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수사’ 검찰 성적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12.18 11:35:37
  • 호수 11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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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빈수레…MB는 웃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결국 구속됐다. 법원은 앞서 두 차례 검찰과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세 번째 구속영장은 발부했다. 하지만 법원과 검찰의 속내는 복잡하다. 앞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번번이 기각되면서 수사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반면 법원은 ‘적폐수사’의 핵심 인물들의 구속 영장을 기각하며 여론의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지난 15일 검찰에 구속됐다. 지난해 11월, 처음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지 1년1개월여 만이다. 법원은 앞서 두 차례 검찰과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세 번째 구속영장은 발부했다.

마무리 단계
절반의 성공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한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47)는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특별감찰관 사찰 혐의에 관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우 전 수석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게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8명,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 공무원과 민간인의 불법사찰을 지시하고, 그 결과에 대해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박근혜정부 시절인 지난해 3월 국정원에 ‘정부 시책에 비판적인 교육감을 상대로 실질적으로 견제가 가능한 내용을 정교하게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하고, 국정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교사의 교육청 발탁, 친교육감 인사의 내부 승진 등을 보고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2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김대중정부 시절 환경부장관을 지냈던 김명자 전 장관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하자 국정원에 과총을 상대로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민정수석실은 국정원에 과총 회원들의 정치 성향 파악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천신만고 끝에 결국 우병우 구속 
자신만만하더니…잇단 영장 기각

검찰이 우 전 수석을 구속하면서 한숨 돌렸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그렇게 좋은 상황만은 아니다. 최근 잇따라 적폐수사 핵심 인사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이다. 여전히 검찰 수사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평가다.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 사건에서 국방부와 청와대의 연결고리로 의심받아 온 김태효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기획관의 구속영장도 지난 13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그가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과 2012년 국군 사이버사령부 산하 심리전단에 ‘우리 사람을 증원하라’는 취지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VIP 강조사항)를 군에 전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도 같은 날 기각됐다. 지난달 25일 같은 피의자에 대해 청구한 첫 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앞서 검찰은 그가 롯데홈쇼핑을 압박해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3000만원을 내게 한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자 GS홈쇼핑을 압박해 협회에 1억5000만원을 내게 한 혐의와 기획재정부를 압박해 협회에 예산 20억원을 배정하도록 한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재청구했다.

변한 게 없다
수사력 도마

최근 주요 사건서 구속 수사가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검찰 내부에선 “구속 재판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 지난주엔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맥도날드 ‘대장균 오염 의심 패티’ 납품사 직원 3명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국정원과 교감하면서 ‘공영방송 장악’을 시도한 혐의를 받은 김재철 전 MBC 사장도 지난달 구속을 면했다. 

최근 연이은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검찰은 법원 결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적폐 수사’ 실무 책임자인 박찬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 명의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 2차장은 “김 전 장관과 관련자 진술 등으로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다며 그의 지시로 활동한 하급자가 이미 실형을 선고받아 군 조직의 특성상 최고위 명령권자인 김 전 장관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형평성 문제와 구속 결정이 이뤄진 뒤 피의자가 석방될 만한 별다른 사정 변경이 없다는 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전 전 수석의 측근 조모씨가 풀려난 것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 한동훈 3차장 검사가 “긴급체포 적법하게 했고, 그래서 영장전담판사도 영장을 발부한 게 아닌가. 사정 변경이 없는데도 그런 이유로 구속적부심을 인용하고 석방한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돌렸다.

이 수사들 모두 문재인정부 들어 파격적으로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윤석열 지검장이 주도했다. 검찰 수사가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정치권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적폐 청산 수사가 위기에 몰렸다. 
 

