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건물주인 A와 상가건물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갱신을 통해 상가를 7년 이상 임차해오던 중 계약이 만료될 무렵 A가 더 이상 계약 갱신의사가 없다고 통지해 왔습니다. 저는 권리금 회수를 위해 새로운 임차인 B를 구해 1억원의 권리금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A와 B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알선했습니다.
하지만 A는 B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부하면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인정되는 5년의 계약갱신기간을 보장해줬기 때문에 자신은 저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할 의무가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 인적이 드문 위 상가의 상권을 살려놨는데 빈손으로 나가야 한다니 너무 억울합니다. A의 주장대로 제가 상가를 5년 이상 사용한 임차인이어서 권리금회수기회가 보호받지 못하는 것인가요? 제가 대응할 방법이 없을까요?
[A] 우리 법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을 두고 상가임대차계약에 대해 규율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임대차계약갱신기간이나 권리금에 관한 규정도 있습니다. 그 중 계약갱신요구에 관한 규정을 통해 임차인이 안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는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서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차기간이 5년이 도과할 때 임대인 계약갱신을 거부한다면 더 이상 임대차기간을 연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는 임대인은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해선 안 된다는 임차인의 권리금회수기회 보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임대인이 하지 말아야 할 방해해위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도 포함합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임차인의 권리금회수기회 보호 규정이 최대 계약갱신기간인 5년을 초과한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문제가 됩니다.
이에 대해 고등법원 판결에서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권리금회수기회 보호 규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의 시적 한계 규정을 명시적으로 준용하고 있지 않고 있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과의 관계, 입법 취지 등에 비춰 보면, 권리금회수기회보호 규정을 계약갱신요구권 규정에 유추 적용하는 것은 법원의 법률해석 권한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임대인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유무에 관련 없이 권리금회수 방해금지 의무를 부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질문자는 임대인 A에게 새로운 임차인 B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 A는 정당한 사유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한편 임대인 A가 B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 권리금계약이 파기돼 권리금 회수를 못하는 등 임차인인 질문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된 때엔 질문자는 임대인 A에게 그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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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졸업
▲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