상주 비닐하우스 침수, 밀양시 무안면 농경지 침수, 금강 유등천 침산보 훼손과 유실 등 4대강 곳곳에서 부실공사로 인해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환경단체들은 ‘하나마나 한 도로아미타불 식의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국토 개조론을 운운하며 강행한 4대강 사업은 이미 예견된 국가 재앙이라는 것이다.

환경단체, “하나마나 한 도로아미타불 식의 대국민 사기극”
MB, “세계가 나를 ‘녹색성장의 아버지’라 부른다” 자화자찬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4대강 전도사’인 이재오 특임장관마저 4대강 사업장 및 구제역 매몰지에 우려를 표했다.

이 장관은 폭우가 수도권을 강타한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가 너무 와 곳곳에 비 피해가 우려 된다”며 “특히 4대강 주변과 구제역 매몰지 주위를 잘 살펴야한다”고 철저한 관리를 주문했다. 이는 이 대통령과의 관계가 멀어진 시점에 나온 발언이었고, 4대강 전도사가 4대강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또한 4대강 홍수 피해와 관련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이번 수해가 ‘4대강 공사 때문’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지난달 20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홍 대표는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귀엣말로 “4대강 공사 중에서 유일하게 잘못해 둑을 막아버렸다. 배수가 빠지지 못하게 막아버렸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의 이러한 언급은 홍수 피해가 4대강 공사와 무관하다는 정부의 인식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이 사업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꿈을 이루는 것이다. 하늘의 천명이라고 생각하였고, 4대강 사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조국의 꿈이다”고 말했다.
 
이어 “완성된 이후 모습을 보면 아마도 반대했던 사람들조차 ‘4대강이 이런 모습으로 탄생하기 위해 그런 고통이 따랐구나’라고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물사랑이 여실히 드러났고 4대강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 발언이었다.

MB의 강한 의지
약될까 독될까?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수도권 수해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신속한 피해보상과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번 수해는 천재가 아닌 인재(人災)”라면서 “개발현장이 인명을 경시하고 가시적인 성과주의, 업적주의에 치우친 나머지 이런 재난을 가져왔다는 비판이 많다”고 밝혔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선거에서 패배한 사람으로서 이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판을 삼가왔지만 이제는 정면으로 말하겠다”며 “수많은 낮은 곳에 있는 서민들은 4대강과 디자인서울로부터 소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세계 최대의 자전거길이 생겼다고 자랑하고 “(세계가) 나를 ‘녹색성장의 아버지’라고 한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단 2년 만에 4대강 694km를 파헤친 역사는 전 세계에서도 전무후무한 사건이다. 재독 건축학자인 임혜지 박사는 “전국에 걸쳐 단기간에 밀어붙이는 4대강 공사는 이 모든 부작용을 한꺼번에 초래할 것이다. 부작용과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한 나라의 국운에는 최고 지도자의 운도 작용한다. 그가 어떤 운을 가지고 있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국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민찬 원장은 이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그러나 “자연의 영향이 먼저”라며 “청계천으로 나라의 형상이 근본부터 잘못돼 국운을 해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국운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계천에게 고마워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일등공신이고 그의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물이 이 대통령을 적극 도와준 셈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최종 결과와 평가가 아직 남아있다.

청계천으로 물맛을 안 이 대통령이 강행한 4대강 사업.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고 총으로 흥한 자 총으로 망한다는 속설처럼  ‘물로 흥한 자 물로 망한다’는 민초들의 원성이 어디까지 맞아떨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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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