이 같은 법원의 연이은 구속 영장 기각과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 전 수석이 고위 법관들 목줄을 잡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니냐는 풍문도 있다.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면서 고위 법관에 대한 비리를 수집했다는 얘기가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우 전 수석은 앞서 국정원을 통해 공무원과 민간인 등을 불법 사찰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 지난 4월 우 전 수석은 변호인을 통해 검찰 수사 와중 “혼자 죽지 않겠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해 법조계를 긴장케 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적폐 청산 수사를 하고 있는 검사들이 정통 특수통이 아니기 때문에 수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도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문재인정권이 들어선 이후 이른바 ‘우병우 라인’이었던 검찰 중간 간부급들이 물갈이 됐다. 그런데 이들 상당수가 특수수사와 공안수사에 잔뼈가 굵은 검사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자리에 특수수사에 경험이 많지 않은 인사들이 채워졌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런 해석이 근거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검찰의 적폐 수사 과정서 12명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26명은 발부됐다. 법원은 영장 발부 요건에 맞추고 있지만 일종의 ‘착시 효과’에 검찰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풀려난 피의자보다 구속된 피의자가 많은데도 일부 중요 피의자 영장이 기각돼 ‘기준 변경’을 운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 vs 법
신경전 감지


민병주 국정원 심리전단장과 댓글 사건에 개입한 양지회 회원들, ‘국정원 수사방해 TF’ 파견 검사들과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이 줄줄이 구속된 게 그 예다. 대법원 통계상으로도 올 상반기 영장기각률(19.3%)은 17∼19%를 오가는 예년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법원 내에서는 영장 발부를 신중하게 하는 기류가 형성된 것은 일부 사실이라는 말도 흘러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법원 정기 인사가 있었던 올 2월까지 법원이 국정농단 관련 피의자들에게 거의 예외 없이 구속영장을 전격적으로 발부해온 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것이다. 

당시 법원은 1기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최순실씨 등 관련자 8명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 가운데 7건(87%)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17건 중에는 13건(76%)을 발부할 정도로 발부율이 높았다.
 

최근 법원의 구속 영장 기각 판단에 대해선 국내 학계서도 불구속 수사·재판 원칙이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12 사법연감>에 따르면 ‘구속 상태로 1심 재판을 받은 인원 비율’은 2002년 41.4%를 시작으로 해마다 줄어들어 2011년에는 10.2%까지 낮아졌다.

검, 구속 우선주의 관행 제동
법, 불구속 재판 방향 잡았나

현재 법원의 결정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그때와 다르다. 2006년엔 법원의 잇따른 석방 결정이 불구속 수사·재판 원칙을 관철하기 위한 ‘사법 개혁’의 하나로 받아들여지며 높은 여론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적폐 청산’이라는 시대적 화두를 검찰이 이끌어가고 있다. 여론도 김관진·임관빈 구속적부심 석방에 부정적이다. 

리얼미터가 12월7일 전국 19살 이상 성인 남녀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잘못한 결정’ 의견은 63.0%(매우 잘못한 결정 50.8%·대체로 잘못한 결정 12.2%), ‘잘한 결정’은 26.3%(매우 잘한 결정 12.6%·대체로 잘한 결정 13.7%)로 나타났다. ‘잘 모름’은 10.7%였다.

법원 측은 피의자 인권 보호와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인 불구속 수사·재판에 충실하려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입장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 이는 법원의 ‘자업자득’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음 차례는?
정치권 초긴장

한국은 경제선진국 42개국 가운데 사법부 신뢰도 수준이 39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 국민은 27%만 사법부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OECD 전체 사법부 신뢰 평균치가 54%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는 그 절반 수준인 셈이다. 그만큼 우리 국민의 절대 다수는 사법부가 사회 정의를 제대로 실현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최순실 25년 의미는?

검찰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 심리로 14일 열린 결심 공판서 최순실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최씨에게 벌금 1185억원과 추징금 77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최씨는 사익추구에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국가기강을 송두리째 흔들었다”며 “정부조직과 민간기업의 질서를 어지럽히며 국정을 농단해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국가 위기사태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은밀하고 부도덕한 유착과 이를 십분 활용한 대통령 비선실세의 탐욕과 악행이 이 사건 실체”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특히 “최씨는 재판 내내 범행을 부인하며 근거 없이 검찰과 특검을 비난했다. 참으로 후안무치 하다"고 비판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 국민 가슴에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줬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함께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는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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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